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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군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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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말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었다. 절대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던 시대, 사람들은 교황의 존재를 통해 제 신앙의 진실성을 인정 받으려 노력하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존재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아무리 큰 권력일지라도 선한 의도 하에 선한 결과의 도출을 위해 사용되었더라면 그리고 실제로 실현된 결과가 선이었더라면 그리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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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말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었다. 절대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던 시대, 사람들은 교황의 존재를 통해 제 신앙의 진실성을 인정 받으려 노력하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존재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아무리 큰 권력일지라도 선한 의도 하에 선한 결과의 도출을 위해 사용되었더라면 그리고 실제로 실현된 결과가 선이었더라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질 않아서 신이 점지한 절대자들은 신의 이름으로 악을 휘둘렀다.

이미 고인이 된 이들은 이제 역사의 일부분이 되어 후대 사람들의 심판을 받을 뿐이다. 기독교의 역사를 언급할 때마다 우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제 이익을 추구했던 부끄러움과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교황이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필이면 그들은 기독교의 수장으로 삼아야만 했던 시대가 안타깝게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는 시대를 읽는 키워드와도 같다. 단지 그들 개인이 타락한 게 아니라 시대가 타락한 절대자를 원하고 있었음을 난 이 책을 읽으며 서서히 깨달았다. 암흑과도 같았다던 중세. 밝은 빛이 어둔 그림자를 양산해낸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왜 중세의 부정적인 측면이 그토록 회자되는가는 이해가 쉽다.

 

정치와의 결탁은 지금도 종교계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조금씩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많은 기성종교들은 소위 여권에 제 목소리를 보탬으로써 현 사회의 지배적인 질서를 유지시키고자 노력한다. 이는 곧 자기 자신의 입지 강화와도 연결시킬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면 종교 역시 변화한다. 이제까지 강성한 힘을 유지했다면 변화된 사회는 종교가 축적한 힘을 앗아갈 가능성이 높다. 옳다고 볼 순 없겠으나 자신이 지닌 힘이 손가락 사이로 술술 빠져나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고만 있을 위인(!)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종교지도자들 역시 타 종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회 전체 차원에서 제 지도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자신의 것이다 싶은 것에 대해서는 공고화를 꿈꾼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교황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나는 이 시대의 종교를 읽어낼 수 있었다. 성직을 매매하는 사람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통해 귀족 계층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는 이들이 진정 종교적으로 신실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싶었다. 교황이 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는 그 순간 살아있는 권력으로 돌변했다. 여느 누구보다도 검소해야 될 위치에서 그들은 부를 축적했다. 그 부는 당연히 제 식구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교황의 위치에서 권력을 누리기 위해, 혹 그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자신의 추종자들이 후대를 장악하길 바라며 그들은 타락을 지속했을 것이다. 왕권과의 충돌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교황 역시 세속적인 무언가임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아니, 정치적으로 유망한 이들이 제 입맛에 맞는 자를 데려다 교황을 시킨 적도 많았으니 애초부터 그 자리는 세속적인 자만이 오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개개의 교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연표 등은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교황과 유력 인사들의 초상화, 유명한 그림들 역시 부족하던 나의 인문학적 지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거라 믿는다.

q*****2 2009.1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