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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의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를 읽은후 대표작이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후보작인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를 읽고 싶었는데요 (아슬아슬하게 용의자 X의 헌신이 수상..두 장르가 비슷하지요) 그저께 '달의문'을 읽다가 실망해서인지..약간 기대치를 내려놓았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재미있더라구요... 저는 일명 '본격추리소설' 매니아입니다.. 그리고 '본격추리소설'의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범인'과 '트릭'이지요.. 그래서 범인의 의외성과 트릭의 기발함이 '본격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점이고 '하이라이트'인데요 이 모든것을 뒤집는 추리소설 장르가 생겨났습니다.
'도서추리소설'이라고 부르는 장르인데요 '악의'나 '용의자 X의헌신'이 '도서추리소설'에 포함되지요.. '도서추리소설'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범인'과 '트릭'이 초반에 나와버립니다..
즉 범인이 주인공이지요.... 그렇다보니 '도서추리소설'은 '범인'과 '트릭'보다는..'동기'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저렇게까지? 살인을 벌여야 하는지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책의 주요포인트입니다.
'문은 아직 닫혀있는데'는 살인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후시미 료스케'는 '니이야마 가즈히로'를 살해합니다.. 그에게 수면제를 먹인후 욕실에서 익사시키고, 밀실을 만들어 사고사로 조작을 하지요 그리고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왜 죽여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 이야기는 과거로 흘려갑니다
6년만에 모인 대학동창회... 원래는 경음악부였지만 '알코올중독분과회' 서클내에서 특히 친했던 여섯명의 동창들이 모입니다.
범인이자 화자인 '후시미 료스케' 그리고 피해자인 '니이야마 가즈히로' 그리고 동창회 모임장소인 팬션제공자 '안도 쇼고' 후배인 '이시마루 고헤이' 선배인 '우에다 사쓰키' 동기인 '오오쿠라 레이코'와 그녀의 여동생 '유카'
일곱명은 팬션에서 파티를 즐기지만.. '후시미'는 '니이야마'를 어떻게 죽일지 고민하고 '후시미'를 짝사랑하는 '유카'는 그의 모습을 보고 걱정하지요..
그리고 '대저택'을 개조한 팬션에서 죽은채 발견되는 '니이야마' 그리고 그의 죽음을 가지고 동창들은 추리대결을 펼치고...
이 소설의 탐정 역할은 '유카'인데요... '후시미'와의 설전은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지요..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죽이려는 동기는..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더라구요...이게 과연 동기가 될수 있을까? 싶지만..말이에요 사실 '니이야마'의 행동이 비열하긴 하니까요 나름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할수 있죠
결말도 다른 '도서추리'소설과 다르더라구요... 보통 '도서추리'의 결말은 비슷한데 말이지요..여기선 약간 다릅니다.. 시작하면서 좀 걱정하고 시작했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가독성도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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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스터리 대상"에서 [용의자 X의 헌신]과 마지막가지 1위를 다투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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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설레임반 망설임반이다. 특히나 신인작가거나 국내에 최초번역된 작가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보고나서 자신의 스타일에 안맞아 왠지 아쉬워할수도 있고 자신의 추천작가중에 당당히 한자리를 새롭게 차지하는 작가를 발견할수도 있다.
이 이시모치 아사미작가는 물론 후자이다.
이시모치 아사미 작가는 본격미스터리 작가로 다섯번째 작품인 문은 아직 닫혀있는데또한 본격미스터리 소설이다.
해설의 미쓰하라 유리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본격은 모든 행동과 심리에 명쾌한 이유가 있고, 정교한 세공품을 쓰다듬는 행위같이 모든 요소가 딱 들어맞는 기쁨, 그것이 본격의 매력이라고 한다.
이책은 그 매력이 아주 많이 발산된 소설이다. 책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후시미 료스케의 살인행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정교하고 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사실 이 책은 본격미스터리라기보다 범인이 먼저 밝혀지고 형사나 탐정을 통해 범인을 밝혀나가는 도서미스터리쪽에 더 가깝다. 탐정역활의 우스이 유카와 범인역활의 후스미 료스케의 치열한 심리전과 우리가 인식하지못하고 넘어간 조그마한 실수들을 하나하나 집어내가면서 지적재미를 느끼게된다.
