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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헵시바님의 나눔이벤트에 운좋게 당첨되 받은 책이 "돼지의 추억"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내겐 어쩌면 딱 맞아 떨어지는 책 제목이었는데, 흔해빠진 '개'나 '고양이'가 아닌 '돼지'를 다룬 책이라니 조금은 낯설기도 조금은 독특하기도 했다. 가축이외론 다른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터라 이녀석이 어떤 행동을 하길래 책한권의 주인공이 될만큼 유명해진건지 의문이 들었다. 식탐의 상징인 돼지가 사람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라니, 미니어쳐도 아닌녀석과의 동침이 과연 가능한건가? 이미 읽고있는 책들이 여러권이었던 터라 늘 표지만을 보며 나름대로의 상상을 펼쳐보았지만 딱히 예상이될만한게 없었다. 대체 뭐지??
"독특한 소재지만 알차진 않아!"
무녀리는 돼지의 자식중 유난히 약하게 태어나 죽음의 운명을 가진 새끼를 가리킨다. 생존법칙에 의해 도퇴되어질수 밖에없는 운명을 지닌 크리스는 동물학자인 저자에게 입양되어진다. 저자의 밤낮없는 노력에 힘입어 무럭무럭 커가는 크리스, 하지만 독특한 소재의 한계도 딱 거기까지다. 고양이를 소재로한 <듀이>나 <고양이 오스카> 사자를 소재로한 <크리스티앙>등의 다른 동물문학 책들과 비교해볼때 오히려 돼지의 특수성을 잘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비록 동물로 인해 사람이 가질수있는 희망과 위로, 반려동물로서의 역할적인 의미는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돼지'인 크리스에게선 조금 특별한 동물이라는 명찰을 제외하면 끊임없이 먹어치우는 식욕만을 보여준다. 저자는 돼지의 지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설명하지만 그 수준이 반려동물로서 인정하기엔 많이 모자르다. 돼지의 지능은 본능에 가까운 부분에서만 도드라질뿐 학습이 되지않으니 인간과의 동침엔 많은 무리수가 따른다.. <크리스티앙>에서 사자가 보여주는 독특하고도 장난끼어린 모습이나 <듀이>에서 보여주는 잔잔한 감동들이 <돼지의 추억>에선 찾아보기가 힘들다. "크리스 대체 니가 할 수 있는게 뭐야?". 오로지 먹고 또 먹고 싸고 또 싸고.. 그게 전부라면 한 마을의 유명인사였던 크리스를 지나치게 비약하는게 되는걸까?
"돼지가 반려동물이 될 수 있을까?"
솔직히 내 기준에서의 반려동물이라함은 슬플때 껴안고 기쁠때 함께 뛰어놀수있는 딱 그정도 크기와 복실복실한 털을 가지고있는 동물 정도가 되겠다. 물론 삶에 방해가 되지않을만큼의 지능이 필요하고, 어느정도의 학습이 가능해야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하지만 크리스는 전혀 학습이 되지않는다. 저자또한 불가능하다고 말하고있고 내용에도 늘상 끌려다니며 이웃의 잔디밭을 파 헤쳐놓는등의 말썽이 많다. 게다가 300kg이 넘는 엄청난 무게에 가까이 근접해 놀다가는 깔릴수있는 큰 위험도 있다. 대체 왜 저자는 이렇게 특색없는 동물의 신봉자가 된걸까? 마을의 아이콘이 되었던 크리스, 그것은 아마도 얼룩무늬의 멧돼지의 피가 흐르는 독특한 외모와 음식쓰레기를 전담하는 크리스의 식욕덕분이라고 한다면 마을사람들에게 돌 맞을 준비를 해야할까? 크리스티앙부터 오스카를 이어 크리스까지, 근래에 너무 많은 동물문학을 접해 만성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를 내 감정을 탓해야 하나?
