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5)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3%
  • 리뷰 총점8 47%
  • 리뷰 총점6 7%
  • 리뷰 총점4 13%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6.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점점 더 궁금해지는 [역사-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하)]
"점점 더 궁금해지는 [역사-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하)]" 내용보기
글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미 쓴 리뷰를 읽어 보곤 한다. 나와 비슷한 내용의 평가일 경우에는 괜찮은데, 나와 영 다른 평이 많을 경우 살짝 당황스러워진다. 내가 무언가를, 어느 대목인가를 혹시 잘못 읽은 게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좀더 생각해 본다. 이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우선 이 책은 내게 좋은 책이었다. 나는 지금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특히 8
"점점 더 궁금해지는 [역사-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하)]" 내용보기

글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미 쓴 리뷰를 읽어 보곤 한다. 나와 비슷한 내용의 평가일 경우에는 괜찮은데, 나와 영 다른 평이 많을 경우 살짝 당황스러워진다. 내가 무언가를, 어느 대목인가를 혹시 잘못 읽은 게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좀더 생각해 본다. 이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우선 이 책은 내게 좋은 책이었다. 나는 지금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특히 8세기(이슬람 시작)부터 16세기(르네상스 이전) 유럽에 대해 무진장 궁금증을 갖고 있다. 알고 싶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이런 마음을 갖게 해 준 이 책이 그래서 내게는 아주 대단한 책이다.(다른 책을 찾아서 더 읽도록 해 주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나만의 판단 기준에 의하여)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말할 거리가 없다. 어쩌면 이 부분이 나와 평이 달랐던 사람들과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정확하게 말한다면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 시기의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해야 한다.(이전에 공부를 했을 수도 있고 책을 읽었을 수도 있겠으나 지금 기억하는 게 없으니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작가의 설명과 견해가 그저 새로울 수밖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이슬람과 기독교가 그렇게 오랫동안 싸워 온 것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고, 해적이라고는 캐리비언의 해적 정도밖에 본 게 없는 수준이니(솔직하게 말한다면 내게 해적은 전설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 역사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인 줄 몰랐다, 바이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 나는 모르는 게 어찌 이리도 많은가.) 북아프리카에 이슬람 세력 해적이 몇 세기 동안 활동한 줄도 몰랐다. 노예 역시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만 알고 있었고 우리나라 노비 정도만 알고 있었지, 기독교도 노예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셈이다. 유럽의 유적지들 가운에 기독교도들이 숨어 살았다는 곳을 볼 때마다 왜 숨어야 했던 건가 싶었는데, 이제서야 그 일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니.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은연 중에 이슬람교 쪽이 아니라 기독교도 편에 서 있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웃었다. 나라는 사람은 얼마나 단순한가. 그 속에서조차 한쪽 편을 들려고 하고 있었으니. 해적들에게 시달리는 기독교도 쪽을 약자로 읽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궁금했다. 종교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들을 형편없이 몰고 가나. 

 

왕족, 귀족, 종교적 지도층, 정치적 지도층이 아닌 하잘것없는 일반 시민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갈 때는 가슴 아팠다. 지금으로서는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보통인의 슬픈 삶'. 인류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세상 어디에나 귀족과 평민과 천민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도 그런 역사가 분명히 있지만, 인간이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며 동시에 하찮은 존재인지...   

 

이미 읽은 책조차 다시 읽고 싶게 해 주는 작가이다. 내가 그녀의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혹시 이 리뷰를 읽으신다면, 껌정드레스님께 부탁드려요. 유럽 중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제 마음을 채워 줄 책 좀 소개해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YES마니아 : 로얄 j***6 2010.05.05.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로마 멸망 이후 지중해의 패권, 두 번째 이야기
"로마 멸망 이후 지중해의 패권, 두 번째 이야기" 내용보기
로마인에 의한 국제질서라고 할 수 있는 '팍스 로마나'는 로마가 멸망한 이후 와해된다. 이후 지중해 세계는 무주 공천이 되었고, 이 때 해상력을 장악한 이슬람 해적들이 지중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AD 652년부터 기독교 세계를 습격하기 시작한다.《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는 바로 이 시점을 다루고 있다. 상권은 AD 652년부터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시기 까지, 하권은 145
"로마 멸망 이후 지중해의 패권, 두 번째 이야기" 내용보기

로마인에 의한 국제질서라고 할 수 있는 '팍스 로마나'는 로마가 멸망한 이후 와해된다. 이후 지중해 세계는 무주 공천이 되었고, 이 때 해상력을 장악한 이슬람 해적들이 지중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AD 652년부터 기독교 세계를 습격하기 시작한다.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는 바로 이 시점을 다루고 있다. 상권은 AD 652년부터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시기 까지, 하권은 1453년 이후부터 1571년 레판토 해전까지 다룬다.

▲멸망 직전의 비잔티움제국(1453년) 


하권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내용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콘스탄티노플 이후 로마 교황청, 프랑스, 에스파냐, 이슬람 제국 그리고 베네치아 제노바 등의 이탈리아 해상국가의 힘의 역학 관계를 다룬다.

 

역시 여기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이슬람 해적이다. 우선 이들의 계보를 보면 쿠르토골리, 가드 알리, 유대인 시남, 하이드 앗딘(바르바로사, 붉은수염), 투르구트, 울루치 알리 등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그들의 실력을 인정받아 이슬람 해군 총 사령관을 맡은 이도 있었다.

 

한편 기독교 세계에서는 제노바 출신의 안드레아 도리아(오른쪽 사진) 명장이 있었다. 마치 십자군 전쟁 때 살라딘과 리처드 사자심왕이 그랬던 도리아와 해적 두목들은 일전 일퇴를 벌이며 각축전을 주도한다.

