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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네로 울프 못지않은 존재감을 가진 아치의 비꼬는듯 유쾌하면서 재치있는 나레이션 때문에 시종일관 웃어댈 수 있었다 (p13. 내 재산이라고는 이 마음 뿐인데, 그 마음을 이토록 빼앗길 줄 알았더라면 아예 눈을 가려버릴걸* 등).
또한 맥주와 난을 좋아하는 미식가 탐정 렉스 스타우트의 매력 - 사람들을 다루는데 있어 그 천재적인듯 인간적인 모습이라니 - 과 레시피에 대한 집요한 열정 (그를 석방시켜준 것이 바로 다름아닌 나라는 것을 꼭 말해주시오.... 내가 원한 것은 레시피이고 그 외에는 받을 수 없소.... 만약 레세피를 안 주신다면 식탁에서 사람을 구해주고 아무것도 못받았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음미할 밖에요....) 이란 혀를 내두르게 한다.
5년마다 15명의 요리장 (3명의 사망과 2명의 부재로 실제 참석한 인원은 10명이었다) 중 가장 연령이 높은 사람의 홈그라운드에 모여 요리를 먹고 테스트를 하는 가운데 증오의 대상인 한 인물이 사망하고, 섬세한 테스트를 망쳐버린 또 한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사건 외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묘사 - 늪과도 같은 여인이나 생선 머리를 우적거리면서 씹는 여자나 돌을 던지는 탐정, 하버드에 다니는 흑인청년 등 - 또한 즐겁다.
꼭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역자는 해설에서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의 제조법도 역시 나와있는데, 일반 독자에게는 그다지 흥미가 없으리라고 생각되므로 소개하지 않는다'하고 했는데, 어찌 이리도 독단적인지... 외국에서 출판되는 추리소설 가운데 서브장르로 차지할만큼 음식 미스터리 (edible mystery)는 분야도 있어 그 위치와 인기가 확고하다. 트릭과 추리에는 큰 상관이 없더라도 요리가 작품의 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 맨 끝에 레시피를 꼭 써둔다. 물론 관심없는 사람이나 다른 음식문화의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 없어도 되는 것이라 생각할지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소수도 있을지언데, 어찌하여 원작에도 넣은 작가의 배려를 자기 마음대로 싹둑 잘라버리는지 정말 이해가 안된다. 그리하여 원본 뿐만 아니라 해설에서도 음식재료며 이름들에 대해 자신이 읽어주고는 (몇몇 외래어 표기는 업데이트 안된 것들이 많아, 이 발음을 근거로 과연 어떤 음식이었는지 아는데 진짜 추리가 요구된다) 끝이다. 똑같은 방법으로 사고가 일어나고 해결이 되는데 있어 작가가 왜 굳이 머리를 써서 이 많은 요리며 재료를 나열했겠는가? 추리소설에는 죽음과 추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없었다면 일반 평범한 추리 퀴즈와 다를 게 무엇이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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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스타우트의 네로 울프 탐정과 아치 굿윈 콤비가 나오는 소설은 [독사], [챔피언 시저의 죽음]을 보고 이 책을 세번째로 봤는데 제일 재미있게 봤다.
저명한 요리사 15명이 모이는 자리에서 다른 요리사의 미움을 받는 요리사가 살해당하는데 주인공 울프와 굿윈 콤비가 공교롭게 그 자리에 있게 되면서 사건에 뛰어든다는 고전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맥주를 좋아하는 미식가 탐정 울프에게는 내노라하는 요리사가 나오고, 요리를 먹고 거기에 쓰인 소스를 맞추는 식의 배경이 아주 잘 어울린다. 소세지 만드는 비법을 사건해결대가로 달라고 조르는 것도 울프 탐정답다.
요즘 같으면 엄청난 비난을 받았을 텐데 시대가 시대라 그런지 흑인을 막 대하는 인물들이 나온다.
