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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열하일기. 마음은 굴뚝인데 손이 뻗어지지 않았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글로 편지는 아니지만 편지의 느낌이 난다. 여행을 한 사람은 많지만 박지원처럼 세심하게 다각도로 뜯어보고 궁리한 사람은 없다며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느끼고, 많이 써야겠지만 그보다는 잘 보고, 잘 듣고, 잘 느끼고, 잘 써야 하고, 더 중요한 건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마음으로 느끼고, 내 손으로 써서 정말 나만의 멋진 여행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박지원이 팔촌 형의 비공식 수행원인 자제군관으로 청나라 사절단으로 다녀와 적은 '열하일기'를 소개해준다. 책은 박지원에 대해 열하일기에 대해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에 대해서 말한다.
머리말 많이 읽으면 많이 보이기 마련이지. 그러나 책으로 보는 세상은 어쩌면 진짜 세상이 아니야. 책이 아무리 커도 세상 보다는 작아서 결국 책에 담아낼 수 있는 것들만 있게 되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문인 박지원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데다 과거를 포기하고 글공부에만 전념했어. 그 덕에 오히려 다른 문인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시각과 문장을 지니게 되었지. 박지원이 세상을 보는 눈이야. 보는 힘인 ‘시력’ 보는 폭인 ‘시야’ 보는 각도인 ‘시각’. 시력이 좋아야 함은 물론, 더 넓게 볼 수 있어야 하고, 남들과 다른 각도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하지. 나라의 경계에 서서 양쪽을 다 보고 있어. 작은 것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세상살이를 편하게 하는 법에 대해 살피고 있어.
책의 구성은 각 장마다 첫 페이지를 만화로 보여주어 이해하기 쉽고, 열하일기의 구성대로 책의 인용구와 작가의 생각을 바탕으로 아들에게 전해주는 말이 있고, 더 궁금해? 에서는 사신과 열하일기의 내용 등으로 열하일기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더 궁금해? 에 나온 열하일기의 구성 ‘일기’를 표방하며 날짜별 기술도 있지만, 중간중간 독립된 작품도 있고, 주제별로 따로 묶어두기도 했다. ‘도강록’ 심양을 돌아본 ‘성경잡록’ 수레에 대한 고찰이 돋보이는 ‘일신수필’ 신해관에서 북경까지 ‘호질’을 담은 ‘관내정사’ 북경에서 열하까지 5일간의기록 ‘막북행정록’ 열하의 태학에서 중국 학자들과 지전설 등을 토론한 ‘태학위관록’ 황제 알현 후 열하에서 북경으로 ‘환연도중록’ 중국학자들과 담소한 기록 ‘경개록’ 티베트 불교 등에 대한 문답 등을 통해 국제 정사를 파고드는 ‘황교문답’ ‘반선시말’ ‘칠십륜표’ 열하의 행재소 일 기록 ‘심세편’ ‘망양록’ ‘곡정필담’ ‘산장잡기’ 열하 피서선장의 견문을 기문으로 남긴 ‘일야구도하기’ ‘상기’ ‘환희기’ 요술 구경을 한 소감. 스무 종류나 되는 마술의 여행지를 오가며 전해들은 소소한 견문 ‘피서록’ ‘구외이문’ ‘옥갑야화’ 북경에서의 견문 ‘황도기략’ ‘말성퇴술’ ‘암엽기’ 여행중 보고 들은 잡다한 내용을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동란섭필’ 의학관련내용 ‘금료소초’
박지원은 팔촌 형 박명원을 수행하는 자제 군관인 비공식 수행원으로 명목상의 군관인데, 공식업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구경하고 민간 외교사절 구실도 했다. 김창업의 ‘연행일기’ 홍대용의 ‘당헌연기’ 박지원의 ‘열하일기’ 모두 자제 군관의 작품으로, 일정에 따라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써서 소설식 문체를 유행시켰고, 실생활은 물론이고 농사 과학 음악 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상을 읽어내는 재주를 가져 슬쩍 본 사물을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있는지 관찰한다. 벽돌, 술잔의 무게에 따라 정해지는 술의 양, 제도 정비와 편리성 그리고 백성들의 삶에 대해 참된 지도층이 갖출 덕목임을 강조하며 백성들의 집에 그치지 않고 나라를 지켜내기 위한 성으로까지 관심을 넓혀서 본다. 특히 수레를 보면서 산이 많고 길이 험해서 수레를 쓸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발상의 전환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박지원은 사대부들이 평생 읽는 글로 수레와 관련된 관직 이름들은 줄줄 읊어 대면서도 정작 실제 수레의 제작 방법이나 사용 기술 등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는다며 물건을 만드는 기술자를 탓하는 게 아니라 선비와 벼슬아치들을 탓했다.