이와 더불어 당시 국제 사회의 힘의 역관계는 이슬람 술레이만 1세, 프랑스 프랑수아 1세, 에스파냐 카를로스 1세 (카를 5세), 로마 교황청(레오 10세, 클레멘스 7세, 바오로 3세 등)이 좌지우지했다. 이 때 이탈리아 해상도시 국가들, 즉 베네치아와 제노바가 중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직접 주인공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술레이만 1세, 프랑수아 1세, 카를 5세(왼쪽부터)


전장은 지중해 바다를 중심으로 벌어지다 보니 해상전이 주를 이룬다. 무척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중에서도 우선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해적들의 본토였던 알제와 튀니스 공략, 프레베자 해전, 성 요한 기사단의 근거지를 둘러싼 로도스 섬과 몰타 섬 공방전 그리고 레판토 해전

특히 흥미롭게도 레판토 해전에서는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도 참전해서 총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 시기의 지중해 세계는 이슬람 세계와 기독교 세계간의 주전장(主戰場)이었다. 비록 이슬람 세계는 이슬람 해적을 이용했고, 기독교 세계는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갈등 속에서 연맹이 지지부진하기도 했지만, 신성 동맹에는 일치된 이해를 보였다.

 

내가 특히 재미있게 보았던 부분은 십자군 전쟁 때 맹활약했던 성 요한 기사단에 관한 것이었다. 기사단은 로도스 섬, 몰타 섬으로 근거지를 옮길 때에도 최우선적으로 성채와 요새를 세우고 자신들의 생존을 담보할 물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사실 베네치아도 인구 20만 명으로 프랑스나 에스파냐 그리고 이슬람 제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으나, 때로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체 해군으로 신성 동맹 등에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의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 우리도 스스로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실력과 힘을 길러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하나 소개하고 싶은 일화는 교황청 해군 총사령관이었던 파올로 베토리가 해적(가드 알리  일당)에게 붙잡혔을 때 탈출했던 방식이었다. 저자는 이를 '카이사르 수법'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파올로 베토리도 1,500년 전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쓴 '수법'을 써먹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폼페이우스의 해적 소탕 이전이어서 지중해에 아직 해적들이 우글거리고 있던 기원전 1세기, 해적에게 붙잡힌 청년 시절의 카이사르가 써먹은 '수법'이다.

무엇보다 살해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해적에게 많은 몸값을 내겠다고 제의한다. 몸값은 상당한 액수가 아니면 효과가 없다. 해적들이 눈앞에 있는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몸값을 받는 편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액수가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만한 몸값을 낼 수 있는지 어떤지는 이 단계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살해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파올로 베토리가 이 '수법'을 썼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알려져 있는 것은 교황청 해군 사령관이 처형되지 않고, 이상하게도 상당한 행동의 자유까지 허용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튀니스에 주재하는 베네치아 영사와의 접촉으로 이어졌다."(98쪽)

호! 카이사르의 지혜는 로마 멸망 이후에도 이어져 오고 있지 않아 싶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는 이탈리아 해상국가들의 활약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바다의 도시 이야기》, 전쟁 3부작 중《로도스 섬 공방전》과 《레판토 해전》을 더 읽어 보려 한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13.11.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의 친구 시오노 나나미
"나의 친구 시오노 나나미" 내용보기
서로마가 멸망한 시기부터 유럽의 역사를 다루는 이야기다. 다만 유럽의 전체가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 제목에서 처럼 지중해 세계에 중점을 두어서 서술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행운이라면, (작가의 말처럼)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가의 다른 책들을 거의 대부분 이미 읽었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천년이 넘는 시대를 다루
"나의 친구 시오노 나나미" 내용보기

서로마가 멸망한 시기부터 유럽의 역사를 다루는 이야기다.

다만 유럽의 전체가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 제목에서 처럼 지중해 세계에 중점을 두어서 서술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행운이라면,

(작가의 말처럼)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가의 다른 책들을 거의 대부분 이미 읽었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천년이 넘는 시대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모든 것을 기술하려면 이렇게 2권으로만 끝나야 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등뼈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여러가지 사건들과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가 써놓은 다른 책들을 읽어주십사 하고, 작가도 분량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무엇을 먼저 읽느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 책을 먼저 읽어도 좋고, 작품 속에서 서술의 이해를 위해서 작가 스스로가 읽어 주십사 하는 책들(작가 본인의 작품들)을 먼저 읽어도 좋다.

 

그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이미 이야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시작으로 해서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소개하는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수 있고, 위에서 언급햇듯이 지중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다. 그래서 유럽 위쪽에 있는 곳의 이야기들은 나오지 않는다. 해적과 해적들을 상대로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천년 역사의 전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쟁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에게 재미와 감동과 역사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교훈, 다른 말로 하자면 어떤 가치라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정말 유쾌하게 독서를 했다. 읽으면서 작가의 노력 덕분에 이렇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가의 나이를 생각하면 작품이 더 나올지는 조금 위태위태하다. 여사님이 오래 사시기를 바랄 수 밖에

u*****a 2010.04.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지중해에서 바라본 기독교 vs. 이슬람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지중해에서 바라본 기독교 vs. 이슬람" 내용보기
나나미 아줌마는 공부도 혼자하고 회사도 다닌 일이 없을텐데 어느 처세술 서적보다 사회 생활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투르크와 유럽의 대결, 곧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의 전쟁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묘사되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촌철살인의 상황분석, 심리묘사도 즐거웠다. 되도록 숲을 조망하기 위해 잔가지 부문들은 그의 이전 집필 서적들을 참고하라고만 되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지중해에서 바라본 기독교 vs. 이슬람" 내용보기

나나미 아줌마는 공부도 혼자하고 회사도 다닌 일이 없을텐데 어느 처세술 서적보다 사회 생활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투르크와 유럽의 대결, 곧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의 전쟁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묘사되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촌철살인의 상황분석, 심리묘사도 즐거웠다.

