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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홍길주의 산문 연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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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기이한 문장:항해 홍길주 산문 연구](2009)는 저자 최식의 박사논문을 수정한 책이다.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1786~1841)는 홍석주, 김매순과 더불어 19세기를 대표하는 문장가로 장자와 사마천과 어깨를 겨룰만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좌의정을 지낸 큰형 연천 홍석주, 숙선옹주에게 장가든 아우 해거 홍현주와는 달리 항해는 과거를 포기한 채 평생 독서와 글쓰기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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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기이한 문장:항해 홍길주 산문 연구](2009)는 저자 최식의 박사논문을 수정한 책이다.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1786~1841)홍석주, 김매순과 더불어 19세기를 대표하는 문장가로 장자와 사마천과 어깨를 겨룰만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좌의정을 지낸 큰형 연천 홍석주, 숙선옹주에게 장가든 아우 해거 홍현주와는 달리 항해는 과거를 포기한 채 평생 독서와 글쓰기만으로 일관한 비판적 성향의 독서지사이다. 저자는 항해의 생애와 저술을 필두로, 인식론과 독서론, 문장론을 검토하고, 다양한 산문 텍스트를 분석한다

 

먼저 홍길주의 생애를 25세 이전의 수학기(1786-1810), 26세에 과거를 포기한 뒤 16년간의 몽은기(1811-1826), 출사 이후부터 순조 승하 때까지 사환기(1827-1834), 관직을 그만두고 타계할 때까지 은일기(1835-1841) 등 네 단계로 구분하고, 각 시기에 홍길주가 읽은 책, 교유한 친구와 그 내용, 저술한 책의 동기와 내용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현실비판적 산문인 [춘추묵송] [의발책], 철리적 산문인 [진장경][시언][회언], 우의적 산문인 [숙수념]을 집중 분석한다. 특히 1829년에 완성한 [숙수념]은 연암과 다산의 영향을 받았다.  

 

배우라는 가공인물을 등장시켜 모방만을 일삼는 당시 학자들의 행태를 풍자한 「힐우」, 사냥꾼의 입을 빌려 당시 현실 세태를 비판하고 선비들의 무능을 날카롭게 지적한 「기렵자대」, 의원이 등장하여 병을 고치기보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거나 천하의 병폐를 지적하는 「부총」과 「양의문답」 등이 대표적이다.”(330)

 

저자는 홍길주의 인식론을 진지眞知와 진각眞覺의 추구와 실질과 일상의 중시로 정리한다. 항해는 지식과 능력의 절대성을 부정한 상대주의적 인식론을 강조한다. 한편, 독서와 관련하여 “경전이 아니면 유익함이 없다”는 딱딱한 경전주의를 비판하고 세상 사람들이 “자질구레한 이야기”로 치부하여 깔보는 책들도 개방적인 태도로 두루 읽었다.

 

"문장은 다만 독서에 있지 않고, 독서는 다만 책에 있지 않으며, 산천운물조수초목의 사이와 일용의 자질구레한 사무에 이르기까지 모두 독서다."(176쪽)

 

내가 비교적 관심있게 본 것은 홍길주의 문장론이다. 저자는 시기와 관점의 변화에 따라 탈모방의 주체적 진문장론真文章論, 문시활물론文是活物論, 문장중원론文章中原論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먼저 모방적 글쓰기를 거부한 진문장의 시기다. 많은 문장이 빠지는 오류가 너무 옛것을 따르거나 너무 따르지 않는 데서 온다고 본 항해는 “독서하여 내 마음을 보존하고 도를 구하여 내 뜻을 받들며, 용기를 걸러 내 기에 짝하고 이치를 밝혀 내 말을 꿰어내며, 육경의 법도를 근본으로 하고 제자의 방도를 참고하면 만변에 이르더라도 적중하지 않음이 없는 문장이 된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심心-지志-기氣-언言-문文의 단계를 거쳐 문장이 형성된다고 보고 문장은 살아있는 물건이라는 '문시활물'을 강조하던 시기다. 마지막으로 내 문장이 바로 문장의 중원임을 자부하는 시기로, 만년에 항해는 나 자신의 문장인 오지문장’(吾之文章)을 강조한다.

 

“문장의 지극함은 음서淫書와 패설稗說로 하여금 모두 시례詩禮로 변화시킬 수 있다. () 문장의 지극함은 벌레 소리, 귀신 소리, 괴이한 목석, 아득하고 괴이하며 그윽하고 은밀하여 끝내 따져 물을 수 없는 것으로 하여금 서로 이끌고 와서 조문하고 그 추악함을 감추고 그 능한 것을 바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문장의 중원이니 어찌 도리어 진짜 중원보다 큰 것이 있지 않겠는가 . (182쪽)

 

z***a 2010.12.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