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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 혀의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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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배터리로 잘 알려진 작가 아사노 아츠코. 나는 아직 한 권도 읽은 적이 없지만, 기담이란 소재를 좋아해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일본원서 제목은 부제로 나와 있는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이지만, 어감상으로는 기담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일단 표지를 보면, 세례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보인다. 팜므파탈이랄까.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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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배터리로 잘 알려진 작가 아사노 아츠코. 나는 아직 한 권도 읽은 적이 없지만, 기담이란 소재를 좋아해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일본원서 제목은 부제로 나와 있는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이지만, 어감상으로는 기담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일단 표지를 보면, 세례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보인다. 팜므파탈이랄까. 어쩌면 책내용도 그런 내용이려나 하는 상상을 하며 첫장을 넘겼다.

첫이야기는 기근으로 굶어 죽어가는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너무나도 가혹한 운명의 여인과 그녀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이야기는 갑자기 현대로 시간을 뛰어 넘는다. 작은 마을에 사는 한 노파의 이야기이고, 노파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중세를 배경으로 한 한 왕국의 왕비와 시녀 츠루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처음에는 총 2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나 싶은 생각을 했지만, 알고 보니 노파의 이야기와 왕비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나오는 것이었다. 호오라, 독특한 구성이군.

노파의 이야기는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형식이고 왕비의 이야기는 쓰루라는 시녀의 말에만 귀기울이던 왕비가 어떤 식으로 몰락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형식이다. 옛날옛날 한옛날에~~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세치 혀로 왕비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츠루를 보면서 소름이 쫘악 끼쳤다. 츠루가 아무리 달콤한 말, 듣기 좋은 말을 늘어 놓는다 해도 왕비가 자신의 중심을 잘 잡았으면 그런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여기에서의 츠루란 존재는 인간의 마음을 파고 들어 인간성을 잃게 만드는 그런 존재이다. 물론 츠루를 진짜 인물로 봐도 상관없지만 나같은 경우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사악한 욕망이 구체화된 것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보면 노파의 이야기와의 연결점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츠루의 존재보다 더욱 소름이 끼치는 건 노파의 정체였다. 호오,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었달까. 물론 노파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역시 타인의 약점이나 어두운 부분을 야금야금 먹어간다. 그렇다 보니 노파가 나중에는 완전한 인면창이 되어 버리는 것도 납득이 간다.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인면창, 노파의 행동이 말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인간에게는 누구나 약한 부분이 존재한다. 또한 누구나 어두운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든 그 약한 부분에, 어두운 부분에 침식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간다. 때로 그런 유혹에 흔들릴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일단 그것에 마음을 먹히기 시작하면 왕비처럼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밖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인간의 세치 혀가 아닐까. 츠루가 왕비를 파멸로 이끌었던 것처럼, 노파 역시 다른 사람을 파멸로 이끌기를 원하고 있고, 그리고 여전히 그러고 있다. 그리고 이젠 그 역할을 다른 이에게 물려주려 하고 있고, 그 누군가가 반드시 그 역할을 물려받을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그 세치 혀에 놀아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일 것이다. 아무리 세치 혀가 농락하려 한다해도 스스로의 중심을 잘 잡고 어둠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츠루의 저주에서 벗어날 길일 테니까.



y*****5 2011.04.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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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노 아츠코의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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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두려우면서도 궁금해져 도무지 중간에 끊을 수가 없게 된다. 나 스스로 겁이 많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사노 아츠코의 기담을 읽다가 내 내면에 검고 사악한 무엇인가가 담겨있지나 않은가 싶어 소름이 끼치고 두려움이 일었다. 기이하고 섬뜩한 이야기 안에 담겨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것은 그 결론이 아니라 결론에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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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두려우면서도 궁금해져 도무지 중간에 끊을 수가 없게 된다. 나 스스로 겁이 많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사노 아츠코의 기담을 읽다가 내 내면에 검고 사악한 무엇인가가 담겨있지나 않은가 싶어 소름이 끼치고 두려움이 일었다. 기이하고 섬뜩한 이야기 안에 담겨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것은 그 결론이 아니라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끔찍함이 더 무서웠다.