내 기준에서의 정당한 비평이라 생각하지만, 좋은말이 전혀없으니 평점이 낮다고 생각하겠다. <돼지의 추억>은 어느정도 타 동물소설들과 같이 동물로써 감동을 주고 저자를 위로하며 기쁨을 주고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 주제가 돼지라는것 자체도 유니크하지 않은가! 더불어 책속에는 크리스뿐만이 아닌 보더콜리인 테스의 이야기도 꽤 많이 등장한다. 오히려 감동적인 요소나 반려동물로써의 역할은 이 테스의 이야기에서 더욱 많은것을 느낄수 있다. 게다가 돼지를 보는 나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 생각보다 사람에게 친근할 수 있었던 돼지, 그것은 햄이나 삼겹살의 원천 정도로만 생각했던 나의 시각을 바로잡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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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인상적이다. 먹이를 앞에 잔뜩 쌓아놓고 헛간 우리 밖에 누가있나 하고 살펴 보는것이 혹 '사이 몽고메리'가 오지 않나 하고 기다리는것 같다.
이 책은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동물학자이며 자연 컬럼리스트, 다큐멘터리 작가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이 몽고메리'가 무녀리로 태어난 새끼 돼지를 가져다가 기르면서, 이 새끼 돼지가 14년동안 살다가 자연사 할때까지 저자의 가족과, 그의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무녀리란 새끼 돼지들 중에서 가장 덩치가 작고 약한 녀석으로 항상 어미의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에 굶주려 있으며, 배고파 우는 소리에 맹수들에게 가족전체가 위험에 빠질수 있어 어미가 물어 죽인다는 야생시절의 습성이라고 한다.
'사이 몽고메리'는 그 돼지를 데려다가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란 이름을 지어주고 남편과 함께 기르기 시작한다. 어려서 부터 또래의 친구들 보다는 야생동물과 놀기를 더 좋아했다는 저자는 시골에 집을 마련하고 숙녀라 이름붙인 암닭들과 여러차례 주인들과 이별을 맛보았던 개 테스와 함께 생활한다. 개와 닭은 그렇다 치더라도 돼지를 식육이 아닌 애완동물로써 기를수 있다는 것은 사회의 인식이 우리가 돼지를 생각하는 그것과 달랐기에 가능했으리란 생각도 든다. 한 예로 뉴욕의 금융가는 맨하튼 저지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돼지들을 막기위해 긴 담을 쌓았는데 여기서 월스트리트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동물을 대체가족 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인간과 동물의 애정관계를 좌절된 부모역할의 대리만족 이라고 까지 설명하지만, 저자는 남편 하워드와의 사이에 애들이 없었지만 - 그것도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의해 - 애완동물이 그들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크리스를 새끼 돼지로 키웠을 뿐 이었다. 저자는 크리스를 키우면서 돼지가 가지고 있는 총명함에 점점 빠져들고, 크리스와 대화 하는법을 배우고, 한번본 사람은 반드시 기억하는 (기억 한다고 느끼는) 크리스가 병든 새끼 돼지에서 건강하게 커 나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크리스의 먹이로 마을 사람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가져다 주면서 고집스럽고 사교성 없는 저자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 하는법을 배우게 되고, 사람들도 크리스를 매개로 마음을 열게된다.
돼지를 애완동물로 기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안목으로 사물을 보지 못하고, 다른사람의 편견으로 사물을 보기 때문 이란다. 저자는 그러한 편견을 깨트렸으며, 그녀가 보기에 크리스는 늘 자신의 욕구를 표현 하였으며 존재와 사유가 일치하는 - 즉, 먹는것 - 영혼 이었다. 저자는 야생동물의 생태를 조사, 분석하는 일을 위하여, 아프리카에서, 호주에서, 아마존에서 야생동물과 생활하느라 집을 떠나 있을때에도 크리스를 생각하며, 집에 돌아오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에서, 크리스와 숙녀와 테스 에게서 편안함을 느낀다. 또한 남편이 유대인 이라는 이유로 의절했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에 따른 슬픔도 이겨내고 이웃사람들의 절망을 함께 극복하며 희망으로 바꿀수 있었던것도 크리스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300Kg이 넘는 무게로 14년동안 저자와 함께 살아온 크리스는 어느날 새벽 헛간 우리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저자는 이웃들과 함께 크리스를 매장하면서 슬픔에 빠지지만, 어렸을때는 귀여워서 성장한 다음에는 커다란 체구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크리스에게 음식 찌꺼기는 사람들에게 절약을 그리고 그 녀석이 돼지답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좋아 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저자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의미를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크리스는 향기롭고 달콤한 자연의 세계에서 흘러 나오는 과일을 즐길줄 알았고, 크리스가 먹는것을 보는것 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되었지만, 크리스라는 이 돼지가 잠자다가 평화롭게 죽을때 까지 14년동안 살았고 사람들에게 넘쳐나는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실용적일 필요만은 없다는 증거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가 사회, 종, 가족, 운명이 정해놓은 규칙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선택할수 있으며, 슬픔의 이야기를 치유의 이야기로, 죽음에 맞서 생명을 선택할수 있음을 저자는 깨닫는다.