되도록 숲을 조망하기 위해 잔가지 부문들은 그의 이전 집필 서적들을 참고하라고만 되어있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한편으로 그런 희생을 감수했기에 지중해의 패권 다툼의 큰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역사에도 강진은 일어난다. 대량 파괴와 살육을 동반하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 엄청난 참사인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어느 한 점에 대해서는 '플러스'로 작용한다. 그것은 정신의 태만이나 무지로 말미암아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기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통렬한 타격을 가하여 억지로 눈을 뜨게 하는 효용성이다. 중세 유럽인에게 이런 강진은 서기 1453년에 일어난 콘스탄티노플 함락이었다.(p.11) 

 

"양식이란 수세에 몰린 쪽이 하는 말이고, 행동의 주도권을 쥔 쪽은 항상 비양식적으로 행동하는 법이다"(p.240)

 

메디나 코엘리는 이 제안을 전면적으로 물리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대로 동의하지도 않았다. 에스파냐 왕의 대리인 자기가 20대 젋은이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체면이 깎인다. 우두머리보다 우두머리의 대리 가운데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p.322)

 

비범한 두 장수보다 평범한 한 장수가 낫다는 말도 있지만, 두 사령관에게 각기 다른 임무를 맡길 경우에는 임명할 때 최종 결정권이 어느 쪽에 있는가를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p.367)

 

해적은 약자를 습격하여 재물을 빼앗는 경우에만 위협이 된다. 그것은 해상에서 당당하게 정면 대결하는 해전에서는 해적이 이긴 적이 거의 없다는 이제까지의 오랜 역사가 실증하고 있었다.(p.377)

 

자기가 믿는 신만 신이라고 생각하는 일신교에서는 신앙에 열심일수록 자기와 다른 신앙을 가진 자를 자신과 동등하게 생각지 않는다.(p.383)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은 움직이지 말라고 명확하게 명령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움직이지 않기를 바란다면,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만 하면 된다. 신하는 그런 군주를 보고,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스스로 판단한다.(p.393)

 

 



p****o 2009.09.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투르크 이슬람과 기독교 유럽과의 지중해 쟁패 이야기
"투르크 이슬람과 기독교 유럽과의 지중해 쟁패 이야기" 내용보기
상권에서는 서로마 멸망 이후 중세시대에 있어서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간 지중해에서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하권인 이 책에서는 동로마 멸망(1453) 이후의 지중해를 둘러싼 이슬람세력과 기독교 세력간 분쟁을 다루고 있다.   상권에 비해 지중해 주도권을 다투는 주체의 변화가 있다. 동로마를 멸망시킨 오스만투르크 족이 이슬람세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투르크족이 주도하
"투르크 이슬람과 기독교 유럽과의 지중해 쟁패 이야기" 내용보기

상권에서는 서로마 멸망 이후 중세시대에 있어서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간 지중해에서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하권인 이 책에서는 동로마 멸망(1453) 이후의 지중해를 둘러싼 이슬람세력과 기독교 세력간 분쟁을 다루고 있다.

 

상권에 비해 지중해 주도권을 다투는 주체의 변화가 있다. 동로마를 멸망시킨 오스만투르크 족이 이슬람세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투르크족이 주도하는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를 믿는 유럽 각국의 대결양상이 전개된다.

 

투르크족은 근본적으로 육상전력 중심이기 때문에 바다에서의 해전에 약하다. 그래서 그들이 고안해 낸 방법이 해적들을 고용하여 해전을 맡기는 전략이다. 그래서 투르크 해군 총사령관으로 해적이 임명되어 전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1532년 양 세력간의 전면대결 이후 싸움은 집단적인 전투양상을 보인다. 서구 기독교 세력의 주축은 로마교황이다. 그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복안을 가지고 있는 에스파니아, 프랑스, 신성로마제국,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을 결속시키고 전쟁을 분담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양쪽이 승리하는 경우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본다면 오스만 투르크의 우세로 판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권의 최대문제는 다른 목적을 가진 연합국의 이해를 조정하는 문제다. 반면, 쿠르크 이슬람측은 해적이라는 특수세력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약점이 된다. 승리의 가능성이 낮을 경우 해적이란 먼저 도망가는 것이 기존전략이기 때문에 수세시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루한 해적과 기독교 세력간 전쟁이야기에 많은 부문이 할애된 것 같다.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보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지만 미시적 부문이 너무 강조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c******4 2009.10.20.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최후의 승자는 기독교도..이슬람교도 아니었다..
"최후의 승자는 기독교도..이슬람교도 아니었다.." 내용보기
[로마멸망이후의 지중해세계 上]권을 읽고, 바로 이어서 읽기 시작한 下권.. 상권을 읽고나서 리뷰에서 '상권은 지중해세계에서 중부지중해라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아쉽다. 하권을 기대해본다' 라고 썼었는데, 이러한 나의 바램을 져버리지 않는듯, 저자는 하권에서 동부지중해 세계까지 서술의 범위를 넓힌다...   1.해적이라는 비정규적이고, 파편적이지만
"최후의 승자는 기독교도..이슬람교도 아니었다.." 내용보기

[로마멸망이후의 지중해세계 上]권을 읽고, 바로 이어서 읽기 시작한 下권..

상권을 읽고나서 리뷰에서

'상권은 지중해세계에서 중부지중해라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아쉽다. 하권을 기대해본다' 라고 썼었는데,

이러한 나의 바램을 져버리지 않는듯,

저자는 하권에서 동부지중해 세계까지 서술의 범위를 넓힌다...

 

1.해적이라는 비정규적이고, 파편적이지만 광범위하게

지중해세계에서 그 세력권을 넓히던 이슬람세력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이슬람제국이 설립되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게 되는데,

기독교 세력은 여전히 하나로 단결되지 못하고 교황청과

프랑스, 에스파냐, 신성로마제국, 그리고 베네치아와 제노바 등 도시해양국가로

분열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교 세력의 결정적인 타격 또는 진격을 막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교황과 신성로마제국의 방어, 베네치아의 해상 전력 뿐만 아니라

안드레아 도리아라는 걸출한 제노바 출신 군인(또는 용병대장)의 활약이었다...

