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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유행어가 있었습니다. 여행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옛말이 있는 것을 보면, 고생과 그 고생을 통해서 경험하는 소중한 것들을 비교해보면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일의 여류소설가 케르스틴 기어의 <그냥 집에 있을 걸>은 마치 여행에서 겪은 엄청난 고생의 기억을 담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재미로 꽉꽉 채워졌던 여행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일종의 미끼와 같은 제목이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집을 떠나는 두려움에 대하여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 두려움의 백미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것입니다. 어제만 해도 페루에 여행을 갔던 한국관광객이 폭포에서 사진을 찍다가 추락해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던 것입니다. 여행을 갔다가 집에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경우가 얼마나 다양하겠습니까?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테러에 희생된 여행객, 공항에 도착하던 비행기가 추락해서 승객들이 모두 사망하는 사고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사고들이 저자로 하여금 이런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에게는 아비오토포비아(Aviotophobia), 즉 비행공포증 같은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작 비행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기를 타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비행공포증이 있어서인지 해외순방길에도 기차를 타고 가는 버릇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의 비행공포증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비행공포증이 저자보다 더 한 친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공포를 감추려는 친구의 유난스러운 호들갑이 백미입니다. <그냥 집에 있을 걸>은 특별한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여행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건사고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적 여행이야기까지도 나오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비행공포증 이외에도 다양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어 여행경험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고백하는 저자이지만, 늘어놓은 이야기를 보면 저보다도 훨씬 다양한 여행을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에게 “그냥 집 안에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좋겠어. 겁쟁이들은 여행을 할 수 없다. 사람이 얼마나 용감하냐에 따라 그의 삶은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한다.”라는 엽서를 남편에게 보낸 것을 보면, 저자는 엄살이 심하거나 아예 기우(杞憂)라고 할 쓸데없는 걱정을 이 책의 주제로 삼은 것처럼 보입니다. 여행과 관련한 재미있거나 끔찍한 이야기들은 저자가 직접 겪은 것은 물론 저자가 어머니, 남편, 시누이 등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주어들은 이야기들까지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상에서 일어난 일까지도 적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남이 하는 이야기를 허투루 듣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할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들은 이야기들을 소설에서만 써먹는 것이 아니라 수필에서도 써먹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버릇까지도 적었더라구요. 저자는 여행지에서 발견한 독특한 모습의 돌을 수집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합니다. 손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돌이라고 하면 귀엽게 봐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의 몸무게에 가까운 커다란 돌덩이를 차에 실어간다고 하면 이는 거의 절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남의 나라에서 말입니다. 에필로그를 보면 한술 더 떠서 여행지에서 식물까지도 채집해오는 모양입니다. 국경을 넘어 여행할 때 반입하거나 반출하는 동식물을 통하여 무서운 전염병이 옮겨질 수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금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의식이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든 참 독특한 여행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읽기였습니다. 역시 집을 떠나지 않고는 겪어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어쩌면 ‘멋진 추억일수록 틀림없는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도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이야기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역설을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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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틀림없이 A형이다.
벌레라면 작은 거미 한 마리도 무섭고, 그렇다고 두꺼운 책이라도 던져서 잡으려니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소중한 생명'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비행공포증이 있지만 옆자리에 앉은 허풍친구 때문에 티도 못내고, 그런데 정작 그 친구가 더 공포에 질려 난리를 치는 모습에 말도 못한다.
각종 공포증에 대한 정확한 학명 '무슨무슨포비아'라는 단어를 엄청 외우고 다니지만 '혹시나 긴 단어를 들으면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함부로 입밖에 내지도 않는다.
세 친구가 다른 언어를 쓰는 나라로 여행을 가서 서로 외국어 실력을 자랑하느라 미묘하게 다투는 틈새에서 그저 그 중 한 친구가 화장실에 가는 고요한 시간을 즐길 뿐이다.
