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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살아가는 사진
바야흐로 한국땅에서 아이들이 온통 학교로 쫓겨나고, 학교로 쫓겨나서도 시험공부로 쫓겨나는데다가, 이윽고 대학바라기로 다시금 쫓겨나는 판입니다. 아이들이 일고여덟 살이 되면 ‘학교에 간다’고 말하지만, 이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고는 좀처럼 못 느끼겠어요. 오늘 이곳 이 아이들은 집이나 마을에서 ‘놀이’를 누리지 못하는 채 학교로 ‘쫓겨나’는 셈 아닌가 싶어요. 한국 아이들은 갓 태어날 적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제대로 뛰놀지 못하며, 제대로 흙을 만지지 못하다가, 온갖 탁아시설로 보내지고, 이렇게 보내지고 나서 금세 학교로 ‘등 떠밀리듯 쫓겨나’는 모양새로구나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학교로 쫓겨나더라도 학교에서 동무들을 사귀며 놀이할 틈이 없어요. 학교에서는 갖가지 시험공부가 아이들을 짓누릅니다. 특기이니 적성이니 무슨무슨 과외활동이니 방과후활동이니 참여학습이니 무어니 하면서 홀가분하게 놀이를 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제 언니 오빠 누나 형 들한테서 놀이를 물려받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늘 시험공부만 물려받습니다. 놀이를 잊은 채 어린 나날을 보내고, 시험공부만 짊어진 채 푸름이가 되어, 대학바라기로 얼룩진 젊은이가 됩니다.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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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진보다는 놀이 [내 사랑 1000권] 5. 편해문 《소꿉》 아름다운 사진을 바라는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돌아본다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엉뚱하게 여기는 셈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얼마나 제대로 알까요? 남녀 사이에 살을 섞는 일은 사랑이 아닙니다. 흔히 꺼내는 말도 사랑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서로 따스하게 아끼거나 돌볼 줄 알면서 넓고 깊이 품으면서 착하고 참다우며 고이 흐르는 숨결일 적에 비로소 사랑이에요. 아름다움이라 할 적에는 사랑스러운 기운이 깃들어야 합니다. 사랑스럽지 않고서야 아름다울 수 없어요. 착하거나 참답지 않을 적에도 아름답지 않아요. 다시 말하자면 그럴듯해 보이거나 멋들어져 보이는 모습은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잘 찍은 사진도 아름다움이 아니에요. 어른이라는 몸으로 살아도 놀이를 사랑하는 편해문 아재는 아이들한테 언제나 ‘놀이 아재’가 되려 합니다. 놀이 선생님이 아닌 놀이 아재입니다. 놀이 교사나 놀이 지도사가 아닌 놀이 아재예요. 아이들이 노는 곁에서 함께 놀고, 아이들이 없어도 혼자 놀지요. 놀이가 베푸는 기쁨을 느끼고, 놀이를 나누면서 북돋우는 사랑을 헤아립니다. 사진책 《소꿉》(고래가그랬어 펴냄)은 한국에서 자취를 감추려고 하는 아이들 놀이를 여러 이웃나라에서 만난 가슴 벅찬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입니다. 멋져 보이는 모습을 담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럴듯하게 꾸미지 않습니다. 노는 아이들 곁에서 함께 놀면서 수수하게 담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이 되려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스스로 우러나와서 함께 노는 사이에 한 장 두 장 그러모은 이야기꾸러미예요. 사진가 아닌 놀이 아재 자리에 서기에 아이들 놀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작가 아닌 놀이 아재로 어깨동무하기에 아이들 놀이판에 어우러지면서 이야기 한 자락을 사진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즐거운 웃음으로 기쁘게 춤추기에 아름다이 노래하는 사진이 모여 책 하나로 태어납니다. 2017.6.1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