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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등 세 소설의 공통점은 ‘책에 관한 책’이라는 것, 또한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서 미스터리 소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에 읽은 <피플 오브 더 북>은 무척이나 특별했다. 전 세계가 종교와 인종을 초월해 지키고자 했던 한 권의 책, <사라예보 하가다>의 실화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탄탄한 플롯과 해박한 지식,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사라예보 하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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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원서로 읽고 권해줬던 책인데, 내내 못 읽고 있다가 이번에 한국어판이 나와서 읽게 되었다. 친구가 워낙 칭찬을 했던 책이라,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보면 오히려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아 살짝 기대를 접고 읽었다. 이 책은 고문서 <하가다>라는 책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 보인다. 구성도 특이하고, 무엇보다 다음 얘기가 굉장히 궁금해서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토요일 하룻밤을 꼬박 새워가며 읽어야 했다. 줄거리가 좀 복잡해서 이곳에 정리하긴 좀 힘들지만, 꼭 영화 <레드 바이올린>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절묘한 구성과 흡인력 있는 이야기...
책을 보고 나면, 가끔 이 책만은 꼭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방대한 스케일의 이 소설을 꼭 스크린에서 보게 될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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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분명 어느 순간 읽기를 시작했다가 도저히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야기였던 적이 있어 책장에 꽂아 두었던 책을 다시 끄집어 내어 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책갈피 사이에 끼워진 책갈피에 의하면 제법 읽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책을 읽어가면서도 내가 전에 이 부분을 읽었다는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480여 쪽의 소설을 읽으며 그때는 왜 이 책이 주는 재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까 하는 의혹을 제기할 만큼 재미나게 읽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하가다"라고 하는 유대인의 기도서 중에서도 발견된 곳이 사라예보여서 그 이름이 "사라예보 하가다"라고 불리게 된 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사라예보 하가다"의 중요한 가치는 화려한 채식에 있다고 합니다.
유대교의 특성인지 "하가다"뿐만 아니라 치장을 거부하는 하는 면이 있어서인지 대체적으로 기도서 안에는 그림이 들어있지 않은데 '사라예보 하가다"만큼은 화려한 그림이 성경 구절을 설명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1480년에 만들어진 후로 50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낸 책이며, 유대인의 역사만큼이나 책의 역사 또한 숨막힐 정도로 고통의 역사가 따릅니다.
그 옛날 이집트를 탈출한다는 출애굽기의 유대인들은 그 이후로 세상에서 늘 배척 받는 민족이 되어갔나 봅니다.
세상을 떠도는, 자신의 뿌리를 깊숙히 내리지 못하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녀야만 했던 디아스포라의 운명은 이 책 역시 고스란히 함께 여기까지 살아냈나 봅니다.
"사라예보 하가다"가 발견되고 주인공인 서적 보존 전문가 해나가 책을 하나 하나 손질해나가며 그 안에서 발견하는, 나비의 날개, 와인 자국과 피, 소금물, 고양이 털 등을 발견하게 되고 그 하나 하나가 이 책이 살아오는 동안 얽히게 된 이야기들로 이어지며 장대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치 추리 소설처럼 나직한 반전도 잊지 않는 무척 재미난 소설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책에 대한 소설이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설이며, 유대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마다, 책을 지켜내고자 무단히 노력하는 모습들에서 지금 우리가 만나는 과거의 혹은 옛 것의 내지는 고전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이 단순히 가만 있다가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에 얌전하게 시간의 더께를 덮어 쓴 채로 여기 이 자리까지 고스란히 남게 된 것이 아니라 다들 저마다 그 시절과 세월을 살아낸 흔적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일캐워줬습니다.
몇년 전 우리나라에도 그런 책이 생겨났습니다.
프랑스로부터 반환을 받은 "외규장각 의궤" 역시 모진 세월을 살아낸 책입니다.
그렇게나마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이렇게 살아남아 있음을 감사해야 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의궤"의 가치는 물론 조선 왕실의 의식을 담은 책으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책이 그렇게 지구를 반바퀴쯤은 도는 여행을 한 그 세월이 지닌 역사성도 중요하단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라예보 하가다"는 단순히 채식이 화려한 유대 기도서여서가 아니라 그 책이 살아낸 역사성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점을 작가는 들여다보고 싶어서 이렇게 소설을 적지 않았을까요?