청나라 사신단은 황제를 만나기 위해 북경으로 가지만 피서를 한다고 열하로 간 황제를 만나기 위해 북경에서 다시 열하로 간다. 피서는 구실이고 사실은 만리장성 밖에 있는 군사적 요충지인 열하에서 황제 스스로 북쪽 오랑캐를 방비하려는 심산이었다고 한다. 박지원은 박제가, 유득공, 홍대용, 이덕무 등과 교류하였고 (이덕무의 이야기를 담은 '책만 읽보는 바보'가 생각났다.) 당시 세도였던 홍국영과 반대파로 황해도 금천의 연암협으로 가서 살았고, 해서 호가 연암이 되었다.
곡정 왕민호와 새벽녁 해뜨기 전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무려 열다섯 시간 가량을 글로 주고 받으며 의견을 나눈 필담인 ‘곡정필담'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주제가 과학이라 인상적이다. 사람들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듣고 또 적어가며, 서양 문명을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깍아내리지 않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수십만 마디의 말을 헤아려 가슴 속에 글자 없는 글을 쓰고 허공 위에 소리 없는 문장을 썼는데, 그렇게 한 것이 매일 몇 권이 되었다. (곡정필담 후기)
‘창'은 공장이라는 뜻인데, 유리창인 유리를 만드는 공장이 처음에는 궁궐을 지을 때 필요한 유리와 기와들을 만드는 곳이었는데 차츰 여러 가지 물건을 취급하면서 범위를 넓혀가서 골동품이나 서적, 서황 등등을 취급해서 조선 선비들이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자꾸 창문만 생각나네..
‘옥갑야화'는 북경에서 조선으로 돌아오는 길에 묵은 여관 옥갑에서 밤에 나눈 이야기들로 역관의 이야기와 허생전이 들어있는데, 신의와 연관된 내용을 담고 있다. 허생은 너무 가난하여 공부만 할 여건이 안되고, 재물을 모으나 사악한 방법이었고, 벼슬아치에게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으나 대의명분을 내세워 거절하는 관리들의 모습에서 신의의 중요성, 개인적 이익을 챙기느라 사회적 공익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은 가려내고, 사소한 것을 통해서도 그 속에 담긴 중대한 문제를 끄집어내고 있다. 자제 군관인 자신을 빗대는 말을 세 가지 물고기로 불리는 상황을 유머로 승화하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보고 있고 (자제군관을 일컫는 반당은 '벤댕이', 제복 입은 무관을 뜻하는 '시아'의 우리말인 '새우', 고려의 중국 발음 '가오리') 일반적인 중국인들은 조선을 황제의 나라가 아닌 독자적으로 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보고 있음을 알고, 강 너머로 가기 위해 물가를 따라가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라 강을 넘어가면서 외부의 힘에 의해 마음이 달라짐을 느끼고 (우리를 옭아매는 것들, 그럴 때 겁먹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가진 채 외부의 것들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언제 그랬다는 갓이 사그라진다) 낯선 사물이나 광경을 보면, 그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기록대로, 또 거기에 덧붙은 박지원의 삶에 대한 생각은 생각대로 가지런히 정리한 글이 많다.
