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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은 환상으로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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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어온 윌리엄 아이리시의 작품들은 다 아동용이였다. 짧은 단편들이였고, 아동용이였지만, 굉장히 스릴 있고, 흡인력 있어서,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환상의 여자' 를 아껴두고 있다가 이제야 책을 들었다.   3대 추리소설중의 하나로 꼽힌다는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3대 추리소설 따위의 리스트에 연연하지도 않고, 공감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유명한 작가/작품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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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어온 윌리엄 아이리시의 작품들은 다 아동용이였다. 짧은 단편들이였고, 아동용이였지만, 굉장히 스릴 있고, 흡인력 있어서,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환상의 여자' 를 아껴두고 있다가 이제야 책을 들었다.

 

3대 추리소설중의 하나로 꼽힌다는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3대 추리소설 따위의 리스트에 연연하지도 않고, 공감하지도 않지만, 그렇게 유명한 작가/작품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다른 추리작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세가 덜하다고 생각되지만, ( 내 기준에서) 이 책 '환상의 여자'는 정말이지 대단하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 사형집행 전 150일 오후 6시', '사형집행전 150일 심야',... '사형집행전 91일',,, '사형집행전 5일'' ... 쭉쭉 나가서 ' 사형집행 다음 1일' 로 끝난다.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밤은 젊고 그도 젊었다. 그러나 밤의 공기는 달콤한데 그의 기분은 씁쓸했다. 핸더슨은 그날밤 한 여자를 만나서 이름도 배경도 묻지 않고 그날밤을 보내고 헤어지기로 한다. 돌아와보니 아내가 살해되어 있고, 그는 범인으로 지목되어 전기의자형을 받게 된다. 그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수 있는 그 여자는 그러나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는다. 그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환상의 여자'

 

사형집행일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핸더슨은 체념하지만, 그를 체포한 바제스 형사는 뒤늦게야 그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을꺼라 믿고, 증거를 찾기 시작한다. 죽을 날을 세고 있는 핸더슨을 돕는 사람은 서로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는 친구 잭 론버드, 그와 진심으로 사랑하는 젊은 여자 캐롤, 그리고 바제스 형사뿐이다.

 

다음줄이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책이다. 모든 장면이 다 그렇다. 아주 사소한 장면일지라도. 범인으로 지목된 주인공의 심리에 깊이 감정이입이 되어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길어진다. ( 오직 윌리엄 아이리시의 책을 읽을 때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

 

환상은 환상으로 남아야 한다. 깨지는 것은 '환상의 여인'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환상이 깨어질때, 참아왔던 숨이 긴 한숨으로 내쉬어졌다.