아쉬운 점은 일본판을 중역해서 그런지 요리 이름, 재료를 외국어 발음대로 적어 놓았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있었다. 영어판을 새로 번역해주면 좋을텐데 그 정도로 이 책이 인기가 있는 것을 아닐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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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지명과 인명의 표기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예전에 한 포스트에서 정리한 적이 있다. 그것들 말고 오역 같은 것은 잘 안 보이는 편이다. 안락의자형 탐정의 완전한 전형인 니어로 울프가 등장하는 작품들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이 중편은 그러나 순전히 핵심 트릭만 놓고 볼 때는 다소 맥 빠지게 싱거운 편이어서, 독자들은 아마 그 ‘결정적’ 대목에서 ‘이 자가 범인!’하고 대번에 눈치 챌 수 있을 정도이다. 허나 그 취향이 어느 쪽이건 간에(심지어 ‘거만한 뚱보’에 혐오감 느끼는 부류라도) 웬만한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이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데, 그 이유는 누구라도 동의하듯 재미 있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입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재담과 풍성한 표현들 덕이리라. 슬로건에는 ‘생의 밝음을 지향하는 건강한 유머’라고 나오는데 이 작품에 대해 이보다 더 적절한 소개멘트도 없을 것 같다. 렉스 스타우트의 니어로 울프는 따로 전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무리일 것이고, 이 dmb 시리즈에선 125권‘거대한 잠(챈들러 作)’뒤에 ‘탐정놀이’라는 짧은 단편이 실려 있으니 참고들 하시길. 몇 번이라도 다시 읽어 머리 속에 저장한 장면들을 계속 재생시키고 싶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호텔 고급 요리 코스만큼이나 군침 돌게 하는 everybody’s favorite. |
| 순전히 제목 때문에 선택한 추리소설이예요. '요리장이 너무 많다'라는 제목에서 왠지 요리에 관한 소재가 나오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말이죠. 그리고 제 예상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탐정 네오 울프지만 그의 조수 아치와 함께 15명의 세계요리명장들의 만찬에 초대받게 됩니다. 미식가인 그로써는 기차라는 교통수단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맛있는 요리를 위해 그 정도는 감수 할수 있겠지요. 사실 그가 이 초대에 응한것은 젊은시절에 먹어본 소세지 맛에 매료되었는데, 그 요리장 벨린이 15명의 요리명장 중에 하나이며 그에게 요리 비법을 전수 받기 위함이지요. 하지만 그 비법을 알아내기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15명의 요리명장 중 세사람은 죽고, 두 사람은 사정이 있어 결국 10명이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서로 요리솜씨도 뽑내고, 미각에 대한 테스트와 필요한 멤버도 뽑을겸 5년만에 모이게 된 자리에 요리사 외에 각자의 초대손님들도 함께 참석해 만찬을 즐깁니다. 확실히 요리사들이 많이 나오니 듣도 보지도 못한 재료로 만든 요리들에 대한 글들이 나올때는 제 입맛을 자극시키더군요. 아.. 배고파라.. 서로 묘한 경쟁관계와 레스지오를 싫어하는 무리들...레스지오는 뷰크식의 아내를 빼앗고, 다른 요리사들의 비법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비열한 인간이였습니다. 그와의 묘한 관계는 모이는 사람들 사이를 긴장 시키게 하네요. 특히나 뷰크식 아내 디나에게는 남자를 자극시키는 요부적인 기질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녀는 마치 다른 남자들을 유혹하는 눈길들을 보내며 즐기는 듯 합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빠진 향신료의 이름 맞추기 테스트에서 결국 사건이 발생되고.. 모든 사람의 적이 었던 레스지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솔직히 레스지오가 죽었을때, 당연 탐정인 울프씨가 발벗고 나설줄 알았는데 그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며 하루 빨리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독특한 캐리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전부터 무척 신경질적이며 독단적인 성격을 보이는것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듯하지만 그의 조수 아치 때문인지 두 사람이 잘 어울리고, 덕분에 그에 대한 호감은 그리 반감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아치에 대한 호감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울프는 벨린의 누명만 벗기고 사건에 관련하지 않으려하지만, 자신이 범인에게 공격을 받고서야 범인을 직접 잡기로 합니다. 