게다가 단순히 유카와 료스케의 심리전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전반에 깔려있는 여러 수수께끼를 통해 보는내내 '도대체 왜?' 라는 궁금증을 끊임없이 물고늘어지게 된다. 실제적인 이 소설의 스포일러라고 할수 있는 동기또한 이 소설의 최대 궁금증이기도 하다.
타 리뷰에도 동기의 불충분이나 범행과 트릭에대한 여러 지적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책의 가치는 동기에따른 범행이 아니라 트릭과 그것을 파헤쳐나가는 두 주인공의 두뇌싸움 그리고 수수께끼가 풀려나갈때마다 느끼는 지적재미가 이책의 원동력이다.
동기또한 보는이에 따라 여러 느낌이 나올테지만, 현대같이 각박하고 무도덕적인 행위가 판을치고 있는 시대에서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또하나 작가의 도서3부작중 첫번째라 한다. 도서미스터리와 본격의 만남, 게다가 덤으로 냉철한 미녀인 우스이 유카를 다시 볼수 있다고 하니 미스터리 매니아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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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콜롬보>를 보면 언제나 첫 장면은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형사 콜롬보가 범인의 행적을 역추척하는 형식이다. 그 영화의 재미는 범인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콜롬보의 추리능력에 있다.
이 책도 추리소설로는 독특하게 그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안도 휴고, 후시미 료스케,우에다 사쁘카,니아야나 가즈히로, 이시마루 고헤이, 오오쿠라 레이코, 우스이 유카는 안도의 형이 운영하는 고급펜션에서 6년만에 동창회(일명 알코올중독분과회의)를 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고급주택가의 오래된 고성을 개조한 펜션에서 범인인 후시미는 후배 니이야마를 살해하고 밀실살인으로 위장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살해동기 일반인들은 절대로 그런 동기로 친구를 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테리 형식을 취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의 대응방법들을 보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재미적 요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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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추리스릴러소설은 반전을 꾀하면서 독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주며 통쾌함을 과시한다. 그래서 읽어나가며 누가 범인일지에 대해 예견해 보는 것은 독자와 작가의 머리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화 명탐정 코난처럼, '당신이 범인이야'를 외치거나 셜록홈즈처럼 '범인은 이자리에 있습니다'를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추리소설을 읽을때는 항상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다. 이렇게 범인에 집중하는 것은 범죄준비과정과 실행과정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모방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을만큼 세세하게 범죄과정 및 준비 등에 대해 괜히 조심스런 태도를 가진 것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여느 추리소설과 달리 '내가 범인이다'라면서 범인의 심정에서 쓰여진 책이 있다. 김이 빠지나? 아니다. 난 또다른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알았다. 범인이 밝혀진 마당에 중요한 것은 '그 범인이 잡힐 것인가'와 '왜 범행을 저질렀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고택에서 동창회를 여는 대학써클 모임에서 일어난 열몇시간 동안의 이야기이다. 모임에 참가한 사람 중 하나인 후시미는 후배 니이야마를 죽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자연스러운 익사사건'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이 맞아떨어져 가려고 하는데 후배의 여동생 유카가 점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밝혀내는 것에 죄여오는 심정을 느낀다. 열쇠로도 열수없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 니이야마에게 다가가려는 유카와 그런 유카를 막으려는 후시미의 머리싸움이 전개된다.
범인을 알고있기 때문에 읽는내내 왜 죽였는지에 대한 동기가 궁금했다. 마지막에 유카와의 대화에서 후시미의 범행동기를 알게되었지만 뭔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떨칠수가 없다. 그리고 남는 찝찝함. 뭐냐, 경찰이 들이닥칠 줄 알았다고!
유카... 앞으로 아시모치 아사미는 유카를 탐정으로 내세운 몇편을 더 낸다고 하는데... 내 옆에 유카가 있다면 내가 착한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안심이 될 것 같다. 그녀의 날카로운 눈과 두뇌를 피해갈 범죄자 그 누가 있으랴...