중국을 지켜주는 만리장성을 드나드는 여러 관문 중 하나인 신해관 옆 장대에 올라 위로 올라갈 때는 붙잡고 오르느라 위태로움을 모르다가 내려올 때는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생김을 벼슬 산에 비유하며 위로 올라갈 때는 남들을 떠밀어 내면서까지 앞을 다투다가 마침내 높은 자리에 오르면 그제야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일신수필, 장대기)
조선 북경 열하 북경 그리고 조선. 작가는 박지원의 여행이 길고 고되었던 만큼, 생각은 더 무르익었다고 말한다. 그냥 구경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여행이라 더 그러리라. 그래서 이 책은 구경하는 여행에서 생각하는 여행으로의 안내서 역할도 한다.
보이는 대로 보는지, 보는 대로 보이는지 어떤 사물은 보이는 대로가 아닌 왜곡되어 보이곤 한다. 바로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되는 경우다. 박지원의 글을 보면서 나는 그동안 보는 대로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보이는 대로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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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가 그렇게 외형만 특별하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해. 정말 대단한 점은 박지원이 여행하며 세상을 보는 눈이야. 책 제목에 '세상 구경'을 강조한 것은 그런 까닭이야. '눈'이라는 말이 나왔으니까 눈과 관련된 단어 셋을 알려 주어야겠다. 첫째. 보는 힘인 '시력', 둘째 보는 폭인 '시야' 셋째 보는 각도인 '시각'이야.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하려면 그 세가지가 다 좋아야 해. 시력이 좋아야 함은 물론, 더 넓게 볼 수 있어야 하고, 남들과 다른 각도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하지.(p.6, 머리말)
아! 이렇게 제도가 정비된 뒤에야 비로소, 쓰는 것을 편리하게 하는 '이용(利用)'이라 할 수 있겠다. 또, 이용을 한 뒤에야, 먹고 사는 것을 두텁게 하는 '후생(厚生)'을 할 수 있고, 후생을 한 뒤에야, 덕을 바르게 하는 '정덕(正德)'을 할 수 있겠다. 이용을 못하고 후생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후생이 부족한데 어떻게 정덕을 할 수 있을까.(도강록 6월 27일)(p.42, 둘째구경, 작은 물건으로 읽는 큰 세상)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은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한권만 읽은 사람이라고 말이야. 한 권만 읽은 사람으 그 한권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 들어서 도리어 해를 끼친다는 뜻이야. 책이든 사람이든 어느 한쪽에 쏠려 있으면 제대로 못 보게 되는 일이 많은 법이야(p.202-203, 아홉째구경, 장대,낙타,코끼리,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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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여행기록문 <열하일기>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독서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전평론가 고미숙님도 <열하일기>가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고 고백할 정도로 열하일기 팬이기도 하다. 열하일기와 관련된 다수의 책을 내기도 했다. 저자인 대구교육대학교 이강엽 교수도 고전을 가까이 하는 분이다. 이번에 청소년들이 고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열하일기>를 새롭게 편집했는데 바로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 구경>이 결과물이다. 또 다른 저서로<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 봤니?>, <구운몽 9인의 레벨업 프로젝트>가 있으니 고전과 친숙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박지원의 문체는 고전을 연구하는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위대하다는 점이다. 단순한 여행 기록체가 아니라 매의 눈으로 살펴본 논리성이 뛰어나면서도 유머와 위트가 담겨져 있는 보기 드문 문장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박지원은 자제군관이라는 신분으로 청나라를 다녀올 수 있었다. 조선 후기 당시 이름난 가문의 자제들에게 외국의 문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가 자제군관이었다고 한다. 여행 일정이 길어질수록 몸과 마음이 피곤해져 대충 돌아볼 법한데 박지원은 아주 꼼꼼하게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메모해 두었다가 조선으로 돌아온 뒤 3년 만에 기록을 정리한다.
