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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에 제인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그 친구와 함께 오만과편견, 비커밍제인 같은 영화를 같이 보러 다녔다. 뭔가 지금 세계와는 동떨어진 근대 영국문화를 배경으로 한 그 영화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필두로 하여 그녀의 사랑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로 나 역시도 제인오스틴에 매료되어 그녀의 소설들을 읽어봤고 그러던 중 연두색 표지가 매력적인 [설득]을 만났다. 이 작품은 제인 오스틴이 죽기 2년전부터 집필하여 사후에 출간된 책이다. 그녀가 불혹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의 생이 이 소설에 녹아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책은 친절하게 처음부터 제인오스틴의 간략한 생애와 작품 해설이 먼저 실려있었다. 그러나 해설은 먼저 읽게 되면 작품을 읽을 때 일종의 편견 같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읽지 않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읽었다. 앤 엘리엇, 사려 깊고 다정하며 교양 있는 여주인공이 첫사랑에 실패하고 정말 말그대로 가을날 낙엽같이 쓸쓸히 자신의 처지와 회환에 잠겨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언니는 자신들의 가문에 대한 만족과 사치로 살아가다 자금난에 시달려 살고 있던 저택을 내놓고 바스라는 곳으로 떠나게 된다. 그러나 앤은 철없는 동생 메리의 부탁으로 그녀 곁에 머물려 과거에 놓쳤던 첫사랑 웬트워스대령과 재회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책은 전형적인 로맨스소설이다. 사랑했던 연인과의 재회와 다시 뛰기 시작한 그녀의 마음까지 섬세한 표현들로 마치 나 역시 앤이 되어 마음 졸이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묘사가 책의 재미를 더 높여주고 있다. 가족들과 주변의 설득에 못 이겨 사랑을 떠나보내고 후회하던 한 여자가 본인의 의지로 성숙된 마음으로 다시 그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 있었다. 해설에 내용처럼 지금까지 다른 소설들에 비해 그 발랄함과 생기보다는 뭔가 더 성숙하고 완숙한 느낌의 주인공이고 내용이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제인오스틴의 그 어떤 소설보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층 더 그녀의 작품들에 대하여 애정이 생겨났다. 시대를 볼 줄 아는 여인 그리고 그것을 그려낼 줄 알았던 매력적인 작가가 더 많은 작품으로 나를 즐겁게 해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간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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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제인 오스틴 지만지(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 이번 주는 지식을 만드는 지식(지만지) 출판사, 제인 오스틴의 ‘설득’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게 된 동기를 솔직히 고백 하자면 처음에는 ‘오만과 편견’이란 책의 유명세에 얼결에 읽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이 단순하다는 것은 이래서 그런 듯싶습니다. 어찌 되었든 한동안 책에 거리를 두고 살다 보니 책상에 앉는 것도, 메모하는 것도 영 불편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좋은 책은 역시 몰입이 다르다는 것, 고전은 살이 되고 피가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Classic’은 역시 ‘Classic’이고 명품은 역시 명품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족한 말주변에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지만 독서 후기를 말하자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크게 난해하고 어렵지 않다는 점이란 것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고전과는 친하지 않아 책상에 앉아 초록색 친환경 표지와 흔하디 흔한 삽화 하나 들어가지 않은 책을 주시하며 긴장 아닌 긴장을 했었지만 ‘유물론’’다원주의’ 뭐 그런 추상적 관념적인 주제나 선문답과 같은 문체가 아닌 사랑 이야기, 로맨스입니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이 책이 200년 동안 세계의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는 이유가 단순히 로맨스이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은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동시에 18C 시대 상황(여자의 지위와 귀족의 신분, 사회의 의식)등이 담겨 있으며 가장 중요한 ‘설득’이 무엇인지(정확하게는 설득의 주체와 객체, 상황, 그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 궁극적인 설득의 지향 점 등등)이 담겨 있습니다. 