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서는 꾀로 어려운 상황을 모면해낸 꾀보들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훈장님 장가 보내기"로, 가난한 노총각 훈장님을 옆집 부자 과부에게 장가보내기 위해 꾀돌이 제자가 펼치는 재치있는 소동 한 판의 이야기가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을 법 그럴 듯하게 다가왔다. 중매 서주는 사람 없이는 서로 좋아도 내색을 못하던 옛사람들의 심리에 웃음이 절로 났다. "꾀보 평양감사"도 비교적 재치있는 이야기였으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재주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재미있게 하겠다고 옛이야기를 현대인이 각색해서는 안되겠지만 이야기를 읊는 재주는 전달자의 몫이 아닐까?) 그밖의 이야기들은 다른 데서 들어본 듯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재치가 부족했던 것 같다. "돌이 어쩌구 개구리 저쩌구"는 오성과 한음을 연상시키는 사이좋은 두 친구의 이야기인데 부분부분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들이 조금씩 걸렸다. 한쪽 집안이 기울면서 아버지들 사이가 멀어졌다는데 굳이 앞에서 "사이가 무척 좋은 두 사람"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고, 내용상으론 먹을 게 떨어져 악의없는 일종의 사기극을 벌이는 건데 그나마 있는 집마저 불태워버린다면 수지가 맞을까, 외국 임금의 옥새를 찾으러까지 과연 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줄거리상의 문제는 이 책 저자의 잘못이 아니라 옛이야기꾼이 그렇게 얘기를 읊은 것일테니 애교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좀 더 재미있는 버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원님을 이긴 이방 아내" 이야기는 <누군 누구야="" 도깨비지="">의 "도깨비랑 수수께끼 내기"에 나오는 수수께끼와 거의 일치했는데 아마 이런 류의 여러 아류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이방 아내" 속의 수수께끼는 "도깨비랑 수수께끼 내기" 속 이야기보다는 재치가 많이 떨어져 아무래도 오리지널은 아닌 듯 싶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한 마디로 "꾀보"들의 이야기를 읊기엔 저자의 역량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도 두리뭉수리한 기억밖에는 뚜렷이 각인되는 이야기가 없다. 조호상씨가 읊은 <누군 누구야="" 도깨비지="">와 <울산바위야, 울지="" 마="">가 무척 맛깔나게 들렸었기에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한편 책에 삽입된 그림들은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성의없게 그려진 듯 해 이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안들었다.울산바위야,>누군>누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