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뒤를 바라보는 일만큼 어렵다.”이 말은 19세기 미국 수필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한 말이다. 자기 자신을 좀 더 보편적으로 확대해보면 인간일 수 있다. 그래서 매트 리들 리가『붉은 여왕』의 서문에서 “인간은 단지 포유동물의 한 종일 뿐인데 자신의 본성을 캐기 위해 2,000여 년 동안 노력했음에도 아직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고 토로한 것을 우리는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이용범의『인간 딜레마』는 질량이 높은 책이다. 제목에 나와 있는 대로 ‘인간의 딜레마’에 관한 모든 것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딜레마는 개인들의 일상사에서 얻어진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딜레마 이론을 간단명료하게 풀어쓰고 있다. 뿐만 아리라 저자는 심리학, 뇌 과학, 문학, 신화 등 마음에 접근하려는 다양한 학문을 두루 살피면서 ‘인간의 딜레마’의 구성요소에 대한 질문들을 풀어 놓고 있다.
가령, 왜 선량한 여섯 사람이 폭력배 한 사람을 당해내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것을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딜레마로 풀이하고 있다. 즉 저자는 이 문제에 있어 ‘방관자의 효과’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사람이 많을수록 오히려 책임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누구도 3분 안에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그중에 한 사람이 3분 안에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려고 행동했다면 나머지 5명도 기꺼이 동참하게 있다. 이러한 까닭은 ‘사회적 증거 효과’에 있다.
그런가 하면 이타주의라는 인간 본성은 어떤가?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은 익히 알고 있다. 이것을 서양에서 찾아보면 ‘루소의 딜레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철학적이며 윤리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흥미롭게도 생물학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가 생물학적인 유기체로서 콜턴이 말한 ‘본성과 양육’이라는 오랜 논쟁과 마주하게 한다. 본성이 유전결정론이라면 양육은 환경결정론이다. 유전결정론이 진화의 결과라고 한다면 환경결정론은 문화의 결과였다. 그러나 본성과 양육이라는 대립을 직시하면서도 저자는 진화와 문화의 상호관계의 산물이 곧 인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마음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있다. 저자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목적을 주목하고 있다. 즉 생명체의 목적은 다름 아닌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국 유전자는 복제를 가장 잘하는 이기적인 복제자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DNA에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기적인 유전자가 곧 이기적 인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딜레마’에 대한 참신한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하며 얻어진 지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게 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과 다른 점은 선악(善惡)의 개념을 가진 생물체라는 것이다. 즉 자연이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과정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딜레마의 과정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문화적인 요소가 우리를 좀 더 도덕적으로 존재하게 한다는 것이다. 비록 생존과 번식이라는 효율성으로 우리의 본성이 진화해왔지만 문화적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특성에 있어 문화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현상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 ‘문화도 우리의 본성까지 완전히 바꾸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 보면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탐구는 ‘인간의 딜레마’를 밝혀내는 데 있어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간 느낌이었다. |
|
90년대 초 중반 초 절정의 인기를 구사했던 "TV 인생극장"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단순 오락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진행되었던 이 프로에서 이휘재는 언제나 갈등상황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 "그래 ! 결심했어!" 를 외치며 선택을 한다. 작게는 무단횡단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부터, 손해를 감수하고 어려움에 처한 아가씨를 도와줄 것인가 말 것인가까지... 이휘재가 고민을 할 때면 나도 TV 앞에 앉아서 같이 고민을 했던것 같다. 그리고 이휘재의 선택에 아쉬워 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에서 빅토르 프랭크는 "인간에게 있어서 최후의 자유는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계의 블루칩으로 성장한 진화 심리학에서는 선택의 기준 역시 진화해 왔다고 본다. 진화 심리학의 선두적 저서라고 할 수 있는 '이기적 유전자' 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해 주는 매개체로 모든 선택은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기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우리는 우리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의지대로 우리는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가? 혹은 정말 많은 진화심리학자들이 말대로 우리의 선택은 모두 유전자에 생존을 위해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상태로 움직이는가?그렇다면 인간은 원래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존재인가? 이 책은 이러한 주제에 대해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이론들을 고찰한다. 첫번째 주제는 선택의 딜레마. 이 책에서는 그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선택의 딜레마들을 제시해 놓았는데 그 중 콜 버그의 아홉가지 딜레마가 인상적이다. 마을을 급하게 도망쳐야 하는 두 형제가 있고 각각 1000달러가 필요했다. 