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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인으로 동경대 교수가 된 강상중. 작년 그가 한국을 찾았을 때 이런 말을 했다. 어머니의 생애사를 기록으로 남겨 두었더라면.
어머니의 생애사. 어머니의 생애사가 중요한 이유는 나란 존재에 대한 계보학적 접근이고, 길게는 한 세기 가량을 미시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역사적 서사이기 때문이다.
앤 타일러의 장편소설, <<아마추어 메리지>>는 한 마디로 어머니의 생애사라고 할 수 있다.
폴린. 그녀의 이름은 폴린. 이 작품에는 폴린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폴린의 남편인 마이클. 폴린과 마이클의 딸, 린디. 아들, 조지. 막내 딸 카렌. 마이클의 새 아내 애나. 란디의 아들 페이건.
어떤 비정규직 노동자의 말처럼, 삶의 무게는 모두 동일하다. 비정규직에가나 정규직에게나 삶의 육중한 무게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은 서술의 분량이 차이가 나더라도 모두 텍스트 안에서 저마다의 삶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 전투는 모두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주저도 없이 주인공을 폴린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기이한 죽음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진주만 습격 사건. 애국심으로 똘똘 무장한 대중적 분위기에 편승해 폴린은 마이클을 군대로 보낸다. 당시엔 군대로 떠나보낼 수 있는 남자친구를 가진 게 사회에서 미혼 여성에게 바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는 요구했다.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말라고. 그래서 그들은 결혼했다.
작품 내에서 줄곧 묘사되듯 폴린과 마이클의 결혼은 '풋내기들의 결혼'이었다. 제목 그대로다. 그녀와 그는 맞지 않았다. 폴린은 걸핏하면 화냈고 마이클은 침묵으로 응수했다. 편안한 날 없는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세 아이들은 자랐다. 그리고 첫째딸 린디는 가출했다. 나머지 두 아이들은 썩 잘 자랐다. 조지는 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경영진이었고, 카렌은 인권변호사로 성장한다.
이 정도면 폴린의 삶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남편과 자주 싸웠지만 싸운 후 곧바로 화해했고 첫째딸을 제외한 두 명의 아이가 잘 커줬다. 마이클의 벌이도 나쁘지 않아 미국 내에서 중산층 정도의 삶을 누릴 수 있었다.
이런 그녀에게 갑자기 이혼이라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생길 줄이야. 결혼 30주년을 기념하는 날, 둘은 사소한 이유로 다툰다. 사소함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게 삶의 비극이라고 했던가. 그녀와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마이클의 말에 폴린은 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별거, 결국 이혼.
마이클은 이혼 후 새로운 배우자를 만난다. 하지만 폴린의 삶은 고독 그 자체. 폴린의 죽음은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다만 첫째딸 린디가 감동적(?)으로 집으로 귀가하는 장면에서 간접적으로 암시될 뿐이다.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다 장렬하게 전사한 폴린. 그녀의 삶은 자살인지, 약물로 인한 죽음인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 이렇듯, 그녀의 삶에 물음표를 붙이는 편이 작품의 완성도에 더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폴린의 20세기를 살다간 여성의 삶이고 아내의 삶이며 어머니의 삶이다. 잠시 행복했던 때도 있었지만, 불행했던 때가 더 많고 삶의 후반부에는 고독으로 채워진 인생이었다.
이 시점에서 정희진 씨의 말이 떠올랐다.
결혼해도 외롭고. 결혼 안 해도 외롭다.
인생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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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추천해주지 않았다면.. 사실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책이였다. 하지만 꾸준히 넘어가는 책장에 사실감있는 묘사.. 어느 순간 시간을 잊고 한번에 다 읽어버릴정도로 흡입력있었다고나할까..
제목에 충실한 소설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역시도 소위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시점에 가끔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지만 언제나 막연하기만 했었는데 이 책역시.. 마이클과 폴린은 서로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그렇게 결혼하게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폴린은 결혼할 마음은 없었다는...약간의 반전?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가는 시간도 채 가지지 못한채로 이들은 아이를 낳고 양육한다. 그리고 언제나 고성이 오가면서도 어느샌가는 다시 새내기 연인처럼 사랑한다. 아이들은 그런모습을 보며 자라는데, 이는 어느가정이나 비슷한 모습이겠지. 어느 정도 사랑을 하게되고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게 되겠지만. 정작 결혼에 대한 마음가짐이랄까? 상대방의 결혼관이나.. 양육방법에 대한 논의 보다는 어느집에 살것인지. 혼수는 무엇을 할것인지.. 시부모님은 모실건지.
