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여행기가 센티멘털한 단어의 나열이거나 잡지처럼 화려한 여행 정보일 경우가 많은데 이 여행기는 건전하고 재밌고 유익하다. 일본의 시코쿠 섬을 일주하며 88개의 절을 도보로 순례하면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갑자기 끼어든 동거인과의 순례이야기까지 진솔하게 적혀 있다. 세세한 여행지도와 팁도 순례여행을 준비하는 이에겐 큰 도움이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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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과 치유의 길, 일본 시코쿠 88사 순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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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를 무척 좋아하는 내가 지나갈 수 없던 그책... 내가 아직 체험해보지 못한 또 하나의 형태.. 순례여행...
[ 시코쿠 섬의 여든여덟개 사원을 돌아보는, 일천이백 킬로미터, 오시코쿠 순례길. ]
나는 기독교도 불교신자도 아니다. 하지만 걷기여행의 다른 면으로 본다면 순례여행...특히 홀로 떠나는 순례여행은 여간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시도하기 어렵겠지만, 삶을 살면서 '그래.. 한번쯤은 나를 돌아보고 혼자 장시간 걸으며 낯선곳에서 낯선이를 친구로 맞이하는 경험도 아름다울 것'이란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시코쿠 순례길을 설명하는 똑같은 글이 앞쪽에 세번 등장하면서 부터,, 살짝 책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든다. 아... 내 책읽는 성격에 조금 문제가 있는 건지.. 이럴때면 책에 왠지 정성이 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88개의 절을 온전한 걷기로만 여행하게 되는 순례길은 제대로 씻을수 없고 고로 냄새도 나며~ 그날의 숙박과 식사를 걱정해야하지만, 자연이 선물해주는 경치들과 각 절에 담긴 고유의 풍경을 선물해주는 매력적인 여행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부러웠던건 순례자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태도와 오셋다이.... 낯선 순례자들에게 늘 친절하며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오셋다이를 아낌없이 주는 그들... (오셋다이는 순례자들에게 전해주는 시주같은 것이다.)
오로지 그들의 문화와 오셋다이가 정말로 책에 표현된 대로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을 다해 챙겨주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여 순례길을 한번 가봐야겠단 짧은 생각이 들 즈음에... 과연 우리나라였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이런 문화가 수십년이 지나도록 잘 보존되었을까?하는 아쉬운 의문도 갖게 되었다.
외로울 것 같은 홀로여행에 적지 않게 나타나주는 같은 순례자들.. 일본인과 외국인..젊은 사람 늙은 사람... 구분을 하지 않고 그들은 서로에게 친구가 되고 낯선이에게 마음 깊은 이야기들도 풀어간다. 이건 세계 어디를 가든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예순 다섯살의 어학연수를 꿈꾸는 카토상, 한국인 비구니 묘선스님, 여행지에서 함께 세계를 누비고 있는 커플 가오리와 에우제니, 재즈가수이며 은행원의 삶중에 진로를 고민하는 40대 시노부...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깊에 마음에 새긴친구 스바루 호텔의 다카시상....
책을 읽으면서 난 여행에세이를 읽으며 두번째로 살짝 불편한 감을 느낀다. 작가의 진솔한 글 실력에 힘들고 짜증스러울때 그 느낌이 나에게 정말 잘 전달되었으니~그만큼 글을 잘쓴단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가끔 던져지는 속내 깊은 이야기들(역사 등등)을 보면서 살짝... 깊이의 얕음을 느끼며.. 오히려 다루지 않았으면..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 가끔은 설명이 없는 사진이나 페이지의 내용과 관계없는 사진들이 등장해서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책을 덮으며 살짝 생각하는 것은,,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책을 만났단 생각과 함께, 어딘지 모를 아쉬움... 순례길에 나를 초대함이 아닌 그녀의 일기를 훔쳐보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그만큼 흡입력이 살짝 약했단 느낌..) 순례길에 만난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살짝은 지루한 감이 있단 생각으로 별을 살짝 빼본다.
☆ 하지만 언젠가 꼭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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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솔직하게 쓴 책이다. 순례길을 걸으며 느꼈던 부분, 대해주는 사람들의 태도, 불편한점 등. 그리고 무엇보다 날마다 숙소를 잡고 제대로된 밥을 먹어가며 생활한 점. 여느 책처럼 뭐 100만원만 있으면된다!! 식의 말이 아닌 현실적으로 계산하고 보여주는 책이라서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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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여행.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저자의 말처럼 자기치유적인 목적으로라도 사는동안 순례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는 저마다 한가지씩은 있기 마련이다.