집에 있으면 집에 있어서, 아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힘든 시간에 기절할 지경이지만 그렇다고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떠난 휴가에서도 맘 편히 쉬지도 못하고 '자꾸 이러다 보니 적응이 된다'며 합리화를 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쩨쩨한 하케씨 이야기>를 쓴 독일 아저씨 하케씨를 보며 한국아줌마 못지 않은 하케씨의 궁시렁거림에 책을 읽는 내내 낄낄낄 웃지 않을 수 없었는데, 혹시 같은 독일 사람인 케르스틴과 하케씨가 만나다면 마음이 꼭 맞고 얘기가 짝짝 통하는 친구가 될까.
아니면 '저렇게 투덜거리고 궁시렁거리는 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걸 서로서로 배우며 반대방향으로 가게 될까.
어쨌든 나는 이로써 두 명의 독일사람에게 매우 친근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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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알랭드 보통이라고 불리는 케르스틴 기어의 "그냥 집에 있을 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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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부터, 엄밀히 말하면 오늘부터 5일간의 여름 휴가가 시작되었다. 앞뒤 주말을 더하면 장장 9일이나 되니, 외국에 가는 사람들도 꽤 되고 멀리 있는 가족들을 찾아가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나는 이런 휴가의 3일째를 집에서 뒹굴거리며 보내고 있다. 그것도 아이는 시댁에 맡겨 두고 혼자서 뒹굴뒹굴. 요즘 몸이 꽤 안 좋은 탓도 있지만, 어디를 가려고 하면 여행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서 얻는 즐거움이 항상 적었던 기억 때문이다. 회사 전체가 항상 여름의 최성수기에 휴가를 보내는 바람에, 어딜 가나 사람 천지에다 바가지 요금은 기정 사실이다. 거기에다 나는 운전을 도맡아 하는데 남편은 옆에서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고 있는 비협조적인 상황 때문에 여행 떠나는 길부터 마음을 잡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냥 집에 있을걸> (2009, 케르스틴 기어 지음, 예담 펴냄)을 읽으면서 그 기상천외한 '포비아'(공포증)들과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여행을 떠나 즐기는 그녀의 모습에 반하게 되었다. 여행과는 참 거리가 먼 듯한 그녀. 갖가지 공포증에다 악천후를 몰고 다니고, 함께 다니는 친구들도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함께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리고 그런 안 좋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녀가 있어서 그 여행들은 참 흥미롭다. 게다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에게는 그리 쉬운 경험이 아니기에, 신혼여행 이후로 비행기를 타 보지 못한 내게는 부럽기까지 했다.
겁도 없이, 쓸데없이, 눈치도 없이 떠난 여행들은 그녀에게 수많은 추억과 만담과 행복을 만들어 주었으니, 그 천연덕스러운 묘사는 '여자 알랭 드 보통'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부추김을 읽다 보니 나도 얼른 많이 남은 휴가 기간 동안 어디로든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집을 나서고 보면 '그냥 집에 있을걸'이라는 후회가 나올 수 있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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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광고에서처럼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했던가. 그렇다, 사실 여행은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고생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행이라는 매력을 포기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케르스틴 기어의 <그냥 집에 있을걸>은 바로 그 시점에서 출발한다. 일상의 단조로움을 떠나 삶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여행길에 나서게 되면서 체험하게 되는 다양하면서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그런 흥미진진한 여행에세이들로 가득 차 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실 여행 그 자체보다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과 즐거움이 나중에 본 여행의 그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막상 여행길에 오르게 되면 오늘은 또 어디에서 잘까, 뭘 먹고 어디를 구경하러 가야 하나 그리고 낯선 음식들이 주는 불편함이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말이다. 