2000년 대를 살아가는 내 책장 한 귀퉁이에 낡은 모습으로 꽂혀있는, 물론 출간 당시의 책은 아니지만 재판에 재판을 거두었거나, 새로이 다듬어진 그런 책들이지만 이런 옛 책들 역시 누군가의 노력들로,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노력으로 인해 여기 내 방까지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니 책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세상에 하나뿐이고 오랜 시간을 지녔기에 귀한 그런 책들 뿐만 아니라, 똑같은 인쇄기계에서 만들어져 수백만 권의 책들이 세상에 널려져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음에는 분명 그렇게 되기까지의 무단한 노력들이 배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인간 역시 세상을 살아가며 그 삶의 시간 속에 큰 사건을 지니기도 하고 또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라예보 하가다" 처럼 다들 누구나 이 세상에 오로지 하나 밖에 없는 희귀한 존재들입니다.
아무리, 희귀한 그래서 독보적이어서, 보물로 인정을 받았다곤 하지만 그 역시 인간이 없다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겠지요.
숱한 세월 동안 "사라예보 하가다"는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가 다시 살아남기를 거듭합니다.
그 시절에는 누군가에게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물건이거나, 세상에 유용하지 않은 물건이었던 적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우리들 인간 역시 오늘날 세상으로부터 그리 부름을 받는 존재는 아닐지라 하더라도 스스로를 낮추거나, 업신여겨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역시 세상에는 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으로부터 그 귀함을 증명받지 못한다고 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함부로 낮추어서는 아니되는 것이겠지요.
그것은 나만이 귀한 존재는 아니란 말과도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하나같이 귀한 존재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책은 많으며 기도서 "하가다" 역시 많지만 채식이 되어 있어 귀한 "사라예보 하가다"는 보물로 인증을 받듯이 세상에 사람은 많지만 나라는 사람은 유일함으로 우리 각자는 다들 제 한 사람으로 귀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다 귀하고 귀한 존재인 것입니다.
하나뿐인 것이 보물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이며 보물인 것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며 타인을 귀하게 여기는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중입니다.
소설은 "사라예보 하가다"를 통해 무수한 세월 동안 세상으로부터 박해를 받은 유대인의 역사를 이야기해줍니다.
어느 누가 과연 사람이 사람을 대함에 있어 업신여길 수 있으며, 때릴 수 있으며, 욕하고 박해할 수 있을까요?
오랜 세월 동안 유대인들이 박해를 받아 온 것에 과연 어떤 정당한 이유들이 있었을까요?
인간의 역사는 어쩌면 사람이 사람을 업신 여긴 세월과 동일한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몽매하여 보물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탓은 아니었을까요?
만약 보물인 줄 알았다면 소중하게 다루었을 텐데 말입니다.
사람이 보물인 까닭은 우리가 흔히 보물이라 부르는 그 역사의 혹은 세월의 흔적들을 몸으로 간수해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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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그 어떤 정치가의 달변보다 어쩌면 한 권의 책이 우리에게 더 큰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바로 이 책 <피플 오브 더 북>이 그렇다. 모든 사람들이 따르는 그 책은 바로 유대인의 유월절 명절에 쓰이는 의례집 <하가다>. 이 책은 유대인과 기독교인 그리고 이슬람인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14세기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인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던 중세 스페인의 '콘비벤시아' 시대에 만들어져 이탈리아를 거쳐서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까지 이른 이 책 <사라예보 하가다>를 따라가는 그 긴 여정은 유대인 핍박의 여정이다. 처음 시작은 1996년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이다. 주인공 해나가 사라예보에 도착하는 것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전쟁중에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하가다>가 구출되었다는 것이다. 해나는 그 <하가다>를 복원하는 일을 맡았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살아있고 아직도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그 도시, 사라예보에서 그녀는 어두운 매력의 쿠스토스 오즈렌에게 빠진다. <하가다>를 살펴보며 발견한 곤충의 날개와 깃털과 얼룩, 소금과 하얀털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하가다>의 과거를 들려준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사라예보에서 롤라를 구한 세리프, 죔쇠가 사라진 빈, 유대인의 핍박이 심했던 베네치아의 조반니, 타라고나의 유대처녀 루티, 그리고 화가인 이슬람 처녀 자라. 이들은 인류의 원형이며 역사의 증인들이다. 그들의 손을 거친 <하가다>는 더이상 하나의 책이 아닌 인류 통합의 메시지이며, 종교를 초월한 더 높은 신의 뜻을 들려준다. 개인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방황하는 우리네 삶을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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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오브 더 북, 책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사람들이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단순한 생각은 이 책을 다 읽는 순간까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떠올라버렸다. 책을 그저 단순히 그 책 한 권으로만 바라본 내가 참으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피플 오브 더 북은 작가가 <사라예보 하가다>라는, 14세기 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에 관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한다. 