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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에 대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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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낯설지 않은 이름이 하나있다. "수호" 라는 이름 저자가 '수색, 그 물빛 무늬' 연작에서 등장시키기 시작한 또다른 작가의 이름 "수호" 나는 저자의 전기 책인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를 읽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들으면 물빛무늬와 한계령과 은비령을 그리고 거기에 머리를 두고있는 수호라는 이름만 떠오를 뿐이다. 마음에 담고 있던 큰 짐을 소설속에 부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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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낯설지 않은 이름이 하나있다. "수호" 라는 이름 저자가 '수색, 그 물빛 무늬' 연작에서 등장시키기 시작한 또다른 작가의 이름 "수호" 나는 저자의 전기 책인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를 읽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들으면 물빛무늬와 한계령과 은비령을 그리고 거기에 머리를 두고있는 수호라는 이름만 떠오를 뿐이다. 마음에 담고 있던 큰 짐을 소설속에 부려놓고 치유해나가는 작가의 글을 보고 있으면 난 언제나 감탄을 한다. 개인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사소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풀어놓아도 전혀 사소해 보이지 않는다는것에 그리고 지독한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그리움이 누군가의 희생을 근간으로 하고있는 그 가족주의에 대한 그리움이 전혀 밉지 않다는것에 말이다. 그래서 난 작가 이순원을 좋아한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숱하게 많은 이유로 찾아가지만 결국 하나의 이유인 마음에 담고 있던 죄하나를 내려놓으러 찾아가는 설악산 모퉁이에서 작가와 함께 내마음에 짐도 내려놓게된다. 풀지못한 숙제를 하듯 찾아가는 고개너머 강릉엔 고향이 있다. 2003년 4월에 나온 중단편집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에도 역시 수호가 등장한다. 표제작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 에서 수호는 고향마을 도근이아저씨의 부고를 듣는다. 별로 달갑지 않은 전화에 무시해 버리려 했지만 도근이 아저씨하고 악연을 지닌 해파리아저씨의 죽음과 연관지어 지면서 한번 다녀오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사지중에 오직 오른팔하나 제대로 쓸줄 아는 그래서 몸이 해파리처럼 흐느적거리던 재종숙 아저씨의 삶은 되돌아 보기조차 어렵게 기구했다. 해파리처럼 살다가 해파리처럼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고 증발하듯 숨진 아저씨의 삶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관여하고있다. 해파리 아저씨가 조금이라도 사람노릇을 하며 살게 하려고 애쓰는 수호할아버지의 말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던지 문득 집성촌 대가족에 대한 향수에 젖어들었다.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시대 집성촌 자체가 사회보장적인 성격을 가지고 어떻게든 해파리아저씨를 거두는 모습은 이젠 돌아갈 수없고 돌아가지지도 않는 시대에 대한 야릇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이순원의 소설에 많은 부분이 여기에 근간을 두고있다. 이 책에 실린 '망배'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젠 사라져가는 가부장과 제례형식에 관하 추억과 향수이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굳이 이것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것은 지나치게 부분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지만 내눈에는 설악산과 강릉과 그리고 할아버지, 아버지에서 나와 아들로 이어지는 혈통주의가 제일 두드러진다. 패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볼때 이런 작가의 향수는 비꼬고 싶은 구석이 좀 있을것이다. 그렇지만 난 별생각없이 그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가 은비령고개에서 들려준 사랑이야기가 내내 나의가슴 언저리에서 별처럼 빛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상깊은구절]
"한 손으로 저 거도를 잡구서 낭구를 켤 수 있으믄 이 세상 어떤 일두 한손으로 다 할 수있다. 삽질두 배우면 한 손으로 할 수 있다. 그건 저 거도를 한손으로 켜는 일보다 더 쉽다. 그보다 더 쉬워 세상 사람들이 다 하는 일이구. 알겐, 당숙이 하는말 ?" "일만 제대로 배우구 마음만 바루 쓰믄 세상 사는 일두 그렇게 어렵지 않다."
h******h 2004.03.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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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는 소설가의 세상을 향한 겸손의 자세...