물론 그에 대한 반대급부가 여행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여행에 대해 보여 주는 스펙트럼은, 여행을 하게 되면 느끼게 되는 그 수많은 포비아(공포증)으로부터 시작을 해서 예측 불허의 날씨, 화장실문제, 우연한 로맨스, 인터넷에서 과대포장된 선전과는 상이한 숙소 그리고 현지 언어 사용에 이르기까지 일탈을 꿈꾸는 나그네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냥 집에 있을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철저한 환경보호론자인 옛 친구 크리스 가족의 방문기였다. 환경보호와 생태계 보존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자신들의 주장을 강요하면서 작가와 남편 프랑크에게 홈스테이 하는 동안 민폐를 끼치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오염의 주범인 문명의 이기들이 주는 편리함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하지 않는다는 그런 피상적인 회피에 안도감을 느꼈던 건 아닐까? 케르스틴 기어는 역시 어쩔 수 없는 서구출신의 여행자일 수밖에 없었나 보다. 특히 서구인의 시선으로 보는 여행지에 대한 선입견이 눈에 밟혔다. 예를 들어 인도여행을 같이 하자는 친구의 제안에 대해 자기가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신성한 소가 사는 저개발 국가를 여행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글에서는 서구인들의 뿌리 깊은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편견이 느껴지기도 했다. 동시에 프라다 모조가방을 원하는 그들의 이중성이란! 역시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불의의 사고에 대한 작가의 지적도 예사롭지 않다. 작가 자신이 여행 도중에 맹장 수술을 받았지만, 정작 여행자보험 처리를 하지 못해서 낭패를 당하는 이야기에서는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타인도 예외일 수는 없겠구나 싶었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양동이를 화장실 대용으로 쓸 수도 있어야 한다는 작가의 지론을 뒷받침해 주기 위한 에피소드 소개 역시 인상적이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판에 박힌 듯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그네들의 삶이 부러웠다. 도대체 얼마나 여행을 많이 하기에, 평소에 만나기 힘든 지인들을 다른 나라에까지 가서 만날 수가 있는지. 알프스로 스키를 타러 가고, 그리스의 가족호텔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우리가 인근의 대형마트를 찾는 것처럼 쉬운 일처럼 느껴졌다. 고작 해야 1년에 일주일 남짓한 휴가를 감지덕지하게 생각하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이야기였다. 독일 출신인 케르스틴 기어의 독일식 유머는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와의 공간적 거리만큼이나 낯설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그네들의 유머의 구조가 우리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조금은 까칠해 보이는 유머들이 잘 와 닿지 않기도 했다. 요즘 휴가철을 맞아 공정여행의 실천에 대한 뉴스들이 눈에 띄고 있다. 단순하게 여행지를 찾아 잠시 동안 실컷 먹고 마시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우리가 찾은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들과 건전한 소통을 통해 소비의 여행이 아닌 관계의 여행을 하자는 멋진 주장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 여름에 어디로 휴가를 떠날진 모르겠지만 그런 공정여행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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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휴가철에 관심이 가는 책이라면 역시 여행관련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그러한 시즌을 타고 나온 책인 것같은데, 여행지의 소개와 안내라든가, 자신이 다녀온 곳에 대한 감상등이 쓰인 일반적인 여행관련책보다는 여행지에서의 고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위주로 코믹하게 표현한 글들이라 조금 더 새로운 느낌을 주는 책이기는 하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책의 표지 첫줄에 나오는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라는 글이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가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여름이면 바캉스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여행이 일반인에게 그렇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책의 저자가 독일인이기 때문일까. 보통 생각하는 선진국의 바캉스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내용들이라서 흥미로웠다. 책의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일어난 재미있는 일이라든가 후회스러운 일들에 대한 코믹한 글들을 쓰고 있는데 보는 나로서는 그런 여행이라도 떠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것이 좀더 솔직한 생각이다. 물론, 저자와 같은 환경의 유럽인이라면 그런 생각없이 좀더 즐겁게 읽었을 것이다.