그의 수사과정에서 미국의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증인이 될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백인이 아니고,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 받을것을 예상하고 그냥 지나가려하던 태도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울프 자신도 흑인에 대해 친화적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부당하게 대우를 하지 않고 되도록 그들이 증인으로 나설때 피해를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어느정도 살인자를 예측하긴 해서인지, 범인이 밝혀질 때는 그리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나가 리게트를 배반하는 대목에서는 묘한 마음이 들더군요. 직접 살인을 한 자는 리게트이지만 진짜 위험한 인물은 디나인것 같습니다. 그녀는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복과 목숨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울프와 아치의 활약으로 범인은 잡히게 되었지만 범인을 밝힌것 외에 울프는 더 큰 수확을 얻게 됩니다. 바로 벨린의 소세지 비법을 알아내게 되는거지요. 그의 집요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그리고 추리소설이었지만, 독설과 유머를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인종차별주의와 아름다움이 선이다라고 생각하는 위선에 대해서 지적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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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는 개성있는 명탐정의 존재이다. 셜록 홈즈나 에르큘 포와로, 파이로 번스와 브라운 신부는 나를 끊임 없이 열광하게 만드는 '판타스틱 포'라면 필립 말로나 루 아처, 프렌치 경감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리고 여기 네로 울프도 있다.
울프는 역동적이고 정력적인 활동가의 딱 정반대 타입이다. 소위 말하는 '안락의자형'탐정인데 난 차라리 두문불출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온갖 종류의 난을 즐기며 맥주를 끼고 사는 애주가 뚱보 탐정이다. 네로 울프의 두뇌를 자극하는 정보 수집은 굿윈의 몫이다. 그의 말에 툴툴대며 귀찮아 하는 반골 성향도 있지만 결벽에 가까운 독재자 성향의 울프를 잘 보좌하는 다소 귀여운 캐릭터이다.
이 사건에서 그는 미궁에 빠진 상황 그 자체를 즐기는 여느 탐정처럼 나서서 추리를 시작하지 않는다. 몹시도 미적거리다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나서 본격적으로 추리의 끈을 죄기 시작한다. 사실 이 소설의 키워드는 이미 제목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밝혀 지는 범인의 트릭 역시 크리스티나 도일에 단련되어 있는 독자라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기가 막힌 구성이나 장치적 세팅보다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작가의 재담꾼적 기질에 더 큰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네로 울프나 굿윈의 대사는 거의 아포리즘에 가깝다. 렉스 스타우트의 주옥 같은 문장력에 발걸음을 멈춘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쉽게 써 내려갈만큼 만만하지만은 않은 표현력과 독특한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 소설이다.
그리고 사실, 철저하게 머리 속에서 구상하여 기승전결을 도출해내는 네로 울프 같은 탐정에게는 괜히 맘이 설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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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의자형 탐정의 전형인 네오 울프, 뚱보 탐정 네오 울프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요리사들이 자신들만의 솜씨를 뽐내는 자리에 초대받은 네오 울프 앞에서 요리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네오 울프는 자신이 원하는 요리법을 얻기 위해 범인을 찾아 나선다. 자신의 조수 아치 굿윈과 함께.
세상에 많은 탐정들이 있지만 다치지 않고서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 마치 쇼파의 옵션같은 탐정이 있다니 참 시기상으로 볼 때 특이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특이함, 뚱뚱한 몸 때문에 움직임을 싫어해 모든 조사는 조수인 아치 굿윈(이 작품에서는 굿드윈이라고 나온다.)에게 시키고 왠만해서는 뉴욕의 자신의 집밖을 나서지 않고 난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고 먹는 것과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을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탐정이다. 그런데 내가 본 세 작품 모두 네오 울프는 움직였다. 첫 작품 「독사」에서는 약간만 움직였지만 「챔피언 시저의 죽음」에서는 난 박람회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움직였고 이 작품에서는 명 요리사의 음식을 먹기 위해 기차로 움직인다. 그래도 조사는 꿋꿋하게 아치가 다 한다.