앉아서 모든걸 해결해낸 그녀에게 박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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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스터리는 대단하다!' 제2위에 선정되고, 동시에 '본격미스터리 대상' 후보로 선정되는 등 화제의 베스트셀러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소위 '도서 미스터리'이다. 이 책에서는 범인의 정체와 범행 수법 등이 작품 서두에 미리 다 밝혀지고 있다. 정체불명의 누군가에 의해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후 탐정이나 형사 등이 등장하여 범인의 정체와 범행 수법을 밝혀내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에서는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범인을 알려주면서 그의 정체가 누구의 의해서, 어떻게 밝혀질지에 대해서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범인이자 주인공인 후시미 료스케와 책속에서 탐정역활을 맡고 있는 우스이 유카와서 치열한 두뇌싸움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추리소설이므로 범인을 밝히지 않는것이 예의겠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책 서두에 이미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고 있으므로 부득이하게 범인을 드러냄을 밝힌다) 후시미 료스케, 그와 동기인 안도 쇼고, 한 학년 선배인 우에다 사쓰키, 한 학년 후배인 니이야마 가즈히로, 역시 한 학년 후배인 오오쿠라 레이코, 두 학년 아래인 이시마루 고헤이, 이들 여섯 명은 대학 경음악부 내의 뜻있는 사람끼리 모인 집단인, 별칭 '알코올중독분과회'라는 서클의 멤버들로 서클 내에서도 특히 사이가 좋은 집단이였다. 그리고 이들 멤버 전원이 모여 졸업 후 처음 동창회를 열게 된다. 장소는 안도 형님이 운영 중인 펜션으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살 사람이 없어진 집을 펜션으로 개조한 곳인데 고급 주택가에 있는 서양식 저택으로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 최신식 경보 시스템까지 작동 중인 곳이다. 6명의 '알코올중독분과회' 외에도 모임에 가끔 데리고 나와서 멤버 모두 잘 알고 있는 오오쿠라 레이코의 여동생 우스이 유카까지 합세하여 철옹성과 같은 펜션에서 동창회가 시작된다. 과로로 몸이 나빠져 휴가를 떠난 형님 내외를 대신하여 펜션을 돌보고 있던 안도는 이곳에서 동창회를 여는 한편 친구들에게 펜션의 대청소를 부탁한다. 담배를 끊은 후시미와 담배를 피는 니이야마, 두 사람만이 별관에 있는 흡연실에서 묵게 되고, 멤버들은 저녁을 먹기 전 청소를 끝내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쉬다가 다시 모이기로 한다. 그리고 바로 이때 후시미는 옆방에서 자고 있던 후배 니이야마를 살해한다. 철저한 사전계획과 준비에 의해서 탄생된 후시미의 살인방법은 니이야마의 방을 밀실로 만듬으로써 완벽하게 완성된다. 니이야마를 살해하는 후시미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하는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그의 범행 후에 시간이 거슬로 올라가면서 그들이 모이게 된 이유와 니이야마의 부재, 친구들의 의심, 시간을 끌려는 후시미와 니이냐마의 죽음을 의심하는 뛰어난 탐정 유카의 두뇌 싸움, 그리고 결말에 와서야 밝혀지는 후시미의 살해 동기가 숨 쉴 틈 없이 긴박하게 진행된다. 결말을 읽을때 쯤이면 무릎을 치게 만드는 복선들이 책 사이사이에 몰래 숨어있으니 눈을 크게 트고 읽어 보는것이 좋을듯 하다. 사이 좋은 후배 니이야마를 죽이게 된 후시미의 동기에 집중을 해서 읽는 것보다는 후시미와 유카의 두뇌 싸움과 심리전에 중점을 두고 읽는 것이 이 책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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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는 일본에서 주목하는 미스터리 작가라고 한다. 게다가 최근에 나왔던 '용의자 X의 헌신'은 책, 영화 할것 없이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한 획을 긋고있는 일본문학계, 그 중에서도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이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미스터리'라는 말에 혹자들은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범인과 주변인들을 살피는 제3자의 시선, 불사조처럼 죽었다 살아나는 범인,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사투, <유주얼서스펙트>,<식스센스>처럼 예상을 깨는 반전까지! 하지만 이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여느 미스터리물과 다르다.
첫째, 인물들이 출연하는(?) 동기가 남다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숲을 헤치고 불길 속에 뛰어 들며 피가 튀는 그런 식상함이 아니다. 이 책에서 등장인물들이 모이는 계기는 대학시절 친구들의 오랫만의 재회, 즉 동창회 이다. 둘째, 사건의 앞뒤 흐름을 전개하는 지루한 초반부와 절정으로 치닫는 사건을 묘사하는 숨가뿐 후반부의 뻔한 구조가 아니다. "문은 닫혔다"와 "문은 열렸다"로 크게 나뉘는 테마 속에서 등장인물은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와 어조로 흐름을 이야기한다. 셋째,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가 차별화 되어있다. 누군가에 대한 복수, 세상에 대한 혈투,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칼부림등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어떤 행위 -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말을 아낀다. - 를 위해 사건은 일어난다. 그 과정과 결과 또한 뜻밖이다. 넷째, 범인은 제 1장에서 드러난다. 마지막까지 책을 덮지 못하게 하기 위한 뻔한 전략으로 범인을 반전과 더불어 맨 마지막에 알려주는 구성이 아니다. 책을 펴는 첫장에서 범인은 등장한다.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 또한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로 첫장에서 드러난다. 마지막, 사건의 결말이 의외이다. 활극을 통해 복수를 이루거나, 자결하는 모습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이라는 도구가 용해되어 오히려 사건이 미화되기 까지 한다.
