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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 케네디의 명성만큼이나 이름값을 하는 하버드대학 행정대학원인 케네디 스쿨.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정치인들이나 CEO들이 재충전하러 가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기도 한데, 1930년대 대공황과 제 2차 세계대전에 임박해 하버드에서 공공정책을 다루는 대학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래 현재까지 137개국에 2만 7천여명이나 되는 동문들을 배출해내었으니 그래도 전통있고 명망있는 학교임에 틀림없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 중 케네디 스쿨을 나온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현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1981년말부터 정부가 공무원 국제화 작업의 일환으로 공무원들을 케네디 스쿨에 연수보낼 때 유엔 본부 과장으로 근무하다 뽑혀간 것이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 어떻게 입학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케네디 스쿨에서 어드미션을 받고, 고국에서의 생활을 정리 한 뒤, 케네디 스쿨이 있는 미국 보스톤에 막 도착한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란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대학원의 프로그램 소개, 교수들의 인터뷰, 여러 학생들이 이미 공부한 경험들을 위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속표지에 소개된 공저자 3명의 이력 중에 MC/MPA, MPA2 졸업이라고 서술되어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약자일까? 이 책은 이 약자에 대한 풀이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즉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분야별 전공 프로그램 소개이다.
이 책에 의하면 하버드 케네디 스쿨은 크게 3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각각 정책분석(API) 프로그램, 정책관리(STM) 프로그램, 정책 리더십(PAL)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정책분석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공공정책학 석사(MPP; Master of Public Policy)나 국제개발 행정학 석사(MPA/ID; Master of Public Administration/International Development)를 받을 수 있고, 2년 과정인 정책관리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행정학 석사(MPA2; The two-year Master in Public Administration)를 받을 수 있으며, 중간 경력급이 들어오는 정책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중간경력 행정학 석사(MPA/MC, Master of Public Administration, Mid-career)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특히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바로 집단을 이끌 능력, 조직을 관리 운영하는 능력, 분석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양한 과정들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학과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가 학장으로 있고, 협상을 가르치는 브라이언 멘델 교수, 리더십을 가르치는 로널드 A. 하이페츠 교수의 강의 내용이 비교적 잘 정리되어 소개되고 있다. 이를테면 하이페츠 교수의 리더십론에서는 우선 표면상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해당 쟁점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의 견해를 이해한 뒤, 견해차이를 좁히려고 노력한다는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아마 인터넷 등으로 검색하면 금방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몇몇 정보들이나 실린 글들은 30대 후반으로 중견 직장경력을 가진 나 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케네디 스쿨로 유학을 떠나기까지 저자들의 소회를 다룬 내용들, 즉,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주제를 고민하고 일에 쫒기며 살았는데, 어느새 30대 후반기에 들어서기 전 또 다른 탈출구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한 바가 바로 유학을 통해 적어도 마흔이 되기 전에 자기만의 확신을 얻고 싶었다던지 하는 내용들 말이다.
또한 리더에게 역사공부가 중요하다면서, 역사를 공부할 때는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스스로 당시 의사결정자의 자리에서 무엇이 합리적인 판단이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는 충고섞인 이야기들, 젊었을 때 그런 훈련을 했는지의 여부는 미래의 리더에게 아주 중요하다면서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외국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토론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 마지막장에 실린 졸업에 앞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하이페츠 교수의 연설 내용, 즉, 졸업을 앞둔 때야 말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설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결론을 성급하게 말해주기 보다는 주위 사람에게 질문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케네디 스쿨을 졸업하는 마당에 여기서 배운 바에 따라 어떻게든 '개혁'을 시도하려고 하겠지만 '개혁'으로 고통받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하버드 대학에서 배운 '개혁'을 실행하게 되더라도 다른 이들보다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러면서 케네디 스쿨에서 호기심, 지식, 친구를 배웠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등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옥에 티랄까 하나 발견한게 있다면, 미국의 관민관계를 강의한다는 로저 포터 교수의 논리 전개 방법을 설명하던 글이다.
이 책의 역자는 포터 교수가 주요한 힘(Major strength), 주요한 의무(Major liablilities), 변화의 단계(Steps for change)로 나누어 분석과 변혁의 이치라는 틀에 따라 논리를 밝혀나가고 있다고 번역했는데, "주요 강점", "주요 약점", "변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해석했다면 더 깔끔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말로만 듣던 하버드 케네디 스쿨이 어떤곳인지 잘 알 수 있었다. 그 명성만큼이나 이곳을 졸업한 사람들이 그들만의 관심과 이익을 위해 일하지 말고 전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