안드레아 도리아는 제노바 출신의 군인으로서 약 30여년간 중세 지중해를 배경으로

자신의 이름을 떨치게 되는데, 이러한 그의 활약은 이슬람 세력의 확산을

결정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이슬람 해적 본거지에도

심대한 타격을 줄 정도였다....물론, 프레베자 해전처럼 어이없는 경우도 있지만

하권의 절반정도에서 안드레아 도리아라는 이름이 출현하는것만 보더라도

중세 지중해 세계 기독교 세력에서 그의 위상은 결코 작지 않다.........

 

 

 

2.중세 지중해 세계에서 결정적인 계기, 또는 전환점이 될만한 사건은 몇가지가

있는데,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비잔티움 제국 멸망, 로도스 공방전, 몰타 공방전,

레판토 해전 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위의 4가지 사건들 중에서 몰타 공방전을 제외한

나머지 세가지 사건에 대해서는 본 서적에서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저자는 '개별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하게 되면 지중해 세계의 중세사라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된다' 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지만,

그녀가 예전에 이미 집필을 했었던 '전쟁 3부작'과 '베네치아 공화국 역사 서적'

과 중복되기 때문이라는건 누가봐도 확실하다.........

덕분에,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로도스 공방전, 레판토 해전 그리고 중세 지중해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베네치아 공화국 역사에 대한 상세한

얘기를 알려면 그녀의 또다른 서적들을 별도로 사서 읽어보아야 한다..

 

이 얼마나 독자들을 무시한 처사이며, 작가 중심의 역사서술인가?

약 1000년에 걸친 중세 유럽사를 서술하면서 중요사건에 대한 설명은

다 빼먹다니..처음 콘스탄티노플함락 얘기가 생략될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 레판토 해전까지 생략하였을때는 어이가 없을정도였다....

[로마인 이야기] 때는 그렇게 친절한 작가가, 왜 이번 시리즈에서는

독자들을 무시하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로마인이야기 때와는 다른 아쉬움과 허무함..........

나만 느낀건 아닐 것이라고 위안 아닌 위안을 삼는다..

 

 

어찌되었든, 레판토 해전을 계기로 이슬람교세력의 유럽진출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되지만, 공교롭게도 그 해전을 끝으로 지중해 중심의 유럽역사가

대항해시대에서 비롯된 대서양 중심으로 옮겨지게 되면서

중세 기독교와 이슬람교 충돌의 승자는 결국 아무도 없었다....

물론, 그렇게 두 세력이 치고박을 당시의 사람들은

역사와 세계의 중심이 그렇게 허무하게 지중해세계에서 스르륵 빠져나갈 것이라

고는 아무도 예상을 못했겠지만..........

 

 


 

<1571년 그리스 서부 해안의 레판토에서 일어난 레판토 해전. 베네치아 공화국

이 중심이 된 기독교 세력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결국 이 해전의 결과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둘다 아니었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역사는 그 막을

서서히 내리게 된다>

 

 

http://blog.naver.com/bluemir98

 

 

b******9 2009.07.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서술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서술" 내용보기
아쉬움이 많이 남은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장점은 지중해를 총체적인 흐름으로 볼수 있다는 점과 해적 이야기에 대한 원류를 이해할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영화와 만화속에 주인공들 - 조니뎁과 원피스, 보물섬, 후크선장-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왜 해적업이 하나의 직업과 우상으로 자리잡았는지 좀더 이해할수 있구요, 능력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구축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서술" 내용보기

아쉬움이 많이 남은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장점은 지중해를 총체적인 흐름으로 볼수 있다는 점과 해적 이야기에 대한 원류를 이해할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영화와 만화속에 주인공들 - 조니뎁과 원피스, 보물섬, 후크선장-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왜 해적업이 하나의 직업과 우상으로 자리잡았는지 좀더 이해할수 있구요, 능력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구축해간 그들... 시칠리아를 다시보게된다는 점이죠.기독교 + 이슬람 + 노르만 문화가 혼재된 곳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성요한기사단, 구출수도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의 기존책에 대해 흥미를 느꼈던 사람으로서 바다의 도시이야기에 나왔던 명쾌한 분석이나 깊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건들-레판토해전 등-에 대한 서술은 미흡한 반면, 기존책에 언급한 내용들과, 상하권 내에서는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네요. 

YES마니아 : 로얄 i***n 2009.08.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느덧 지루해진 글투.
"어느덧 지루해진 글투." 내용보기
어드덧 나나미글을 읽다보니 나나미의 글투가 식상해져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오다가 이쯤부터는 아예 식상해져가며 짜증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나나미가 이야기하듯 로마시대는 나나미가 살고 있는 일본처럼 다신론 사고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로마멸망 이후 그 지중해 세계는 일신론이 팽배해진 세계였다. 그러한 세계일지라도 로
"어느덧 지루해진 글투." 내용보기

어드덧 나나미글을 읽다보니 나나미의 글투가 식상해져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오다가 이쯤부터는 아예 식상해져가며 짜증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나나미가 이야기하듯 로마시대는 나나미가 살고 있는 일본처럼 다신론 사고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로마멸망 이후 그 지중해 세계는 일신론이 팽배해진 세계였다. 그러한 세계일지라도 로마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세계를 더 선호나는 나나미는 베네치아도시국가에 관심을 가진다. 이 책에서도 베네치아에대한 선호도는 언급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제는 나나미도 글을 더 쓰고 싶지 않은가 아니면 본인 책 광고를 하고픈지 나나미가 쓴 내용과 중복되면 자세한 설명은 포기하고 해당책을 보라고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다.