실존하는 책 사라예보 하가다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피플 오브 더 북의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 속에 담겨있는 내용은 책 한 권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을 수 있으며, 사실보다 더 중요한 진실을 보여줄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도저히 책을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 히스 박사가 사라예보 하가다를 보존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현재 시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해나 박사가 한가지 사실을 발견하고 의문을 가질 때마다 하가다의 역사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사건을 보여준다. 하가다 책이 어떤 역사를 거치며 살아남게 되고, 그 책이 어떠한 역사의 시간을 견뎌냈는지, 또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하가다 책의 역사는 단지 책이 지나온 세월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거쳐온 시간속에 새겨진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인종과 종교의 최대 분쟁지였던 90년대의 보스니아에서 출발하여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이 어떻게 짓밟고 짓밟히며 종교전쟁을 일삼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 또한 서로 다른 종교와 인종이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 조화와 평화로움을 깨뜨리는 것은 추악한 욕심으로 가득찬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는 내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아프기만 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은 현재 시점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해나 박사의 이야기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책의 역사가 씨실과 날실처럼 뒤섞여 전개되고 있는데, 그것이 더욱더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킨다. 책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해나 박사 개인의 역사도 의문에서 시작하여 과거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사라예보 하가다에 얽힌 과거의 모습도 한꺼풀씩 그 비밀을 벗겨가면서 결국은 그 책이 존재하게 된 시점까지 가게 된다. 수많은 이가 때로는 목숨까지 내걸며 지켜내려고 한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은, 그 책이 생겨나게 된 이유 역시 아름답고 고귀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의 그 느낌은 정말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것이 진정 책을 따르는 사람들, 책의 사람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겠구나... 싶은 벅찬 마음도 생겨났다면 내가 너무 과하게 감상적으로 흘러간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기자생활을 하던 당시 보스니아 내전에서 유대경전인 하가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한 무슬림 사서가 그 책을 귀중하게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이전 2차세계대전에서도 이슬람 학자가 나치의 손에서 그 책을 빼내어 모스크에 보관함으로써 지켜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저자의 조사력과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거슬러 오백여년의 세월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과 사라예보 하가다에 대한 사실에 꼼꼼하게 맞물리는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 책은 픽션과 팩트의 절묘한 조화로움이 또 하나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어 최고의 책이라고 하고 싶을뿐이다. 이 책은 사라예보 하가다라는 아름다운 유대교 경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기록되는지, 채색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지, 책 한권을 만들때 시대와 종교와 문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상상과 호기심을 풀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에 담긴 상징과 내용이 인간의 문명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넘쳐나고 있으며 그런 고귀함을 담고 있는 책을 지켜내기 위한 사람들은 과거에도 존재했을뿐 아니라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또 다른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이뤄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피플 오브 더 북을 읽기 전 이 책은 내게 그저 인쇄된 한 권의 책일뿐이었지만 지금은 이 한 권의 책이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며 인종의 차별없이, 종교의 분쟁도 없이, 인류의 문명을 지켜내며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걸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인간이며 그들을 기록하는 것이 또한 한 권의 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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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속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특히나 그 책이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전해지고 보관되어 졌다면 말이다.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 히스 박사는 이스라엘의 고문서 학자 아미타이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중 유실된 줄 알았던 '사라예보 하가다'가 발견되었으니 그 책의 상태를 분석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해나는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책을 가지고 작업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흔쾌히 제안을 수락한다. 한걸음에 보스니아로 날아가 사라예보 하가다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사진으로 찍고 상태를 기록하던 해나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한다. 바인딩 사이에서 나비 날개 조각이 발견되고, 어느 페이지에는 소금물에 닿은 흔적이 있다. 또다른 페이지에는 붉은 와인 자국이 있고, 유월절 저녁 식사 장면에는 샛노란 옷을 입은 흑인 여인이 한 명 있는데, 그 페이지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하얀 털이 발견된 것이다. 해나는 오래된 하가다를 복원하면서 페이지마다 숨은 실마리를 찾아 책의 역사를 추적하게 된다.