두통약의 도움으로 견뎌지던 것이 어느새 의지가 되는 수준으로 늘어나자 저자는 이전에 얼핏 들었던 순례여행길에 오른다.
88개의 사찰을 돌아서 처음 출발했던 사찰로 되돌아 오는 길로 어쩌면 인생의 여정과 많이 닮아있는것 같았다.
구체적인 순례길에 오르기 전, 일본에 지인을 만나고 순례길에 오르기 위해 순례자들이 갓이며 지팡이등의 물품까지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더불어 순례자를 대하는 일본인들의 마음가짐과, 또 그들의 보시를 받으면 거절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례자들의 태도까지 일뤄준다. 책 내용중에는 순례자가 받은 보시물품이 등장하는데 먹을것을 비롯 소박하면서도 정이 느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딱히 '재미'를 기대하지 않았던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제법 큰 웃음도 준다. 아마도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연극의 극본을 담당했던 필력을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일것이다.
더불어 단순히 순례길의 주변을 돌아보고 나누기 보다는 두루두루 일본의 문화와 일본인들의 사고를 덤덤하게 얘기하면서, 자국과 비교하며 비판한다거나 추종하는 분위기가 전혀 없다는 점이 글을 읽는 내내 참 좋았다.
책을 참고삼아 떠나려던 순례여행을 읽는동안 잠시나마 다녀온듯한 기분이 드는 유쾌하면서도 '치유'가 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꼭 다시금 먼길을 걸어보자 하고 약속했던 언니의 손을 꼭 잡기보다는 반걸음 떨어져서 자매가 아닌 동료 순례자로서 꼭 그길을 밟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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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책 제목만 보고 나는 대답했다. '그래. 떠나자 한번쯤은...' 하지만 금새 의문이 떠올랐다. '중세도 아닌데 갑자기 순례길이라니?' '나는 종교인도 아니잖아?' 그리고 짧은 망설임끝에 보다 근본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 역시 일생에 한번은 순례길을 떠나야지. 아니 우리 인생이 바로 순례길의 연속이 아니든가?'
'길'이 '걷기'가 유행이 되는 시절을 낳은 인간이 지나온 역사를 뒤돌아보자.
인간은 어느날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기를 포기했다. 그것은 지상의 모든 존재를 식민통치하는 신으로부터 버림받아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 낡은 신과 더불어 새로운 신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신을 통해 인간은 지상의 천국을 열망했고, 그리고 지상의 천국이 세워지는 하늘에는 항상 낡은 신의 호위가 있었다. 그렇게 인간은 세계를 지배하려했지만, 새로운 신은 또다시 인간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고자 했다. 결국 낡은 신은 두터운 철문과 높은 담이 둘러처진 교회에 갇혔고,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한 새로운 신은 베일을 벗고 본색을 드러냈다. 그것은 '자본'이었다. 위대한 조물주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계약은 깨어지고, 세상은 '자본'의 식민통치를 받게 되었고, 인간은 자본의 지배를 수행하는 '총독'이 되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인간은 스스로의 가치를 포기하고, 자본의 노예로서 인신포기각서에 서명해야했다. 이제 인간은 물량화되고, 계량화되고 그리고 이윤을 위한 '투입 요소'가 되었다. 그것도 위대한 '자본'의 하위 범주로 말이다.
그리고 자본의 지배가 정교해지는 만치 인간은 인간 본연의 모습에 목말라했다 인간은 세계를 지배하고자하는 꿈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제 그 스스로의 삶의 지배자가 되고자 했다. 그렇게 인간은 새로운 신도 낡은 신도 아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섬기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섬기면서 동시에 섬김을 받는자가 되고자 했다.
시코쿠 지방의 88개 성지순례 사찰 중 75번 사찰인 젠츠우지를 순례 중인 일본인들.
이들은 이승의 업장을 없애기 위해서 흰색 수의를 입고 다니며 88개 사찰을 순례한다./김은진 기자
그 깨달음의 끝에 사람들은 갑자기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스스로 자기 삶의 가치를 찾아 길을 떠난단다. 신경정신과가 보편화되고,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세상, 온갖 치유 프로그램이 범람을 하고, 기성종교의 틀을 넘어 새로운 종교마저 위대한 과학의 시대를 침범하는데 인간은 다시 흙과 바람과 태양과 몸이 만나는 원초적 경험을 찾아 나선 것이다.