다른 책과 다른 점은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는 바로 해적들 세상이라는 점을 소개해주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전에 ebs에서 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이탈리아 여행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그 때 수도원들이 낭떨러지 아주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을 소개해주었는데 이 책을 보면 왜 그러해야했는지를 이해할 수가 있었다.

b******i 2009.08.1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또 하나의 감동이...
"또 하나의 감동이..." 내용보기
딱 보름 만에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 같다. 석사논문 제출 날짜가 일주일도 채 안 남았음에도 이렇게 이 책의 서평을 쓰는 이유는 논문을 쓰다가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이 책을 읽을 정도로 이 책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다. 일단 얘기하고 싶은 것은 ‘상’권을
"또 하나의 감동이..." 내용보기

딱 보름 만에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 같다. 석사논문 제출 날짜가 일주일도 채 안 남았음에도 이렇게 이 책의 서평을 쓰는 이유는 논문을 쓰다가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이 책을 읽을 정도로 이 책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강추!’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다. 일단 얘기하고 싶은 것은 ‘상’권을 읽었을 때의 흥분과 전율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筆力에 의해 필자가 감동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역사적 지식과 당시 시대상을 파악하는 통찰력은 정말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중간 중간 약간의 소설적 상상력이 가미된 역사해석도 물론 있지만 그것이 결코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닌 것 역시 그녀가 책 전반적으로 신뢰할만한 역사적 사실들을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서양사 전공자들 중에 이만한 필력을 가진 大家가 없기 때문에, 혹은 그런 분들이 이와 같은 수준의 책이나 연구 성과를 내놓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보고 열광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설사 그 독자가 관련 전공자라 하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내공의 결과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배은숙이 쓴『강대국의 비밀』을 처음 봤을 때 ‘아! 우리도 드디어 로마사 관련 전공자가 책을 썼구나~’하는 마음에 당장에 책을 구입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느낀 점은 ‘뭐야! 이거 Adrian Goldsworthy의 The Complete Roman Army와 내용이 거의 유사하잖아! 번역서 아니야 이거!’였다. 그만큼 외국 연구 성과의 힘을 빌리지 않고 고대 그리스-로마사를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내놓은 대중서적이나 연구서적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암튼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녀의 이 책이 정말 재밌다는 사실이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오자. 일단 (상)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여기에서는 그렇게 할 얘기가 많지는 않다. 다만, 주인공도 바뀌고, 내용도 바뀌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잠깐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하)권이 (상)권에 비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주인공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상)권에서 지중해를 무대로 활약하는 수많은 해적들이 아무리 코르사르였다지만 주변 국가에서 보기에 그들은 해적일 뿐이다. 당장 우리 땅을 침략해 사람들을 잡아가고 물건을 빼앗아가고 지나가는 우리 배를 약탈해가는 해적이 눈에 보이는데 그들이 피라타인지, 코르사르인지 알게 뭐란 말인가. 그런데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직함을 받게 된다. 그것은 바로 ‘투르크 해군’이라는 직함이다. 해적이 왜 갑자기 해군이 된단 말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적으로 해상전력이 강하지 못한 투르크가 해적을 해군으로 조직화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상비군 전력으로 운용하면서 해상력을 장악하려고 노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해적의 두목을 ‘해군제독’으로 임명하고 국가의 공식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만 달라졌다. 어쨌든, 해적의 위상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야말로 제 세상 만난 것처럼 해적들은 지중해를 활개치고 다니게 된다.

 

아마 이렇게 말하면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헉! 그럼 이제 정말 난리 났네~예전에 해적 신분으로 분탕질하고 다닐 때도 난리였는데 이제는 아예 투르크 해군이라는 직함까지 얻고 공식적으로 해적질을 다니면 유럽 사람들은 정말 큰일 났구나~’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당시 투르크가 술탄 메메드 2세(1451~1481)-바예지드 2세(1481~1512)-셀림 1세(1512~1520)-술레이만 1세(혹은 술래이만 大帝 : 1520~1566)로 이어지는 최전성기를 구가하는 동안, 유럽에서도 베네치아, 제노바 등의 해양 도시국가들이 결코 투르크에 비해 뒤지지 않는 해군력을 보유하면서 지중해 바다를 누볐기 때문이다. (상)권에서 언급했지만 당초에는 미약하기 그지없던 이탈리아의 해양 도시국가들이 이 시기가 되면 수백 척의 범선과 갤리선을 보유하고 지중해 바다를 당당히 활보하던 시기였으니 해적들이 기고만장해진 것과 맞물려 유럽인들 역시 콧대가 높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빅 매치’가 가능해진 시기가 됐다는 소리다.

 

이 시기 유럽은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면서 적자생존의 법칙만이 남아있는 지극히 인간적 군상들이 밀집해 있는 사회로 변모해간다. 로마 교황의 권위는 바닥을 치고 파문이라는 신의 대리인이 내리는 무시무시한 선언은 콧방귀만 이끌어 낼 뿐이었다. 프랑스, 에스파냐, 헝가리 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각자 영토국가로 발전해가면서 투르크 제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에 맞섰다. 그 사이에서 베네치아는 자신들의 위치를 절감하고 더욱더 종교와 민족, 국가와 사회를 초월한 등거리 외교에 목숨을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현상은 프랑스와 투르크 동맹에서 극에 달하는데 기독교 국가이면서도 에스파냐와 극렬하게 대립했던 프랑스는 투르크와 군사동맹을 맺어 유럽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다. 베네치아가 비록 욕을 먹으면서도 경제동맹은 맺지만 군사동맹은 결코 안 맺었었는데 프랑스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었다. 투르크가 동쪽에서 치고 들어오고 프랑스가 유럽 각지에서 에스파냐를 공격해 에스파냐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것이 프랑스의 의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욕 먹으면서 이룬 동맹도 헛되고 말았으니, 전설적인 해적 두목(훗날 최초의 투르크 해군제독으로 임명된) 바르바로사가 ‘국빈’으로 초대되어 프랑스에 머물면서 온 유럽을 제 집처럼 분탕질하고, 투르크의 군사행동은 생각만큼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프랑스는 막대한 배상금(배상금이라 해야 하나? 아니 작별선물이 더 낫겠다. 무려 7만 두카두나 되는 어마어마한 선물)을 지불하고 바르바로사가 이끄는 해적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욕 먹고, 돈 버린 셈이다.

