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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본으로부터 해방이 됐다 할 수 있으나 참 해방은 조금도 된 것이 없다. 도리어 전보다 더 참혹한 것은 전에 상전이 하나였던 대신 지금은 둘 셋이다. 일본시대에는 종살이라도 부모형제가 한 댁에 살 수 있고 동포가 서로 교통할 수는 있지 않았나? 지금은 그것도 못해 부모처자가 남북으로 헤어져 헤매는 나라에 자유는 무슨 자유, 해방은 무슨 해방인가. 남 한은 북한을 소련?중공의 꼭두각시라 하고, 북한은 남한을 미국의 꼭두각시라 하니, 남이 볼 때 있는 것은 꼭두각시뿐이지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나라 없는 백성이다. 6?25는 꼭두각시의 놀음이었다. 민중의 시대에 민중이 살았어야 할 터인데 민중이 죽었으니 남의 꼭두각시밖에 된 것 없지 않은가? 전쟁이 지나간 후 서로 이겼노라 했다. 형제 싸움에 서로 이겼노라니 정말은 진 것 아닌가? 어찌 승전축하를 할까? 슬피 울어도 부족할 일인데, 어느 군인도 어느 장교도, 주는 훈장 자랑으로 달고 다녔지 "형제를 죽이고 훈장이 무슨 훈장이냐?" 하고 떼어 던진 것을 보지 못했다. 한 번 내리 밀리고 한 번 올려 밀고, 그리고는 다시 38선에 엉거주춤, 전쟁도 아니요 평화도 아니요, 그 뜻은 무엇인가? 힘은 비슷비슷한 힘, 힘으로는 될 문제 아니란 말 아닌가? 이 군대 소용없단 말 아닌가? 전쟁 중에 가장 보기 싫은 것은 종교단체들이었다. 피난을 가면 제 교도만 가려 하고 구호물자 나오면 서로 싸우고 썩 잘 쓴다는 것이 그것을 미끼로 교세 늘리려고나 하고, 적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 정치하는 자의 잘못을 책망하는 정말 의의 빛을 보여주고 그 때문에 핍박을 당한 일을 한 번도 못 보았다. 그 간난 중에서도 교회당은 굉장하게 짓고 예배당은 꽃처럼 단장한 사람으로 차지, 어디 베옷 입고 재에 앉았다는 교회를 못 보았다. 다른 나라 원조는 당연히 받을 것으로 알아 부끄러워할 줄 모를 뿐 아니라 그것을 잘 얻어오는 것이 공로요 솜씨로 알고 원조는 받는다면서, 사실 나라의 뿌리인 농촌은 나날이 말라들어가는데 대도시에서는 한 집 건너 보석상, 두 집 건너 요릿집, 과자집, 그리고 다방, 댄스 홀, 연극장, 미장원이다. 아무것도 없던 사람도 벼슬만 한번 하고 장교만 되면 큰 집을 턱턱 짓고, 길거리에 넘치는 것은 오늘만을 알고 나만을 생각하는 먹자 놀자의 기분뿐이지 어느 모퉁이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먼 앞을 두고 계획을 세워 살자는 비장한 각오를 한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이것이 전쟁 치른 백성인가? 전쟁 중에 있는 국민인가? 이것이 제 동포의 시체를 깎아먹고 살아난 사람들인가? 그리고 선거를 하면 노골적으로 내놓고 사고 팔고 억지를 쓰고, 내세우는 것은 북진통일의 구호뿐이요 내 비위에 거슬리면 빨갱이니, 통일 하는 것은 칼밖에 모르나?“ - 책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