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도 이가형 선생이 옮겼다. 어찌 보면 선생의 그 특유의 스타일(실례되는 표현이라 더 이상 언급은 안하겠지만)과, 르블랑의 호흡이 잘 맞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과연 선생께서 르블랑의 그 화려한 문체를 이해하시고 이 책을 옮겼을까, 아니면 바다 건너의 그 타국 땅 텍스트만을 참고 하셨겠냐는 아주 민감한 이슈를 생각 안 할 수 있냐는 데에 있겠다(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선생은 전공이 영문학이시라는 점!). 르블랑 작품 전체를 놓고 봐도, 이 작품은 긴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빼어난 장편이다. 그래서 작품 전체의 술술 넘어가는 긴박 구조만 따라가도, 문장이 어떻느니 번역이 적실하니의 문제는 금세 잊게 된다. 원 텍스트의 통속문학적 마력이 독자를 (언어 초월하여) 휘감는데, 스타일 따지고 앉았을 여유를 이미 주지를 않는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에서, 잘된 작품이란 차라리 이분 저분의 번역본을 다 읽고 그 장단과 소장을 대조하는 또다른 충동을 유발하는 데에 그 의의가 더불어 있을지도 모른다. 레미제라블만 해도 벌써 몇 번이나 영화화되었는가(뮤지컬 버전 제외). 번역도 그런 맛으로 봐 줄 필요도 아주 없진 않다. 이 상품의 의의는 솔직히 말해 거길 벗어나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