'목숨을 지키기 위한 목숨의 낭비'라는 절제된 내용을 보면서 작가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추리해 봤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이것을 지키기 위해 더 아름다운 저것을 희생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인간 삶의 풍요를 위해 짓는 건물들이 자연을 희생시키고 터전을 척박하게 만드는 것처럼,,, 어쩌면 작가는 미스터리 라는 장르를 통해 그런 아름다운 인간 세상의 지키고 싶은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목숨처럼 지켜야 할, 우리가 살아있을 때 실천할 수 있는 존귀한 것들에 대해,,,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작가와 함께 하는 두뇌싸움과 존귀한 그 어떤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주는 책이다. 미스터리라고 긴장과 스릴만을 생각하진 말자! 더 뜻깊은 무엇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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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 2005
후시미 료스케 : 3학년. 살인범 니이야마 가즈히로 : 2학년(사망) 이시마루 고헤이 : 2학년 안도 쇼고 : 3학년 우에다 사쓰키 : 4학년(여) 우스이(오오무라) 레이코 : 2학년(여) 우스이 유카 : 레이코 동생(여)
간략 내용은 살인범(후시미 료스케)와 탐정(우스이 유카)의 두뇌싸움.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엎치락뒾치락하며 추리 싸움을 벌인다. 마지막 진상이 밝혀졌을때, '아... 그래서 시간을 끌었구나...' 라고 생각했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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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일이 흥미로운 이유는 처음 읽었을 때와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이 늘 다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좋게 읽은 작품은 다시 접하면 예전만큼 좋았던 적이 흔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접한 뒤에 다시 이 책을 펼치는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가 살펴보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위에서 대체로 좋게 읽은 작품이 다시 접했을 때도 좋았던 적이 흔하지 않다고 했는데 물론 반대의 경우도 적지만 존재한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용의자 X의 헌신>과 그해 여러 추리소설 랭킹과 문학상 최종 후보작에서 접전을 펼친 작품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나는 이 작품을 막 국내에 소개됐을 적에, 정확히 말하면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쓰지 않은 추리소설들을 막 탐독하기 시작할 때 접했는데... 참, 남다른 전개 방식과 캐릭터들이 당시의 나에겐 어색하기만 했다. 특히 범인의 동기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는데 - 무려 1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히 기억이 날 정도. 이렇게 선명하긴 매우 드물다. - 히가시노 게이고도 특이한 동기를 다루기로 유명하지만 이 작품을 쓴 이시모치 아사미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그 작가완 다르다. 까놓고 말해 다 읽고 불쾌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10년이 흐른 지금 봐도, 막 추릿소설을 접할 때와는 다르게 그래도 어느 정도 식견을 넓혔을 지금에 와서 봐도 이 작품의 범인의 동기나 탐정역을 맡은 우스이 유카의 행보는 여전히 기이했다. 다시 읽으니까 보면 동기를 묻는 'Why done it?' 류의 추리소설로는 최고가 아닌가 싶은데 이유는 범인의 동기가 작중 모든 수수께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범인이 완전 범죄를 달성하는 것 이상으로 신경을 썼던 부분들이 도서 추리물 - 주인공이 범인 - 의 특징인 심리 묘사와 맞물려 대단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몰입하게 되던 범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범인의 고군분투가 무색하게 질겁할 추리력을 가진 우스이 유카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동기가 드러난다. 예전엔 이런 추리력이 터무니없다고만 여겼는데 이번엔 다른 의미에서 감탄하게 됐다. 범인의 심리 묘사, 범인을 궁지로 모는 탐정, 변수로 작용하는 주변 인물들의 행동, 결국 드러나는 동기, 완전 범죄의 유무 등 작가가 도전해야 했던 수많은 요소가 있는데 그걸 전부 다뤄내지 않았는가. 캐릭터들이 개성적인 것과는 별개로 호감은 가지 않았던 게 흠이었지만 이 얘긴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아무튼 맡은 바를 빠짐 없이 소화한 작가를 다시 보게 됐다. 