두 번째는 원문의 50% 정도를 발췌하였기에 책의 분량이 적었음에도, 제 생각에는 95점 정도를 줄 수 있을 정도로 깔끔했다는 생각입니다. 95점을 준 이유는 계속적인 무의미한 반복보다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모아놓는 시도는 고전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저와 같은 독자들에게 호감이었기 때문이었지만 반면 어쩔 수 없는 점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무난하게 이야기는 전개되지만 책의 후반부 아주 약간은 앤의 감정이 전과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에 나중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지만지 - 클레식을 읽어야겠습니다. 끝으로 책의 저자는 대단한 이야기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유를 통해 사고의 결산 물을 전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데 어찌 보면 평범한 로맨스 안에 ‘설득이란 무엇인가?’ 를 녹여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대단하다는 존경을 보내며 이상으로 독서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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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설득, 로맨티스트 앤의 이야기
제인 오스틴. 그녀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세계적인 여류작가가 되었다. 특히나 여성들의 섬세함에서 강인하고 자유분방한 면모들을 깊이 파헤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그녀가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은 단 6편뿐이다. 그는 '제이나이트'(제인 오스틴의 팬들) 부류를 만들기도 하였다. 그런 그의 작품이 당대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20세기에 들어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새롭게 리메이크 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이 되었다. 그래서 나도 유일하게 <오만과 편견>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작품은 '지식을 만드는 지식'이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고전선집의 <설득>이란 작품이다. 그녀의 6번째 작품 중에 마지막이라고 한다. 사실 다른 작품보다도 이 책의 제목이 이끌렸었다. 설득이라는 말이 전형적으로 고전적 느낌을 풍기면서도 간결하고 깨끗하며 절제미가 돋보였다. 요즘 나오는 작품들에서는 오히려 이런 고전미가 풍기는 제목을 찾기가 더 어려운데 말이다. 그래서 이제껏 몸에 베인 현대소설의 감을 살포시 놓고, 딱 유럽의 고전시대로 넘어가보기로 했다.
서머싯 주에 자리 잡은 켈린치 홀의 주인 월터 엘리엣 경은 신분 차이에 민감하고 허영스러운 인물이다. 그에게는 3명의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와 꼭 닮아버린 첫째 엘리자베스, 우리의 주인공이며 로맨스 적 가치를 꿈꾸며 전통적 사회 풍습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 둘째 앤 엘리엇, 그리고 항상 병이 있다고 상상하는 셋째 메리이다. 앤은 아버지와 언니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사랑했던 남자인 프레데릭과 약혼을 하였지만 철석같이 자기편이라고 믿었던 돌아가신 엄마의 친구 레이디 러쎌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헤어진다. 지금이야 웬만한 부잣집이 아니고서는 이런 일이 드물지만, 당시의 여성들은 사랑보다는 명예, 로맨스보다는 가족이 중요할 때가 아니던가. 하물며 제인 오스틴의 또 다른 작품인 <센스 엔 센서빌리티>, <오만과 편견>도 그렇다. 시대에 굴복하지 않은 여성들은 '결혼'이라는 울타리에서 사회와 개인의 중심 잣대를 두고 심각해져버린다. 그래서 그들이 오히려 더 빛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앤에게도 희망은 있었나보다. (앤이라고 하니 자꾸 빨강머리 앤이 떠올랐다) 생각 없는 아버지 덕분에 집을 팔게 되었는데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바로 프레데릭의 매형이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지 않은가. 가족들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던 앤에게는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그래서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 앤 엘리엇은 얼마나 웅변적으로 열변을 토하고 싶었을까! "