형은 착한 노인에게 거짓말로 자신이 병에 걸려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1000달러를 빌렸고(돌려줄 마음은 전혀 없었다), 동생은 훔쳤다. 누가 더 나쁜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라이언을 구하기 위해 다른 병사들의 목슴을 담보로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은 과연 선한 일인가? 나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여기서 발전된 두번째 주제는 도덕의 딜레마 이다. 위의 주제들은 대부분 도덕적 판단이나 혹은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좀더 발전해서 이기적인 행동, 이타적인 행동은 왜 발전해 왔는가? 이 모든것을 진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참으로 차근 차근 설명해 놓는다. 이기적 유전자가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면 대체 왜 우리는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혹은 누군는 선하다, 누구는 악하다는 기준을 왜 만들어 놓은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생존에 필요하니까... 결국 우리의 마음도 열심히 살아남기 위해 진화되어 왔다. 타인을 위해 내 목숨을 희생하느 것 까지... 세번째는 생존 본능의 선두라 볼수 있는 성 심리의 진화 "섹스의 딜레마" . 남자가 젊은 여자, 글레머 여자에게 집착하는 것은 이들이 건강한 2세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이 진화해 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 이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남성은 여성이 상대편과 성관계를 맺었느냐에 중점을 두고, 여성은 남성이 그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가에 중점을 둔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순히 남자는 육체 집착적이고 여성은 감정 집착적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아니다.. 이 역시도 우리의 유전자 생존을 유해 정교하게 진화해온 심리이다. 사람의 마음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이론들이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진화 심리학을 좋아한다. 선과 악, 정상과 이상으로 구분짓기 전에 사람의 대부분의 마음은 "살아 남기" 위해 발전시켜 온 것이라는 생각에 공감이 간다. 불안. 우울, 공황장애 등 우리가 비 이성적이고 쓸데 없는 감정이라 치부하는 이런 인간의 모든 감정이 사실은 우리가 살아오는데 얼마나 필수적인가... 책을 쭉 읽다가 진화 심리학은 하나의 주제로 너무 세심하게 잘 풀어놓아 대체 저자가 뭐한느 사람인가 싶어 살펴 봤더니 문인이다. 그래서 읽기가 참 편했던 것 같다. 평소 진화 심리학 책을 몇권 읽었던 사람이라면 그다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머릿속을 뒤죽 박죽 만들어 놓았던 진화 심리학은 한 큐에 정리하는 듯 명료한 느낌이었다. 혹은 진화 심리학이 뭔가 관심은 있는데 엄두가 안간다면 (솔직히 좀 어려운 책들이 많다ㅠㅠ) 이 책은 입문서로 손색 없을 듯...
우리는 유전자에 의해 선택한다. 하지만... 우리의 유전자 역시 우리가 아닌가... 그러니 그냥 우리의 선택이라 해 두고 열심히 또 고민해 보련다.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잘 상기 위한 선택을 할 것이다. 물론 그 안에 영성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 듯 하지만 말이다. |
|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집에 놓고 참조할 일이 많을것 같아 구매합니다 가볍게 읽기는 책이 아깝고 사놓고 오래 읽으려고 합니다 방대한 분량이면서도 안에 내용이 착실합니다 이런 책이 한국인이 쓴 책이라 기분도 좋습니다 심리학을 이용해 요즘정세를 따져볼수도 있을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 내용에 비해 편집은 별로입니다 |
|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한권의 책으로 잘 정리하여서 인가? 다른 책에 있는 내용이 많은 부분 중복 되어있지만... 만약... 다른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이 책 한권으로 끝내는 것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것 같다... 부디... 시간을 절약하여 남는 장사하자... |
|
인간 딜레마/이용범/생각의 나무/2009 사회 과학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을 쓰시는 이용범씨의 인간 딜레마입니다. 나온지 한참 되었고 읽은지도 좀 되었는데 리뷰가 늦었네요. 선택, 도덕, 섹스 세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는데 앞의 선택의 딜레마와 도덕의 딜레마 앞부분은 내용상 중첩되는 부분도 있고 도덕의 딜레마 뒷분의 두장 유전인가, 환경인가 와 나는 누구인가 부분은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부분을 많이 참조한 데다가 딜레마라는 제목의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드네요. 첫부분 선택의 딜레마는 가장 일반적인 딜레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정면으로 돌진하면 내가 죽는다. 왼쪽으로 틀려니 한 사람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틀려니 사람 둘이 보인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거죠. 둘째 부분은 도덕에 관한 것으로 인간 자체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도덕적이고 어디까지가 도덕적이지 않은가. 여기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본래 도덕적인가 아닌가, 도덕적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이러다가 윌슨의 연구까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섹스 부분은 그냥 제 생각대로 간단히 정리하자면 왜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다르며,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딜레마라면 딜레마이지만 그보다는 생물학적 의학적 연구 결과를 쓰고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부분도 있지만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한 것이 유전자가 던지는 떡밥이라니!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각종 과학 서적이이나 쳘학 서적의 짜집기라도 할 수 있습니다만, 상당히 잘 짜집기한 책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더 심도있게 읽는 분이라면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그대로 읽어보시는 게 좋겠죠. ^^ 종이책은 절판되고 지금은 e북만 있네요. 짧은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으니 틈날 때마다 조금씩 읽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