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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하면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으려고 날아오르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언제부터였을까요? 새들이 사람의 과자를 먹기 시작한 때가. 그들도 예전에는 바닷가나 강가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며 살았을 텐데요. 사람이 던져주는 과자 등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갈매기도 어딘가에 있겠죠? 조나단처럼요.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는데,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구절 하나만 기억에 남아 있네요. 그것도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모른 채로 말이죠. 성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된 <갈매기의 꿈>. 저는 조나단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갈매기들처럼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갈매기의 꿈>은 리처드 바크의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저자는 원래 4장으로 집필하려고 했는데, 4장의 집필을 중단하고 3장까지만 출간했다고 해요. 1, 2, 3장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고요. 하지만 반세기가 흘러 예전에 써 놓았던 원고를 찾은 그는 4장을 마무리하고 다시 책을 냈어요. 왜 그가 굳이 4장을 추가했는지 책을 읽으면서 각자 생각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1장은 조나단 리빙스턴이 다른 갈매기와 다른 삶의 방향을 가는 시작을, 2장은 조나단이 다른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3장은 조나난이 지상으로 돌아가 스승이 되어 자신이 배운 것을 가르치는 과정을, 4장은 조나단이 사라진 후 갈매기 부족의 삶을 그려요.
새우깡 등 먹이를 먹기 위해 나는 갈매기 vs 날개가 왜 있는지 고민하고, 날기 위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려 배우고 성장하려는 조나단. 우르르 모여 다니며 나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무리 속에 존재하는 1인 vs 편한 길을 버리고 추방당하면서까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을 선택하며 나 자신을 찾는 진정한 1인. 저는 어떤 사람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을까요? 전자의 모습이었다가 인제야 후자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P. 37)
조나단처럼 나를 다르게 살아가게 이끄는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요? 모두에게 그런 순간이 오는데 그냥 흘려보내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기 때문 아닐까요. 내 존재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거듭되는 실패는 좌절하게 만들어요. 조나단도 거듭되는 실패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심하며 다른 갈매기와 똑같이 되려고 해요.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요? 어렸을 땐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은 꿈에 부풀었다가 좌절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그냥 살아가자,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별 고민하지 않고, 편한 방법을 찾으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살아가다 어느 순간 깨달을 때가 있어요. 이것도 기존에 고민을 어느 정도 해본 사람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는데,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제대로 인지하기 시작하면 아! 라는 번쩍임과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떠오르는 거죠. 그렇게 알아낸 것으로 성장해요. 한동안 한계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발전하는 내가 보여요. 끝없이 성장할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이게 끝인가 싶은 순간이 찾아와요. 더 이상 해도 진전이 없을 것 같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나를 위로하고 만족하며 살아가요.
하지만 어느 순간 내 한계를 깨부수며 한 단계 위로 성장시켜 주는 존재가 등장해요. 멘토, 스승 등이라 불리는 그들. 누구에게나 나타나지 않겠죠. 많은 준비가 갖춰진 이들에게만 기회가 생길 거예요. 조나단은 여기에서 만족해도 되지만 한 번 더 도전해 보기로 해요. 삶은 도전하는 자에게 길을 열어주니까요. 어느덧 많은 배움을 통해 성장하고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요. 마음으로, 영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조나단.
"아, 맞아! 나는 완벽하고 한계가 없는 갈매기야!" (P. 71)
저는 아직 이것을 제대로 모르겠어요. 나를 믿고 긍정적인 확언을 하면 그렇게 된다는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기 위한 준비가 덜 되었나 봐요. 처음엔 믿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 거리를 두고 관찰하게 돼요. 믿기만 해서는 안 되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요. 노력 없이 얻은 좋은 결과는 언제든 부서져 버려 남아있지 않으니까요. 내가 내 힘으로 차곡차곡 쌓아야만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때 로또에 당첨되었으면 좋겠다는 헛된 기대를 품었는데, 지금은 내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닌 것에 내가 만족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어요. 뭐, 지금도 아주 가끔 로또 당첨의 꿈을 꾸니까 아직은 무임승차 같은 행운을 바라는 마음이 아직은 남아있는 것 같네요.
조나단은 자신의 배움과 깨달음을 전해주기 위해 추방당한 무리 속으로 제자들과 함께 가요. 그들이 조나단 같은 이를 추방한 것은 아마 한 명이 몰고 오는 변화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다수의 기득권 세력이 자신의 이익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어요.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기존의 갈매기들도 조나단처럼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돼요. 하지만 시간이 한참 흘러 조나단이 죽자 그를 신격화하는 갈매기들. 자신이 성장하면 되는데 힘드니까 핑계를 찾는 것 같아요. '조나단이니까 가능했다! 위대한 그를 기념하자! 그가 한 말 등을 남겨 전해주자!' 하면서 그의 동상을 세우고 그를 우러러봐요. 조나단과 우리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공고히 하면 더 이상 성장통을 겪지 않아도 되니까요. 우린 원래 그래라는 생각에 젖어 시도조차 하지 않아요. 그렇게 조나단을 신으로 모시는 집단이 생겨나는 것을 읽으면서 종교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 예수 등은 자신을 신격화하길 바랐을까 의문스러웠어요. 아마 조나단처럼 자신도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고 얘기했는데, 그의 가르침이 실행하기에는 너무 버거워서 신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종교를 제대로 알지 못해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바란 것은 개개인의 인간이 자기 삶을 성장시키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타인과 공존하며 살아가길 바라지 않았을까 싶어요. 남은 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해석해서 이리저리 흩어지게 된 것은 아닐까라고 말이에요.