청나라 황제가 열하로 피서를 간 이유의 속 뜻도 간파한다. 황제를 알현하기 바빴던 다른 이들과 달리 박지원은 청나라의 속사정을 국제 정세와 맞물려 파악한다.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강성한 티베트의 움직임을 잠재우기 위해 북경에서 멀리 떨어진 열하로 나이 든 황제가 피서를 핑계로 이동한 것을 깨닫는다. 청나라에서 실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수레와 벽돌의 쓰임새, 조선에서 청나라로 자주 왕래했던 역관들의 부조리한 점, 코끼리를 보고 상세히 묘사한 점, 발달된 문물을 보고 위축되기 보다 조선에 들여와 사용할 수 있는 점들을 낱낱히 기록에 담는다. 단순한 사대주의가 아니라 조선의 백성들이 좀 더 편한하게 생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여행 중에 생각해 냈던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점을 기록했더라도 그 글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딱딱한 문체는 소수의 양반들만 읽을 뿐이다. 박지원은 많은 사람들이 청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문물들을 읽을 수 있도록 재미난 문체를 사용했다. 읽으면서 선입견과 편견을 깨뜨릴 수 있도록 나름대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중국어에 유창하지 않았던 박지원은 중국에서 만난 사람들과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물을 건너고 피곤을 무릅쓰고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처지에 메모한 종이를 끝까지 보관하여 돌아온 것을 보면 여행의 목적이 분명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작심하고 청나라를 다녀온 셈이다. 말로만 들었던 청나라의 모습을 꼼꼼히 기록해 와서 모순된 조선 현실을 바꾸어 보고자 했던 박지원의 모습을 열하일기를 통해 보게 된다.
번역본이 아니면 뛰어난 고전이라도 쉽게 읽을 수 없다. 고전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다양한 시각과 폭넓은 시야, 남다른 시력을 키워주는 것이 고전이다. 고전을 번역하여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분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를 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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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중학생 조카에게 편지를 쓰듯 써 내려간 내용이 참 부드럽게 와 닿았던 책. 아무래도 고전을 전공하신 분이라 그런지 내용이 더 깊고 재미있다.
다소 딱딱할 거라는 편견을 내려 놓게끔 재미있는 삽화들로 이해를 도왔고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그냥 정리한 것이 아니라 열하일기 내용과 더불어 설명을 풀어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말 그대로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 구경!' 단순히 책 내용만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서 이해를 시키고 있다. 위의 사진 내용이..왜 그리 마음이 안 좋았는지... 옛 글에 대한 설명이지만.. 오늘날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속상했다.
책을 읽다보면 궁금하거나 보충해야 할 부분을 따로 추가하여 보충 설명을 해주어서 이해를 더 쉽게 했다. 초5인 큰 아이가 먼저 읽는다고 가져가서 뒤늦게 봤는데도 너무 재밌게 읽었던 책.. 역사를 배우는 우리 아이들이 봐도 좋고 또 박지원의 열하일기 뿐 아니라 그 당시의 역하도 이해할 수 있고 또 이 글을 읽으면서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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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부터 박지원이 쓴 기행문이라며 열하일기에 대해 암기했던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제대로 배워본 기억이 없어 아쉽더라구요. 뒤늦게나마 이 책을 통해 열하일기가 어떤 책인지는 물론 그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답니다.
아이들이 보기에 다소 어려운 내용도 있을 수 있겠으나 현기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현기에게 열하일기로 세상 구경을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보니 좀 더 쉽게 다가오더라구요. 5개월에 거쳐 청나라를 여행하고 3여년에 걸쳐 책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정말 얼마나 방대한 책인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열하일기라는 말에서처럼 일기와 같이 날짜를 기술하고 쓰여진 부분들도 있다지만 중간중간 독립된 작품들이 나와서 하나씩 만나볼 때마다 새로움이 가득하더라구요. 어떤 특정한 주제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쓴 굉장히 저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오는 책이네요.