또 다른 돼지를 키울거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저자는 그 대답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알고있는 확실한것 한가지는 위대한 영혼은 그 모습이나 시간을 불문하고 때가되면 자연스럽게 우리들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 이라고 한다. 그녀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본단다...나도 눈을 뜨고 지켜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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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는 손가락의 촉감은 매끈함이었다. 겉표지의 제목이 약간 위로 부풀어오른 매끈한 느낌의 배려(?)가 첫인상. 사알짝 쳐다보는 돼지는 호기심어린 눈빛이기는 해도 여전히 정겹지는 않았다. 이 책은 돼지가 쳐다보는 호기심어린 눈빛만큼이나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암퇘지는 젖꼭지가 12개로 이 중에 젖이 잘 나오는 건 10개뿐이라 10마리의 새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때문에 약한 돼지는 울음소리부터 달라 그 소리로 무녀리임을 알아보고, 한배에서 나온 가족이 위험해질까봐 어미가 물어 죽인단다. 따라서 따로 키우거나 떼어 놓아야 한단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라는 이름은 돼지가 고전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입각해 연주자이자 음악학자인 그의 연주곡을 라디오로 듣던 중 거기서 따서 지었다. 이 무녀리 크리스는 사과 상자에 담겨 메리네 집에 온다. 야생동물학자이면서 여러 직함과 활동을 가지고 있는 ‘사이 몽고메리 ’ 그녀의 아버지가 사경을 헤맬 때 남편 하워드가 메리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메리는 유대인을 싫어하는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워드와 결혼해 부모님과 소원한 사이였던 터라 매우 힘들어 하던 시기였다. 그런 엄마였지만 결국은 그녀도 모른채 유대인의 핏줄을 가진 아버지와 살았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어디 있을까?
메리의 성격은 매우 특이했다. 장군인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아이들과 쉽사리 접할 기회도 적었지만 타고난 스스로의 성품이 매우 기이했다. 유치원 첫날에 장님거미의 다리를 찢는 소년을 물어뜯고 집으로 돌아오고, (대부분은 거미를 보고 놀라고 찢는 모습에 더욱 놀랄터인데)그 이유가 장님거미와 종족인 느낌이라서였다니. 인형 선물을 받아서 옷만 벗겨선 내팽개치고 옷은 박제된 새끼 악어에게 입히고, 도마뱀에게 옷을 입혀 유모차에 태워 자랑스럽게 나타나 엄마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오히려 위험하다는 동물들과의 이상한 교감이 있어서 그 속에서 안정과 평안을 찾으며 심취하던 어린날들이었다.
그런 연유때문이었을까? 메리는 아이도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하워드 또한 그러고 사는걸 보면 아마도 천생연분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열매인 아이를 어찌 원하지 않으리요.라는 생각은 책을 덮고도 여전히 남는다. 아이를 원하는 대신 야생의 동물들에게서 사람들끼리 맛보고 느껴야할 정을 야생동물들에게서 느낀다. 근거없는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는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애기가 없기에 어른들께서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처자를 나무라신다는 말을 책 읽는 내내 혼자서 떠올려야 했다.
