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더 이상 '담다디'를 부르던 깜찍발랄하던 소녀가 아니었다. 한동안의 부재기간동안 그녀는 부쩍 성숙해서 돌아왔다. 새롭고 깊어진 음악을 가지고...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점수가 짠 편인 나는 단번에 그녀를 내 단골 음악 메뉴에 올려놓았다. 음악의 질은 음악가에 대한 선호를 바꾸어 놓는다.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단번에 바뀌었다. 그녀가 가지고 온 놀라운 음악때문이었다. 음악인은 음악으로 승부를 하지 않는가. 그녀는 긴 침묵끝에 놀라운 음악을 가지고 왔고 나는 기꺼이 그녀가 선사하는 선물을 받아 들었다. 그녀가 이런 선물을 준다는 것은 내 삶에 찾아온 또 하나의 행복이었다. 좋은 것들, 진정 좋은 것들과 함께 하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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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공무도하가를 제외한 여러 음반이 들어있다. 하지만 내가 이 음반을
대표하는 공무도하가에 관심을 두게 된것은 고등학교 2학년 언어시간'제망매가'라
는 신라시대의 시를 배우면서 덤으로 심화 학습시간에 '공무도하가'도 배우게 된
것.......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참고정도만 해라 하고 가르쳐주신 시였지만 나는 근원
설화와 이 이상은씨의 노래에 푹욱 빠져서 3달동안 1곡 반복으로 이 노래만 듣고
다녔다.
근원설화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근원 설화를 잠시 언급하자면 조선진졸 곽리자
고가 강가에서 배를 닦고 있는데, 머리를 늘어뜨리고 호리병을 찬 백수광부 하나가
강을 건너려 했다. 아내가 좇아갔지만 광부는 빠져 죽고 말았다. 그러자 한탄하
던 그 아내는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른 뒤 자신도 빠져 죽었다. 곽리자고가
아내 여옥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여옥은 공후를 타며 그 노래를 불러 세
상에 전했다고 한다.
이상은씨의 음반은 마치 백수광부의 아내가 부르는 듯한 묘한 느낌을 주었다.
배경 지식을 높이려고 들었던 음반이....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곡이 되어버릴지
는 몰랐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이상하다고 한다....
하지만 다들 근원 설화를 제대로 음미하지 않았거나 이상은씨의 음악을 제대로 음
미하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 입술이 움직이면서 성대의 울림이 세상으로 전해
질 때 그 소리는 여성의 목소리같기도 하고 남성의 목소리 같기도한 중성의 목소리
로 너무 슬퍼 목이 잠긴 듯한 신이한 힘을 가졌다.....
특히 '아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 님을 어이할꼬..'라는 부분은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어이할꼬...'하고 빼는 부분은
백수광부 아내 심정이 듬뿍 묻어난다.
듣고 있으면 나도 지금 강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세상
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타임머신인 것 같다. 못 들어보신 분은 꼭 들어보시길 권한
다.
하지만 주의사항이 있다. 꼭 근원 설화를 공부하고 아니 깊게 공부하고
들어보시길 권하다. (그렇지 않으면 근원설화와 그녀의 목소리를 폄하하는
누구와 같은 부류니까 말이다.)
내가 이 노래를 듣고 싶을 때는 비 내리는 날... 들뜬 기분을 내리고 깊게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기 전에 듣는다... 담다디로 성공했다고
우리집에 같이 사시는 삼촌이 말씀해 주셔서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 음악이 대중성
이 너무 묻어나는 흥행용 음악이었다면 이 '공무도하가'는 흥행보다는 그녀의
작품성을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음악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용한 시간을 가지기 전에 하나의 공후인이 되어보는 것은 어떠하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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