"나이 먹는 소설가의 세상을 향한 겸손의 자세..." 내용보기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이 시간이 가서 그냥 먹는 게 아니라면, 여기 실린 작품들이 이제 마흔 중반이 된 제 나이만큼이나 깊이를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것 역시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지요.” 이순원은 나이에 걸맞게 점점 겸손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잠시 여겨본다. 그렇다고 그가 언제인가 거만했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아비의 잠」- 막연한 사랑. 서른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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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이 시간이 가서 그냥 먹는 게 아니라면, 여기 실린 작품들이 이제 마흔 중반이 된 제 나이만큼이나 깊이를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것 역시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지요.” 이순원은 나이에 걸맞게 점점 겸손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잠시 여겨본다. 그렇다고 그가 언제인가 거만했었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아비의 잠」- 막연한 사랑. 서른의 이혼녀와 서른 아홉의 총각. 절대 결혼이라는 역사를 제 삶에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남자의 아이를 복숭아 땄던 고장의 산속에서 잉태하고 홀로 그 아이를 지운 여자. 그가 결혼을 원하지 않는 것은 천애고아였던 자신의 성장에서 기인한다. 여하튼... 그런 그를 그의 친구들은 그가 있지 않은 자리, 있지 않았던 시간에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과거를 끊임없이 회고한다. 바내라고 자신을 부르던 누이, 도둑이었으며 양귀비를 재배하던 아비... 반도체칩과 같이 삶을 이루는 수없이 많은 회로들이 있을 것이다. 반도체칩을 이루고 있는 그 기이한 수평과 수직의 선과 점들이 어떻게 기계를 작동하게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분명히 무언가 작용을 하는 것처럼 삶의 회로도를 이루는 많은 부속과 같은 기억들은 또한 그렇게 알게모르게 현재의 자신을 작동시키고 있지 않을까. 「삐비꽃 여인」- “... 원래는 띠라는 풀인데, 이삭이 패기 전의 새순은 삘기라고 부르고, 그게 패서 저렇게 하얗게 꽃이 피면 삐비꽃이라고 부르고.” 군생활을 하는 기간에 알게 된 군부대 옆에 살았던 미친 여자. 성야라는 이름의 그녀를 다시 찾아가는 현재의 나. 그리고 내가 아이를 잃은 시점과 그녀가 아이를 낳았던 시점의 일치. 아귀가 잘 맞는 운명. 「은규」- 조각가인 내가 중국 여행중 밤을 보냈던 여자, 하지만 이후 여행객들과 떨어져 실종되었고 보다 나중에 죽음이 확인된 여자, 은규. 그녀가 죽은 곳은 궁강령이라는 곳. 그곳은 새들이 자신의 무덤으로 삼는다는 페루의 어느 한 고장과 지축을 중심으로 반대편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 또한 새들의 무덤이라 불리운다. 은규는 바로 그곳에서 자신의 무덤을 찾는 새들처럼 죽어갔다.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해파리 아저씨라고 불리웠던 집안 아저씨의 삶을 나지막하게 이야기한다. 불안전한 몸으로, 제대로 움직이는 한 손을 이용한 세상살이를 나의 할아버지에게서 배웠고, 이후 네 명의 여자와 잠시 또는 십오년 동안 살림을 차렸고, 가장 가까운 친척인 도근이 아저씨에게 항상 돈을 뜯겼던 아저씨의 이야기. “참으로 힘들게도 살다가 간 사람이었다. 착하고, 용하고, 바르게 살다가 간 사람이었다... 이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사랑을 떠나보내고도 미움을 남기지 않은 사람이었다. 60년을 살았는데도 세상 어느 한구석에라도 자신이 살아온 그 기구한 삶의 작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아름답고 심플한 또는 심플해서 아름다웠던 생을 본 것 같다. 「망배(望拜)」- 제사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후손이 제사가 올려지는 시에 맞추어 먼 곳에서나마 절을 올리는 행위. 제사에 참가하는 후손들의 생각, 제사의 운용에 따른 절차와 그 절차에 갈피처럼 끼어 있는 예의들... 사라지는 우리네 전통에 대한 작은 성찰이 들어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3.07.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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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추억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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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이순원 님의 첫 사랑을 읽은 기억이 있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라 할까? 그 속에서의 느낌은 아주 잔잔하고 추억이 울컥 가슴에 와닿는 그런 편안한 느낌이였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펼쳐드는 나의 마음은 그때의 느낌처럼 아주 편안했었다. 이 소설집은 총 5개의 짧고 긴 소설로 이루어진 글이다. 중편으로 속하는 글은 그 흐트러짐 없이 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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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이순원 님의 첫 사랑을 읽은 기억이 있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라 할까? 그 속에서의 느낌은 아주 잔잔하고 추억이 울컥 가슴에 와닿는 그런 편안한 느낌이였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펼쳐드는 나의 마음은 그때의 느낌처럼 아주 편안했었다. 이 소설집은 총 5개의 짧고 긴 소설로 이루어진 글이다. 중편으로 속하는 글은 그 흐트러짐 없이 글이 쓰여진 것 같고, 짧게 끝나는 소설 역시 명료하게 쓰여진 소설이다. 어느 소설 하나 미진한 느낌이 없었고 한 주제가 아닌 여러 주제로 글이 이루어졌고 글의 느낌 역시 다른 색체를 띄고 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예전의 그 편안함이 다시 다가오는 듯 했다. 정신이 나간 성야(성희)라는 여인을 주제로 그 여인과 함께 했던 군 생활, 그리고 몇 십년이 지나 우연히 자신이 있던 군부대 지역을 지나게 되었고 그 날의 회상과 함께 성야가 살던 곳을 찾아가게 되는 주인공. 자신의 첫 아이를 잃은 아픔을 성야가 죽은 뒤 성야의 딸의 모습에 자신의 아이의 환생이라는 내용. 재미있고 아련하게 읽을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제목인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는 예전 작가의 단편 소설로 출판된 '해파리에 관한 명상' 이였다는 것이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꽤 괜챦은 소설이였던 ' 해파리에 관한 명상'이 제목이 바뀌어진 체로 다시 이 책을 통해 선 보인 것인데, 새로운 소설로 묶여진 책을 기대한 나에게는 약간 손해보는 느낌이였다고나 할까? 그 부분만 제외하면 훈훈하고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소설집이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그것 역시 굳이 그런 델 가지 않더라도 이미 숱한 위로처럼 듣고 있던 얘기였다. 아이를 잃기는 했지만, 그는 젊고 아내도 젊었다. 나중에라도 같은 일만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아이야 얼마든지 올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아내는 그곳에 가 큰 위로를 받고 온 듯 했다. 영으로든 육으로든 아이가 자기는 모르고 그만 알고 있는 어떤 데로 갔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미 상처받은 마음으로 의심하려든다면 새 분란부터 하나 끌어들일 만한데로 거기 가서는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 건강하게 자랄 거라는 말로 우선 위로받고, 그렇게 떠난 아이의 빈자리는 뒤늦에 올 아이의 얘기로 채우고 온 듯 했다.
5***1 2003.08.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