물론 그것들도 상당히 중요하겠지만 결혼은 두 사람이 한 가정을 꾸리는것일텐데. 결혼을 하다보면 두 사람은 쏙 빠져있고 집안끼리의 결합..내지는 혼수문제 이런것들로 종종 헤어지는 커플들도 많이 봐왔었다.
이 책에 나오는 두 주인공 부부역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서로 죽일듯이 물어뜯어가면서도 언제 그랬냐는듯 멀쩡히 살아간다. 나이가 들어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남편은 이여자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서로 약간의 양보가 있었더라면. 서로 조금만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방법부터 터득했더라면. 아니면 맞지 않는다는것을 알았을때 차라리 접었더라면 그도 아니면 어쩔수 없다며... 좀더 참았더라면.
역시. 사랑도 결혼도 쉽지않다. 하지만 왠지 이 책을 보고나니 독신주의던 나도 결혼에 대해 약간은 생각하게 되었달까. 한번쯤 읽어보면 괜찮을것같은 이야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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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결혼만큼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단어도 드물지 않을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길다란 통로를 따라 걸어가서 평생 한 남자의 아내로 서로 사랑하겠다는 맹세의 서약을 하는 순간은 상상하기만 해도 로맨틱하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과연 결혼이 모두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로맨틱하고 행복하기만 한 과정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수많은 문제들을 발견했을 것이다. 때로는 그 사건은 결혼을 후회하게 만들만큼 컸을 것이고 결국엔 큰 다툼으로 번지기도 했을 것이다. 30년 가까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같이 살면서 어떻게 항상 의견이 같을 수만 있으랴 서로 부딪히고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면서 함꼐 걸어갈 방법을 찾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싶다.
앤 테일러의 "아마추어 메리지"는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결혼을 한 후 그 후에 겪는 소소한, 어찌보면 그들에게는 매우 커다란 사건들을 매우 섬세하고 짜임새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전시의 상황에서 우연한 사건을 통해 만난 마이클과 폴린, 다친 폴린을 치료해주면서 마이클은 첫 눈에 폴린에게 반하고 둘 사이에는 급격한 연애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전쟁터로 떠난 마이클이 부상을 당하고 돌아온 후 마이클은 폴린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젊은 두 남녀에게 앞 날은 행복으로 가득한 순간이기만 할 것 같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난 후부터 마이클과 폴린을 계속해서 충돌한다. 그 싸움의 강도도 꽤나 심각하기만 하다. 조용하고 때로는 냉정할 정도로 차분한 마이클과, 활기차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다혈질인 폴린, 이 둘 사이의 충돌은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고 급기야 결혼을 후회할 정도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저자의 섬세한 문체는 바로 내 자신이 그상황에 처해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끔 만든다. 나 역시 마이클과 폴린의 이야기에 푹 빠져 둘 사이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며 소설에 몰입했다.
마이클과 폴린두 부부의 결말을 보며, 그리고 세월이 지난 후 우연히 들른 옛 집이 있던 거리에서 폴린의 모습을 회상하는 마이클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저자 앤 테일러의 이야기가 조용히 오버랩되었다. "결혼 생활은 부모 노릇과 같아요, 우리 모두가 아마추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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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 기습 사건이 터지고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미국 전역에 2차 대전의 광풍이 휘몰아치던 1941년 12월, 마이클이 일하고 있는 앤턴 식품점에 폴린이라는 아가씨가 다친 몸으로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는데.. 12월 초순의 햇살이 내리듯 사랑이라는 이름의 느낌이 그네들의 눈을 멀게 한다. <아마추어 메리지>는 이렇듯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닷없는 예외성에서 시작되고 누구나 겪는 그런류의 가정생활을 하게 된다. 사랑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하는걸 비가 내리듯 막을 수 없었다면 그들의 가정 생활에서 오는 틈의 벌어짐 또한 그들이 막기엔 너무나 벅찬 것이였을까?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신도 어쩔 수 없는 결혼생활에서 오는 남녀간의 문제임을 알기에 마이클이나 폴린중 어느 누구를 탓하거나 미워할 수 가 없었다. 사랑은 함께 하는 것이다. 결혼은 육체가 함께 하는 것이고 정신또한 같은 곳을 본다고 생각하나 다른 방법으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생각된다. 너무나 이성적이다 못해 차갑가까지한 마이클 (린디가 가출을 하는 상활에서도 남의 이목을 신경쓰는 탓으로 바로 경찰에 연락을 하지 못한다거나, 자식이 몇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가출한 린디는 제외한채 2명이라고 말하는 대목) 과 보고싶은 것만 보고 약간은 비현실적인 곳에서 살고 있는 폴린의 행동양식을 탓할 수 없는 것은 그네들이 어떤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범죄를 저지른것도 상대방을 미워한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고자 했으며 이는 우리 인간의 가장 큰 단점이자 고도의 문명이 발전한다고 해서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류의 성질의 것도 아니다. 린디가 가출을 했을 때 폴린은 얼마나 많이 절망햇던가! 