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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 전공자인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 사상가인 ‘정약용’이 18년이 넘는 유배생활동안 저술한 대표적인 저서가 바로 『목민심서』이다. (『경세유표』, 『흠흠신서』와 더불어 3대 저서로 불린다.) 고등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생활과 윤리』 과목 내 「직업윤리」에서 ‘공직자 윤리’, 「부패 방지와 청렴」 단원에서 직접 언급되고 실제 수능에서 2번이나 출제되었지만 그와 별개로 ‘공무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 책의 내용과 교훈을 수차례 강조했었다. 한편 언젠가 원전을 읽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48권 16책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에 압도되어 감히 도전하지 못했으나, 오늘의 실정에 맞게 핵심적인 내용을 발췌하여 편집한 이 책을 만나 독서할 수 있었다.
엮은이도 밝혔듯이 『목민심서』는 목민관, 곧 지방 행정관인 수령이 지켜야 할 윤리적, 행정적 지침을 밝히고, 조선 후기 당시 민생의 어려움과 관리들의 폭정을 폭로하여 비판함으로써 윤리적 지침서이자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 또한 지니고 있는 고전이다. 「부임」에서부터 시작하여 「율기」, 「봉공」, 「애민」 등 모두 12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가 다시 6조로 나뉘어 총 72조로 편제되어 있다. 엮은이는 현대 행정체계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백성들을 다스리는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정책의 추진 방향과 구체적인 방법)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목민관의 기본자세와 덕목 - 청렴, 공정, 애민정신 등 - 에 집중하여 소개하였다.
유학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 지식이 부족할 경우 제목처럼 하룻밤에 읽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차분히 정독한다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실질적인 적용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지성과 인격을 동시에 갖춘 정약용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되며, 정조의 죽음과 함께 이 위대한 사상가를 잃어버린 당대의 조선 정부에 분노하게 된다. 역사를 공부해 본 사람은 알다시피 정약용의 바람과는 달리, ‘민본(民本)’과 ‘여민동락(與民同樂)’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조선 후기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주지하는 바, 당시의 목민관에 해당하는 오늘날의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어떤 자세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지 『목민심서』를 통해 배우고 실천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을 해서는 안 되고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공무원을 해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라의 녹을 받는 공직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것이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저술한 목적을 달성하는 길이고, 그렇지 않다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비록 덕망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위엄이 없으면 하기 어렵고, 비록 하고 싶은 뜻이 있다 하더라도 밝지 못하면 하지 못한다. 무릇 그런 능력이 없는 자가 목민관(공무원)이 되면 백성(국민)들은 그 해를 입어 곤궁하고 고통스럽게 된다.” - 「부임」, 제1조 임명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