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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와 코스모스>라는 제목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우주를 다룬 책을 책으로, 이보다 더 멋들어진 제목이 또 있을까. 혼돈과 질서, 우주를 이루는 두 축-이 두 단어를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도 아우라 같은 것이 풍겼다. 잘 모르는 사람은 어딘지 멋있어 보인다면서 눈길을 주고,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은 제목 센스가 탁월하다면서 첫인상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그런 분위기 말이다.
이 우주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다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점차 조금씩 더 많이, 더 멀리까지 추론할 수 있을 따름이다. 과학은 답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간명한 삽화다. 글로 설명하면 난해한 부분을 이미지로 구현하여 제시하는데, 이미지만 보아도 책 내용의 절반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내용도 잘 구현하고 있어, 심지어는 하다는 표현을 쓰고 싶어질 정도이다. 양자역학 챕터를 보았을 때는 놀랍다 못해 순간적으로 소름까지 돋았다. 나는 허탈한 기분까지 느꼈더랬다. '이건 다른 책에서 보았을 때는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결국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그게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도 있는 개념이었단 말이야....?'
묵직한 책 디자인 때문에 어딘지 부담스러운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몇 장만 읽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주를 다루는 물리학을, 더없이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읽다 보면 어느새 저절로 이해하게 되어 있다,
어떤 것을 할머니가 알아듣게 설명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것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어려운 공식이나 난해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개념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이라는 의미겠지. 더불어 쉽게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위대한 위업이나 발견의 끝자락에 있다는 말도 될 터이고.
이 책에서 난해한 용어나 공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아예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하기야 웬만한 공식보다 도판이 훨씬 더 우주 학설을 잘 설명해주고 있으니, 굳이 공식을 집어넣을 이유도 없었겠지만 말이다.
누가 이 책에 대한 소감이나 총평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달라면,난 이렇게 말할 것이다. 평이한 단어로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그림 한 장으로 글 수십 장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