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권이지만 꽤 긴 내용이다. 작가가 상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꾸준히 읽은 뒤에 오는 반전이 뜻밖이다. 조금 지루하게 얘기를 길게 전개하는 듯 싶기도 하지만 반전이 위로가 된다. 반전을 준비하기 위해서 였나? 어쨌건 내용을 조금 더 짧게 압축해서 시도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을 말하자면 콩고는 없다..이다. 그럼 콩고는 어디있나?
|
|
다른 작가의 작품과 비교하는 것은 피뇰에게 실례겠지만 <콩고의 판도라>를 다 읽자마자 대번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마 마지막 반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콩고..>는 <파이..>와 전혀 다른 식으로 끝을 맺는다.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자면 스포일러가 되어 버리니 단순한 뒤집기가 아니라는 것 정도로 해둔다.
사실 <콩고의 판도라>의 진짜 재미는 반전이 아니라 소설 속 소설, 주인공인 대필작가 토머스 톰슨의 소설에 있다. 식민지 시대 영국. 정신병자 같은 백인 형제와 집시 하인이 콩고로 떠나 흑인들을 잔인하게 부리며 금광을 파다가 땅속 깊은 곳에 사는 새하얗고 무시무시한 종족을 만난다. 까딱 잘못했다간 유치해지기 십상인 줄거리지만, 토머스 톰슨(피뇰)은 인물과 배경에 대한 세밀한 묘사로 이 황당한 이야기에 진실성을 불어 넣는다. 그리고 소설 속 소설과 현실이 교차하며 전개되는 구성은 마지막 장의 충격보다도 훨씬 매력적이다. 아마 출판사에서도 그 점 때문에 소설의 반전을 크게 어필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요즘엔 '반전 효과'가 잘 안 먹히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대필 작가의 비애에 관한 이야기인가 싶다가 어느 틈에 모험 소설로, 연애 소설로, 판타지로 나중에는 추리에 법정 소설로까지 나아가니 '보수적인' 독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르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분간 다른 책 생각이 안날 정도로 확실한 처방이 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 묵직한 주제 의식이니 복합 장르가 주는 쾌감이니 뭐 이런 어려운 말들은 제쳐두고,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회사를 오가며 <콩코의 판도라>를 읽은 지난 주 내내, 출퇴근 길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예전에 ‘차가운 피부’를 재미있게 있었는데, 같은 작가라 해서 기본 재미는 있겠거니 하고 구입했다. 그런데! ‘차가운 피부’는 워밍업에 불과했다. 피뇰은 이 소설에서 제대로 몸을 푼다. 이야기 자체도 굉장히 빨려 들어갈 정도로 재미있지만,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이야기 구성이 정말 대단하다. 피뇰은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다. 읽고 나면 삶의 허무랄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과연 진실이 존재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단순히 한 번 느끼고 없어질 감정이 아니라 살면서 두고두고 생각해봄직한 메시지 같다.
문학시장에 대한 비판 어린 시선도 재미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방송인의 번역을 두고 논란이 심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가난한 대필작가 토머스 톰슨의 설정이나 그가 노예작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와 감춰진 문학계의 이면 등은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은 소설 속의 또다른 소설이 실제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굉장히 적나라하면서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놓았는데, -흔히 촘촘한 구성을 가진 소설을 그렇게 칭하든- 이 구조는 씨줄과 날줄이 되어 이야기를 한층 탄탄하게 만든다. 판타지적인 설정이나 구성 또한 현실에 상상할 수 없는 영향을 주면서 작품을 재미는 더한다. 그렇다고 <해리포터>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 세계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현실세계와 호흡하는 판타지 세계랄까? 물론 그 판타지 세계가 현실에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하지만... (이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꾸욱~)
사실 모든 장르가 들어 있다는 것에 소설이 산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점들이 장점인 것 같다. 정말 다양한 상황과 설정이 더욱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상반기 최고의 소설로 꼽을 만큼 재미와 작품성이 대단한 것 같다..
|
|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제목의 자서전이 오래전에 화제를 불러 모은 적이 있지만, (이사람 나중에 외국으로 도망갔다 잡혀왔다.) 세상은 넓고 작가는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해준 책이 바로 이책 <콩고의 판도라>다. 영미권이나 이웃나라 일본 작가의 작풍에 많이 익숙해져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이야기의 발상이나 형식면에서 '아니 이렇게 독창적인 소설이 있었다니' 할 정도로 신선한 자극을 준 소설. 저자는 스페인 국적의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
|
|
|
먼저 읽은 두 권의 책이 이미 증명을 했지만, 이 작품은 매우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먼저 장르의 전환은 그 매력의 최정점에 있다. 20세기 초의 대필작가의 삶은, 아프리카로의 황금과 다이아몬드를 찾아 떠나는 모험소설에서, 느닷없이 출현하는 콩고 밀림속의 괴물과의 사투와 땅속 세상으로의 여정이 주는 판타지소설로, 콩고에서의 살인 사건을 법정에 올리며 되살아나는 법정소설이자, 그 사건의 전말을 되짚어가는 탐정소설로 전환되며, 이 모든 이야기는 완벽한 반전을 이루며 그 모든 판타지성을 날려버리고 일시에, 사실주의 소설의 정점에 올라선다. 작가는 매우 지능적이다. 콩고의 모험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 판타지성만큼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어딘가 그 진정성은 부족해 보인다. 한편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는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되지만, 외투의 완벽한 결말을 위한 일종의 장치였다. 그 이야기 속의 이야기는 거듭 재구성된다. 600여 페이지에 녹아든 작품은 특정 장르작품으로 분류되기를 거부한다. 장르와 장르를 넘나들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이 작품은 그 것만으로도 작가만의 독창성을 창조해 냈다. 얼마전 비리를 다루는 사건에서 '까도까도 또나와'란 표현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습하고도 무더운 여름, 이 작품의 끝을 벗겨내기까지, 까도까도 또 새롭게 구성되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MMartini M, 2011. 7. 16 |
|
|
우연히 다른 사람들의 리스트를 검색하다가 <일루저니스트 세계의 작가>를 알게되었다. 고전이나 가까운 일본문학 아니면 영어권이나 프랑스 소설정도로 국한되어있던 영역에서 더욱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의 글들이 소개되어있었다.