과연 그 여자를 보고 누가 욕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이처럼 이 <아마추어 메리지>는 너무나 일상적이지만 결코 우리가 평생을 살아도 고칠 수 없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오류같은 문제점 들에 대해 우리에게 제3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앤 타일러 역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거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누구이며 누가 잘못햇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 조금씩 고치고 노력해서 고쳐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평균수명이 100도 안되는 우리 인간의 생명으로는 우리는 평생 앤 테일러의 말처럼 아마추어로 밖에 살 수 없는 지도 모른다. 마이클이 다른 부부들은 적응을 하며 살고 있는 데 우리 부부만 아마추 어에서 벚어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생각을 바꾸었다고 해서 그런 문제점들이 고쳐졌을까? 알고 있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다 되는것은 아닌게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너무나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 다루어진 <아마추어 메리지>. 너무나 평범하기에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그런 문제쯤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평생의 동행인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우리 인간의 문제점들은 결코 고처질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의 답이 없듯이 이 문제또한 답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좀 더 상대를 알려고 노력 하는것, 그것만이 우리 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가아닌가 한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앤 타일러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물론 미혼이라 이 책이 더 도움이 되고 기혼이라 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답을 얻을 수 는 없을 지라도 문제점들을 항상 기억하고 고쳐야 겟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정말 소중한 책이될것 이다. 자신에게 재미있고 중요한 책들은 많겠지만 이책은 결혼을 해서도 계속해서 봐야 할 책이며 자식이 생기면 그들에게도 보여주어야 할 책이다. 이렇게 소중한 책을 쓴 저자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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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입부분은 다소 산만하고 혼돈스러웠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이시대를 살아 가는 결혼하고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권하고 싶다. 작가의 또다른 책인 "종이시계"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이야기 구성이 무척 짜임새가 있었다. 종이시계는 다소 지루하고 짧은 기간에 일어난 각종 상황을 너무 세밀하게 표현 하여서, 우리나라 실정과 관습과 맞지 않는 대목은 무척 지루했지만. 이책은 한부부의 청혼에서 팔순 노인으로 남은 남편의 독백은 무척 많은 것을 생각케 하였다. 주변에 꼭 권하고 싶은 책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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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맞는 중대한 전환기 중 하나가 결혼생활이라고. 결혼을 통해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고 자기만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그들 앞에는 전과는 다른 뉴 라이프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1개월을 연애하고 만나 결혼을 하던지, 10년을 연애 후 결혼을 하던지 결혼은 연애와는 전혀 다른 무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 읽은 [아마추어 메리지]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결혼에 대해 말한 소설이다. 그런데 제목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아마추어 메리지라니. 책을 읽기 전에는 이제 갓 결혼생활을 시작한 신혼부부의 갈등이나 결혼생활 분투기가 그려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별거와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기나긴 삶의 여정을 모두 보여주는 꽤 농도가 짙은 작품이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들은 모두 결혼에는 아마추어가 아닐까? 처음 결혼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두세 번 결혼을 하더라도 새로운 상대와의 결혼은 항상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다. 그와 나는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이 책의 주인공인 마이클과 폴린 역시 첫 눈에 반해 결혼에 이르지만 현실에서의 결혼은 이상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깨닫게 되고 결국 그들의 결혼은 실패에 이른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가정을 이룬 이 두 부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되는데 내 생각에 이들의 결혼생활에 가장 큰 불행의 씨앗은 첫째 딸 린디의 가출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버린 큰 딸. 폴린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딸을 걱정하는데 그에 반해 남편 마이클은 너무도 침착하고 매정한 태도를 보여 폴린은 심한 실망감을 느낀다. 심지어 자신들의 결혼생활을 [개구리 죽이기]에 비유하면서 개구리처럼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개구리를 찬물이 들어 있는 솥에 넣고 약한 불에 올려놓으면 물의 온도가 조금씩 높아져서 개구리는 뜨거운 걸 느끼지 못한다는 거요. 그러다가 아무것도 못 느끼고 죽는 거지.“ p.256
마이클 역시 린디의 가출이 자신들의 결혼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불행의 전조를 알리는 어떤 메시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7년만에 사촌을 통해 들은 린디의 소식. 린디 없이 만나게 된 외손자. 점점 메말라가는 결혼생활. 그리고 결국 30주년 결혼 기념일날 마이클이 ‘지옥 같은 결혼생활’이었다는 말을 내뱉으며 집을 나가버린다.