'걷기'는 그렇게 붐이 되었고, 카미노데 산티아고가 오시코쿠순례길이 그리고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탄생했다.
순례길에서는 지친 다리의 노고를 들어주고, 순례 도중에 죽음을 맞이할 경우 비목으로 쓸 지팡이 츠에는 어쩌면 순례가 끝난 뒤에서 영원히 가슴 속에 담고 다녀야할 지팡이 인지도 모르겠다. 살아서 의지타가, 죽어서 비목으로 남길 손때 찌든 지팡이 하나쯤 가슴속에 안고 산다면, 우리는 자신의 삶을 그래도 덜 천대하고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인생의 한번은, 최소한 한번은 스스로의 삶을 찾아 먼 순례길을 떠나야 한다. 그길은 영원한 방랑의 길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신의 삶의 가치를 찾아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그리고 순례를 떠나기 전과는 다른, 순례를 다녀왔던 사람의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이 테어나도록 한, 필자의 우울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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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일본 시코쿠 88사, 구마노코도 순례기! 아직 내가 가보지 않았고 평생 가보지 못할 수도 있는 이곳을 나는 저자의 글과 사진으로 한참을 여행했다. 순례기는 잘 모르고 살던 내가 세상사는 곳, 좋은 곳을 보면서 잠시라도 마음 쉴 곳을 만든다는 것에서 여행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일본에 사찰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도 그럴것이, 여행이라고는 담을 쌓은 내가 알턱은 전무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선에 머물르다보니, 여행이라는 것이 하고 싶어진다. 저자처럼 심한 두통으로 인해 훌훌 털어버리고 걷기여행을 떠나기엔 내가 지금 떠날때가 아니다! 라는 생각에 일년을 미루고 미뤄 여기까지 왔다. 원래 낯선곳에 가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사찰만은 정말로 좋아하고 맘이 편하다. 그리고 자연의 소리와 향기도....
일본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것들이 숨어있는 것 같다. 순례를 하면서 사형반대시위에 참여하는 것! 우표를 건내는 섬세함까지! 그들은 아마도 서로 소통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도시에서 지식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떠나는 곳에서의 느낌, 깨달음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일본의 정취를 느낄만한 특유의 사진들과 설명들이 들어 있으니 마치 내가 일본에 온 것은 아닐까? 일본에 가면 꼭 이 음식은 한번 먹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몇년전에 일본으로 연수를 떠날 기회가 있었는데, 가지 못한 것이 내심 후회가 된다. 순례란 무엇일까? 자연에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 그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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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에 여름휴가로 일본 도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가깝고도 먼 나라가 궁금해서 언제가는 가봐야지 하다가 올해 큰 맘 먹고 떠난 여행이었다. 가기전에 온갖 일본에 관련된 책들을 섭렵했었다. 나름대로 일본이란 나라의 매력에 빠진채 막상 가보니 정말 모든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여행을 갔다온 한달 뒤 이 책을 보게 되었다.(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갑자기 회사를 때려치고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시코쿠라는 섬에 있는 88개의 불교 사원을 둘러보는 여행서이다. 그 길이가 총 1200km나 된다고 한다. 대략 다 돌아보는데 5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일본승려 차림으로 지팡이를 들고 행군을 하는 것이다. 일명 “오헨로상” 걷다보면 일본 주민들이 “오셋다이” 라해서 먹을 것 아니면 약간의 돈을 쥐어준다. 고생아닌 고생길에 얼마나 고맙고 따듯하게 느껴질까 읽고 있던 내 자신이 더 쑥스럽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주위풍경과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씨를 느껴보고 싶다. 난 결정했다. 죽기전에 꼭 걸어볼꺼라고... 내일 시코쿠 순례여행을 위해 적금들 생각이다. ^^ |
![]() 이 책은 어쩌면 생활에 지친 당신과 나에게 보내진 초대장일지 모른다. 더 아프기 전에, 더 힘들어 지기 전에 떠나라고.. 그렇게 치유하고 다시 시작해보라는... 그런 초대장을 받은 기분이었다.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다. 바쁘게 사느라,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자연이 부르는 소리를, 옆에서 지인들이, 가족들이 하는 소리를 다 듣지 못하고 흘려 보내버린다. 지난 번... 올레길을 걸었다. 그 길을 걸으며 걷기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걷기’로 시작과 끝을 다 채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하게도 느껴질 ‘ 걷기 여행 ’ 이지만 그것이 나에게 인내심을 갖기를, 깨달음의 시간을 갖기를, 그래서 좀더 성숙해지기를 바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것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룰수 없는 여행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올레길을 걸으며 .. 나는 자연의 소리를... 그리고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겨우 느낄 수 있었다. 참 다행스러웠다. 가까운 일본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까지 된 순례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책을 읽고 나서 일본에도 ‘불교’라는 종교가 어느정도 규모를 가지고 정착되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책을 보고 나서였나? 