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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사뭇 도발적입니다. 그냥 마릴린 먼로도 아니고 마릴린 먼로의 점입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할아버지가 그 곁에 있습니다. 그 얼굴, 먼로의 점 있는 얼굴 곁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표지 그림입니다. 저자 마이클 라보시에는 플로리다 A & M 대학교 철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필로소퍼스 매거진』에 「철학적 도발」이라는 칼럼을 운영하며 잡지와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고 있습니다. 처음 원고청탁을 받을 때 주문 내용은, 철학과 연관이 있으되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지루하지 않은 글을 써 달라는 것이 편집장의 주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후 상황을 지은이는 이렇게 썼네요. “고심하면서 시도해 본 글들, 다행히도 원고가 통과되었고 - 어쩌면 잡지에 빈자리가 남아서였을지도 모른다. - 내 글은 잡지에 실리게 되었다.” 개인 블로그를 방문해서 이 꼭지, 저 꼭지 클릭해서 글을 읽듯 부담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은 부담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치우침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철학자의 모습은 좌우로 치우침 없이 포용하고, 이해시켜주는 입장이리라 기대했는데 내가 잘 못 생각한 것인가요? 책은 4파트로 나뉩니다. 1) 사기꾼과 신, 남과 여 2) 기술과 폭력 3) 지도자와 국민 4) 마음과 세상 등이다. 각 파트마다 10여개의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우선 글들의 제목들이 시선을 끌면서 내용을 궁금하게 만든다. 내가 크리스쳔인 관계로 ‘기도의 효력’이라는 글을 더욱 찬찬히 읽게 되었습니다. 소제목은 ‘치유를 기원하는 중보기도(타인을 위한 기도)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가?’이다. 저자의 결론부터 옮겨보면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중보기도가 통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일 하나님이 존재하며 그 하나님이 철학자나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더더욱 중보기도의 효과는 있을 수 없다. 여기에는 탐구해볼만한 더 많은 가능성들이 있겠지만 어쨌든 중보기도는 효력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지은이는 어느 연구 결과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실험에 참여한 1,802명의 심장바이패스 수술환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환자들은 중보기도를 받았고, 두 번째 그룹의 환자들은 기도를 받지 않았다.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환자나 의사들 모두 어느 그룹이 기도를 받는 중인지 알 수 없도록 했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의 환자들은 중보기도를 받았고 이 사실을 환자들에게 알렸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세 번째 그룹의 결과가 가장 나빴다는 사실이다. ‥‥‥‥ 세 번째 나타난 결과는 스트레스와 염려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기도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가 기도가 필요할 지경으로 위독하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긍하기 힘든 연구결과와 코멘트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룹이 별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보기도의 효과가 그 즉시 나타날 수는 없습니다. 검사를 해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기도의 효과는 즉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기도가 즉석복권은 아니지요.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은 다릅니다. 마음 급한 건 인간이지, 신이 아닙니다. 세 번째 그룹이 스트레스와 염려 때문에 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심장바이패스 수술은 이미 일반화된 수술이다. 암환자들에게는 의료진이나 가족들이 환자가 암이 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쉬쉬하면서 지나가는 경우는 있지만, 심장수술을 하면서 과정과 예후를 설명 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성공률이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중보기도에 대한 다른 연구사례에선 오히려 효과가 입증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맘에 안 드는 저자의 생각이외에, 사물과 사건을 해석하는 인식론적 사유방법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스팸(spam)메일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어볼까요?. 저자는 스팸메일에 담긴 내용보다도 그 도덕성이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몇몇 스팸메일 발송자들은 광고성 스팸메일에 아무런 도덕적 문제가 없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합니다. 그들은 스팸메일도 광고의 한 형태라며 광고용 전단지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궁지에 몰리면 자신들에게도 돈을 벌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스팸메일 발송이 부도덕하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스팸메일을 옹호하는 주장들을 짚어보자. 우선 스팸메일과 광고성 우편물을 비교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우편물광고는 우편요금을 지불하지만 스팸메일 발송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우편 광고물과의 비교를 고집하겠다면, 스팸발송자는 광고용 전단지를 실은 우편물 트럭에 무임승차한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팸발송자는 매달 인터넷 사용료를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자신에게 스팸을 발송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통행료를 받는 고속도로와 비교해보자. 통행료를 내면 누구나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팸 발송자는 승용차 통행료를 내고 화물차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사람과 같다. 스팸 발송자는 한 번에 수천 통의 이메일을 발송한다. 그가 사용 - 혹은 남용 - 하는 시스템은 이미 자신이 지불한 사용료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스팸메일은 옳지 않다. 스팸 발송자들이 스팸메일을 우편물 광고에 비유하려면 적어도 자신이 사용한 만큼의 인터넷 이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제안이 익살스럽습니다. “간단한 해결책은 스팸 발송자가 이메일 제목에 ‘스팸’이라고 명시하는 것이다. 수신자는 필요에 따라 ‘스팸’표시가 된 메일을 자동으로 걸러버리거나 수신함으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스팸 발송자들도 돈 벌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피해를 받지 않고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권리를 누리면서 살 수 있다.” 스팸메일을 수신함으로 챙겨 받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겠지요?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론다 빈의 「시크릿」에 대한 비평이 실려 있습니다. 부제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까닭은 무엇인가?’ 입니다. 동기부여 연설가인 리사 니콜스에 따르면 이 법칙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거기에 집중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나 당신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라는 방법으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과 영화(DVD)의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보니 이 양반 완전 도덕선생 입니다..) “첫째, 이 작품은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잘못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끌어당김의 법칙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의 결과와 책임을 각자에게 전가한다. 이는 결과가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는다. 셋째, 끌어당김의 법칙은 사람들을 자기가 하는 일에 무책임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사람도 현실의 일부이기에, 생각과 감정이 현실을 지배한다면 사람을 지배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람이 하는 행동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마무리 합니다. “「시크릿」이 도덕적 문제들로 가득하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시크릿」에 대한 판단은 각자가 내릴 부분입니다. 그것을 전적으로 믿고 올인 하는 것도 문제이고, 무조건 부정만 하는 것도 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서 내게 무언가 밝고 긍정적인 생각의 씨앗이 하나라도 심어진다면 그럼 된거지요. 안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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