확실히 고전 소설이라서 현대 소설과는 읽는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처음부터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에 대해서 줄줄이 설명하는가 하면 언제 설명했느냐는 듯 빠른 서사성이 돋보인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을 놓칠 수 가 없었다. 그런 반면에 저자의 서술이 상당한 감정이입이 될 수 있도록 자세하고 상세했다. 직설적이며 절대적 주인공의 내면에 포진되어 있다. 그래서 철저히 나도 앤이 되고야 말았다. <설득>이 1995년도에 영화화 되었던데, 아직 보지 못해서 몹시도 궁금해졌다. 충분히 영화라는 매체에서 표현해도 아름다웠을 것 같다. 즐거운 고전 읽기의 즐거움 덕분에, 다른 고전 책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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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고 감명깊게 본지라 신청을 했던 책이다. 오만과 편견은 하도 많이 들어봐서 찾았었고 그리고 흥미로운 재미에 빠져 흥미롭게 보았던것 같다. 워낙에 스토리가 탄탄하고 주인공의 사랑을 찾아가는 행로가 흥미로왔기에 그렇게 여러 많은 사람들을 붙잡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책도 오만과 편견처럼 러브스토리다. 그런데 베스트가 되었던 오만과편견 보다는 흥미적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 듯 싶다. 또 어저면 베스트가 되었던 오만과 편견을 따라 작품을 그리고자 했던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엔 소설속으로 그저 흥미롭게 끌려가기 보담 약간은 청소년기에 읽던 청춘소설을 대하는 듯 싶어 읽으면서도 조금은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앤 엘리엇 은 19살 풋풋한 나이에 첫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려햇지만 주위의 권고로 생각을 접고 8년여의 시간을 홀로 지낸다. 중간에 워낙에 미모도 출중하고 비범하고 지혜로운 면이 많은 매력적인 여인이라 청혼도 받지만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에 거절을 하고 혼자지내 27살이 되어서도 결혼을 못하고 노처녀로 살아간다. 그런데 우연찮게 옛 시절 사랑했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사랑을 멀리했던 그 첫 사랑과 다시 해후하게 되는데 더 멋진 모습으로 변해서 돌아온 첫사랑 웬트워스 대령앞에서 다시금 타오르는 사랑을 알지만 차마 선듯 자신의 과거의 실수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가 점점 더 친밀해지는 관계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다가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일상적인 파티하고 만나고 이동하는 자잘한 생활을 나열을 하여 18세기 그 옛적에 상류층의 생활상이 잘 드러난다. 그 모습들은 사람들은 살아가는 건 지금이나 그 때나 같을진대 그 시절의 상류사회속 사람들의 생각들은 현대인에 비해 참 단순하지 않았나 싶다. 좋은 가문, 좋은 베필, 멋진 파티. 사교모임, 하루하루 일상들이 사람들과의 교재만으로 가득채워지는 모습이 웃음이 나게 한다.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와 주위 사람들의 의식들을 묘사해가는 것들, 일상의 흘러감, 전체적인 모든 내용이 현대작가들의 책을 읽다가 이 책을 보니까 너무 단순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청소년을 위한 청춘 소설을 읽는 느낌이 딱 맞다고 할 수 있겠다.
제인 오스틴이 [오만과 편견]을 젊은 시절 썼고 이 [설득] 은 40세때에 썼다는데 그간에도 여러 작품들을 썼지만 기본 글쓰는 방식이나 사고방식은 변하지 않은 듯 싶다. 흥미있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작품속에 녹아드는 철학적 감수성이 밀도있게 더 깊이있게 들어갔다면 정말 좋지 않았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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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어본적이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책이 재미있다고 추천을 할때마다 그냥 지나쳤던게 나였다.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책이 나에게는 끌어당기는 그 무언가가 없었던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이 책 역시 그녀의 이름만 보고 그냥 지나칠 뻔했었다. 하지만 제목을 보는 순간, 왠지 이 책이라면 내가 그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듯 싶었다. 설득(Persuasion)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하는 것'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정말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나를 설득하는 위해 어떠한 힘을 발휘할지 궁금했다.
주인공 앤 엘리엇은 준남작이라는 사회적 신분과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아버지 월터와 언니 엘리자베스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매사에 자신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며 살아가는 그녀는 19세라는 나이에 사랑하는 남자 웬트워스와 약혼을 했지만 가족들과 레이디 러셀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해 결국 파혼을 하고 만다. 그로부터 7년 후 사랑하는 남자 웬트워스 대령과 다시 재회를 함으로써 앤은 자신의 감정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결국엔 그녀를 반대했던 사람들의 호의를 이끌어내어 결혼까지 하게된다.