동물들을 매우 좋아하셨던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기까지 크리스와 메리와 하워드의 즐거운 여정은 시작된다. 크리스에게 쏟는 메리의 애정은 가히 사람(자신의 아기)에게 대하는 것과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오로지 동물에게 주는 사랑만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선 말할 수 없이 불편해 하는 한 면을 들춰보면 파티에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몰라 땅바닥만을 쳐다보았더니 거기 모인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이 있는 줄 알고 동요했다나. 옆집에 이혼녀와 아이들이 이사 오자 반가움에도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머뭇거리는 상황. 일반적인 낯설어함이 아닌 병적으로 적응못하는 그녀의 부재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그녀의 집엔 숙녀라 이름붙친 암닭도 기르고, 여러 번의 상처가 있는 개 테스를 데려오고, 앵무새도 기르고. 크리스는 갓난 돼지때부터 사랑을 오롯이 먹으며 자랐다. 크리스에게 구충제를 먹이면서부터 영 자랄 것 같지 않던 무녀리가 자라기 시작해 몸무게가 늘어가면서 명물로 탄생하기 시작한다. 크리스가 가족이 되면서부터 메리의 집엔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한다. 크리스를 위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오면서부터 이미 소통은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몹시도 어려워하던 그녀가 크리스에 관한 거라면 서슴없이 말을 먼저 하게 되고, 사람들은 여전히 또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오고...그 사이에도 옆집은 이사가고 새로운 이웃이 오고...
상처를 딛고서 완전한 가족이 된 테스와 어느날 영원한 작별을 하고, 크리스도 아프고...아프다 깨어났지만 영 기력을 못찾다가 어느날은 완전 생기발랄하고 잘 먹은뒤 잘잤다. 14년의 생애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화려한 불꽃이었지만 말이다. 깨어나지 않을 영원한 잠을 잤다.
크리스가 죽은후 사람들에게서 한마디씩 나오는 내면의 상처치유 얘기들. 그것은 돼지의 추억이었다. 보비 부부의 과거 자신의 돼지에 얽힌 상처, 그레첸의 과거 자신의 돼지에 관한 상처, 매기의 과거 자신의 돼지에 관한 상처. 아물 수 없었던 그 상처들을 크리스를 통해 어떻게 치유하였는지를 회상한다. 영원히 살아있을 크리스를 기억하면서.
사람이나 동물이나 정을 들인다는게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건 길들인다는 의미보단 서로 교감을 나눈다는 말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내가 이쁜 마음과 이쁜 눈으로 정녕 사랑하고 예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선 무엇이건 이해가 되고 포용할 수 있다. 편협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니 미운 구석이 없다. 미운 곳이 보이지 않는다. 미운 짓을 해도 그럴 수도 있다는 아량으로 보게 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렇게도 특이한 성격인 메리 그녀가 크리스를 쓰다듬고 보듬고 사랑에 찬 눈길과 손길로 걱정하며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그 어떤 동물이라도 이쁘지 않은 동물은 없으며 다 의미있는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크리스를 통해 관계지향적인 사람이 되어 가고 보편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음은 단연코 그녀가 크리스에게 준 사랑의 결실이었다. 애완동물을 기꺼워하지 않는 내게 돼지의 추억은 생경하지만 따뜻한 책이었다. 다만 아쉬운 건 이렇게 따뜻한 얘기인데도 따뜻하다는 느낌을 별로 발견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번역의 문제인지를 짚어보았다. 회상하듯 가만가만 말해주듯 물흐르는 전개라기보단, 딱딱 끊어지고 보고하는 형식의 느낌들이 뭔가 이어지는 느낌보단 다음글을 자꾸 차단하는 느낌이라서 꽤 오래동안을 읽어야 했다. 몰입이 되어 자연스레 흐르는 독서가 아닌 궁금해서 그냥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같은 것으로 읽은게 못내 아쉽다. 이렇게 훈훈한 내용인데도 말이다.
덧붙임 : 암돼지, 숫돼지로 알고 있던 내게 크리스가 말해준다. 암퇘지, 수퇘지 라고. 이만하면 친절한 돼지씨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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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를 연상되게 하는 책표지속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호기심이 가득찬 눈으로 빼꼼히 바라보는 모습은 짓궂을것 같은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언젠가부터 많은 동물들이 애완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우리집 또한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주인의 행동에 따라 많은 태도변화를 하는 모습을 볼수 있고 무의식속에서도 서로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애완동물로서의 위치가 아닌 가축으로서의 산업동물인 돼지 그런 돼지가 과연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쁨을 안겨줄 수 있을까? 뒷부분의 소와 돼지의 대화를 접하면서 모든것을 다 주지만 소보다 더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소는 살아있을때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돼지는 그렇지 못하기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애정을 못느끼게 되는것이 아닐까 하는 답안을 보면서 약간의 고개 끄덕거리는 나의 모습을 볼 수있다.
