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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은 젊다. 그가 이십대초반에 쓴 것도 아닌데 읽어보면 그시절의 이야기 같다. 그는 대구에서 살았고 대구를 배경으로 첫소설을 썼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소설거리에 대한 한계를 경험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수성못,이라고 한들 전국의 독자 중 몇몇이 그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반면에 서울의 지명은 드라마에 매체에 많이 노출되어 누구나 아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실 주인공이 신촌의 어느 거리에 잇다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상상하고, 또 세련되게 보이지만, 지방 도시의 한 거리를 걷고 있다고 하면 희미하고 낡아보인다. 그런 이미지 탓에 지방을 배경으로 쓴다는 것에 대해 컴플렉스를 느끼곤 한다. 그런 면에서 이광훈은 그런 열등감이 있다. 그저 자연스럽게 지명을 쓰고 지도를 그리듯 이동한다. 나는 특별한 공감을 갖고 그 지명을 따라간다.
그가 기억하듯 나또한 대명동 계대캠퍼스 앞의 계명 소극장을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진 것이지만 90년대 초반에는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문화공간이었다.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것조차 잊고 살다가 그의 소설을 보니 참 새삼스러웠다. 내가 그렇게 오래된 사람인가 하고 변화에 놀라게 된다. 또한 주인공은 젊은이들답게 식상하고 지루한 일상들, 무표정한 인간들의 삶에 돌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공중장소에서 바나나에 콘돔을 끼우는 스릴을 맛보는 것이다. 누구나 그 장면을 보았다면 미친놈이라고 깜짝 놀랄만한 행동, 그러나 누구나 한번 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만한 사건. 그는 행동에 옮긴다. 그리고 결말에 새로운 반전이 있다. 그의 등단작을 보면서 다른 것도 빨리 읽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이야기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준 소설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바나나 위를 콘돔으로 천천히 씌우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