이 책의 줄거리를 보면 보통의 로맨스 소설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앤의 내면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앤과 웬트워스의 사랑만을 소재로 그려낸게 작가의 의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작가는 앤의 시선으로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진다고 믿는 여자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내뱉고 싶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녀 역시 앤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가 말하고자 했던 진정한 의미의 로맨스는 운명으로 맺어지기 보다는 아마도 두사람의 강한 마음과 믿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설득>은 제인 오스틴에게 푹~ 빠지게 해줄만큼 인상적인 책이었다. 비록 그녀의 여섯작품 중 제일 마지막 작품을 먼저 보게된 점이 조금은 걸리지만, 왜냐하면 그녀의 첫 작품부터 순서대로 봤다면 그녀의 작품 스타일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알수 있을거 같아서 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이 나의 시작을 연결해주었으니 이 또한 내게는 의미있게 느껴졌다. 게다가 시중에 여러 번역가로 부터 번역되어 나와있는 그녀의 책을 비교하며 읽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거 같다.
* 오탈자 발견 p.179 열여섯번째줄 하만 →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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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잘 되어 있다는 리뷰를 읽고 책을 샀더니 발췌본이네요. 50%정도를 발췌한 거라네요. 완전 짜증납니다. 책 소개에 발췌본이라는 내용이 있었어야죠.
책의 내용은, 예전에 이미 읽어서 알고 있는데 재미있습니다. 긴 완역본이 아니라 짤막하게 한 권을 읽고 싶으신 분은 읽으셔도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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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문학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인 문학을 물으면 '19세기 러시아 문학'이라고 대답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학의 분위기를 속 시원히 말할 수 없었다. 장르를 나눈다는 것도 경계가 모호했을 뿐더러 좋아하는 분위기를 감지할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찾아보려는 노력도 해 보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지인과 나누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의 분위기를 설명하자 순문학을 좋아하는 거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 한마디에 내가 모호하게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했던 장르들의 갈림길이 정해지는 듯 했고, 좋아하는 분야를 뚜렷이 알게 되어 마음이 후련해졌다.
그 사실을 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만지 출판사에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갔다. 제인 오스틴의 명성에 대해서 익히 들었고, <오만과 편견>도 구입해 두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아 그의 소설에 대해 할 말은 많지 않다. 번역 된 6권의 소설 중 <설득>을 먼저 선택했다. 순전히 서정적이라는 설명 때문에 선택한 것인데 책을 읽는 내내 그 분위기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고, 순문학을 좋아한다는 개인적인 발견에 충족시켜 주는 소설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이 작품의 특징을 비교할 수 없었지만, 오히려 무(無)에서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스펀지에 물이 흡수되듯 내 안으로 흠뻑 들어왔다. 책의 분위기는 주인공 앤의 시선으로 담담하고 차분하게 써내려가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잊지 않았다.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도 크게 부각되기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서술되어 가는 분위기였다. 그 사실을 책의 초반부터 파악한 터라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력이 좋을 때 읽으면 무척 서정적이지만, 그 반대일 때는 겉돌기 십상인 소설이었다. 그래서 깊은 밤 사위가 고요할 때 책을 펼쳐 들었는데, 의외로 잘 읽히고 묘사에 푹 빠져 현실을 잊을 정도였다. 앤이 가족 안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처럼 나를 드러낼 필요 없이 관찰자의 입장에서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앤은 특별히 눈에 띠지 않는 존재였다.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여의고 허영심과 낭비벽이 가득한 아버지와 큰 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준남작이란 칭호에 무척 애달아했고, 언니 엘리자베스도 아버지와 만만치 않았다. 셋째 메리는 시집을 가서 다른 곳에서 살고 있었다. 허영심에 가득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이 살고 있던 켈린치 홀을 떠나야 했다. 지출이 너무 많아 빚더미에 앉게 될 위기에 처해 해군 제독에게야 집을 임대하고 그들은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앤은 바로 식구들을 따라가지 않고, 어머니의 친구이자 조언자인 레이디 러셀, 동생 메리네 집, 다시 켈린치로 돌아와 바스로 이동한다. 공간의 이동에 따라 앤의 내면도 사건도 모두 달라지는데, 처음에는 그런 흐름이 굴곡이 있었지만 특별한 목적 없이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설에서 이 소설은 로맨스라고 했기 때문에 앤의 내면에 초점을 더 맞춰가며 읽어 나갔다.
