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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동안 뒤숭숭했었다. 정계의 큰 별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인물이 차례대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 인한 사람들의 대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우왕좌왕 헤매고 있는게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앞으로 누구를 믿어야 하나. 따를 사람이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을 믿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라는 그런 고민들이 조금씩 깊어져가는 상황에서 한동안 지나쳐보기만 했던 장준하 평전을 들춰보게 됐다.
아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 이름을 들어본 건 아마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문성근씨가 대화 중 문익환 목사의 얘기를 언급하다가 함께 이름을 입에 올렸을 때가 아닐까 싶다. 1998년 이후로 실제 대학가에서 학생운동의 불씨는 거의 사그라들었고, 2000년대 초반으로 넘어가면서 tv등에서 방송되던 다큐멘터리도 정치사/사상사 등에 관련된 내용은 거의 없어졌다. 그러니까 이른바 "젊다"라고 칭해질 수 있는 세대에는 이 이름이 거의 알려져있지 않은 것이고, 실제로 한국 현대사에 대한 고찰 또한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아닐까. (어째 논지가 좀 엇나간다?--;;)
체 게바라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서 그 평전은 주야장천 스테디/베스트 셀러가 되어가고 있는데, 장준하 선생의 평전은 리뷰 하나 없는 사실이 왠지 좀 서글프다.
"부끄럽지 않은 조상이 되겠다"라는 그의 신념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되새김질 해야 하는 명제가 아닌가 싶다. 남들보다 더 잘나야 하고 더 위로 올라가서 돈을 벌고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한 지금, 나 하나와 내 자식들만이 아니라 내 아래의 세대 전체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잘 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나 하나만 잘 되면 되고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가진 게 많은 자는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긁어 모으고 자식에게 때려박는 현재 상황은, 사실 길게 보면 망하기 딱 좋은 상황이 아닌가.
사상계가 폐간된 이유로 3S에 현혹된 사람들이 단순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TV앞에, 극장 앞으로만 모여들고, 읽기 쉬운 편한 책들만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부수가 점점 떨어져 결국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라는 대목이 책 속에 나온다. 지금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사람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고찰하려 들지 않고, 먼 곳의 이상적인 이야기를 본다. 모두가 이 땅을 떠나서 나 하나만 잘하면 잘 살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서 해외로 이민을 가고, 유학을 간다. 자본주의의 첨병인 다국적기업의 지도자들의 자서전과 리더십 서적을 사 읽고, 힘 센 나라의 지도자들을 분석한 책들만을 읽는다.
사실 우리가 지금 봐야할 곳은 멀리 있는 그 곳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곳일진대 말이다.
현재 사회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청년이라면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해서 논술에 써먹는다고 선전이라도 하면 좀 팔리지 않을까 싶네. 리뷰도 늘어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