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그렇다. 아이비 리그 대학을 졸업한 대부분의 상류층 사람들이, 미국의 경제를 움켜쥐고 있다. 그들이 그런 대학에 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까? 우리가 서울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욱더 공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남들에게 존경과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며 승진을 거듭할 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류층에 속해 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어쨌든 그들이 그런 길을 걷는 것은 현대의 우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자아정체감이라든가 꿈을 찾지 못해 고뇌하는 것, 장래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자식의 인생 설계를 대신해 주는 부모의 강요와 그에 맞서는 자식들의 반항도 현재 우리 사회와 상충되는 공통점이다. 조용히 공부만 하고 규율을 지키며 로봇처럼 살수 있는 학생들만 견딜 수 있는 명문 고등학교 웰튼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쓴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 지금 우리가, 내가 질문하는 해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직 어리고 생각이 짧은 시기인 나지만, 건방지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현대의 교육방식을 비판하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60~70년대의 교육방식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지금처럼 부모님이 짜주신 극본으로 주연을 맡아서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쉬울지도 모른다. 비록 18년밖에 살지 못했지만 그 18년 동안 어느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해 주지 못했다. 가끔씩 정작 나에게 자유가 주어졌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앞날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 방향대로 나아간다는 것은 이 세상의 그 일보다 더 소중한 반면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서울 살 때 그렇게 부모님께서 공부를 심하게 시키지 않으셨는데도, 서울에서는 보통에 불과한 학습방식을 나는 벗어나고 싶어했다. 분명히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가 심하신 것도 아닌데, 그냥 잡히지 않는 자유가 그리웠고, 기성세대의 억압이 두려웠다. 그리고 지금도 혼자 힘이 미치지 않는 사회의 부조리한 제도와 관행의 무게에 질식해 버릴 것만 같다. 그런 점에서 나는 닐이 부럽다. 결국엔 이 모든 느낌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냈고 그것을 해냈으니까. 그렇지만 과연 닐이 그렇게 자살을 해야만 했을까? 아버지가 말하길, 차라리 아버지 말대로 의사가 된 다음에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 수도 있을텐데 너무 쉽게 자신의 생명을 버렸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과연 그 당시 나이의 아버지가 그렇게 하실 수 있으실 지는 의문이다. 그렇게 그가 죽으면서 모든 균형이 깨어져 버렸으니까... 차라리 아버지께 당당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키팅은 우리에게 그 짜여진 시나리오에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창조해 주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가 활동할 때가 아니었을까? 결국 소설에서 그는 그렇게 떠나야만 했다... 청소년 시절의 고뇌와 문제는 곧 우리 인간이 풀어 나가야만 하는 문제이면 평생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들... 지금 이 글을 읽으실 당신은 그 꿈을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만약 이루지 못했다면, 아직도 그 꿈을 기억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내 생각에는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꿈들은 아마 우리가 죽는 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한순간에 결정나는 삶이라면 살아갈 가치가 있을까? 올바른 길이란 남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시 많은 길들 중에서 다시 하나의 길을 창조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길이 어둡지 않아야 하겠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고,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였다. 뭐... 확실히 너무 빨리 보았거나 읽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좀더 커서 생각을 더 깊이, 더 많이 할 수 있을 때 읽었어야 했는데... 사실 아직 말할 얘기들도 많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사귈 수 있었던 녹스나, 후반에 결국 키팅에 대한 모든 것들을 이상한 것들까지 덧붙여서 말하면서 남에게 아첨이나 하면서 비열하게 살아가는 카메론이나, 키팅에 의해 자신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항상 공부를 잘 해야지만 인정해주고, 공부만을 바라시는 부모님께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었고, 옳지 않지만 반항하기 힘든 일을 이겨낸 토드... 이 모든 아이들이 실존한다면 이 소설속의 아이들이 과연 어떤 길을 걷고 있을지 궁금하다. 밝은 길일까? 어두운 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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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경기와 미선이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그 때, 나는 입시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느껴보고 있었다. 중학교까지 별다른 시험이 없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고등학교 때는 사정이 달랐다. 평준화 1세대로 연합고사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정원의 딱 한 명이 넘쳐서. 그런데 연합고사를 치기 얼마 전, 어느 학교에서 나와 동갑인 아이가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나는 연합고사도 치지 않고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런 내게 한 달에 한 번 치는 교육청 주관 및 사설학원 주간 모의고사와 야간 자율학습, 밤 12시가 넘도록 계속되던 학원 및 독서실 생활은 결코 즐겁지 못했다. 가끔 친구들과 자율학습을 빼먹고 영화를 보러 가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할 때 말고는 내 고3 생활에서 추억은 하나도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때는 추억을 만들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3이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과 각 과목 담당 선생님들, 그리고 부모님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마치 그게 전부인 것처럼.