 

이 시기에는 몇몇 유명한 해적 두목들이 등장하는 것이 볼 만하다. ‘바르바로사’를 비롯해서 ‘유대인 시남’과 ‘투르구트’, ‘울루치 알리’까지. 저자는 당시 투르크의 인재 등용 범위가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얘기를 꺼냈다. 맞는 말이다. 유대교를 믿었던 사람이든, 기독교를 믿었던 사람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지금은 알라의 가호를 받으며 이슬람의 집을 넓히는 역할을 담당하는 전사인데 말이다. 물론 정통 이슬람파가 아니므로 사회적인 제약은 어느 정도 있겠지만 당시 마녀 사냥이나 화형, 구교와 신교의 대립 등으로 혼란스러운 기독교 사회보다는 훨씬 나아보였다. 능력만 있으면 성공하는 사회와 능력이 없어도 신분과 지위, 명성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있다면 어느 사회가 더 빨리 성공하고 발전할까? 그래도 유럽은 다행이다. 베네치아가 기독교를 믿지 않고 이슬람교라는 종교의 교리에 보다 친밀감을 느껴 행동했다면 유럽의 바다는 과연 누가 지킨단 말인가. 그리고 해군을 조직적으로 정비하지 않고 안일하게 생각한 투르크 역대 술탄들의 성격 역시 유럽 사회를 지키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빨리 끓은 냄비가 빨리 식는 것처럼 투르크 해(적)군은 한동안 지중해를 제 집처럼 활보하다가 일순간 얻어맞기 시작한다.

 

몰타기사단(로도스기사단의 나중 이름)은 이슬람 해적과 똑같은 짓을 하고 다녀(이슬람 배 약탈, 이슬람 애들 노잡이 등 노예로 쓰기, 이슬람 물건 약탈하기 등) 이슬람 애들을 못살게 굴었고, 눈에 불을 켜고 다니면서 바다에서 만나면 싸움걸기 일쑤였다. (상)권에서부터 나오지만 이슬람 해적들은 규모면이나 기동성면에서는 유럽 국가들을 압도했지만 장비나 항해기술, 조선 수준, 해상전투 능력 등은 한참 모자랐다. 그런 약점을 간파했기에 이 시기 유럽의 해군들은 방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초계업무와 함께 직접 원정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바다 위에서의 해상전 뿐만 아니라 상륙전과 진지 점령전까지 병행하면서 말이다. 불과 백여 년 전에는 생각도 못할 일을 유럽 국가들이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에스파냐, 몰타기사단, 교황청 해군, 제노바, 베네치아 등등 수많은 국가들이 이른바 연합함대를 여러 번 결성해 직접 해적의 근거지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실히 戰士와 軍士의 능력 차이가 전투에서 현격하게 드러났다. 비록 투르크의 정예병인 ‘예니체리’까지 동원된 대규모 전투들이 벌어졌지만, 규모나 전투 능력적 면에서 순수한 군인들로 이뤄진 군대와 정규군과 비정규군(해적 혹은 용병, 기타 뜨내기들)이 섞인 군대는 차원이 달랐다. 목숨을 걸고 진지를 사수하느냐, 아니면 일단 불리하면 도망갔다가 다시 이해관계에 따라 모여 싸우느냐는 마인드는 천지차이니까 말이다. 투르크가 왜 해군을 그렇게 해적에만 의존하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물론 돈이 많이 드니까, 혹은 지금 당장 결과를 보고 싶으니깐 단기적인 투자에만 의존한 것이겠지만 이후 고구려와 백제를 대규모 해군력으로 제압한 당을 보면 투르크가 그 정도의 정복 욕구는 없었던 것 같다. 뭐 한편으로는 당 태종의 정복 야욕이 술레이만 대제의 그것을 압도하고도 남았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해적의 본거지들이 하나둘씩 까이고 에스파냐는 거기에 진지를 구축하고 눌러 앉는다. 그리고 방어만 한다. 저자가 책 뒤에 부록으로 실은「민족에 따라 다른 해적 대책」부분을 보면 재밌는 내용이 나온다. 로마제국은 해적을 물리적으로 절멸하는 동시에 그들의 본거지를 점령하고 그들을 내륙으로 이주시켜 농지를 주고 생계를 해결하게 했다. 조선 초기 해상세력을 억지로 내륙에 정착시켜 농경을 장려한 것이 떠올랐다. 암튼 해적은 근절됐다. 그와 달리 베네치아 공화국은 로마처럼 강력한 군사력이 없기 때문에 자국 선박의 사활이 걸린 아드리아 해의 제해권만 일단 장악한다. 그들은 해적들의 본거지를 장악하는 대신 그 곳에서 신선한 물품을 보급 받고 선박수리소를 세워 중고령층의 고용을 보장하는 한편 그 동네 젊은이들을 갤리선 노잡이로 채용한다. 로마와 약간 다르지만 상업 활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답게 경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혀 나갔다. 하지만 에스파냐는 정말 특이했다. 그들은 항구 바깥의 곶 위에 세워진 요새를 장악하고 해적선의 출입을 감시할 뿐 실질적인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에 저자는 비판한다. ‘마치 자신들이 잘났다고 과시하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 같다.’ 고 말이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에스파냐는 비록 수년~수십 년밖에 차지하지 못 했지만 어쨌든 북아프리카 곳곳에 자신들의 요새를 설치하였고, 지중해에는 이슬람 선박만 보면 어떻게 못 해서 안달이 난 몰타기사단 애들이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거기다가 베네치아 해군은 투르크 해적들이 감히 건들지도 못 하는 대상이었으니 예전에 지중해를 주름잡던 투르크 해적들이 이거 체면이 말이 아니다. 거기다가 술레이만 대제가 야심차게 수만의 대군을 동원하여 공격한 자그마한 몰타 섬(몰타기사단의 근거지)이 공방전에서 승리를 하면서 투르크 해군은 예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 하는 듯 했다. 그렇게 술레이만 대제가 갔다. 그리고 전혀 술탄이 될 줄 몰랐던 그의 둘째 아들이 셀림 2세로 즉위하였다(첫째 아들인 바예지드는 반란을 일으켰다는 모함으로 죽었단다). 평생 부유한 왕자로서 쾌락에만 탐닉하던 셀림 2세가 뭘 할 줄 알았겠는가. 그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대외원정의 화려한 승리로 메우려고 한다.