중국으로 떠난 사신이면서 청나라와 우리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그저 놀랍더라구요. 요즘에도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힘든 일인데 주눅들지도 말고 무시하지도 말라는 그의 생각이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어떻게하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박지원이란 인물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잘 전해집니다.
우리의 전통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이야기도 몹시 흥미로웠답니다. 나쁜 짓을 하고 놀라서 똥통에 빠진 북곽 선생의 이야기가 양반의 이중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더라구요. 호랑이에게 아첨을 하며 상황을 모면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우습더라구요. 풍자와 해학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그저 놀라움과 호기심어린 눈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꼭 읽어봐야 할 책을 이제야 제대로 조금이나마 맛을 본 느낌과 우리 아이도 조금 더 크면 읽을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아이들이 읽어도 무척 좋을 책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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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구경>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기 쉽도록 적절한 해석과 해설을
병행한 스토리 텔링책이다. 평소에 교과서에서 자주 들어 본 열하일기지만 그
내용을 정확히 알진 못했다.
열하일기는 날짜별로 기술한 되어 있기도 하고 테마별로 서술된 책이다. 조선과 중국등 정치적, 외교적 문제를 알고 읽는다면 좀 더 쉽게 다가 올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열하 일기를 소화 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구경> 이 책이라면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
열하일기에는 압록강에서 요양까지 15일 간의기록을 다룬 '도강록'. 산해관에서 북경까지 돌아보며 그 유명한 '호질'을 다룬 '관내정사', 북경에서 열하까지 5일 간의 기록인 '막북행정록', 중국학자들과의 필담을 다룬 '망양록'과 '곡정 필담' 열하에 잇는 피서산장에서의 견문을 담은 '산장 잡기', 허생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옥갑야화까지~ 물론, 이 책에서 원문 전체를 다 다루진 않지만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열하 일기의 핵심적인 부분만 쏘옥 담아 놨다.
도강록에서 보여준 여행의 의미~~압록강을 중심으로 양쪽을 두루 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벽돌하나, 수레, 지전설 등 과학이야기 그리고 사회풍자까지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구경>으로 재미 있으면서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
'호질'을 다룬 '관내정사'이야기는 참 의미 심장 하다는 생각이 들엇다. 호랑이 앞에서 의원도 무당도 사람들을 속이고 못믿을 사람이며, 가장 높은 신분인 선비는 세상 이치를 다 안다 해도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쁘다고...그래서 먹기 싫다고 ~ㅋㅋ
과거 조선이나, 지금의 대한민국이나 부패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암의 예리한 풍자에 웃음도 나기도 했다.
특히, '곡정 필담' 을 읽다보면 연암의 여행 준비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학식없는 자신이 중국에 들어가 큰 선비를 만나면 무엇으로 서로의 견해를 나무며 질문 하냐는 그의 여행을 대하는 자세는 현대를 사람들에게도 많은 메세지를 던져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구경>이 책을 통해서 고된 여행길에서도 고민하고 끊임없이 준비하는, 그리고 선입견을 갖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연암의 세상보기~ 멋진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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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 볼 책은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서 발간한 나무클래식 시리즈 8번째 책인 "열하일기로 떠나는 세상구경"입니다. 저자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열하일기를 통해 세가지를 알려주고자 했는데요, 첫째 보는 힘인 '시력', 둘째 보는 폭인 '시야', 셋째 보는 각도인 '시각'이 그것입니다.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하려면 시력이 좋아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더 넓게 볼 수 있어야 하고 또 남들과 다른 각도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열하일기'일까요? 