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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Laika 스튜디오가 내놓은 세 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나는 애니메이션을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미리 확인해본 해외 평점이 고득점 일색이어서 시사회 신청을 해뒀다. 전반적으로 볼거리를 주는 영화다.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판타지 어드벤처로 하자가 없다. 아마 이런 점이 해오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그렇지만 판타지 어드벤처의 일반 공식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 무난한 영화로 보인다. <쿠보와 전설의 악기>는 익숙한 스토리텔링의 여러 대목들을 잘 다듬어서 공감을 유도하는 것 같다. 12시 전에 귀가해야 하는 신데렐라가 무도회를 즐기다가 12시에 바투 맞춰 복귀하다가 신발 한 켤레를 남겨 삶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듯, 해 지기 전까지 귀가해야만 한 쿠보는 악기 연주로 마음 사람들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지는 바람에 그를 노리던 쌍둥이 자매의 공격을 당하면서 새로운 여행을 떠나야 하는 식이다. 부러지지 않는 보검을 찾는 과정은 바위에 박힌 검을 뽑는 자에게 왕권이 주어진 아서왕 전설의 엑스칼리버가 연상되기도 한다. 죽은 아빠가 남긴 유산을 찾아 주인공 쿠보가 전에 없던 여행을 떠나야하는 설정도 그렇다.
이 영화에 배어있는 숨은 호감은 관람 내내 마주쳐야 하는 등장인물의 외모에서 오는 것 같다. 북방계 인상을 한 등장인물들의 눈매와 얼굴형은 아마도 서구 관객에게 특히 이국적 호기심을 크게 충족시킬 것 같았다.
첨단 기술의 우월성이 전체 평점을 좌우되는 요즘 영화들의 어떤 추세에 대해선 영화 리뷰를 남기면서 몇 번이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친 적이 있다. <쿠보와 전설의 악기>도 그런 고민의 연장선 위에 있는 영화다. 영화 초반에 애니메이션 영화임에도 해변으로 밀려오는 물결이나 출연자들의 머릿결과 옷감의 질감 묘사, 그리고 종이의 나부낌이 너무 실제적이라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실사처럼 만드는 게 가능할까’하면서 보다가 이 영화가 그냥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상기한 후에야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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