책에 불을 지르는 곳에서는 결국 사람에게도 불을 지른다. -하인리히 하이네
최근에 하가다를 지킨것은 사라예보 국립박물관의 무슬림 사서였다. 전쟁의 포탄 속에서도 진귀한 하가다를 지키려 폭탄속으로 뛰어든 용감한 사람이였다. 유대인의 책을 무슬림이 지켜내다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유대인의 책 하가다를 무슬림이 처음 지켜낸 것은 아니였다. 해나가 책 속에서 발견한 여러가지 물질들로부터 추측된 하가다에 연관된 이야기는, 그 책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얽히고 섥혀 있는지 보여준다.
나치가 유대인을 억압하던 숨막히던 시절, 셰리프라는 무슬림은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세상속에 정의를 실천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유대인 소녀를 온전히 구했을뿐 아니라, 하가다를 없애려는 나치의 계획에 온 몸으로 맞서 싸웠다. 하가다는 사실은 흑인 소녀의 손에 의해 창조되었고 그 창조물은 14세기 중반경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콘비벤시아 기간에 온전한 책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 그 책은 강을 넘고 산을 건너 먼 땅으로 오게 되었고 책을 온전히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끝에 전쟁통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원제 People of the Book은 아랍어 알 알키탑(Ahl al- Kitab)을 번역한 말로, '신성한 책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현재 우리는 이슬람,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로 나뉜 종교 전쟁으로 인해 멍들어있다. 하지만 각 종교들의 말씀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신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이 아닐까. 신의 신성한 말씀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면 유대인의 책 하가다가 아니라 신성한 신의 말씀이 적힌 하가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작가인 제럴딘 브룩스는 책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사람들의 애정을 이 책에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단 한권의 책 하가다는 진귀한 책을 지키고자 했던 믿음과 동시에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깃들어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 책이 팩션임에도 불구하고 진한 감동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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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고서. 그 고서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이 책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책이다.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점점 더 깊은 과거로 떠나는 그 여행은 그 책이 태어나 여기저기 여행을 해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책을 스쳐지나 갔는가를 보여준다. '하가다'라는 유대인의 성서. 유월절에만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그 책은 장식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책의 중심 소재가 되는 그 책은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세밀화들이 들어 있는 특별한 책이다. 그 특별한 책에 깃들어 있는 몇가지의 눈에 잘 뜨이지 않는 요소들. 고문서 감식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공은 그 요소들을 따라서 책의 과거를 더듬어 올라간다. 그녀가 하나씩 밝혀내는 그 책의 과거에는 그 책인 진정으로 겪은 이야기의 단서만이 들어 있을 뿐이다. 새로운 단서들이 하나씩 등장할때마다, 다음 챕터에서 그 단서들에 얽힌 사연들에 대한 소개가 되풀이되는 형식으로 중층적인 구조를 가진 책. 그러나 그 단서들이 하나같이 가슴아픈 사연들이라면. 유대를 떠나 세상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여기저기를 옮겨다니고, 그 발길을 따라 같이 옮겨다니면서 그 유대인들이 겪는 삶의 아픔의 흔적들을 여기저기에 담게 되는 그 책의 여로를 음미하는 것은 무척 가슴아픈 경험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고슬라비아의 내전과 인종청소와 같은 아픔이 그 뿌리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숙명처럼 그 아픔을 지니고 살아온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 그런 것을 잘 느끼게 해주는 슬프면서 아련한 책이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라는 가슴 아픈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감동과 아픔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긴 세월에 걸쳐서 연연히 이어져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은 삶의 잔인함과 폭력성에 대한 통찰과 함께 역사성을 더함으로써 더욱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 과거와 현재가 교차됨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삶도 역시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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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서점이나 도서관 등의 장소도 포함해서)에 관해 쓴 책도 대개 좋아한다. 그것은 아마도 책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종이묶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가공의 인물이든, 실제 인물이든)의 사연이 깃든 일종의 결정체라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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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지키고자 했던 책'사라예보 하가다' 에 얽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사연이 담긴 이야기를 오백여 년에 걸쳐 풀어내고 있다. 종교를 넘어, 사상을 넘어 보호하고 보존해야만 했던 '책'에 관한 이야기는 가슴뛰는 감동을 준다. 여주인공 서적보존 전문가 해나 히스 박사의 직업을 통해 생소했던 서적보존에 대한 연구와 과정을 엿볼 수 있고 책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한 권의 귀한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숨은 공로가 있었는지 알게 해준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해나 히스 박사는 이스라엘의 고문서 학자 아미타이로부터 전화를 받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UN의 공식 초청으로 보스니아로 날아가게 된다. 그 임무는 1992년 보스니아 내전 중 유실되었던 '사라예보 하가다' 가 발견되었으니 그 책의 상태를 분석하고 보존 작업을 해달라는 것이다. 해나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사라예보 하가다'의 보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사라예보 하가다'를 구해낸 국립박물관 도서관장이자 보스니아 국립대학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있는 오즈렌 카라만 박사를 만나게 되고 해나는 공통된 관심사와 함께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연인이 된다. 하지만 후에 오즈렌은 해나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운명의 책 '사라예보 하가다'와 같이 세월 속에 묻히게 된다.