r*****n 2007.11.1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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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페이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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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취향과 성격에 따라 무수히 다른 평가가 내려지는 가히 설명불가의 컬트.... 작품으로서의 부가적요소인 주제의 진지함, 아니면 필수불가결과 옵션의 사잇점에 자리한 트릭의 기묘함 등.... 명작으로서의 필요조건을 전혀 갖추지 않았음에도 미스터리매니아들에게 읽혀지고 또 다시 읽혀지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러한 답을 너무도 묘한 방식으로 도출해준 시대를 초월한 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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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취향과 성격에 따라 무수히 다른 평가가 내려지는 가히 설명불가의 컬트.... 작품으로서의 부가적요소인 주제의 진지함, 아니면 필수불가결과 옵션의 사잇점에 자리한 트릭의 기묘함 등.... 명작으로서의 필요조건을 전혀 갖추지 않았음에도 미스터리매니아들에게 읽혀지고 또 다시 읽혀지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러한 답을 너무도 묘한 방식으로 도출해준 시대를 초월한 페이소스가 환상의 여인에겐 고스란히....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못하게 하는 서스펜스마저도 우울함과 가슴한쪽을 답답하고 애잔하게 만드는 고도의 테크닉.... DNA분석에서부터 CCTV,미디어등을 사용하는 오늘날에서의 기술로도 도저히 억누를수 없는 탁월한 설정은 감히 미스터리 역사의 가장 큰 획을 그은 작품이라해도 과언은 아닐듯.... 결국 오늘날의 우리가 미스터리에서 찾으려하는 모든 보상을 함축적으로 제시하는 이 작품은, 그 작품의 모든것이 함축되어있는 이 '환상의 여인'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그 영원불멸의 가치를 부여해야할듯....
l**********n 2004.10.1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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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등불같은 환상의 여인을 찾아......
"오렌지색 등불같은 환상의 여인을 찾아......" 내용보기
아내와 싸우고 주인공은 거리를 배회한다. 싸우고 난 뒤 그사람을 같은 집안에서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바에서 한 여인과 술을 한 잔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게 된 남자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여기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친구는 천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와
"오렌지색 등불같은 환상의 여인을 찾아......" 내용보기
아내와 싸우고 주인공은 거리를 배회한다. 싸우고 난 뒤 그사람을 같은 집안에서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바에서 한 여인과 술을 한 잔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게 된 남자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여기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친구는 천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와서 최선을 다해 도왔음은 물론이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줄 환상의 여인은 보이질 않고 사형집행일은 계속해서 다가온다. 조연급 인물로 또 다른 여인이 등장하는데 이사람의 집요함도 걸작이다. 무언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며칠이고 미행을 하는 끈기와 통찰력은 보통사람 탐정의 본보기가 되어준다. 또 다른 악당아닌 악당으로 등장하는 경찰도 나름대로 매력있다. '당신에게는 당신의 범죄를 부인해 줄 증거가 부족하다.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당신을 믿는다.'라니. 인간적이지 않은가.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힘은 작가의 매력적인 글 솜씨일 것이다. 도저히 환상의 여인이 궁금하지 않고서는 못배기게 만드는 솜씨말이다. 독자들도 환상의 여인 뒤를 쫒지만 쉽게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환상의 여인의 정체이다. 전체적으로 탄탄하게 이끌어가던 긴장감이 정체를 밝히는 부분에서 맥빠지게 되었다고 할까. 나라면 환상의 여인의 정체를 무엇으로 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아이리쉬만한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 다른 설정을 매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덧붙여 한마디, 아이리쉬, 상당한 미남이다. ^^;; 우리나라에 소개된 소설이 몇 안되는 작가지만 많은 걸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추리붐을 타고 아이리쉬의 다른 소설을 번역해줄 출판사가 있기를 빈다.
r*****k 2003.12.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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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한편의 흑백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
"잘 만들어진 한편의 흑백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 내용보기
2주일전에 엘러리 퀸의 을 읽고 이어서 손에 잡게된 윌리엄 아이리시의 ... 세계 3대 추리소설중에 2개에 해당되는 소설들을 연이어 읽다보니 앞으로 다른 추리소설을 읽어도 왠지 시시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 정도로 소문난 잔치에는 기대이상으로 먹을게 굉장히 많더군요. 이 최고의 추리소설답게 논리적인 구성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 는 소설속 장면 하나하나
"잘 만들어진 한편의 흑백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 내용보기
2주일전에 엘러리 퀸의 을 읽고 이어서 손에 잡게된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자> ... 세계 3대 추리소설중에 2개에 해당되는 소설들을 연이어 읽다보니 앞으로 다른 추리소설을 읽어도 왠지 시시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 정도로 소문난 잔치에는 기대이상으로 먹을게 굉장히 많더군요. 이 최고의 추리소설답게 논리적인 구성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 <환상의 여자>는 소설속 장면 하나하나를 묘사하는 표현력이 혀를 내두를정도로 훌륭합니다. 마치 한편의 흑백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하니까요. 흑백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도 히치콕이 혹시 아이리시의 열렬한 팬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본 어떤 소설에서도 이처럼 생생한 표현력을 통해 독자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몸을 떨게하는 스릴을 주는 소설은 없었다고 자신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논리적인 부분에서는 약간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아 있어요. 이 소설의 제목이 <환상의 여자(Phantom Lady)> 인 만큼 환상속의 그 여인이 결국엔 그 실체를 드러내리라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그 여인이 소설의 결말을 짓는데 결코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또 그 실체 또한 너무나 담담하게 드러날때 많이 실망했습니다. 이 모든 살인극이 단지 한 개인의 조작에 의해 일어났다는것도 너무 억지였고요, 그 살인자에게 가끔씩 따른 행운들 또한 짜맞추기라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훌륭한 이유는 추리의 논리적 비약을 뛰어넘은 천재적인 스릴을 제공한다는 점이겠죠. 챕터 제목들이 주인공의 사형일을 기준으로 날짜수가 카운트다운되어 표기되었기 때문에 독자들은 마음을 졸이며 결코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학교 숙제가 산더미같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이틀동안 틈틈이 다 읽고야 말았습니다. 솔직히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반전은 의 반도 따라가지 못하지만 ... 나른한 주말에 시원한 음료수를 옆에 끼고서 뒹굴뒹굴거리며 읽다가 소설속의 스릴에 경탄하면서 한시도 눈을 떼지못하고 그날 하루를 몽땅 그 소설에 투자하게될 ... 그런 책인것 같네요. 아직 못보신분들은 꼭 보시길 권합니다.
j***y 2003.05.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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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이란 단어는 매혹적이기도 하지
"환상이란 단어는 매혹적이기도 하지" 내용보기
견고하게 잘 쓰여진 소설입나다. 좋게 말하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구요.솔직하게 말하면 잔재미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희생된 주인공의 아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별로 따뜻하지않아서 읽는 내내 개운치 않았던거 같아요.어쩐지 싸가지 없는 헐리우드 스릴러스타일로 만들어도 원작의 가치가 손상되었다는둥의 말은 안들을것 같아요. 해리슨포드의 도망자가 딱 떠오르는데(물론 줄거
"환상이란 단어는 매혹적이기도 하지" 내용보기
견고하게 잘 쓰여진 소설입나다. 좋게 말하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구요.솔직하게 말하면 잔재미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희생된 주인공의 아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별로 따뜻하지않아서 읽는 내내 개운치 않았던거 같아요.어쩐지 싸가지 없는 헐리우드 스릴러스타일로 만들어도 원작의 가치가 손상되었다는둥의 말은 안들을것 같아요. 해리슨포드의 도망자가 딱 떠오르는데(물론 줄거리는 많이 다르지만)해리슨포드는 너무 늙어서 안되겠고 약간 띨빵한듯 이기적인 마스크가 제격이겠는데, 벤 에플렉이 떠오르네요^^ 프랑스식 누아르로 만들면 환상의 여성의 이미지에서 노골적이지않은 아우라같은걸 만들어낼수도 있지 않을까 싶구요. 하지만 소설은 그저 하드합니다.문장에서 느끼는 재치같은것도 거의 없구요. 그저 긴박한 느낌..제목으로 인해 약간의 여성취향을 기대하신다면 그건 아닙니다
a***z 2003.08.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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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아이리시, 『환상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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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재밌겠다 싶은 마음에 빌린 책.   근데 읽으면서 '그'와 '그녀'의 지칭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어떤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일어나는지는 잘 알겠는데 세세한 부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도대체 '그'가 누구야, '그녀'는 또 누구야? 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내가 난독증이 있는건지 .. ㅡㅜ ㅋㅋ각 장마다 그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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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재밌겠다 싶은 마음에 빌린 책.

