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말하자면 월야환담은 여타의 흡혈귀물과는 다르다. 여타의 흡혈귀물은 대부분 세 유형이다. 흡혈귀를 악하디 악한, 존재로 묘사하고 흡혈귀를 죽이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니면 그 반대다. 선한 마음을 가진 흡혈귀를 주인공으로 해서 진행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것도 아니면 선과 악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그것은 현대의 흡혈귀 물에서 많이 나타나는 성향이다. 하지만 월야환담은 아니다. 흡혈귀=악의 논리이지만 그 논리를 감추기 위해서 여러가지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흡혈귀가 선한 성향을 가진 대표적인 예가 진마 정야와 창영, 창운 등의 경우다. 하지만 악당으로 등장하는 흡혈귀, 또 이번에 흡혈귀가 된 사혁의 경우는 악의 극. 그야말로, 상극을 이루는 관계다. 또한 진마 팬텀과 테트라 아낙스의 당주, 헤카테, 베놈 등의 경우는 대단한 부자다. 하지만 이에 반해 레트 거닙 등은 가난하다. 이러한 관계는 독자가 흡혈귀를 섣불리 악이다, 선이다라고 판단할 수 없게 한다. 이러한 소설속의 구도들로, 흡혈귀=악 이라는 명제를 가리고 있다. 하지만 흡혈귀가 악이라는 명제는 소설의 전체를 꿰뚫고 지나가는 핵심적인 명제다. 어떠한 선한 마음을 가졌더라도, 어떠한 성향을 지니고 있고, 재산을 얼마를 가지고 있든 간에 흡혈귀는 악이다. 이것은 작중의 주인공 세건과 그의 스승격인 실베스테르가 어떤 흡혈귀라도 가리지 않고 죽이는 것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세건과 실베스테르가 주동인물이라면, 그들의 의지에 반하는 모든 흡혈귀들은 반동인물인 것이다. 흡혈귀는 인간의 피로 목숨을 연명해가는 자들. 월야환담의 인물 실베스테르의 말을 빌어 "살아있는자의 시간을 훔쳐먹는 쥐새끼"인 것이다. 이번 6권에서는 유다의 죽음으로 인해서 그러한 작품의 성향은 더 드러난다. 몸에 강력한 흡혈귀를 봉하는 형벌을 받은 채, 흡혈귀를 사냥하는 전 성당기사단의 일원. 비록 금지된 비술로 인해 마물이 되었으나 인간의 피는 먹지 않고, 오직 흡혈귀만을 사냥해서 그 피를 먹는 "고결한 영혼"을 가진 흡혈귀이다. 하지만 실베스테르나 세건이나 그를 처치하겠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실베스테르와 세건의 공격을 받아 허약 해진 유다는 여러 흡혈귀와 실베스테르의 협공을 받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이 싸움의 결과가 흥미있는데, 결국 유다는 사혁에게 "먹힌다." 사혁이 또다른 흡혈귀가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흡혈귀보다도 더한 악"으로써 흡혈귀의 정체성을 혼란시키던 사혁이라는 존재는 흡혈귀가 되고, 결국 작 중 "최대의 악"은 흡혈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흡혈귀=악 의 명제를 성립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요컨데, 흡혈귀=악 이라는 명제는 절대적이고 어떠한 조건이 붙더라도 거스를 수 없는 명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 세건의 변화도 흥미롭다. 1권에서는 단지 모터 사이클 선수가 꿈인 학생에서, 가족을 모두 잃는 참변을 겪는다. 여기서 세건이 흡혈귀 사냥꾼이 되는 것은 결국, 사촌누나 "한세진" 때문이다. 인간관계가 협소한 편인 세건. 작중에서 드러난 그의 인간관계는 매우 좁다. 가족과 친척을 제외하면, 학교에서도 그다지 인간관계가 넓지 않다. 하다못해 친구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폭주족과 인간관계가 있으나 그것은 그렇게 가깝지 않다. 결국, 사촌누나의 말을 듣고, 그에 실망해, 흡혈귀 사냥꾼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세건은 흡혈귀 사냥을 해가면서 여러 흡혈귀들을 보게 되고, 흡혈귀=악 의 명제에 대한 혼란을 겪게 된다. 또한 그러한 일이 계속 거듭될 수록 흡혈귀 사냥의 최초 동기 마저 희미해진다. 하지만 그런 그를 지탱하는 것은 흡혈귀에 대한 극심한 증오와 그의 살육에 대한 욕망이다. 피로 자신의 영혼을 벼리고 또 벼리어 날카롭게 만들면서 그를 극복하는 것이다. 또한 6권에서 자신을 교화시키려는 목사를 비웃음으로써 세건은 거의 완전한 가치관을 확립하게 된다. 이제 월야환담의 이야기는 슬슬 결말이 보이려고 하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지금까지 본 판타지 소설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이다. |