사이 몽고메리가 무녀리인 아기돼지를 입양하여 함께 살아온 이야기를 돼지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책은 그동안 우리가 애완동물로서의 돼지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있어서의 많은 오해를 해결해주는 책이었다. 많이 먹여서 빨리 발육을 시켜 우리의 영양분을 채워주는 그런 산업동물의 위치가 아닌 사람들과 같은 유대감을 갖고 함께 하면서 위안을 갖게 하고, 행복함을 안겨주는 애완동물로서의 가족의 위치에 서 있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너무 약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크리스토퍼가 300kg이 넘는 몸무게의 거대한 돼지로 14년동안 저자의 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 그리고 용기를 안겨주는 자유스러운 돼지의 모습은 그동안 상상도 못한 부분이었다. 애완돼지로 키우면서 서로 모르는 이들과도 하나가 되어 어울리게 만들어주는 애완동물로서의 크리스토퍼의 역할은 훌륭하게 마무리 되었다. 모든 동물들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은 제대로 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에 요즘의 정신과 치료중 애완동물을 이용하는 부분도 무시 못한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무시하는 여러 생명체에게서도 서로의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한다면 서로를 느끼는 마음으로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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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매끈하게 도드라진 제목 글자들을 만져본다. "돼지의 추억" 그리고 "The Good Good Pig" 그리고 표지에서 얼굴을 빼꼼 내놓고 있는 돼지,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크리스는 착한 눈빛과 친절한 미소를 가졌다. 약간 뻣뻣해보이는 털과 분홍빛 귀가 경쾌하게 뻗어나 있다.
크리스는 요즘은 더러 집에서 키우기도 한다는 애완용 돼지가 아니었다. 1년 남짓 살다가 식용으로 생을 마감하는 친구, 형제 돼지들과 달리 천수를 누리고 자던 모습 그대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을 때 크리스는 300kg이 넘는 만족스러운 몸매를 자랑했다. 그러나 처음 저자 사이 몽고메리의 품에 안겨 뉴햄프셔의 집으로 왔을 땐 구두 상자에 담긴 채 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버둥거리던 무녀리였다.
생사의 기로에서 투병 중인 아버지를 간호하며 실의에 빠져 있던 사이에게 크리스는 좋은 선물이자 희망이었다. "인간의 가면을 훨씬 자연스럽게 쓰고 다니는 사람들에 비해" 인간의 가면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며 사람들보다 동물들에게 위로를 받는 사이에게 크리스는 꿋꿋하게 살아남아 힘을 북돋아주었다.
명랑하고 사려깊은 돼지 크리스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즐거움과 위로를 거리낌없이 건넬 줄 알았다. 한번 본 사람을 기억하고 다시 만났을 때 반가워하는 꿀꿀 소리, 맛있는 음식 찌꺼기를 먹을 때 내는 꿀꿀 소리, 가출과 말썽을 일삼기는 했지만 태연하게 붙잡혀 오는 모습이라든지, 오페라를 감상하고, 슬픈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교양 있고 사려깊은 모습, 배 마사지를 받으며 꾸밈없이 흐믓하게 행복해하는 모습 등등 "존재와 사유가 늘 일치하는 영혼" 크리스의 그 모든 것이 돼지의 추억이자 사람들의 행복이 되었다.
크리스는 사이와 남편에게 친구이며 가족의 역활을 하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사교성도 없고, 아이들을 싫어하던 사이에게 더 많은 이웃과 친구를 만들어주고, 새로운 이웃과 친구들에게도 기쁨을 준다.
돼지 및 기타 동물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크리스와 테스(개), 숙녀들(닭), 갖가지 새와 벌레들에 얽힌 일화가 사이의 애정어린 시선과 유머러스한 수다와 어우러져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책을 읽고 있음이 느껴진다.
특히 개인적으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 또한 자연스럽지 못했던 사이가 이웃집으로 이사온 케이트, 제인 자매와 크리스를 통해 마음을 열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뭉클했다.