 

근데 읽으면서 '그'와 '그녀'의 지칭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어떤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일어나는지는 잘 알겠는데 세세한 부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도대체 '그'가 누구야, '그녀'는 또 누구야? 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내가 난독증이 있는건지 .. ㅡㅜ ㅋㅋ각 장마다 그와 그녀가 너무 많이 나와서 누굴 가리키는지 계속 혼란스러웠다.

 

음 .. 내용은 재밌다. 주요 등장인물을 간추리면 스콧 헨더슨, 바제스, 론버드, 캐럴 리치먼 정도로 된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역시 .. 범인은 반전이어야 제 맛ㅋ

 

 

j******3 2013.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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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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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3페이지, 26줄, 27자.   스콧 핸더슨은 아내와 다툰 다음 집을 나가서 들어간 바에서 만난 어떤 여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와 있고, 아내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정황상 아내가 살해된 시각은 오후 6시 7분 경. 알리바이가 필요한데, 스콧은 여인과 만났을 때 벽시계를 보고 6시 10분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냅니다. 하지만, 경찰과 함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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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3페이지, 26줄, 27자.

 

스콧 핸더슨은 아내와 다툰 다음 집을 나가서 들어간 바에서 만난 어떤 여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와 있고, 아내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정황상 아내가 살해된 시각은 오후 6시 7분 경. 알리바이가 필요한데, 스콧은 여인과 만났을 때 벽시계를 보고 6시 10분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냅니다. 하지만, 경찰과 함께 방문한 그의 행적은 일관되게도 목격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모두 그는 보았으나 여자는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는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마침내 사형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담당 형사가 면회를 옵니다. '이제 생각하니 당신이 유죄일 것이라고 인도한 증거들이 오히려 당신이 무죄인 것 같다는 것을 지지해 주는 것처럼 생각된다고. 하지만 나는 수사를 할 수 없으니 누군가를 불러서 의뢰하라'고. 결국 절친한 친구였던 잭 론버드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론보드는 돌아와서 행적을 추적하지만 공교롭게도 새로운 상황을 알려줬던 사람들이 죽게 됩니다.

 

작가는 우리를 속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가면 그게 드러나는데, 번역자의 실수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것도 옛날에 영화로 본 기억이 나네요. 영화에선 본인이 보석으로 풀려나서 수사를 했던 것 같은데, 제 착각인가요?