| '비상하는 매'에서부터 홍정훈님의 독특한 글이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세상을 향한 주인공들의 시니컬한 시선도 그렇고 판타지에서는 보기힘든 진지한 이야기들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더 로그'는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일권을 조금 보다가 보지 않았죠. 그리고 님에 대해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월야환담 채월야'를 보게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흡혈귀가 나온다고 하기에, 그리고 홍정훈님이 사실 '비상하는 매'이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하기에 망설임없이 보게 되었죠. 그 동안의 소설이 독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면 이번 소설은 작가님이 정말 쓰고 싶었던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결론은 저로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비상하는 매'보다 더 나아진 문체와 내용이 정말 절 몰입하게 했습니다. 며칠전에 7권이 나왔는데 완결편이더군요. 예스24에 오르면 바로 신청해서 사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소설이 매니아적이라서인지 서점에 가보면 거의 없거나 있어도 1,2권 정도밖에 없더군요. 이제 세건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쓰신다더군요. '월야환담 창월야'던가? 아무튼 그것도 기대됩니다. 사실 6권을 지난달에 사놓고 바빠서 아직 읽지 못했는데 얼른 읽어야 겠습니다.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세건이 흡혈귀가 되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순수를 증명하는 것이겠죠? 완결을 보고나도 한참을 세건과 실베스테르가 생각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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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다 읽어내고 마지막 2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제 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우리의 차세대 진마 사냥꾼은 그들이 가진 부와 권력의 증거인 한 빌딩을 공격한다. 이것으로 흡혈귀 세계와 인간 세계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심지어 신부까지도 그 담대함에 놀랐으니 다른 사람은 오죽 했겠는가. 서로에게 난사하는 빌딩에서 만난 흡혈귀는 도망을 가거나(결국 죽는다.) 정신을 놓아버린 듯 웃기까지 한다. 처음부터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 와중에 만난 진마 팬텀은 귀여웠다. 이런 소소한 유머가 곳곳에 있어서 어두운 분위기를 가끔씩 덜어준다.
(5권 241쪽 참고) 차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난 뒤에 만나서는, “하나만 묻자.” “뭐지?” “아까 전에 나 제끼고 그냥 갔을 때 속으로 아차 했지?” “…….”
“그럴 리가. 너는 나를 뭐로 보는 거냐?” “푼수 흡혈귀.”
이 말 듣고 ‘푼수 흡혈귀’는 아무도 없는지 주위를 둘러본 후에 세건을 한 대 때렸다.
두 사람 다 은근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마지막에 결국에는 흡혈귀가 되고, 신부와 대면하게 된다. 흡혈귀를 죽이기 전에 하는 말, “울어봐. 눈물이 네 순수를 증명할 것이다!”를 배우처럼 멋지게 읊은 후에 처리하려고 하는데 흐르는 눈물. 원래 흡혈귀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데 그것이 깨진 거다. 사실 그건 눈물샘에 있던 게 흘러나온 거였지만. 그래도 신부는 그를 죽이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때 카페 주인이 나와서 실험을 하겠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녀를 ‘마스터’라고 부르면서 그는 살아있었다. 그리고 다음 시리즈에서도 자주 등장한단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