열하일기는 단순히 오래 여행하고 오래 쓴 여행일기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박지원이라는 뛰어난 작가가 썼기 때문입니다. 박지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문인으로 당대 문인들이 대부분 일찍부터 공부를 시작해 과거를 준비하고 또 벼슬에 나갔던데 비해, 박지원은 가난으로 인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데다 과거를 포기하고 글공부에만 전념하여 오히려 다른 문인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시각과 문장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모두 열가지 구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구경 '경계에 서야 다 보인다'를 통해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매 구경의 시작은 삽화로 문을 열고 있는데요, 첫째 구경은 바로 강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압록강을 경계로 나뉘는데요, 박지원은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경계가 되는 지점을 '도(道)'라고 하고 있습니다. '나라 사이의 경계라는게 언덕 아니면 물이기 마련인데 세상 사람들이 꼭 지켜야 할 윤리나 만물의 법칙이란 것도 물가 언덕과 같다. 그러니 도는 다른 데서 구할 게 아니라 그 물의 가장자리에 있다.'라고 도강록에 적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무심히 지나거나 거기에 빠져버릴 일인데 박지원은 시야를 넓히면서 중심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또 사람들은 보통 매순간 새로운 것이 눈앞에 펼쳐지고 낯선 문물들에 접하게 되면 중심을 잃고, 특히 자기가 사는데 보다 우월한 곳이라고 평가되는 곳에 가면 주눅 들기 십상입니다. 이래가지고는 경계를 넘어가서 이쪽저쪽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조선사신들도 조선과 청나라 국경 지대의 출입문 즉 책문을 넘어서자마자 갑자기 기가 죽어버리면서도 또 청나라는 되놈의 나라라고 무시했습니다.그러나 박지원은 이것이 저것보다 더 좋다는 식으로 등급을 매기는데 주력하는 동안, 이것과 저것이 지닌 각각의 특색을 살폈습니다. '주눅들지 말자! 치우치지 말자! 배척하지 말자@ 그래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바로 박지원의 시각입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박지원의 시야나 시각을 강을 건너 청나라로 가는 출발점부터 첫째 구경에서 만나보고 나면,
각 구경의 말미에는 각 구경의 부록처럼 특별한 내용들이 첨부되어 있는데요, 첫째 구경은'조선의 사신이 궁금하다고?'라는 제목으로 조선시대 사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선은 국가의 중요한 외교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외국에 사신단을 보냈는데요 주로 중국과 일본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사신이지만 그 내용이 많이 달랐는데요, 조선이 섬겨야 하는 큰 나라였던 중국은 사대외교의 대상이었던 반면, 일본은 섬의 오랑캐 정도로 낮춰 보아 교린외교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명나라에 파견하던 사신은 '조천사'라 하여 천자의 나라에 인사를 올린다는 뜻이 강조된 반면, 일본에 파견하던 사신은 '통신사'라 하여 신의를 통한다는 뜻이 강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청나라로 가는 사신은 '연행사'라 하여 그저 연경(북경)으로 파견하는 사신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나라별로 사신단의 이름이 다른 이유를 제대로 배워봅니다. 또 둘째 구경 '작은 물건으로 읽는 큰 세상'에서는 술잔이나 벽돌 같은 작은 것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서 '사람탓을 할 게 아니라 제도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 제도가 정비된 뒤에야 비로소 쓰는 것을 편리하게 하는 '이용(利用)'이라 할 수 있고, 이용을 한 뒤에야 먹고 사는 것을 두텁게 하는 '후생(厚生)'을 할 수 있으며, 후생을 한 뒤에야 덕을 바르게 하는 '정덕(正德)'을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다른 시력으로 작른 것을 크게 보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매 구경들마다 박지원의 남다른 시력, 시야, 시각을 담고 있는 이야기와 열하일기에 담긴 그의 글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어 나갔습니다. 또 한장의 삽화이지만 각 구경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고 또 위트가 넘치는 그림과 글이 담겨 있어서, 삽화를 보는것도 참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여러권의 열하일기를 접했었는데요, 오늘 만난 열하일기는 내용도 쏙쏙 이해될 뿐 아니라 저자의 의도대로 새로운 '시력, 시야, 시각'을 가지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전보다 더 좋은 시력과 시야와 시각이 요구되는 미래를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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