 

그리고 키프로스 섬을 공격하기로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지역에서 나는 포도주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하지만 저자는 얘기한다. 베네치아 영토가 된지 100여 년 동안 키프로스 섬은 최고 명주의 지위를 얻은 포도주를 생산했지만 과연 베네치아인이 경영하지 않고 투르크인이 경영했다면 그렇게 됐을까 하고 말이다. 마치 고려청자가 원 간섭기를 받기 전에는 국제교역에서 최고의 상품가치를 지녔지만 원이 유라시아를 하나로 만들어버린 다음에 더 이상 최고의 상품가치를 얻지 못 했던 것처럼 투르크인이 키프로스 섬을 공략하면 더 이상 그 포도주는 최고 명주가 안 됐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 같다. 암튼 이 간단한 이유 때문에 셀림 2세는 10만 명이 넘는 대군과 200척이 넘는 배를 집결시키고, 이 결심은 투르크와 줄타기 외교로서 돈벌이에 활용한 베네치아를 결국 기독교 사회로 돌아서게 했다. 마치 미국 상선을 U-보트 작전으로 침몰시켜 단기적인 이익만 챙기려던 독일이 결국 미국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제력을 지닌 괴물을 적으로 돌려버린 것처럼 말이다.

 

키프로스는 버텼다. 수천 명의 방어군이 10만이 넘는 대군을 상대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곧 유럽의 연합함대가 결성됐다. 베네치아 110척, 에스파냐 본국 14척, 에스파냐 지배하의 나폴리와 시칠리아에서 36척, 에스파냐 해군제독 도리아 소유의 22척, 교황청 12척, 몰타기사단 3척, 사보이아 공국 3척, 기타 3척 등 전체 283척의 선박과 8만 명이 넘는 병력(지휘관과 선언, 노잡이 포함, 기독교 사회에서는 노잡이가 노예가 아니었으므로 난전이 벌어지면 이들이 모두 전력으로 활용되었다)이 집결한 것이다. 이에 맞선 투르크 해군은 소형 갤리선인 ‘푸스타’를 포함한 270척의 대부대. 양측 모두 최고의 베테랑을 지휘관으로 기용하여 맞붙게 된다. 한쪽은 해적, 한쪽은 상설 해군을 유지하는 유일한 국가였던 베네치아의 남자들. 저자는 말한다. ‘지중해 세계 최대이자 최후의 해전이 될 레판토 해전’이라고 말이다. 여기에 극적인 양념(?)이 가해진다. 키프로스 섬에 상륙한지 1년여, 투르크측 지휘관인 무스타파 파샤는 항복하면 모두 살려준다는 약속을 하고 성문을 열라고 하였다. 수비대는 속았고 성안의 살아남은 모든 사람이 죽거나 노예로 팔렸다. 유럽인들은 분개했다.

 

저자는 레판토 해전 부분은 그녀가 따로 쓴 책『레판토 해전』을 참고하라고 언급하면서 간단히 넘어갔다. 암튼 1571년 10월 7일, 벌어진 이 전투는 기독교 측의 압승으로 끝났다. 정면으로 바다 위에서 적과 붙지 않고 게릴라전으로 일관해온 해적들이 얼마나 잘 싸웠을까 싶기도 하다. 투르크측 전사자는 8천명이었으며 여기에는 총사령관 알리 파샤를 비롯한 투르크 궁정 고관의 대부분, 예니체리 군단장과 그 부하 400명, 투르크가 공략하여 영토로 삼은 레스보스 · 키오스 · 네그로폰테 · 로도스 섬의 총독들, 바르바로사의 두 아들, 우익 총대장(해적) 샬루크 등이 포함됐다. 포로는 1만 명이었으며, 침몰한 배는 갤리선만 80척이었고 137척의 배가 나포됐다. 물론 기독교측도 피해는 컸다. 전사자는 7,500명에 부상자가 8,000명이었으니 말이다. 그 중 50% 정도가 모두 베네치아의 피해수치였으니 레판토 해전은 실상 베네치아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끌어낼 수 없는 승리였을 것이다(필자는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레판토 해전의 주력이 에스파냐인 줄 알았다. 창피하게도. 저자는 오히려 한술 더 뜬다. 에스파냐 역시 투르크처럼 해군력이 약한 나라라고, 무적함대가 쉽게 깨진 것처럼 베네치아 없는 해군은 의미가 없다고 말이다. 이런 과감한 표현 좋았다).

 

이제 책의 막바지에 도달했다. 레판토 해전 이후 역시 베네치아는 달랐다. 베네치아는 다시 투르크와 극비 동맹을 맺어 이후 70여 년간 평화로운 시기를 보냈다. 물론 베네치아는 계속 돈 버는 기계로 번성했다. 하지만 에스파냐의 무적함대가 영국 해군에게 패하면서 지중해는 더 이상 유럽의 중심 패권지가 아니었다. 이제 세계의 중심은 대서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베네치아의 빛나는 외교와 절묘한 정치 감각을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베네치아인들은 지리적으로 불리했던 것도 있었다. 영국과 같은 위치에서 베네치아인들이 활동했다면 어찌했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if)’은 없으니 넘어가자.