아사노 아츠코의 기담은 스물네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열두 가지의 거짓과 열두 가지의 진실이 뒤섞여있고 중세와 현대의 이야기가 뒤섞여있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었을 땐 굶주림에 지쳐 미쳐가는 인간군상을 보여주며 인육까지 먹어버리는 미치광이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짧은 기담 스물네편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은 두번째 이야기를 읽고난 후, 이야기에 중독된 것처럼 하나하나 계속 이야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하면서 몸서리쳐지는 악을 발견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아사노 아츠코의 기담에는 천일야화의 한 편처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이 이야기의 끝을 바라보게 하고, 잔혹동화의 한편처럼 끔찍하면서도 자꾸만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게 하는 그 무언가가 담겨있다.

사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느 한 부분에서는 내가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던 옛날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이야기의 끝부분으로 가면서는 더욱더 내가 아는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해졌는데, 예상이 되는 이야기인 듯 하면서도 반전이 느껴지고 그 반전에 더 놀랍고 끔찍해져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렇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작가의 필력을 느끼고 감탄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어느 이야기가 진실이고 또 어느 이야기가 거짓인지 머리 아프게 읽을 필요가 없다. 책의 내용에 대한 사전정보가 필요하지도 않다. 특히 아사노 아츠코라는 작가의 필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망설임없이 이 책을 집어들기만 하면 된다. 낮에 읽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모르지만,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한밤중에 이 책을 읽은 나로서는 책을 읽다말고 방을 환하게 밝힌 기억뿐이다. 섬뜩한 기분이 들고, 그 악함에 몸서리치게 되는 것은 까닭없는 두려움이 아니라 어쩌면 내 안에도 그러한 악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것의 실체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인간이 보인다는 그녀의 속삭임은 우리의 내면 깊숙이 들어있는 욕망과 나약함과 추악함들을 일깨워버리는 것이 아닌지... 두렵기만 할 뿐이다.

 

 

** 책에 담겨있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지만 그것을 언급하는 것은 또한 이 책의 강렬한 스포일러가 될 듯 하여 내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보이는 듯 하기도 하지만.

 

 



r***2 2009.07.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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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통해 들여다보는 인간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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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에 사람의 얼굴을 담고 무표정하게 아래를 처다보고 있는 여인을 보고 있자니, 왠지  그녀가 눈을 들어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더라면 더 무시무시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건 아마도 이 책의 음산함 때문이겠지요.    어릴적부터 저는 귀신이야기 같은 무서운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듣는것만으로는 무서움을 느껴지지 않으니깐 이제는 시각적으로 공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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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에 사람의 얼굴을 담고 무표정하게 아래를 처다보고 있는 여인을 보고 있자니, 왠지  그녀가 눈을 들어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더라면 더 무시무시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건 아마도 이 책의 음산함 때문이겠지요. 

 

어릴적부터 저는 귀신이야기 같은 무서운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듣는것만으로는 무서움을 느껴지지 않으니깐 이제는 시각적으로 공포를 느끼기 위해 공포 영화를 골라 본답니다. 지금도 귀신이 아니더라도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소설, 드라마, 영화를 좋아해요. 어느정도의 공포는 긴장감을 일으키는데 그 느낌이 좋더라구요. ^^ 

 

어쩜 이 책도 그런 긴장감을 얻기 위해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이 책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번째와 두번째 절대 연관되어 보이지 않는 이야기의 혼란감과 처음부터 묘사된 잔인함은 이 책에게 친절함을 바래서는 안되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점차 스토리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고, 책을 다 읽은후에야 모든것이 다 연결되면서 하나의 큰 그림을 볼수 있게 됩니다.  두 이야기를 통해 모두 인간의 추악한 탐욕에 대한 경고 하는데,  공포스러운 이야기 속에서 현재 사회의 문제점인 이지메, 강도 살인, 노인문제등의 민간함 이야기를 꺼낼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쓰루 할머니의 이야기가 '기담'의 형태를 띈 기묘하고도 이상야릇한 이야기에 가까워서인지 과거의 쓰루와 왕비 이야기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느니 아마도 쓰루 할머니의 이야기도 끝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집니다.

