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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뒤적여 보고, 표준국어대사전을 검색한 결과, 그 말이 맞다. 다만 우리말 샘엔 있다. 전북, 전남의 방언이라며.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크기는 종발만 하며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한다.’라고 정의한다. 우리의 혼, 나의 혼, 나의 넋이 찍히는 그 무늬임은 조상으로부터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다. 이를 어찌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최명희 작가가 추구하듯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도 하니, 진정한 불빛 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우리말의 씨로서 혼불이다. 9권은 강호와 스님 도환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영산백 흰 꽃이 투명한 모싯빛으로 소담스럽게 핀 암자의 뒷마당 그늘진 곳에서, 놋대야 만한 단지 뚜껑에다 연분홍 물감을 풀어 놓고, 한 장 한 장 백지를 담가 흔들며 물을 들이고 있던 호성암 암주 스님 도환은, 인기척을 듣고 문득 고개를 돌린다. 주르르 분홍물이 떨어지는 한지를 양손으로 맞잡아 올리면서. “초파일이 가까워서 바쁘시구만요.” 강호는 물들여 널어놓은 색지를 가리켜 눈짓한다. 이제 몇 순간 뒤에는 환한 연꽃 등으로 피어나겠지. 저마다의 소원을 가슴에다 불 밝힌, 꽃등불 바다를 이루며 떠오르겠지. 진흙밭에 연꽃같이 피는 소원의 등불들을 부처님은 일일이 다 살피실 수 있을까. 아니면 이처럼 손끝 밝은 스님의 정성을 빌려야만 무명의 중생들 소원은 부처님 곁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일까. 중생들은 어찌 살란 말인가? ‘넘어져라. 그리고 일어서라.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진저. 크게 넘어지면 크게 쏟아 버릴 것이다. 쏟아 버린 만큼 한 생을 덜어내 버리니, 이 가벼움이여.’ 부처님은 그리 말하겠지만, 느낌이 스치면 이미 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홀로 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절에는 문이 많다.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진 사찰의 경내로 들어서는 어귀에 서 있는 산문인 일주문이 삼문三門 중 첫 번째 문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중문인 금강문과 천왕문, 그리고 불이문들이 서 있다. 이렇게 사찰에다 금강문과 천왕문을 중문으로 세워 금강역사와 사천왕을 봉안 하는 까닭은, 청정한 도량에 사악한 악귀가 끼여들지 못하게 엄중히 외호하며, 절에 오는 사람들의 방일한 마음을 신성 엄숙하게 가다듬도록 하려는 데 있다. 그 문들을 지나면서 깊이 절하고 속진의 남루를 깨끗하게 씻어내며 바로잡은 마음이 도달하는 곳은 이제 불이문不二門. ‘불이’는 글자 그대로 ‘둘이 아님’인 것이다. 나뉘어 흩어진 그 무엇들의 본체는 본디 하나라는, 진리 그 자체를 달리 표현한 말이다. 그래서 이 불이문을 지나면 바로 본존을 모신 금당이 보이게 되어 있다. 궁극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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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명희 작가님의 혼불 9 리뷰입니다. 이제 앞으로 한권밖에 안남아서 너무 아쉽네요. 소장용으로 한권씩 사고 있어요. 불교 관련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 배송도 빠르고 안전하게 와서 만족했습니다. 적극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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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살린 작품, 최명희 선생님의 '혼불' 9권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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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문학사의 영원한 기념비 혼불!!
소장용으로 구매했습니다. 예전부터 꼭 가지고 싶었던 책이거든요. 교과서에도 일부가 실려 있지요. 혼인 장면에서 실타래가 엉킬 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서늘해진 느낌은 저 역시도 한국인의 정서를 간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책을 읽었지만 혼불처럼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주는 책은 드물었다는 생각입니다. 제 인생의 첫 대하소설이기도 하고요. 문장 구성과 단어의 선정 등 한국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고유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학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 되었을 때 전달의 한계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혼불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인의 정서를 진하게 표현한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소설 『혼불』은 어둡고 억눌린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꺼진 혼불을 환하게 지펴 올리는 해원(解寃)의 한마당으로 우리 한국인들이 면면이 가꾸어온 세시풍속·관혼상제·음식·노래 등 민속학·인류학적 기록들을 아름다운 모국어와 극채색으로 생생하게 복원해낸 빼어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하지요.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께서 읽으시던 책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성인이 되어 접하게 된 혼불을 통해 민족의 얼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