 

저자는 마무리 짓는다. 왜 지중해 연안지방이 오늘날은 관광지로 유명한데 하필이면 바로크 시대 건물이 제일 오래됐고 19세기 이후의 건물들이 많은지 반문하면서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7세기부터 18세기까지 1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북아프리카에서 드나들던 해적들 때문이었다. 이 해적을 빼고 지중해역사를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그 새로운 지식의 장을 열게 해준 저자에게 무한한 존경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표하고 싶다. 어쨌든 1740년 투르크는 해적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해적금지령’을 내렸고, 1816년에는 해적의 주요 근거지였던 트리폴리, 튀니스, 알제리에서도 해적금지법이 시행되었다. 그리고 1830년 프랑스가 알제리를 식민지화하면서 해적은 근절되기 시작했고 결국 1856년 코르사로든, 피라타든 모든 해적행위를 엄금한다는 ‘파리 선언’이 성립되었다고 한다.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이 극성인데 요즘 같은 시기에도 해적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도 저자는 책을 손에서 못 놓게 만들었다. 또 다른 부록으로 그녀가 지금까지 썼던 다른 책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안 읽었으면 빨리 가서 이것부터 읽고 오라고 명령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필자도 모르게 그 중 몇 권을 구입하고 말았다. 압도당해서였나? 어쨌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일을 이 책과 함께 겪어서 또한 즐겁다고 말하고 싶다.



s*****m 2009.11.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밀물에서 썰물로 변해가는 세계사의 한가운데
"밀물에서 썰물로 변해가는 세계사의 한가운데" 내용보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중해'하면 무엇이 연상되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휴양' 혹은 '관광'을 이야기할 것이다. 몰디브의 뒤를 이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몰타 섬을 필두로,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한 야니의 출생지로 유명세를 탄 산토리니 섬,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웬만한 유럽 나라들을 다 돌아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선택한다는 지중해 크루즈 여행 등, 새파란
"밀물에서 썰물로 변해가는 세계사의 한가운데" 내용보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중해'하면 무엇이 연상되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휴양' 혹은 '관광'을 이야기할 것이다. 몰디브의 뒤를 이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몰타 섬을 필두로,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유명한 야니의 출생지로 유명세를 탄 산토리니 섬,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웬만한 유럽 나라들을 다 돌아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선택한다는 지중해 크루즈 여행 등, 새파란 바다와 직결되는 지중해의 이미지는 우리에겐 평화와 휴식의 상징일 뿐이고, 그 지중해에 가라앉아있는 수많은 군함들과 무기들과 인골들에 대해서는 알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상권 리뷰에서도 얘기했던 대로, 기독교 중심인 미국 사관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 세계사 교과서에는 이슬람교 세계에 대한 기술이 거의 없다. 게다가 기독교 나라가 이슬람교 나라와의 전투에서 패배라도 했다면, 요약은 고사하고 역사에서 아예 삭제돼버린 것이  현실이다.

 

사실 지중해는 유럽 역사가 기록된 이래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역사의 한가운데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격전지였던 적은 없다. 우리가 아는 한 그렇다. 아주 오랫동안 로마제국의 내해였으므로 큰 전투가 벌어졌을 리 없고, 종교로 인한 투쟁은 삭제되었으며, 우리에게 남은 건 '조상 잘 만난' 국민들의 휴양 도시 뿐이다. 심지어 무적함대 아르마다의 기원이 된 것으로 유명한 레판토 해전은, 역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들에게조차 자기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이 책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중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책이다. 특히 동양에서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세월에 대한 역사책이고, 책 곳곳에 묻어나는, 로마제국에 대한 작가의 회한에 집중한다면 망한 로마제국의 마지막 역사가가 남긴 연대기의 마지막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해적'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한 권의 역사책으로 엮어낸 작가의 능력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거니와, 세계사 교과서에서 사라졌던 세월을 독자들에게 되돌려준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칭찬할 수밖에 없다.

 

작가가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바다의 도시 이야기'와는 쌍둥이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이란성 쌍둥이일 것이다. 베네치아와 동방의 관계에 집중한 전작과는 달리, 이 책은 지중해 전체의 세력 균형에 대해서 비교적 편향되지 않은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이 분명히 쌍둥이 중 형이라고 해도 될 것 같고, 동생보다는 전문성이 좀 떨어지지만 좀 더 인간관계가 넓은 형인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역사책들이 그러하듯, 이 책도 분명한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 장점으로는 먼저 적확한 1차 사료들에 근거한 명료한 서술과, 그 사료들 사이의 구멍을 메우는 작가의 상상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로마 제국(과 그 영토)에 대한 끝없는 애정에 기반한, 폭넓으면서도 깊은 고심의 흔적이다. 어원에 대한 탐구에서부터, 작가가 실제로 답사했음이 분명한 유적들에 대한 상세한 안내까지, 일반적인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즐거움들이 곳곳에 넘친다. 때로는 너무 넘치는 점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없는 것보다는 낫다.

 

반면에 특별한 사건이나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 관계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긴장감과 속도감은 이 책 최대의 단점이자, 로마인 이야기에 비해서 이 책이 갖는 최고의 약점이다. 게다가 작가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3번의 전쟁을 별개의 책들로 따로 엮어냄으로써, 과연 이것은 혹시 일면 장삿속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게 하며, 특히 이야기 흐름상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레판토 해전을 단 몇 페이지에 요약해버림으로써 그 의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따라서 이 책을 로마인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놓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근본적인 가치는 서점에 범람하는 일반 역사책들을 훨씬 뛰어넘고 있으며, 또한 10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지중해에 머물러 있었던 역사의 중심이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마지막 순간을 멋지게 포착해냈다. 내용이 약간 부실하거나, 통찰의 깊이가 약간 얕았더라도 이러한 근본적인 가치는 퇴색하지 않았을 터인데, 작가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는 깊이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추가로, 자칫 매우 지루해질 수도 있는 내용을 김석희씨의 깔끔한 번역으로 일부 보완하고 있으며, 특히 번역자는 내가 예전에 한길사의 다른 책에서 지적했던 '괴멸'과 '궤멸'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사용하는 등, A급 번역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다른 책을 읽다가도 가끔씩 이 책을 간간이 꺼내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