 

 

책 겉표지를 벗기면 또 다른 디자인이 나온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아무 디자인 없는 밋밋한 표지를 만나 섭섭했는데, 이렇게 다른 디자인들을 만날때면 책 읽는 재미가 더 해진답니다.


깨끗한 물에 연꽃을 띄우던 접시를 보고 있자면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곧 저 접시 위에는 사람의 머리가 놓여지겠지요.

 

 

매번 손에 집히는 대로 아무거나 꽃아두며 책을 읽다가 책끈을 만나면 무척 반갑더라구요. 요즘은 책끈없는 하드커버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책끈 하나에 출판사의 새심함이 느껴집니다.

 

 

작가와 번역가의 약력

b*****e 2009.10.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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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로 치닫는 왕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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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기담'을 좋아한다. 그래서 말그대로 이상야릇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술술 전개되는 이 책은 내 구미에 퍽 맞았다. 상당히 잔혹하고도 소름끼치는 묘사가 있긴 하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왕비의 삶이 흥미진진 했다고나 할까..... 그녀의 죽음을 예상하긴 했지만,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왕자를 와구와구 먹어치운 시녀의 엽기 행각엔 혀를 내두룰수밖에 없었다. 전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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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기담'을 좋아한다. 그래서 말그대로 이상야릇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술술 전개되는 이 책은 내 구미에 퍽 맞았다. 상당히 잔혹하고도 소름끼치는 묘사가 있긴 하지만,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왕비의 삶이 흥미진진 했다고나 할까..... 그녀의 죽음을 예상하긴 했지만,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왕자를 와구와구 먹어치운 시녀의 엽기 행각엔 혀를 내두룰수밖에 없었다. 전혀 상상 밖의 충격적인 전개였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이사이 교차되어 다른 화자가 현대의 시점에서 독백조로 이야기하는 또다른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인간의 비틀린 악의를 예리하게 꼬집어 내는듯 하면서도, 유머가 가미되어서 가볍게 읽을수 있었다. 특히 '인면창'이란 것이 퍽 신기했다. 다른 소설에서도 접하긴 했는데, 일본 소설에서 유독 언급이 되는 것을 보면 일본 문화에 자리잡은 개념인지도 모르겠다. 종기가 사람얼굴의 형상이 되어 그 종기를 가진 이의 내면을 조종하려든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해학적으로 느껴졌다.

  작가분이 글을 대체로 쉽게 또 흥미롭게 쓴다는 느낌이다. 이런 형식이라면 얼마든지 부담없이 읽을수 있을듯 하다. 차기작도 바지런히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b***i 2009.07.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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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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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의 이야기에 이거... 읽고나면 불쾌해지는 류의 이야기인가? 라는 거리낌이 샘솟았으나...   용기를 내어 진행한 두번째 장이야기에서 응? 하는 궁금증이 일었고 그리고는 몹시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간 책.   일본 미스터리 문학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기묘한 이야기. 얼마전 유행했던(?) 서양이 잔혹동화와 비슷한 맥락.   다만, 재미있는 부분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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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의 이야기에

이거... 읽고나면 불쾌해지는 류의 이야기인가? 라는

거리낌이 샘솟았으나...

 

용기를 내어 진행한 두번째 장이야기에서

응? 하는 궁금증이 일었고

그리고는 몹시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간 책.

 

일본 미스터리 문학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기묘한 이야기.

얼마전 유행했던(?) 서양이 잔혹동화와 비슷한 맥락.

 

다만, 재미있는 부분은

중세의 성에서 일어나는 시녀의 시선과

현대 시골마을 기묘한 손님을 맞는 노파의 회고가 엇갈리는 부분.

 

둘의 이야기가 묘하게 교차되며 얽혀든다.

 

어떤 부분은 과하다 싶고, 어떤 부분은 취향에 어긋나지만

몇몇 포인트들은 헛! 하며 긴장이 여며지기도 한다.

 

복잡한 지하철의 타인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도와주기엔 제격인 책.

 

 

 

 

 



s*****e 2011.0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