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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근대사를 다룬 최문형교수님의 “근대 세계의 개박과 그 원동력”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 <유럽이란 무엇인가>를 읽게 된 것은 조선일보에서 다음과 같은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문형 교수는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된 요인으로 바다를 지배하고, 산업기반을 갖추었으며, 종교적 갈등을 해소했다는 세 가지를 들었다. ‘이게 중요한 거요. 산업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해양국가냐 대륙국가냐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또 이념 갈등을 통합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사해주는 대목이지요.’” 2008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산 쇠고기수입과 관련된 광우병파동에 휘말릴 때는 “과학적 사실에 대한 해석에 시각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많은 시간이 지나 다시 살펴보니, 우리 사회가 진보에서 보수로 급격하게 바뀌는 와중에서 진보와 보수의 이념이 서로 충돌하는 양상이 극단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슈가 작았던 광우병사태보다 그 파장이 작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나라 안팎의 여건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물론 최근 무역수지의 개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오고 있는 나라라고 부러움을 받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념대결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국가발전이 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생깁니다. 사실 서양사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읽고마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런 축이라서 서양사에 대한 상세한 지식은 없는 편이었습니다. 중세 암흑기에 싸여있던 유럽대륙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켠 것이 스페인이었다는 것은 컬럼버스에게 재정적 후원을 해서 아메리카를 발견하도록 지원한 것이 스페인의 이사벨여왕이었다는 것은 역사책에서 알고 있었습니다. 유럽대륙의 패권이 스페인에서 홀라드로 그리고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핵심을 정리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달성 프리온질환 그룹의 하나인 스크래피가 영국에서 만연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 질환이 영국뿐 아니라 유럽대륙 전반에 걸친 문제였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대륙에서 목양산업의 양대 축은 스페인과 영국이라는 사실도 확인하였고 양모를 가공하는 모직물산업이 국가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잘 나가던 스페인이 몰락하게 된 시발점은 가톨릭을 국교로 하는 과정에서 이교도였던 무어인과 유대인을 추방하게 된 것이었는데 이들이 모직물산업과 금융업 등의 전문가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국은 이들을 받아들여 산업을 발전시키고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갈등을 잘 풀어낸 것이 대영제국을 만드는 동력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국력은 산업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대들어서 산업의 무게 중심이 서비스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굴뚝산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만, 아직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서비스산업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굴뚝산업의 규모가 축소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직인조례와 구빈법에도 눈이 갑니다. 포괄적인 산업규제법이지만 건강한 사람을 산업현장에서 일하도록 하고 노동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구빈세로 부양하는 제도였다고 합니다. <유럽이란 무엇인가>를 통하여 제국주의시대 유럽의 힘의 흐름을 알고 그것을 주도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대 인물들의 컬러화보는 부록인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