5년마다 세계 최고의 요리장 15명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가장 나이 많은 요리장이 근무하는 호텔에서. 이번에는 죽은 사람 3명과 참가 못한 2명을 제외하고 10명이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1명씩의 손님을 초대했다. 그 중 네오 울프와 아치 굿윈(굿드윈이라니 참.)도 포함되었다. 그러니 탐정이 가는 곳에 자연적으로 따르는 사건이 없을 수 없었겠지. 그 10명의 요리장 중 3명이 아주 싫어하고 원한을 갖은 사람이 살해된다. 요리 맞추기 게임 도중에.
안락의자형 탐정이라고 말을 하면서 네오 울프는 참 많이 돌아다닌다. 안락의자형 탐정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것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탐정 미쓰 마플이 한번도 세인트 미드 마을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거짓말과 맞먹는 거짓말이다. 미쓰 마플이 자주 사건을 따라, 아니면 그녀가 가는 곳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든 마을을 벗어나듯이 네오 울프도 자주 움직인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뚱보라면서 움직인다. 그래서 네오 울프는 안락의자형 탐정이라고 말하면 안될 것 같다. 단지 뚱보 탐정이라고만 하면 될 듯 싶다. 자신은 서운할지 몰라도. |
| 이 책은 많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가지 것들이 너무 많다. 외국 이름에 익숙치 않은터라 여러 요리장들의 이름이 자꾸 헷갈려서 앞 쪽의 이름 목록을 살펴보고, 또 살펴보아야 했다. 거기다가 음식이나 향신료 이름들도 낯설고... 개인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싫어하는 편인데, 탐정으로 나오는 네로 울프는 미식가라면서 뭘 그리 많이 먹어서 거동도 귀찮아 할만큼 살이 쪘나 모르겠다. 포와로도 그정도로는 살이 찌진 않았는데... 명요리장으로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이 모여서 미각테스트를 하는 중에 한 사람이 살해된다. 그런데 살인자를 찾기 위한 활동의 대부분은 탐정의 개인 비서인 아처가 다 한다. 애초에 울프는 살인 사건에 대한 조사조차 거부하였었다. 이 아처라는 인물이 참 독특하다. 미모의 여성은 좋아하는 것 같은데 결혼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사람처럼 여성이 그런 의도를 조금만 비쳐도 도망가려고 하니 말이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이 시대에는 흑인을 검둥이니 까마귀라고 부르는 것은 예사이고, 백인이 폭력을 휘두는 것조차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호텔의 직원들 대부분이 흑인인데 그들이 받는 대접이 어떤 것일지 짐작이 간다. 네로나 아처는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이 주의 보안관이라는 작자는 흑인에 대한 편견이 매우 강해서 정말 사람 취급을 안 해 주지 뭔가..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터라 이름때문에 중후반까지 난해하게 느껴졌는데-특히 동반 여성들의 이름은 더- 결말 부분에 가서야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역시 사람은 말조심을 해야 한다. 자신은 완전 범죄라고 여겼겠지만 말 한마디 잘못해서 꼬리를 잡히니 말이다. 그런데 작가가 여성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피해자의 아내를 필두로 좋지 않은 면만 자꾸 부각시켜 놓은 것 같다. 어느 분야든 최고를 가리고 싶어 하고, 그 자리에 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 |
|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직업적인 탐정으로서의 네로 울프의 태도입니다. 네로 울프는 전업 탐정입니다.(이 사람이 수임료로만 생계를 꾸려나가는지, 아니면 따로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생활하는 모습을 봐서는 상당한 부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건 수사를 도락이 아니라 노동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홈즈나 엘러리 퀸 같은 탐정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고전 추리소설에서 탐정들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범죄를 밝혀내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이고 범죄 자체에도 관심이 지대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네로 울프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식으로 의뢰를 받지 않은 이상 개입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자신의 여행 일정 때문에 사건 의뢰도 거절하지요. 