웰튼 아카데미와 학생들, 그리고 키팅 선생
1950년대 미국의 웰튼 아카데미도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은 입학하기 전에 과외를 받아 예습을 했고,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부족한 공부를 하기도 했다. 입학식 이후에는 필수적으로 놀란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했고, 수업 이외의 클럽활동도 교장이 지명한 대로 해야만 했다.
이렇게 학생들이 말 그대로 '공부벌레'가 되어 가고 있을 때, 이 학교의 학부모가 된 사람들은 정말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왜냐하면 이 학교는 아이비리그에 학생 중 75% 이상을 진학시키는, 말 그대로 '좋은 대학 보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웰튼 아카데미에 모인 학생들 역시 현재 우리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이성친구를 포함한 매사에 호기심이 가득했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걸 하고 싶은 것도, 그러면서도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말겠다는 부모의 욕심과 학교의 기대치 속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 역시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교인 이 학교에 부임한 신임 영어 교사 키팅은 매일 시험을 쳐서 점수를 매기고, 딱딱한 수업방식을 고수하는 다른 교사들과 달랐다. 수업 첫 날, 그래프를 그려서 시의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글을 찢어버리라고 하질 않나, 획일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운동장에 여러 학생들을 세워 걸어보게 하질 않나, 시험을 치면서 여자들의 사진을 슬라이드로 비추질 않나.
학내의 여느 교사들과는 다른 키팅의 수업방식에 학생들은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이런 키팅의 인간적인 면에 학생들은 마음을 연다. 그가 학교를 떠날 때에는 반 전체가 쓸쓸히 나가는 그를 환송하며 책상 위에 서서 이렇게 외친다. 그가 듣고 싶어했고, 어느 순간 학생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던 그 말을.
'선장님, 나의 선장님!'
<죽은 시인의 사회>,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음에 빠져들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즐거워할 때는 함께 즐거워할 수 있었고, 그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할 때에는 함께 아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알던 키팅의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선생님이 있었다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헤매고 있을 때 함께 길을 찾아주었던 선생님이 있었다면.
또한 책을 읽으며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는 나의 모습이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본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주위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꼭 나와 비슷하다.
그러면서 두려워지기도 한다. 책 곳곳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통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부모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게 되면, 나도 똑같이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려고 하진 않을까.
시대를 넘어 지금 들리는 메시지, '오늘을 즐겨라'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지만, 이 책은 이런 생각들 사이로 나에게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키팅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바로 그 한 마디. 삶의 목표와 목적을 잃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던져주는 한 마디.
'오늘을 즐겨라(Carpe diem)'
지나간 것들이나 다가올 것들에만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기대치에 얽매여 사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즐기며 가치 있게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 내가 살아야 할 삶이리라. 그리고 저자인 톰 슐만이 키팅의 입을 통하여서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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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영화 장면이 오버랩 되다.
