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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오는 추리소설에서 탐정의 역할을 하는 인물의 직업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제까지 너무 많은 추리소설이 쓰여졌으며 대개의 추리소설 팬들은 웬만한 트릭 정도는 다 꿰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인 영역으로 넓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탐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탐정이 화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화가로서의 관찰력, 현장스케치, 섬세한 감정선 파악 등이 그의 강점으로 보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묘사와 달리 그다지 치밀해 보이지는 않는다), 감정에 휩싸여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사랑에 빠지는 것 등으로 보아, '트렌트 마지막 사건'은 이제까지 읽어본 고전 추리소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등장인물들은 전형적 - 근엄하고 예의바른 영국인 집사 , 수다쟁이 프랑스 하녀, 완벽하나 고통받는 여주인, 부자이며 권력을 가진 사악한 인물, 그로 인해 남모를 곤경에 빠지는 순진하면서 잘생긴 부하 - 이며 (그러나, 1900년에 구상해 1912년에 썼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사건 전개에 있어 다소 일관성이 부족하지 않나 - 인간적인 탐정이라 하나 트렌트는 수사하는 도중 별다른 이유 없이 화내고 뜻모를 농담을 하고 - 하는 생각이 든다. 요점은, 쾌활한 인물로 묘사된 트렌트는 작가의 기대와 달리 그다지 카리스마나 매력도는 별로.... 게다가 사건 수사 또한 다소 허술하여 금방 결론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반전을 꾀하기 위함 이지만). 경찰과의 공정한 경쟁을 원했지만, 등장한 경찰 또한 중요한 정보 (틀니)도 모르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집안의 지문 조사, 정확한 살인현장 (총소리도 들리지 않고, 흉기나 총알도 발견되지 않았다면, 혈흔이 대량 발생한 정확한 장소를 찾아야 하지 않는가) 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읽다보니 몇개의 어수룩한 점이 눈에 띄는데, 도대체 사건장소의 혈흔을 그리 쉽게 감출 수 있는가나 틀니를 '굳이' 뺄 필요성이 있는가가 정말 궁금하다. 읽어보시길.... 아무리 1900년대 초반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대단한 인물의 의심스러운 죽음인데 말이다).
하지만, 반전의 반전이나 로맨스 등을 생각하면 이 작품은 읽을 만하긴 하다. 또하나, 벤틀리는 기존 추리소설에 대한 비판으로 이 글을 썼다지만, 마지막 부분의 트렌트의 웅변은 마치 정황적 증거로 사람을 벌하지 말라고 말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p.s.: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조카에 대한 설명에 '그녀', '그애' 등 일관성이 없는 호칭, 월가나 월스트리트가 훨씬 많이 사용됨에도 꿋꿋이 '월거리'라 칭한 것이랑, 군데 군데 주어가 두세개인 문장이 등장하고, 지금은 안쓰이는 한문적 표기 (예: '투각적'이 과연 무슨 뜻인지 검색해도 안나온다) 오타 또한 여전히 눈에 거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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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가장 특이한 점은 체스터튼의 <목요일이었던 남자>에 대한 헌사다. 이 작품 다음에 <목요일이었던 남자>를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다양한 책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우리 나라의 시 <하여가>와 <단심가>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아가사 크리스티가 스승인 이든 필포츠에게 헌정한 <엔드하우스의 비극>이 떠오른다.
트렌트가 등장하면서 사건은 벌어진다. 한 남자가 살해당하는 것이다. 누군가 정체 모를 사람에게. 친분이 두터운 노인에게 사건을 의뢰 받아 사건에 뛰어든다. 신사적으로 나오는 트렌트의 모습이 영 탐정같은 분위기가 안 나 주인공에게는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전형적인 추리 소설을 반박하기 위해 썼다는데 참 잘 썼다. 물론 지금 읽지 말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과 함께 읽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지만. 그 이후 트렌트가 등장하는 작품을 더 읽고 싶다. 작가가 과연 어떻게 썼는지 보고 싶다. 반응이 좋아 더 썼다고는 하지만 잘 써야 했을 텐데 이 작품보다 나은 작품이 나왔을지 몹시 궁금하다.
형식과 기존의 틀을 완벽하게 벗어난 점은 높이 살만 하다. 하지만 그 형식이 너무 앞서 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차라리 장편이 아닌 중편이나 단편으로 이 작품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이 생각도 된다. 왜냐하면 군더더기가 너무 많고 솔직히 나는 이 작품 속에서의 영국인의 모습과 그들이 그린 미국인, 프랑스인, 인디언에 대한 심한 혐오감 내지는 편견이 작품을 집중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당시 영국이라면 이런 오만쯤은 떨 만도 하겠지만 그런 것을 일일이 작품에 표현하는 그들의 생각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마지막 사건이라고 제목을 정해 놓고 그 후에서 트렌트가 등장하는 작품이 출판되었으니 엄밀하게 말하면 마지막 사건은 아니다. 작가의 당시 생각이 그랬을 뿐.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가를 찾는 고전적 추리 소설이다. 이런 류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추리 소설을 꼬집고 싶어서 썼다는 이 작품은 정말 허를 찌르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출판된 1910년대에는 대단한 작품이었고 이 작품이 근대 추리 소설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고 놀라운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