어쩔 수 없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 이유도 억울하게 누명을 쓴 용의자를 구하기 위해서이지, 막상 목적이 달성되자 범인이 누구건 내 알 바 아니라는 태도를 보입니다. 네로 울프는 범죄 애호가도 아니고, 사회적 사명에도 별 관심이 없는 탐정입니다. 그런 그가 탐정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가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은 탁월한 추리능력에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단서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추적해 나가는 모습이나, 목격자의 증언을 상당히 중시하는 모습은 고전 시대의 탐정이라기 보다는 경찰의 수사 방식과 닮아 있습니다. 조직적 수사의 방식이 아닌, 일관된 절차를 따라간다는 점에서요. 결국 탐정이라는 것은 그의 직업인 것이고,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인 셈이죠. 네로 울프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같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나서서 사건을 조사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을 겁니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서야 비로소 움직이겠죠. 또한 막상 범인을 밝혀낸다고 하더라고, 처벌 자체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그건 경찰의 영역이지 탐정의 영역이 아니니까요. 즉, 네로 울프의 도락은 미식이나 난초 재배 같은 것이며, 탐정은 생계 수단으로서의 직업인 것입니다. 하드보일드 탐정들과는 좀 다른, 고전 추리소설 탐정의 프로페셔널 직업관이네요. |
| Nero Wolfe 드디어 만나다. 네로 울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브라운 신부, 셜록 홈즈, 오귀스트 뒤팽 등과 함께 이 네로 울프를 상당히 인상깊은 탐정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평소에 너무나 네로 울프 추리소설을 읽고 싶었다. “요리장이 너무 많다” 는 처음 읽는 네로 울프 추리소설인데 민첩한 탐정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큰 몸집과 미식가적 안목, 난을 좋아하며 엄청난 유머의 독설을 내뱉는 이 탐정에 정말 매료되었다. 네로 울프와 그의 조수인 아치 굿윈은 유명한 요리사들의 모임에 초대 받아 그 모임이 열리는 지방의 호텔로 향한다. 다른 요리사들의 원망을 사고 있는 한 요리사가 등에 칼이 찔린 채 살해 되고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네로 울프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다 네로 울프가 전혀 범인이라고 생각지 않는 요리사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증거는 네로 울프가 추리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무언가 잘못 이용된 것이다. 그 요리사의 범행을 부인하는 증거를 찾아야만 하는 울프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그러다 살인사건의 목격자를 확보하게 된다. 결국 용의자는 무혐의를 인정받게 되고 울프는 이 사건에서 완전히 손을 떼려 한다. 그러나 울프는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고 총상을 입게 되기까지 한다. 결국 울프의 명쾌한 추리로 범인은 밝혀지는데 그 과정이 여간 재밌는 게 아니다. 추리의 과정도 재미있지만 울프와 그의 조수인 아치 굿윈이 내뱉는 독설 섞인 유머는 너무나 재밌어서 네로 울프 시리즈를 다 구입하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번역 상에서 중역을 한 듯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직접 영어판에서 번역을 했다고 하기엔 의심스러운 단어들이 나와 번역자의 자질을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은 부분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면 정말 재밌는 추리소설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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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고 싶은 책이다. 유수의 쉐프들이 모여 맛과 허영을 교류하는 장소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이 이야기의 주축을 이룬다. 발랄한 탐정 조수와 게으름뱅이 탐정 콤비도 재미있었고 전개도 흥미진진한데, 범인과 동기보다 이들이 만들어낸 식탁의 모습이 더 궁금해질 정도로 음식 묘사가 섬세하고 많다. 영화로 만든다면 화면 한가득 식탁이 나오고, 음식 하나하나를 집요할정도로 클로즈업하면서 러닝타임의 절반을 소비할 것 같다. 다만 번역 문체가 옛스런 느낌이 나고, 원래 들어있었다는 레시피가 삭제되어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