 

필명 윌리엄 아리리시 1942작 본명 코넬 존 호플리 울리치

 

120328-120328/120328

k****8 2012.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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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 윌리엄 아이리시 (양병탁 옮김, 동서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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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구했지만,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가 아니었다면 아마 몇 년은 더 책장 신세를 면치 못했을 작품입니다. ‘도착의 론도’에서 사건의 발단이 되는 주인공의 추리소설 제목이 ‘환상의 여인’인데다 그것이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차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설정되어 있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
"환상의 여자 - 윌리엄 아이리시 (양병탁 옮김, 동서문화사)" 내용보기

예전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구했지만,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가 아니었다면 아마 몇 년은 더 책장 신세를 면치 못했을 작품입니다. ‘도착의 론도’에서 사건의 발단이 되는 주인공의 추리소설 제목이 ‘환상의 여인’인데다 그것이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차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설정되어 있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선 출판사에 따라 제목을 ‘환상의 여자’ 또는 ‘환상의 여인’으로 붙였습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1942년 작 ‘Phantom Lady’는 세 가지 버전으로 국내에 출간됐는데, 제가 읽은 것은 2008년에 2판 7쇄(초판 1977년)를 찍은 동서문화사의 ‘환상의 여자’입니다. 초판이 워낙 오래돼서 그런지 등장인물의 이름도 최근 출간된 작품들과는 다르게 표기됐습니다. 존 롬바드(엘릭시르)와 잭 론버드(동서), 버지스(엘릭시르)와 바제스(동서)가 대표적 경우인데, 이 서평에서는 제가 읽은 동서문화사 표기를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홍보카피에 따르면 “세계 3대 미스터리이며, 미스터리 팬이라면 읽지 않았어도 줄거리는 다 아는” 작품이라지만, 3대 미스터리라는 것이 일본에서 근거도 없이 갖다 붙인 타이틀이란 점은 진작 알고 있었고, 제 경우 나름 미스터리 팬을 자처하는 편이지만 무슨 이야기인지조차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유명세를 떨친 작품이고, 아직 못 읽은 고전이라는 점 때문에 약간은 숙제나 의무감 같은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습니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스콧 헨더슨은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아내와 다툰 후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가 오렌지색 모자를 쓴 ‘환상의 여자’를 만나 늦은 밤까지 바, 극장, 레스토랑 등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 사이 아내가 살해된 것입니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오렌지색 모자를 쓴 여자만 찾으면 무죄입증은 간단해지는데, 문제는 그녀의 이름이나 주소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외모까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다 그녀와 함께 다녔던 바, 극장, 레스토랑은 물론 마주쳤던 택시기사, 거지 등 모두가 스콧 헨더슨은 기억하지만 곁에 있던 여자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사형일자가 점점 다가오는 가운데 그의 무죄를 믿는 형사 바제스의 권유로 스콧 헨더슨은 절친인 잭 론버드에게 ‘환상의 여자’를 찾아줄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론버드의 끈질긴 탐문에도 ‘환상의 여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목격자들이 한 명씩 기이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1942년 작임을 감안하더라도 요즘의 독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내용, 구성, 전개 모두 올드함이 과합니다. CCTV만 있었다면 금세 해결될 것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비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설정, 수사(탐문)의 과정, 반전의 구조 등 미스터리의 뼈대 자체가 너무 허술하거나 개연성이 부족한 나머지 공감을 얻지 못 한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입니다.

밤이었고, 나란히 앉은 시간이 많았으며,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스콧 헨더슨이 ‘환상의 여자’의 외모를 전혀 기억하지 못 한다는 설정, 또 사건과 무관한, 더구나 몇 년 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구가 중남미에서 날아와 마치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처럼 탐문을 벌인다는 설정, 그리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반전과 진범의 범행 동기 등이 대표적 예입니다.


실은 조금은 화가 난 상태로 서평을 쓰고 있는 중인데, 그건 작품 자체보다 제가 읽은 동서문화사의 번역본에 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명백히 직역이거나 일본식 번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문장들 때문에 맥락은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몇 번씩 다시 읽어도 그 의미가 모호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드물지 않게 보이는 오타가 1977년 초판 이후 무려 30여년이 흘러 2판 7쇄가 되도록 고쳐지지 않은 건 이해할 수가 없었고, “있었소.”, “아닐세.”, “생각나오?” 등 사극 대사와 꼭 닮은 문장들 역시 초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물론 오류투성이의 낡은 번역 때문에 작품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되겠지만, 어쨌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했고, 그러다 보니 작품 자체가 가진 약점이 더 도드라져 보였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환상의 여자’가 지닌 고전으로서의 가치는 분명 인정할 부분이지만, 이 작품의 미덕은 딱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덕마저 온전치 못하게 만든 것은 명백히 불량한 번역과 30년 넘게 수정 한 번 하지 않고 재쇄만 남발한 출판사였습니다.

h****s 2014.08.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