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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 TAKEOUT CLASSIC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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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능이나 논술 대비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올 듯한 느낌의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손에 잡히는 세계의 교양, 난 이제 지성을 테이크아웃 한다!'는 노골적인 홍보 문구가 정직하다. 고전을 테이크아웃한다니 깊이를 바라기는 어려운 고전 요약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실러를 읽기 전에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정도로 읽을 수 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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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능이나 논술 대비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올 듯한 느낌의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손에 잡히는 세계의 교양, 난 이제 지성을 테이크아웃 한다!'는 노골적인 홍보 문구가 정직하다. 고전을 테이크아웃한다니 깊이를 바라기는 어려운 고전 요약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실러를 읽기 전에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정도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길고 생소한 문장의 극본을 줄거리만 간결하게 요약해서 제시하는 저자의 능력은 탁월하다. 생각의나무 책이라 그런지 레이아웃도 깔끔한 편이다.

 

8편의 실러 희곡 줄거리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왜 하필 이 작품들이 선정되었는지 궁금하다. 역사와 미학 연구는 실러의 작품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 살았던 실존 인물들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해서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곤 했던 것이다. 실존 인물이 빠졌던 인간적 고뇌와 도덕적 힘을 희곡이라는 형태로 실러 나름대로 재해석한 것들이 그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소논문 '도덕의 교육장으로 본 연극무대'에 들어있는 생각처럼 실러는 역사적 인물의 일생을 관객에게 손에 잡히는 형체를 입혀 제시함으로써 관객의 변화를 꾀했던 것 같다. "도적떼", "간계와 사랑", "빌헬름 텔"은 읽었기 때문에 단순한 줄거리를 다시 읽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었다. "돈 카를로스"와 "발렌슈타인"은 독문학자들의 논문에서 잘 다루어지곤 하는 작품이라 생소하진 않았다. 흥미로워서 읽고 싶어진 작품은 "메리 스튜어트"와 "오를레앙의 처녀". 둘 다 여성 인물이 주인공이다. 특히 "오를레앙의 처녀"는 잔 다르크가 주인공이다. 실러가 여성 주인공들에게 부여한 도덕적 힘이 멋있었다.

 

오히려 작품 줄거리보다 맨 뒤의 '깊이 읽기: 바다를 통째로 마셔버리는 일'이 더 재미있었다. http://minihp.cyworld.com/20966544/284695088 천재라기보다는 천재가 되고 싶었던 노력파 실러의 일생이 담겨 있다. "돈 카를로스"를 쓰면서 써도 써도 끝나지 않으니, 바다를 통째로 마셔버리는 것처럼 너무 힘들다고 편지에 썼다던 실러, 어서 책상에서 원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던 그의 마음이 참 공감 되어서 웃었다. 실러가 죽은 후 부검했을 때, 부검의는 그가 이런 만신창이 몸을 가지고 살아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단다. 그야말로 정신력이 육체의 한계를 뛰어 넘었던 전형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쓰여진 그의 작품과 글을 이제 막 읽을 수 없게 되었다. 희곡작가였으면서 역사와 미학도 깊이 있게 연구하는 학자의 면모를 갖추고 싶어했던 그의 모습을 보았다. 아이들에게도 그의 작품을 열심히 가르칠 정도로 독일에서 실러의 위상이 이렇게까지 대단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의 작품이 비극과 모순을 끌어안은 복잡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의 작품이 가진 입장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는 것도 새삼스럽다. 그의 작품에 아버지 세대에 대한 저항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드러나곤 하는 것은, 시대의 탓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친아버지와 마음 속 아버지 카를 오이겐 공작의 통제 하에 있던 어린 시절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11.08.15.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