신문에 우리나라의 스님께서 일본의 관음성지 33곳을 탐방하고 우리나라에도 성지 33곳을 정하여 순례 상품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예전엔 우리가 일본에 불교를 전파했을 텐데 지금은 그것이 역전된 것 같아 뭔가 마음이 씁쓸했다. 여하튼 종교적인 이유에서건, 건강을 위해서건, 아니면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더 많이 마련되고, 자리잡아 간다는 것은 분명 반길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코쿠 순례길과 구마노코도 순례길을 홀로, 혹은 마음 통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그 길 위의 이야기들은 참 따뜻하면서도 인간적이다. 길에서 만난 한없이 착한 사람들,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어 하는, 도시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사람이야기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다른 문화 속의 길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마음이 통하던 사람이었지만, 길 위에서만큼은 원수가 될 수 있어지는 그 관계의 미묘함과 쉽사리 접할 수 없던 상황의 미묘함이 주는 그 비밀 이야기 같은 이야기에는 키득대며 동감을 표시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걷기 여행은 뭔가 통하는 구석이 있다고도 느껴진다. 그 여행을 통해 무언가는 꼭 얻게 되니까.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지금보다 환율이 많이 내려가고, 그리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꼭 걸어보고 싶다. 일생에 한번만이 아니라...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는 기분이 들 때마다 자주... 그런 자유를 갖고 싶다는 바람이 더 간절해져 버린 그런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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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에세이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뭔가가 달랐다고 해야할까..? 걷는 것을, 특히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는 건 죽기보다 싫어하는 내가- 왜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순례 여행'이라는 말이 주는 호기심.. 그리고 '회복과 치유의 길'이라는 말이 주는 호기심. 그 호기심들에 못이겨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의 직업이 <희곡 작가>라는 것에 연극 배우인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여행은 알 수 없는 두통에 의해 시작되었다.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화내고 맥빠지는 생활 속에서 시작된 두통. 그렇게 시작된 순례 여행. 한때 나 역시, 나를 옭아매는 상황들 속에서 헤어나고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도망치듯 배낭을 싸고 떠났었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여행이 마치 내 여행인듯.. 그렇게 책 속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시코쿠-라는 일본의 섬에있는 88개의 절을 도보로 여행한 기록들이다. 처음엔, 걷기만 하고 절만 둘러보는 여행이 과연 재미있을까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것이 이 여행의 전부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사방에 깔린 '길'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만남과 에너지를 주는것인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라는 것은 단지 이동하고 둘러보는 것이 전부이지 않은데 말이다. 책을 읽으며 그녀가 여행중에 친절한 일본인들과 순례자들을 만날 때 마다, 괜시리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들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또한 그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순례 여행이라는 것이 오랜 전통처럼 남아있는 시코쿠 섬에는, 순례자를 위한 방향 표지판, 노숙 순례자를 위한 최소한의 편의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고 지나가는 순례자를 위해 '오셋다이'라는 작은 물질적인 선물, 다정한 개인이 베푸는 순례자 전용 복지제도 같은 것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작은 시골 마을을 여행하면, 마음씨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여행자를 위해 밥도 주고 잠도 재워준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긴 했지만, 시코쿠처럼 도보 여행 코스와 전통같은 것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걷는다는 것의 의미가 새로워졌다. 예전엔 걷는 것이 마냥 싫고 힘들기만 했는데, 그건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목적지만을 향해 빠르게 걸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금은 느리게 걷고,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걷는다는 것이, 마냥 길게 뻗어있는 길이.. 그렇게 힘들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마음속에 가고 싶은 수 많은 나라들 사이에, 하고 싶은 수 많은 일들 사이에, 자그맣게 한가지를 더 새겨 넣어 본다.
길 위에서 주운 수많은 이야기와 우연한 만남, 은연중에 저장된 기운. 나는 숨 쉬고, 설레고, 생의 에너지로 펄떡였다.-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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