처음 읽을 때와 가장 인상이 달랐던 부분은 이 작품이 추리소설적 완성도를 차치하더라도 동기 하나만으로도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들더란 것이다. 일전에 작가의 소설 <물의 미궁> 포스팅에서 이 작가는 어느 작품에서건 무리수를 쓴다고 한 적이 있고 대표작인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문제가 있다면 그건 무리수가 아니라 다른 부분에 있지 않은가 싶은데 이 점은 조금 뒤에 얘기하겠다. 중요한 건 범인의 동기를 접하고 나면 불쾌하다가도, 누구나 실은 저마다의 '도덕적 결벽증'이 있지 않은가 하고 자문한다는 것에 있다. 법으로 재단할 수 없지만 자기가 생각했을 때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부류의 인간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좋은 방법도 많을 텐데 굳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해서 자기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죽여버린 범인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구역질이 난다. 이때 우리는 이런 부류의 인간을 비난할 근거를 찾게 될 텐데 그 결과 자연스럽게 역지사지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누가 뭐라 해도 퍽 좋은 일인 것 같다. 반대의 경우, 당신보다 엄격하고 고결하게 산다고 자만에 젖은 사람에게 당신은 기꺼이 목숨을 내놓겠느냐고 말이다. 작품의 논란은 논란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답은 정해졌다고 봐도 좋을 만큼 열에 아홉은 비슷한 의견을 내놓을 것 같지만 이렇게 얘깃거리에 주목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 그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한다는 게 내가 이전에 읽었을 때와 가장 다른 부분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꺼내기엔 사이즈가 큰 얘기긴 하지만 나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의 도덕적 결벽증에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입힌 적이 많아 이래저래 가볍지 않게 읽혔다. 사람들이 작품에 불쾌함을 표하는 것엔 역시 동기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 극의 수수께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극의 장치이자 인간의 뒤틀린 심리를 드러내는 문학적 요소란 건 인정하지만 나 역시 불쾌하긴 마찬가지다. 물론 범인의 동기의 내용은 공감이 가건 가지 않건 순전히 호불호의 영역이라 작품의 단점이나 아쉬운 점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문제라면 범인의 동기에 대한 복선이 부족해 뜬금없었던 것이다. 범인이 지능적이면서 상상 그 이상의 또라이란 걸 짐작할 수 있을 에피소드, 과거사가 언급됐더라면 작품의 후반부가 덜 불쾌했을지 모른다. 이 점이 매끄러웠다면 우스이 유카에 대한 아쉬움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작중에 범인과 우스이 유카의 관계가 적잖게 묘사되는데 이게 전부 피상적인 것에 불과해 심정적으로 잘 와 닿지 않는다. 특히 범인이 우스이 유카와 결별한 계기가 너무 느낌적인 느낌이었던 터라 누구에게도 공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공감이 가지 않는 캐릭터의 문제는 독자에게 호감을 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중에서 아무리 흥겹게 농담도 쳐가며 떠들어도 인물들의 모습에 크게 이입하지 못했던 듯하다. 상황과 논리에 관한 묘사는 수준급이지만 인물의 심리나 관계 묘사는 아쉬운 작가였는데 이게 사람에 따라선 강렬한 개성일 수 있지 않을까. 그야말로 호감은 가지 않지만 개성적이 셈인데, 딱 이 작품의 인상과 캐릭터들의 인상과 딱 들어맞는다. 여담이지만 내가 주변에서 받는 취급과 비슷해 남 얘기 같지가 않다... 이런 요소완 달리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높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이 작품을 제치고 상이나 랭킹 1위를 휩쓴 건 어찌 보면 자명한 일이었다. 다만 추리소설적 완성도만 치면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용의자 X의 헌신>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작품의 몰입도나 반전은 높게 쳐주는 것 같다. 내가 봤을 땐 두 작품 다 비슷한 점도 많고 좋은 작품이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시간이 흘러 인상이 더 좋아진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의 손을 좀 더 들어주고 싶다. ......그나저나, 다른 건 몰라도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10년이 지난 뒤의 나는 확실히 이전보다 시니컬해지긴 했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