나는 이 부분에서 폴린과 같이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이야기의 중간 중간 둘이 참 성격도 다르고 맞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은 했지만 평소와 다를 게 없는 사소한 부부간의 언쟁의 끝에 갑자기 나가버린 마이클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을 나간 후 평소에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처럼 잠시 호텔에 머물다가 (실은 그는 매우 고지식하고 허튼 돈은 절대로 쓰기 싫어하는 구두쇠처럼 보인다) 바로 근사한 아파트를 구하고 덤덤하게 자신의 인생을 시작하는 모습이 무섭기까지 했다. 상대방에 대한 ‘정’이나 일말의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면 사람은 이렇게 차갑게 돌아설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해서 30년이라는 부부생활도, 세 아이와 함께한 가정생활도 사람의 감정 앞에서는 무의미해져 버리는 것이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같은 여자라서 더 동정심이 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폴린이 이혼 후 멋지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녀는 깨져버린 결혼생활과 가정, 남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여전히 갖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나에게 있어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선택을 할 때 내가 아닌 가정, ‘우리’가 주체가 되어 함께 꾸려나가는 기나긴 삶인 것이다. 그 삶의 여정이 어찌 평탄하기만 하고 희생 없이 가능하겠느냐 말이다. 수도 없이 부딪치고 만들어지는 갈등과 문제들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그런 소통과 포용력이 없었던 이들은 진짜 아미추어 메리지의 주인공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항상 결혼에 있어서 아마추어일 수 밖에 없을까? 글쎄... 물론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로 시작하지만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부부들이 있기 때문에 결혼생활의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이분법적으로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로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서는 나 혼자가 아닌 부부가 ‘함께’ 프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는 이 땅의 모든 아마추어들이 제발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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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앤 타일러가 전하는 결혼의 진정한 의미
결혼은 미혼 남녀가 꿈꾸는 최대의 로멘스이다. 각자가 바라는 이성상을 찾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는 건 누구나가 다 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혼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고, 별거는 결혼 생활에서 옵션이 된 듯 하며, 결혼만 하면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자기의 입장에서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변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나는 아직 싱글이지만 여기저기서 결혼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걸 볼 때면 혼자인 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지만 ‘결혼은 하고 후회하는 거’ 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때면 결혼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양날의 검과도 같은 결혼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선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란 질문이 나에게 아직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걸 보면 난 아직 결혼에 대해선 아마추어다.
때는 진주만 기습 사건이 터지고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미국 전역에 2차 대전의 광풍이 휘몰아치던 1941년 12월, 볼티모어의 폴란드 이민자 거주지 세인트 카시안 스트린트에서 마이클 앤턴과 폴린 바클리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결혼이란 두 영혼의 엮어짜기라고 믿는 폴린과 두사람이 나란히, 그러나 따로 떨어져서 걸어가는 것이라고 믿었던 마이클. 결혼에 대해 사고방식이 달랐던 이 두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게 되고 결국 서로가 완벽한 짝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사고방식이 달랐던 두 사람은 결혼 후 모든 부분에서 마찰을 빚으며 숱하게 싸운다. 물건 사는데 신중했던 마이클은 쓸데없는 곳(가정용품, 아기용품, 장식품)에 돈을 쓰는 폴린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공기도 안 통하는 컴컴한 집에서 시어머니와 얼굴을 맞대고 사는 게 미치겠다며 교외로 이사가자는 폴린의 말에 마이클은 꿈쩍도 하지 않았으며, 꼭 그렇게 매번 똑같은 자세로 성생활을 하는 마이클에 대한 폴린의 감정은 이미 자제력을 잃은 듯 보였다.