해나는 '사라예보 하가다'를 연구할수록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고 책이 주는 정보와 흔적에 혼란을 갖게 되고 동요를 느끼게 된다. 바인딩 사이에서 발견된 나비 날개, 소금의 흔적, 와인을 흘린 흔적, 유월절 저녁 식사 장면에는 샛노란 옷을 입은 흑인 여인의 그림을 통해 해나는 책이 간직한 오백여 년의 시간을 담긴 사연을 추적하고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한 15세기 스페인 콘비벤시아 시절에서 시작된 '사라예보 하가다'의 역사를 1990년대의 보스니아에서 거슬러 올라가 위대한 책을 만들어 낸 위대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책'의 역사는 실로 감동적이다. 특히 종교를 넘어선 그들의 열정과 신념은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긍지를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 '피를 오브 더 북'은 작가가 14세기 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에 관한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자료와 역사적인 사실, 전문적인 직업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 권의 '책'에 얽힌 사람들의 열정, 욕망, 아픔이 느껴지는 사연이 가득한 책 '사라예보 하가다'였다. 치밀하게 짜여 진 스토리와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피플 오브 더 북'을 빛나게 하고 그 책을 읽은 나로 하여금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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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만나노라면 픽션과 논픽션이 공존하는 책속세상에 홀딱 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일까 라는 생각을 필두로 어떻게 이렇게 아귀를 잘 맞추어나가는걸까라는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이 신비롭기만하다.
이 책 역시나 500년의 시공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14c스페인에서 제작되어 실존하는 유대교 경전 하가다라는 한권의 책을 둘러싼 신비로운 이야기가 너무도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1992년 보스니아 내전당시 발견된 한권의 책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적 보존전문가 해나는 고문서 학자인 아미타이로부터 중대한 제의를 받게되는데 500년동안 많은 사람들과 나라가 지키고자했던 유대교 경전인 하가다의 분석과 보존에 관한것이었다.
기꺼운 마음으로 보스니아로 날아간 해나는 그 신비의 책속에서 나비날개조직과 소금의 흔적, 붉은 와인자국과 함께 샛노란 옷을 입은 흑인여인이 담겨진 책갈피속에서 가느다른 하얀털하나를 찾아낸다. 이어 책은 해나의 인생과 하가다속 역사와 교차하며 500년의 인류사를 정리하고 있었다.
국교로 정해진 종교가 없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 살고있기에, 뚜렷한 신념을 가질만큼 하나의 종교에 집착하지 않기에 난 지금의 인류사에 이어지는 종교갈등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한다. 또한 중세이래 유럽에서 일어났던 종교탄압과 갈등을 이해하는데도 많이 부족하다.
그런 내가 하가다라는 유교경전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며 종교가 무엇인지 그들의 신념은 무엇이고 왜 죽고 죽이는 악순환이 거듭되어야만하는지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한 갈등을 빚고 있는 종교분쟁 하지만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시간이 있었다. 때는 하가다의 역사가 시작되는 15c로 책의 역사는 스페이 콘비벤시아시절로 거슬로 올라간다.
그리고는 전쟁과 파괴 분서의 시대로 이어지고있었으니 해나가 책속에서 발견해낸 물질들의 비밀이 밝혀지며 그 책을 만들어내고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인생에 녹아있는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역사를 논하고있었다. 참으로 독특한 구성이었고 마지막까지 존재하는 반전이있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한다.
중세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유교경전, 준엄해야만 했던 경전에 화려하고 진귀한 채식의 구상화로 기록된 이유를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이야기는 참으로 많았다. 그 그림을 그려낸 여인의 이야기부터 장미 장식을 둘러싼 사랑과 2차대전과 보스니아전쟁 당시 그 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무슬림에 이르기까지 또한 왜 와인자국이 남겨졌는지 나비의 날개조직은 그속에 존재하게되었는지에 이르기까지....
하가다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사건들을 배경으로하여 500년의 시간을 집약해놓은 이야기엔 작가의 상상력과 지식이 총망라된듯 책의 두께감만큼이나 사연많은 사람들의 삶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