어린 소녀였던 케이트와 제인이 어엿한 숙녀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사이는 그들은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으며, "흑백의 점박이 돼지가 잠잘 때의 모습, 혹은 그것을 지켜보는 모습도 행복의 한 부분이었다."라고 하는 데 크게 공감하기도 했다.
나도 우리 개가 쿨쿨 잘 자는 모습만 봐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뿌듯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가져본 사람은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적어도 저 혼자서는 아주 잘 안다.
테스라는, 여러 가족과 이별을 반복하며 몸과 마음에 상처가 깊은 개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여 친해지는 과정도 감동적이었다.
유대인과 결혼한 것 때문에 소원해졌던 사이와 부모님과의 관계를 아름다운 용서와 화해, 이후의 자유로 이끈 계기가 되었던 닭과 산족제비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동물을 동물 이상(?)으로 여기며 과잉된 연민이나 과장된 의무감으로 대하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생명으로 대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크리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각각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돼지의 추억'은 눈물이 핑 돌 만큼 아름답고도 가슴 아팠다. 어떤 사람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상처를 보듬어준 건 존재 자체만으로도 희망이고 행복이었던 크리스였다. 하늘나라에서도 그 매력을 잃지 않기를.
"착한, 착한 돼지. 착한, 착한, 차아아악한 돼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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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누군가가 함께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용감해지는가? 혼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인데도 불구하고 친구가 곁에 있다면 우리는 그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야 만다. 재미있게, 그리고 당당하게, 그리고 멋지게……. 이 책의 ‘절친’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또한 저자 사이 몽고메리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호그우드를 통해 그녀는 마을 사람들 간의 인간관계를 더욱 원활히 할 수 있었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어린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친 사람처럼 돼지고원에서 양동이를 들고 시끄럽게 설쳐대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돼지와 놀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질감으로 맺어진 크리스토퍼는 그녀의 이야기를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리고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이 세상에 없었을 그 작고 약해빠진 크리스토퍼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면서 예상을 뒤엎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의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상처를 치유해나갈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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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추억! 무려 14년이나 산거 보면~사람으로 치면 장수한~돼지이다. 부족하게 태어났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고 가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그중 기억에 나는것은 정말 커다란 돼지에게 사진을 찍기위해 노력하는 장면 왠지 웃음이 난다.
잔잔한...그리고 깊은감동을 주는 돼지의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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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훈훈하고 따뜻한 책이다.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여 좋은 읽을 거리를 재공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동물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니다. 많은 책들이 자연으로의 회귀와 동물위에 군림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거슬리는 소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실재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아기자기 하게 들려주면서 독자들이 저절로 돼지의 놀라운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많으 사람들은 인격을 가진 돼지와의 교감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그 아름다운 이야기의 추억을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간직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크리스. 그런 인간스러운 이름을 가진 돼지는, 참 인간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한배에서 태어난 돼지중 가장 가녈고 어려서, 태어나자 마자 바로 움직이고 먹이를 찾는 동물과는 달리, 태어나서 홀로 독립을 할때까지 긴긴 보살핌이 필요한 갸느린 존재이다. 동물에게 연약하고 갸늘다는 감정이 이입된다는 것 자체, 그리고 그런 감정이입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경험을 하도록 해주는 것 자체가 이 책이 가진 놀라운 힘이다. 크리스가 성장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크코 튼튼한 한마리의 독자적인 돼지로 자라게 되었을때, 그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돼지가 온 동네를 헤집고 꿀꿀거리고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마치 한 동네의 이웃, 이웃 가족의 한 사람처럼 웃고 즐거워하고 보살펴주며, 돼지로 인한 자신들으 삶의 소소한 불편과 크고 작은 손해들을 참고 인내하면서 함께 크리스의 삶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놀라운 시골마을의 이웃들의 존재 또한 이 책을 읽는 나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맥주를 마시는 크리스, 선글라스를 쓴 크리스,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고집하는 크리스,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기철조망의 아픔을 무릅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크리스의 모습은 진정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동물이라는 것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애당초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에 별로 경험이 없고, 꼭 인간이 만물위에서 지배를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돼지고기를 즐겨 먹으면서 돼지의 삶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는 나도, 이 책은 동물과 함께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거부감없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감동적인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