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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형 선생의 번역이다. 솔직히 말해 선생의 문장은, 특히 삼성판(舊)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드러나듯, 그 의미의 명료성 면에서 적잖은 문제가 있다. 르블랑의 문장은 대단히 기교적이고, 누가 프랑스 문학가 아니랄까봐 장황한 다변에 현란한 수사가 그칠 줄을 모른다. 이 책에서는 그간 이가형 선생의 스타일에 어지간히 단련된 덕인지, 아니면 내용을 알고 있어서인지, 그닥 진도(?)에 문제는 없었다. 국내 문고판에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되지만, 이 '기암성'은 암호 풀이에 그 독해 핵심의 묘미가 있으므로, 프랑스어 공부(모르는 사람이라면)도 조금씩 해가면서 읽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역주로 내용의 충분한 이해가 가능할지는 좀 의문이다. 동서의 시리즈가 언제나 그렇듯, 장보다 뚝배기맛이라고나 할까 표지 디자인은 세련되고 쿨하다. 이래서 이 시리즈는 그 모으는 재미가, 골라먹는 배스킨만큼 난다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