언젠가 읽었던 <고래여인의 속삭임>도 이 시리즈의 한편임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환타지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환타지의 요소가 있는 것들은 잘 보지 않았는데 환타지의 요소가 섞여있다는 글에 대한 소개를 무색하게 했던 첫 발단이 흥미로웠다.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유명항 소설가의 대필작가인 토마스 우연히 알게된 변호사의 권유로 사형수인 마커스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게 되면서 콩고에서의 모험은 토마스의 손에 의해서 흥미로운 소설로 거듭나게 된다.
마커스의 이야기와 토마스의 해석 그리고 전쟁속에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동일시 해가며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해나가는 토마스의 이야기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남아있는 책의 분량이 만만치 않아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반전이 이루어지면서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찌보면 콩고에서의 모험이 환타지 소설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그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겪는 토머스의 내적 갈등은 그리 가볍지 않은 문학의 요소를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 반전은 흥미를 져버리지 않는 추리소설의 묘미가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여름 두꺼운 책을 읽어내려가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리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무색할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
|
개인적으로 난 들녘출판사의 '일루셔니스트 세계의 작가' 시리즈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루셔니스트 세계의 작가 시리즈는 21세기 문학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신 작품들을 엄선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영어권, 프랑스어권, 독일권, 스페인어권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소설들을 폭넓게 아우른 시리즈임으로 지금까지 독자들이 많이 접할 수 없었던 스웨덴이나 독일, 스페인 등에서 최고의 상을 받은 최고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쁨은 상상 이상이다. 일루셔니스트 시리즈 14번째 작품인 <콩고의 판도라>는 일루셔니스트 시리즈의 첫번째를 장식한 작품인 <차가운 피부>를 쓴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의 저서이다. 스페인 작가인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은 이 작품에서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괴물같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총 599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의 두터운 두께를 처음 봤을때는 언제 다 읽을지, 다 읽을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예상대로 난 이 책을 빨리 읽을 수 없었다. <콩고의 판도라>는 분명히 어려운 작품이 아니다. 소설 속에 또다른 소설이 등장하는 등 기발한 구성이 돋보이며 복잡 다양한 이야기와 분위기가 흘러 넘치지만 균형을 잃지 않는 진지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나 분위기를 간략하게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가난한 대필작가 토머스 톰슨은 변호사 노튼씨로부터 살인 용의자 마커스 가비의 경험담을 소설로 써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톰슨은 한 달에 두번씩 교도소로 찾아가 마커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부분까지 책을 읽었을때는 난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라는 책이 생각났다.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잔인한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싣고 있는 이 작품은 '세계 최초의 팩션'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그래서 난 <콩고의 판도라>에서도 마커스 가비가 어떻게 범죄자가 되었는지, 혹은 그의 무죄를 증명 해줄만한 사건 이야기가 펼쳐질줄 알았다. 하지만 마커스는 뜬금없이 콩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환상과 신비로움이 넘쳐흐르던 아프리카 콩고의 무대는 점점 사람들의 욕망과 광기가 뒤섞이며 전혀 다른 이야기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마커스와 그가 살해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영국 귀족 자제 윌리엄과 리처드 형제는 콩고에서 어떤 일을 겪은 것일까. 콩고의 판도라의 문이 열리는 그 순간 우리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본적 없었던 괴물같은 책 <콩고의 판도라>의 뒤를 잇는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의 또 다른 작품을 일루셔니스트 시리즈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저/정창 역 | 들녘 | 원서 : Pandora Al Congo (2005) | 600쪽 | 620g | 2009년 06월 01일 | 정가 : 13,000원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지 모르겠다. 열고 보면 아니고, 열고 보면 꽝이다. 마지막 몇페이지에서 진짜 판도라의 상자를 만났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노예작가의 노예작가인 토미는 세명을 땅에 묻고서야 이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변호사와 만나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귀족 자제들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질 살인 용의자의 행적을 글로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도소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기록하며, 빠져들고, 사랑하게된다. 소설 속에 소설이 있고 소설 쓰다가 전쟁에 나가는 주인공을 따라가는 그 여정과 하숙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상황을 보자면 '리얼리즘 소설' 같으나, 액자 안에 있는 소설로 보자면 '모험소설'이고, 지하세계인을 만나면서 '판타지 소설'로 변했다가, 결말로 나아가면서 '법정소설'로 변모한다. 읽는 내내 다음 페이지의 상황을 상상 할 수 없어서 좋았다. 긴 설명이 뭐가 필요할까 싶다. 이 소설이 3D로 영화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620g이나 되는 무거운 양장책을 들고다니면서 읽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치밀어오르는 궁금함으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