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가 끝나가는 가 했더니 가을 장마가 다시 왔다. 하늘은 원래 회색이었던 것 처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해를 가로막고 있다. 급한 비를 내릴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내릴 비를 준비하는 것 같지도 않다. 바람을 타고 비들이 조금씩 모여들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땅을 향해 뛰어내릴 것이다. 랑의 연주는 여름과 가을의 문턱에서 쌀쌀함을 느낄 때 마시는 따뜻한
여름 장마가 끝나가는 가 했더니 가을 장마가 다시 왔다. 하늘은 원래 회색이었던 것 처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해를 가로막고 있다. 급한 비를 내릴 준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내릴 비를 준비하는 것 같지도 않다. 바람을 타고 비들이 조금씩 모여들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땅을 향해 뛰어내릴 것이다.
랑의 연주는 여름과 가을의 문턱에서 쌀쌀함을 느낄 때 마시는 따뜻한 차한잔 같다. 문턱에 있는 연주...넘어갈 듯 말듯한 연주...따듯한 연주...
화려하지 않지만 화려함을 느낀다. 듣다보면 어느 새 음악만 듣고 있고 몰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피아노 소리의 울림은 공기를 타고 고막을 때린다.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지만 그 송곳은 무뎌서 상처주지는 못할 것이다. 아픈데 아프지 않다. 굳은 살이 생긴 곳만 찌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