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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을 왜 필자가 훌륭한 선곡이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설명의 편의를 위해 왼쪽 그림을 그려보았다. 하는 일이 과학과 공학 분야의 개발 업무라서 그런지 설명을 위해서는 그래프를 이용한 도식화가 친근하다. X축은 대중성이다. 모두 동의하지는 않을 지 모르지만, 드보르작의 신세계나 베토벤의 5번 운명교향곡이 X축의 오른쪽에 위치할 것이다. X축의 왼쪽으로 갈수록 다분히 현대 음악이 영역을 차지할 것이다. Y축은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성인데, 어떤 곡들이 Y축의 윗쪽, 아래쪽에 있는지 예를 들기에, 필자의 클래식에 대한 공력이 그리 일반적이지 못하다. 고로, 예를 들지는 않겠지만 상식선에서 음악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설명을 용이하게 한다. 일반적인 클래식 편집 음반은 빨간화살표가 가르키는 D 영역 근처에 있을 것이다. 아니, 대부분의 음악 쟝르의 편집 음반이 그럴 것이다. 동의하기 힘든 잘 된 편집 음반을 알고 계시다면, 필자의 음악에 대한 공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유때문이니 너그러운 용서가 필요할 것이다. 아무튼, 설명을 계속하자면 이 앨범은 일반적인 D 영역의 여느 편집 음반과 달리 파란 화살표가 가르키는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클래식 곡들로 점철된 상업적 음반이 아니라, 서정적인 주제에 어울리는 곡들을, 그것도 대중적인 아름다움으로 소통이 충분히 가능한 곡들로 편집 음반을 제작한 것이다. 게다가 연주인들은? 상기한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도이치 그라모폰 소속의 연주인들이니, 거의 말 다한 것이다. 각각의 앨범으로도 소장가치가 훌륭한 연주들인데, 그 중에 서정적이면서 대중과의 소통을 등안시하지 않은 부분들을 모아 만들었다 할 수 있는 앰범이다. 그러니, 필자가 지조를 꺾을 수 밖에......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은, 아무리 들어보아도 질리지 않고 카라얀과 베를린 필의 연주가 최고라 할 수 있는데, 역시나 이 앨범에 그 연주로 실려 있다. 지금 친구때문에, 애인때문에, 가족때문에 또는 돈때문에 화가 나거나, 증오가 생기거나 분노가 치밀어 주체를 못한다면, 정말이지 이 곡을 들어야 한다. 그것도 최대한 몸을 편안히 한 상태에서 그저 귀를 한 곳에만 집중하면 된다. 필자는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1번 1악장을 굴드와 번슈타인의 연주로 자주 접해 왔다. 헌데 그 음원은 Sony 것이고 디지털로 녹음되지도 않았다.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프랑스의 동물애호가이자 실력있는 미인 피아니스트인 엘렌 그뤼모의 연주가 실려있다. 궁금하였다. 굴드의 파워가 느껴질까? 도이치 그라모폰도 그런 걱정이 있었을 것이다. 힘있는 타건의 여류 피아니스트라면 아르헤리치를 꼽아야 하지 않나? 하지만, 그 녀는 바흐을 별로 연주하지 않는다. 도이치 그라모폰의 대안적 선택은, 잠시나마 필자가 굴드의 연주를 듣고 있는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였다. 위의 그래프에서 파란색 화살표가 가르키는 곳에 위치할 만한 좋은 연주였다. 이 한 곡에 대한 예만으로도, 이 앨범의 편집 앨범으로서의 가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엘렌 그뤼모의 12월 내한 공연을 기대해 본다. 소장 가치가 있는 편집 앨범을 처음으로 만나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