지난번 어떤 글에서 밝힌 바 있듯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 덕에 요즘 교육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색인듯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다가 문득, 이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으면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조금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미 영화로는 한 번 접해보았고 게다게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미 내용을 훤히 알고 있지만,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들었다. 중요한 장면들 마다는 영화 속 장면이 겹쳐지며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러다 문득 키팅 선생님에게 생각이 멎었다. 영화 속에서는 로빈 윌리엄스가 키팅 선생님 역을 맡은 까닭에 나는 키팅 선생님을 중년 남성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키 작고 배 나오고 온화한 인상의 옆집 아저씨 같은) 책을 보면서는 좀 다른 이미지를 그리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키팅은 30대에 명문 웰튼 고등학교 우수 졸업, 옥스퍼드 진학, 성적우수자에게 주어지는 로즈 장학금을 수혜한 수재 중의 수재였다. 이런 면에서 뭔가 마른 몸매에 총명한 눈을 가진 수재의 모습이 연상되나, 그는 정형화된 틀을 깬 기상천외한 수업을 보여주고 괴팍한 웃음을 날리기도 하는 등 괴짜같은 모습도 가지고 있었다. 로빈 윌리엄스 외에 다른 배우가 키팅역을 맡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책 속의 키팅의 이미지를 완벽히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누굴까? 난 맷 데이먼이 생각났다. 다분히, 그가 실제 수재라는 것과 내가 아는 영화배우가 많지 않다는 배경에서 내려진 단순한 선택이다.ㅎㅎ
인생의 선배, 그러나 괴짜 키팅선생님
아무튼, 키팅 선생님은 정말 놀라운 선생님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웰튼 고등학교는 1960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고등학교의 모든 교육과정은 대학, 특히 명문대학 입시에 맞춰 흘러 간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명문' 이라는 수식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른 어떤 학교 보다도 학생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다는 것이 다를 수 있겠다.
그런 학교의 분위기 속에서 더구나 그 자신이 우수학생, 모범학생이었던 전적(?)을 가진자로서 그는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던져버리고, 새로운 수업을 진행해 나간다. 그의 수업의 주제는 오로지 하나,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겨라!) 이다.
즉, 다시 말하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 그러므로 진정 살아 숨쉬는 삶을 살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정원으로 불러모아 4명이 함께 원을 그리며 돌게하고 주위에서 손뼉으로 박자를 맞춰 줌으로써 그들의 걸음걸이, 자세, 보폭이 동일해 지는 실험을 벌임으로써 획일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정말 교육은 힘든 것 입니다!
아아, 교육은 결단코 쉬운 것이 아니다. 키팅의 가르침은 분명,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값지고 본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고 어떤 가르침은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소지도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소위 학교에서 문제 행동이라 분류되는 행동을 하거나, 아니면 단지 명문대학 진학과 전문직 획득이라는 획일하된 교육체제 하서는 눈살이 찌뿌려질만한 사건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소설 속 닐의 죽음처럼.
임용에 합격하기도 전에 이미 내가 획일화되고 관료주의적인 교육체계에 물들어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예비)교사로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현실적으로 대입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는 것이 목표인 학교라는 조직하의 일개 구성원으로서 솔직히 겁이 난다. 내가 이 작품속의 키팅 선생님처럼 삶의 정수를 가르치는 진짜 교사가 될 수 있을까. 내 가르침이 학생들로 하여금 기존의 교육체계에 반하게 하여 내가 책임져야만 하는 사태가 오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교육은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성숙자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인데, 하물며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은 불안정함을 많이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그리고 만약, 흔히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바람직한 방향'이 사실은 잘못된 것이라면 (예를들어, 학생들을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 등) 교육 최일선에 서 있는 교사로서, 그를 바로잡기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미숙하나마 교직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나는 아직 확실한 교육관도, 교육기술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끊임없이 나를 갈고 닦아 보다 나 자신이 보다 성숙한 인격체가 되는 한편, 진정한 교사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부지런히 나를 채찍질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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