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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잠들지 않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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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박범신 선생님의 작품을 천천히 전작 중인데요, 열두 권째쯤에 이르니 한 가지 드러나는 윤곽이 있네요. 선생님께선 이야기꾼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확실히 풍경 묘사라든가 집요하게 몰아치는 내면 묘사가 작품을 움켜쥐고 있지 않으면 영락없이 지루함에 빠지고 마는 듯싶습니다.       이야기가 없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지요.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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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현재 박범신 선생님의 작품을 천천히 전작 중인데요, 열두 권째쯤에 이르니 한 가지 드러나는 윤곽이 있네요. 선생님께선 이야기꾼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확실히 풍경 묘사라든가 집요하게 몰아치는 내면 묘사가 작품을 움켜쥐고 있지 않으면 영락없이 지루함에 빠지고 마는 듯싶습니다.

      이야기가 없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지요.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이야기꾼은 아니라는 얘기가 뭐냐면 이야기는 있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방식에서의 밀고 당기는 기술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종종 말하는 롤러코스터 타기, 혹은 완급 조절 말이죠. 그래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뒤가 궁금해서 손을 달달 떨게 한다거나, 호기심이 작렬해서 도저히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한다거나 하는 그런 면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건 장르 문학의 특성이 아니더냐? 하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다면 순문학에도 그런 작품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물론 장르 문학이라 해도 그렇지 못한 작품이 수두룩하고요. 사실, 이 기술이 초중급 기술이 아니기는 합니다. 고수도 고고수쯤 되어야 시전할 수 있는 고랩의 아이템이기는 해요. 왜냐하면 그만큼 그런 기술을 가진 작가 님들이 드물거든요. 유니크 아이템입니다. 

      그러므로 작품 전체 구성의 윤곽은 분명히 이야기라는 부분을 담고 있으나 그것을 전개해 나가는 면에 있어서의 구성은 그다지 절묘하지 못한 셈입니다. 어느 지점 쯤에 이르러서는 서서히 이야기를 담가야 한다든가 혹은 빼내야하는 식의 구성의 묘 말이지요.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퍼즐을 배열하듯 정밀하게 나열해야 하는 그런 공력이지요.

 

      이 작품은 이제까지 제가 읽은 선생님의 작품과는 아주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몇몇 존재합니다. 먼저 문장부터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단문을 구사해주시는데요, 선생님이 본래 장문을 구사하는 분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딱딱, 끊어치는 타자는 아니셨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짧은 호흡으로 문장을 이어나가시고요,

      두 번째로 선생님만의 독특한 단어 접속사 배열이 이번 작품에서는 절정에 이르렀네요. 가령 이런 겁니다. 그러나 우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라는 문장을 예로 들자면 선생님을 이 문장을 우린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하는 식으로 구사하시거든요. 본래도 그러셨지만 이 작품에서는 유독 많은 문장에서 단어 배열의 차별을 두셨습니다. 접속사가 아니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녀가 이곳으로 오리라 믿었다, 라는 문장을 예로 든다면 선생님은 그녀가 이곳으로 반드시 오리라 나는 믿었다, 하는 식인거죠.

      저는 그러나 이러한 점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문장 리듬이 좀 더 좋구요, 읽는 맛도 좀 더 맛깔난 듯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문장 역시,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문장들이지만 제가 선생님의 작품 중에서 최고로 꼽는 아이들에 비해서는 다소 약한 묘사 때문에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외등>계열의 평범한 문장들은 아니었어요.

      두 번째로 보이는 차이점은 살짝 미스터리의 형식을 가미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의문의 아이를 찾아야 하고, 또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경찰이 이를 추적하지요. 사실 <외등>도 약간은 그런 미스터리적인 면을 가미하고자하는 느낌이 보이는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그보다 더 집중적으로 그런 요소를 다루어 주십니다. 선생님은 그러나 그쪽으로 소질이 있으신 분 같지는 않아요. 영락없이 지루합니다. 늘어져요. 그나마 외등보다는 읽는 맛이 좋은 문장 때문에 별이 넷입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셋 정도로 떨어졌을 거 같아요.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건 단순하게 어떤 비밀을 만든다고 해서 생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건 뭔가 그보다는 훨씬 복잡한 장치와 구성이 필요한데요, 과연 프로 중에서도 최고봉의 이른 이들이나 시전할 수 있는 비법인지라 저도 정확히 어떤 요소들을 배합하여야 그런 롤러코스터적인 곡선이 그려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마치 같은 이야기도 왜 컬투가 읽으면 더 재미있는 거냐, 를 정밀하게 알아내는 것과 비슷해요.

      그런 내러티브의 절묘한 전개 공력은 확실히 순문학 보다는 장르문학 작가 님들이 한 수 위인 것만은 분명한 듯 싶은데요, 지금 퍼뜩 떠오르는 작가 분들이 전부 장르 쪽이시네요. 순문학쪽으로는 하루키 센세와 이언 매큐언, 그리고 또 좀 더 생각해보면 더 많겠지만 퍼뜩 떠오르는 수의 비율만 보자면 그렇다는 얘기예요. 

      어쨌거나 이 작품은 두 권짜리이니 2권의 더 중요한 역할이기는 할 것입니다. 이야기가 배를 타고 산으로 올라간다거나 샛길로 빠져버리지 않고 집중적인 래프팅의 묘미만 살려주신다면 손을 달달 떨며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 없이 책을 덮겠지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거 같아요. 선생님의 성향이 좀 그런 쪽은 아니라서 말이죠. 물살이 평지 수준인 곳에서 또 잠시 한숨을 돌리다 가실 듯 싶네요. 아무튼 선생님의 작품은 그런 서스펜스적인 요소 때문에 보는 것이 아니므로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저는 일단 그래요. 주종목이 그게 아니시니까요. 연아는 굳이 트리플 악셀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거든요. (으응?)

 

http://vitojung.blog.me/



b******k 2010.12.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냥..
"그냥.." 내용보기
내가 태어날즈음의 유명했던 작가라고한다. 이문열과 최인호와 더불어 유명세를 치뤘다고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은데.. 앞의 두 작가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인기를 얻는데 이 작가는 그렇치못하다니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하고,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암튼 책의 내용은 7-80년대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소설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냥.." 내용보기
내가 태어날즈음의 유명했던 작가라고한다. 이문열과 최인호와 더불어 유명세를 치뤘다고하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은데.. 앞의 두 작가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인기를 얻는데 이 작가는 그렇치못하다니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하고, 안됐다는 생각도 든다. 암튼 책의 내용은 7-80년대 영화의 원작이 되었던 소설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 두작가의 소설들도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으니 아마도 그 시대의 이야기라 비슷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일것도 같은 이야기가 그 시절엔 왜 그렇게 많이 읽혀지고,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재미있다는건 인정하지만 말이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나로써는 그저 단순한 이야기일뿐이지 거기에 내 느낌이 들어간다거나 사회상이 어떻다거나하는건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주인공에 동화된것이 아니라 그저 지켜보는 관찰자의 입장이라서 재미가 반감된것도 있으리라.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이 소설이 쓰여진 시대의 다른 소설들도 찾아서 읽어보고싶다. 아마도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무언가 일맥상통하는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할것 같으니깐 말이다.
d*******7 2003.10.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