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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린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금침이 말뚝처럼 자신의 요혈 곳곳에 박혀있어 기의 흐름을 완전히 봉쇄한 서른여섯 개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진다는 홀황의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에 자신을 속박하는 주박의 존재를 찾아낼 수 있었고 그녀의 의지는 충분히 금침에 닿아 있었다. 그녀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완전 제어 상태였다. 금침의 주위에 있는 근육들에 명령을 내려 의지를 움직이자 즉각 근육들이 금침을 움켜잡고 조금씩 위로 밀어 올리면서 금침이 몸에서 빠져나와 툭하고 떨어졌다. 나예린은 옷고름에 강기를 주입하여 간수들의 급소를 때려 기절시킨 후 감옥을 빠져나오다 간수들이 번을 서고 있던 곳에 세워져 있는 자신의 애검 '빙루'를 발견하곤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녀가 갇혀 있던 감옥의 유일한 출구는 온통 쌀포대와 마른 나물과 각종 먹을 것들과 잡동사니들로 가득 찬 광과 연결되어 있었다. 은발의 남자 무명은 간부급만 이용하는 일번대 특별 식량 창고를 지나게 되면서 이곳에 갇혔다가 탈출하는 나예린과 마주치게 된다. 그녀의 본능이 눈앞의 이 사내는 위험하다고 경종을 울렸다. 여기서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예린이 먼저 공격을 했다. 나예린이 스승 검후로부터 전수받은 최고의 검기인 '해상비조천참절'을 펼치자 무명도 검을 뽑으니 그녀의 검기가 신기루처럼 일순간에 사라졌다. 최후의 한 수까지 소모한 나예린에게는 더 이상 서 있을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무리하게 진기를 모두 소진한 그녀의 의식은 끊어졌다. 무명은 부대장 소옥과 함께 의식불명인 나예린을 안고 사번대로 향했다. 현운과 비류연 일행은 중상을 입은 남궁산산을 치료하기 위해 불락구척 사번대 대장에게 도착해 있었다. 현운은 남궁산산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블락구척 사번대 대장의 요구대로 만독과 해독의 임상실험대상이 되기로 했다. 만독을 먹은 현운은 경련을 일으키면서 입에서 왈칵 검은 피를 토해내며 기침을 하다가 자신의 목을 움켜잡고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완전 중독 상태가 되어 입가에선 검은 피와 침이 뒤섞여 독액 같은 액체가 흘러나와 온몸이 피부 구석구석까지 검게 물들어가면서 길게 늘어져 버린 현운은 결국 숨을 멈추었다. 장홍이 기겁하며 불락구척의 멱살을 움켜쥐고는 부들부들 떨면서 빨리 손을 쓰라고 외쳤다. 불락구척은 아직 죽은 게 아니고 가사상태에 빠진 완전 중독 상태이니 소란을 떨지 말라면서 해약을 꺼내 먹였다. 불락구척은 현운과의 약속대로 지금부터 치료를 개시한다면서 남궁산산이 누워있는 침상으로 걸어갔다.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 머릿 속에 꽉 들어찬 블락구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