.. 여행지에서 매번 만나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친구의 어머니 이야기라든지, 외동딸로 태어나 너무 위해주는 부모때문에 버릇을 망쳐버린 손녀를 혼내주는 할머니의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특히나 헬레나와 할머니의 화장실을 둘러싼 대치상황은 어떻게 끝날지 기대되는 이야기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대와 두근거림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떠나는 여행이 매번 행복하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기도 하다는 것 또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한 때에 자신의 경험을 유머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이 다른 무엇보다 유용한 생활의 기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의 저자인 케르스틴 기어의 새로운 책이 기대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올 여름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나 다녀오지 못한 사람 누구나 읽고 자신의 여행담을 떠올릴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다음에는 나도 이렇게 즐거운 기억을 좀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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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포증에 비행 공포증이 있고, 거미와 전갈을 끔찍하게 싫어하며 여행을 갈 때마다 떠나는 곳의 날씨는 나빠지고, 떠난 곳의 날씨는 화창해지는... 여행을 절대 가면 안 될 것 같은 그녀의 여행 이야기가 바로 <<그냥 집에 있을걸>>이다. 책은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한 여행에 대하여 자세한 이야기도 해주지 않지만 마치 친한 친구의 수다를 듣는듣한 그녀의 말발에 어느새 푹~ 빠지게 된다. 그녀의 글에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인물들은 우리 주위 꼭 어디엔가 있을법한 "이상한" 사람들이고, 그녀의 결론은 묘하게 내 생각과 맞아떨어져 빙그레 미소짓기도,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한다. "우리는 그냥 여행을 즐겼고 이것이 바로 행복하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비밀이다. '가는 길이 곧 목적이다.' 출발하자마자 아이들이 부모에게 던지는 가장 짜증나는 질문 "우리 언제 도착해요?"를 우리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오줌은 늘 사촌인 헬레나만 마려웠다."...102p 아아~ 맞다. ㅋ 지은양도 차에 타고 3분 정도가 지나면 그때부터 30초마다 한 번씩 묻는다. "우리 다 왔어요?" 케르스틴 기어는 성공적인 여행담이 아닌, 조금은 짜증나고 황당했던 여행담을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열심히 휴가때마다 여행을 떠난다. 그럼으로 그녀의 "그냥 집에 있을걸"이란 제목은 무척이나 역설적이다. 여행 짐을 싸며 무엇을 더 싸고, 덜 싸야 하는지, 문은 잠갔는지, 무얼 놓고왔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비행기를 무서워하는 여행공포증이 있는 그녀지만, 여행 가는 길, 여행에서 있었던 모든 경험을 그녀는 사랑하는 것이 아닐지... 나 또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준비하면서 들뜨는 기분,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즐기는 간식과 여행지에서의 즐거운 여흥(다소 실패한 여행이 되더라도...^^)까지 모두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다음 여행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그녀의 다음 이야기도 듣고 싶다. "외국식물의 어린 가지와 깍지를 모아 와 자기 집 정원에서 할 수 있는 일"(...219p)이 무엇인지도 궁금하고 "자동차 멀미가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을 위한 조언"(...220p)도 듣고 싶다. 또...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쓰는 그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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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말 희한한 공포증이 이렇게 많구나. 가장 기본적인 비행공포증을 시작으로 이름도 없는 무수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닌다. 책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그렇다. 떠나본 자만이 평상시에는 알 수 없었던 공포증도 알게되고, 숙박시설의 초라함, 여행 동안의 변덕스런 날씨,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 등을 겪고 투덜거릴 수 있는 것이다. 결코 떠나보지 않은 자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투덜거리는 여행담조차 부럽기만한 떠나지 못하는 자의 로망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선은 그럼에도 항상 어딘가로 여행을 하고 있는 저자가 너무 부러웠다. 나는 아비오토포비아라 불리는 비행공포증이나 먼지를 두려워하는 코니오포비아 같은 공포증은 전혀 없다. 그러니 언제 어디라고 갈 수 있음에도 항상 같은 자리에서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독특함에 어울리는 특이한 친구들도 참 많다. 