누가 봐도 눈부시게 아름답고 완벽한 신랑 신부로 꿈과 환상을 안고 ‘결혼이라는 경이로운 여정’ 을 시작한 마이클과 폴린. 모두가 정말 이상적인 커플이라 생각했고,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결혼을 했지만 결혼 후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두사람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현실적이었던 마이클은 감정적이고 다혈질에 충동적인 아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폴린이 함부로 내뱉은 말들에 마이클은 깊은 상처를 받으면서 결국 별거를 하게 되고, 결혼 30주년이 되던 날 사소한 말다툼이 발단이 되어 갑작스런 파국을 맞게 되는데......
앤 타일러의 장편소설『아마추어 메리지』는 미숙하고 서툰 결혼에 관한 이야기면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소설이다. 결혼은 사랑만 가지고는 이끌어갈 수 없는 올가미같은 존재이며, 이 올가미에 한번 씌여지면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이 좋아도 결국엔 부딪치게 돼 있으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는 한 그 올가미는 서서히 자신들의 몸을 조여온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올가미를 현명하게 푸는 자만이 결혼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마이클과 폴린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충분히 많은 장점을 지닌 사람들인데도 극과 극의 성격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잘잘못을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마이클과 폴린이 헤어진 가장 큰 이유는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도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결혼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부부들은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마추어다. 이들 초보 부부들에게 전문가적인 부부생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아마추어적인 결혼 생활을 지속하면서 시나브로 프로가 되어가는 것이다. 결혼 생활이 아마추어에 머물지, 프로가 될지는 전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는 당사자에게 달려있다. 서로 신뢰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에겐 결혼 생활이 달콤할 것이지만 사사건건 트집에 자신들의 고집만 내세우는 사람들에겐 결혼은 올가미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여러분이 달콤한 결혼생활을 할지,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몫이라는 걸 분명히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거나, 결혼생활을 시작하려는 초보 부부들이 이 책 『아마추어 메리지』를 읽고 많은 걸 깨달았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아마추어에서 프로가 되는 결혼생활을 이 책을 통해 터득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결혼 생활은 부모 노릇과 같아요. 우리 모두가 아마추어죠. 그런데도 마이클은 자신과 폴린만 그렇다고 생각한 거예요.” (449쪽, 앤 타일러의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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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메리지, 앤 타일러, 시공사, 2009 결혼에 대한 소설이어서 부부 사이의 이야기만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은 그보다 더 광범위한 가족생활을 담고 있었다. 시부모와 아이들, 손자 손녀, 이혼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폴린과 마이클은 첫 눈에 반해 연인 사이가 된다. 군에 갔던 마이클이 돌아오고 둘은 결혼을하여 시부모와 함께 살아간다.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간다. 둘은 종종 말싸움을 하지만,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듯 금세 풀린다. 이렇듯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각자의 중심에서 생각하고, 배려만 하지 않는다. 태어난 아이들은 제 각각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 중 큰 딸 린디는 방황 끝에 집을 나가게 된다. 몇 년 후 연락이 닿은 린디는 아빠 없는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었다. 더 황당한 것은 엄마인 린디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폴린과 마이클은 충격에 휩싸였지만 손자 페이건을 잘 키운다. 자녀들은 자라서 결혼을 하고, 독립을 한다. 손자 페이건도 잘 자라주었다. 어느 날 싸우게 된 두 사람은 마이클의 독립으로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마이클은 예전 마음에 두고 있던 애나와 재혼을 한다. 두 사람은 이혼하지만 페이건을 돌보기 위해 왕래를 하며 지내고, 린디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동생들의 앞에 나타난다. 엄마와 아들은 담당하게 만나고 헤어졌다. 혼자 살던 폴린은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으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아마추어라는 말은 비전문가라는 의미다. 책의 제목을 생각해보자면 결혼의 아마추어라고 볼 수 있을까...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주인공들의 결혼생활은 삐걱대고 혼란스럽게 이어진다.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작은 집에 대한 고민도 한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듯 작은 말싸움은 금세 풀리고 다시 가족을 위해 노력한다. 자녀들은 부모의 뜻대로 자라지 않고, 부부 사이도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혼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의 의미가 더 가슴에 와닿는다. 주인공 부부뿐만이 아니라 모든 결혼생활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일 것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