앤은 8년 전 앤트워스 대령과 약혼을 했다가 주변의 만류로 인해 파혼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앤의 내면은 많이 닫혀 있었고, 한 번의 청혼을 거절하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섬세한 만들어간다. 그런 그녀 앞에 앤트워스 대령이 다시 나타났는데, 다름 아닌 켈린치 홀로 들어온 해군 제독의 처남이었다. 앤트워스 대령은 한 번의 결혼을 하긴 했지만 다시 혼자가 되었고, 어느 정도의 부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런 앤트워스 대령이 등장했으니 딸을 둔 부모들과 젊은 처자들도 앤트워스 대령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실제로 두 자매 사이에서 앤트워스 대령은 갈팡질팡 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앤은 혼란스러웠다. 그와의 대면이 어색하고, 그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마음 저편에는 그에 대한 애정이 싹트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했다.
앤트워스 대령의 내면에 대해서 거의 드러나는 것이 없어 앤의 시선에 비춰진 그의 행동들로 추측할 수 있었다. 모호하고 우유부단해 보이는 그의 행동으로 앤은 8년 전 자신의 행동을 용서하지 않았음을 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남자들에 대해 질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 시원히 대화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앤이 공간 이동을 할 때마다 곁에 있거나 근거리에서 머물렀던 앤트워스 대령과 직접 대면했을 때, 앤트워스 대령이 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다시 돌아온 것이 앤 때문이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많은 심경의 변화 가운데서 앤트워스 대령에 대한 애정을 확신한 앤 또한 기꺼운 마음으로 대령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둘은 행복한 결혼을 앞두게 된다.
앤과 앤트워스 대령의 결합 과정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대부분 앤의 가족이나 친인척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서 앤은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앤의 노력으로 인해서가 아닌 현실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통해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깨어 나오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앤트워스 대령과의 파혼 이후로 쭉 그를 사랑했다고 볼 수 없지만, 자신이 사랑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자신과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해서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성숙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8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해도 어찌되었든 앤과 앤트워스 대령은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줄거리를 잡고 보면 그들의 사랑이 매우 구구절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앤트워스 대령이 이 책에서 앤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모습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다. 오히려 앤의 생각을 엿봄으로써 그 시대의 상황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더 많았다.
앤이 살고 있는 시대는 여성에게 치명적인 미래가 있는 모습이 짙었다. 결혼이야말로 여성의 종착지이며, 훌륭하고 넉넉한 가문으로 시집을 가는 것만이 성공한 모습으로 비춰지는(이렇게 적고 보니 현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여성들이 많은 사회활동을 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갖춰가지만, 결혼이 삶의 종착지로 비춰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결혼 자체로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의 부정적인 면을 보았을 때 드는 생각일 뿐이다.) 시대였다. 앤트워스 대령과의 결혼을 반대한 것도 그의 능력의 부족함 때문이었으니 앤이 그 경험으로 말미암아 자신 안에 갇혀 지낸 것도 어쩜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지만지 출판사에서 원본의 절반 분량으로 다시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책이 그다지 두껍지 않아서 좋아했었는데, 읽다보니 분량을 줄여서인지 곳곳에 흐름이 끊기고 어색한 부분들이 드러났다. 앤의 내면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지루하지도 않았기에 완역된 책을 찾아서 한 번 더 읽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이 내가 만난 제인 오스틴의 첫 작품이기에 다른 작품들은 어떨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오탈자
* 그녀를 일으켰지만 생기가 보이지 없었다. -> 않았다. <116쪽>
* 그렇지만 내가 엘리엇 씨에게 큰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하만 나를 그저 엘리엇 씨의 친척으로 생각해줘요. -> 다만 <17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