같이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뿐 아니라 저자의 집을 방문한 환경보호론자 크리스 - 한나 부부. 또 그녀의 가족들 외할머니와 부모님, 필리핀, 파키스탄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공짜 휴가로 공식 초청하였다는 그녀의 언니. 그런 주위 사람들로 여행이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추억할 수 있으며 또 떠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던 에피소드들과 등장 인물들로 실제 이야기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리고 막상 떠나면 고생이고 후회되는 여행이라도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올 여름 울 아들과 다녀온 여행을 사진을 정리하며 나중에 아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줄까 재미있게 살도 붙이고 각색을 해봐야겠다. 그런 추억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욱 끈끈한 정이 생기고 저자의 "리바를 떠올려봐(p113)"처럼 공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우리들만의 대화도 생길 것이다. 그런 대화를 나눌 날을 기다리며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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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 걸
지금도 웃음이 난다. 이 책을 생각하면. 그냥 집에 있을 걸....... 참 공감이 가는 제목이었다. 여행 가방 위에 걸터앉아 스스럼없는 하품처럼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감정, 그냥 집에 있을 걸. 떠나본 이들은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감정이다. 여행을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내 집만큼 편한 곳이야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편함을 무릎쓰고도 기어이 또 떠나게 하는 여행의 매력은 그 불편함조차 추억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끝도 없이 나오는 들어봄직한 것에서부터 이런 것도 있었나 할 만큼의 많은 포비아를 가지고도 또 떠나게 될 수 밖에 없는 저자의 여행담은 제목이 말하는 직설적인 표현과는 달리 읽어버리고 나면 너털웃음이 날만큼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비행기 공포를 지닌 친구를 큰웃음으로 비웃던 친구는 더 자지러질만큼 벌벌 떨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잘난 척을 하고, 언어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며 자랑하던 친구는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이야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통역도 해주지만 정작 듣는 이는 알아듣지 못하고 약을 먹으라, 미소를 지어라라고 하는 기막힌 에피소드며, 숙소에서 깨끗한 풀장을 독점할 수 있었지만 전갈이 나와 밤새 잠을 설쳐야 했던 일, 로맨스를 꿈꾸었던 해변가에 수영복 바지를 허리까지 끌어올린 할아버지들만 가득했던 일, 최상의 숙소를 고르겠다고 심혈을 기울였는데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추레한 호텔이었던 일, 정말 곳곳에 기막힌 여행담이 펼쳐진다. 이야기의 상황은 심각하디 심각한데 웃음이 자꾸 쿡쿡 하고 터져나온다. 그런 상황조차도 웃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여행이기에, 이미 지난 시간들에 대한 추억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작가의 재치넘치는 글솜씨도 한 몫하고 있다. 막상 떠나보면 그냥 집에 있을 걸 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일상을 살짝 비켜간 여행이 만들어주는, 지나가면 그것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기에, 아니 여행만이 만들어주는 특별한 선물이기에 다시 떠나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어디에 가면 어떤 멋진 풍경을, 볼거리를 볼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나도 이곳을 다녀왔다라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이기에 겪을 수 있는 그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욱 맛깔스러웠다면 이 또한 역설일까? 게르스틴 기어. 그녀의 유쾌한 여행이야기는 아, 정말이지 떠나고싶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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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기대했던것 보다 훨씬 재미나다.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들, 가족과의 웃긴 이야기들, 저자의 주변인물들은 왜 이리도 하나같이 재밌는 사람들로만 가득차있는지..
친구들 비비와 지나도 천방지축 그러나 재밌는 친구들이다.
샤흐트만 아줌마 공포증에서는 나오는 옷음을 참울수가 없었다. 설마 정말 이정도로 여행에서 악연이 있을라구..믿기진 않지만 뭐 저자의 경험담이라니 믿을수밖에 별 도리가 없지만 어떻게 그렇게 파리의 많은 인파속에서 처음 길을 물어본 사람이 또 다름아닌 이 아줌마란 말인가..ㅋㅋ
독일작품이 이렇게 재밌는건 첨 본다. 독일작품하면 웬지 딱딱하고 무게있고 회색빛...뭐 그런 느낌인데 이 책은 프랑스? 이탈리아 풍이 느껴지는데 독일작품이었다니.난 저자의 이름을 읽으면서도 독일인인줄 몰랐다. 독일작품에 대한 새로운 발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