조나단을 신으로 모시는 집단과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도 서서히 등장해요. 각자 삶의 가치가 다르니까요. 앤서니는 조나단이 실제 행한 것은 믿을 수 없는 동화라고 여기며, '영향을 주는, 삶에 훌륭함과 기쁨을 주는 몇 가지 답을 제시하는 새가 있다면!'이라며 진정한 스승을 찾기를 원해요. 하지만 쉽지 않았기에 삶이 허망하게 느껴져요. 삶이 태어나서 그냥 있다 죽는 것이라면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될 듯해요. 똑같이 되풀이되는 삶에서 내 존재 의미를 알지 못한다면 나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래도 저자는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기보다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진정한 나를 찾아가려는 앤서니의 모습으로 희망을 얘기하려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어딘가에 있을 나만의 삶을 찾기 위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묵묵히 앞으로도 나가라고요.
책을 읽으면서 내용은 쉬운데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조나단 같은 사람은 튄다고 생각했기에 대중 속에 저를 숨겨둬서 저를 제대로 모르고 살았는데, 한번 주어지는 인생을 나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조나단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나다운 것인지, 내가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존재 의미를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최근 많이 지치고 하기 싫어 핑계를 대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나는 이 정도밖에는 안 돼!'라며 굴을 파고 있었어요. 조나단처럼 많이 시도하고 도전하고 실패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책을 읽으면서 내 한계를 나 스스로 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분초사회라는 말이 나오던데,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짧은 시간을 쪼개서 멀티로 하려다 보니 집중은 안 되고, 사색할 시간은 없고, 그러다 보니 만족도는 낮아지고… 많이 하려는 욕심부터 좀 내려놔야겠어요. 하나라도 제대로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면의 소리에도 조금씩 귀 기울여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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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리처드 버크
언젠가 트위터에 떠돌던 갈매기 '조나단'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조나단이 누구지? 했는데 알고보니 갈매기였다.
짜식 이름이 참 멋지다.
"깡말라도 괜찮아요, 엄마. 전 공중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냥 그뿐이에요. 정말로 알고 싶다니까요."
- 15p <Part One> 본문 중에서
조나단의 비행은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갈매기는 먹이를 먹기 위해 산다. 갈매기가 하늘을 나는 이유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이고, 그것은 갈매기의 운명이다. 먹이를 먹기위해 하늘을 나는 것.
묘하게, 갈매기의 '먹이'와 인간의 '돈'이 닮아 보였다.
밤에 갈매기들이 모여 있을 장소는 바닷가라고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평범한 갈매기로 살아가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그것이 조나단 자신이나 다른 모든 갈매기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24p <Part One> 본문 중에서
밥도 먹지 않고, 하루종일 비행 연습에만 몰두하던 조나단에게 부모 갈매기는 평범하게 살 것을 요구한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치 사람의 그것과 비슷해 보여 주먹을 불끈 쥐게 한 부분이었다.
주인공을 갈매기가 아니라 사람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네 인생이란 미지의 것이어서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법이니까.
- 42p <Part One> 본문 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읽게 하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다고 하지 않던가. 어린왕자보다 더 쉽게 읽히고, 질문까지 확실한 책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럼 여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죠? 우리는 어떤 세계로 가고 있는 건가요? 이 세상 어디에도 천국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요?"
- 72p <Part Two> 본문 중에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꿈은 무엇인지, 왜 그 꿈을 꾸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 적 있는가? 혹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말할 수 있는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만 확실히 이해하면 언제나 해낼 수 있는 거라구. 자, 이제는 자네의 조종력에 대해서……."
- 91p <Part Two> 본문 중에서
인생에서 '꿈'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실천일까? 마지막 치앙의 말이 강렬하게 남았다.
"조나단, 언제나 사랑을 실천하게나."
- 93p <Part Two> 본문 중에서
나는 이제 어른이 되었나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손발이 오글거리고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과 대화, 물론 이 책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들보다 먼저 발표된 것이겠지. 고전으로 분류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꿈을 위해, 삶의 목표와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은 분명하나, 그 주옥같은 대화들이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내 감수성을 자극하기엔 뭔가 부족했나 보다.
차라리 어린왕자는 말랑말랑한 철학적 대화가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게 강하지 않은가.
이 책은 딱 사춘기를 맞기 직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추천하면 좋을 책 같다.
이미 성장의 고통과 꿈의 이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왜 태어났나, 같은 철학적 자아찾기에 대충 자기합리화하며 살고 있는 나같은 사람에겐 파도같은 감동은 주지 못했다.
아, 난 점점 재미 없는 어른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억이 나지 않는 몇 년 전 어느날 신촌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이다. 정가는 5,000원인데 뚝 잘라 반 값에 초이스.
2012년 7월 12일 다 읽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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