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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자전거 마니아가 전하는 자전거 철학
자전거 마니아들이 참 많아졌다. 예전에는 한강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전거 행렬을 도로 곳곳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일명 ‘자출족’이라 불리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내가 아는 지인도 한동안 수원에서 강남까지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었다. 마니아들이 많아진 만큼 듣도 보도 못한 자전거들도 눈에 띈다. 접이식 자전거, 아이들이나 탈 것 같은 미니 자전거, 디자인이 특이한 자전거, 아주 고가의 산악자전거 들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나도 지인들로부터 자전거를 타자는 압력을 몇 해째 받고 있다. 이미 그룹을 결성한 그들은 주말이면 한강변을 중심으로 자전거타기를 즐긴다. 가족 모두가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자전거가 타고 싶어진다. 그러나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요.’라고 애매하게 변명하며 넘겨버리고 만다. 실은 내 몸이 게으른 탓인데도 말이다. 자전거! 그 어떤 매력이 그들을 잡아끌었을까. 건강, 환경…, 어떤 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며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의 느낌이 좋다고 하며, 어떤 이는 눈가에 흐르는 땀의 느낌이 좋다고 한다. 분명 달려봐야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지성사, 2009년)을 읽었다. 마니아 중의 마니아들이 느낀 자전거의 매력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아홉 명의 자전거 마니아들이 전하는 자전거의 세계는 실로 놀랍고 다양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자전거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렇다고 이 책이 자전거 코스를 소개하거나 유명인사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엮인 것은 아니다. 저자 중 한 명인 예술평론가 반이정이 “정작 오늘 자전거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왜 그것을 타며, 우리 생에 그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보다 깊은 인본주의적 성찰은 아닐까? 나는 때로 이런 걸 싸잡아 ‘자전거 철학’이라 말해 왔다.”(7쪽)라고 소개하듯 ‘자전거’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나는 언제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던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외가에서 삼촌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읍내에 다녀오던 풍경이다. 흙과 자갈로 뒤덮인 시골길에서 내내 점핑을 해야 했던 나는 삼촌의 허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렇게 읍내에 다녀올 무렵이면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밥 짓는 냄새가 향기롭게 피어올랐다. 자전거에 관한 또 다른 추억은 고등학교 입학 무렵 아버지를 졸라 사이클을 샀던 일이다. 중고 MTB를 타고 다녔던 나는 도서관에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공부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재미가 너무 좋아 도서관엘 자주 들락거렸던 나는 심지어 동네에서 한참 벗어난 도서관을 다니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그 유일한 낙을 누군가가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한동안 상심해 있던 나는 그때부터 아버지에게 자전거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돈으로도 조금은 비싼 자전거였던 것 같다. 비싸서 선뜻 사주지 못하는 부모 마음은 모른 채 한동안 삐쳐 있던 내게 아버지는 추석 전날 자전거를 사러 가자고 하셨다. 그런데 자전거를 받아 집까지 끌고 오는 동안 왜 그리 아버지께 죄송스럽던지. 자전거가 생긴 기쁨보다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에 마음이 더 힘들었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홉 명의 저자들이 전하는 자전거 이야기는 이렇게 자전거에 대한 추억을 아련히 불러일으킨다. 자전거에 대한 회상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의 기억이며, 공간에 대한 추억이다.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간 그 기억들이 나와 주변을 둘러싼 관계와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이제 그 자전거는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에 도착해 일상을 점거한다. 때론 자전거의 역사를 논하고, 자전거의 도난을 성찰하고, 자전거에 관한 풍경들을 묘사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자전거에 대한 매력은 혼자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메시지가 되어 간다. 개인적으로는 ‘자전거 메신저’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자전거의 매력들이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나도 자전거의 매력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내가 느끼고 싶은 자전거의 매력은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들 속에서 나만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달리다 지치면 때론 쉬어가면서….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달려가는 것이 아닐까.
by 꽃다지, 2009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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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붐이다. 친환경적인 접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책적으로 자전거로 몰고가고 있는 분위기 탓도 있으리라. 어찌 되었든 우리집에도 자전거가 세 대나 된다. 어른들 말고 아이들을 위해서만 말이다. 그러던 참에 자전거의 매력을 논하는 책을 만났다. 기존의 틀거리에서 딱딱하게 자전거는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이렇게 매력적이에요 하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은 아니다. 물론 일부는 알고 있었고 누구나 하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이 책의 신선함은 무엇보다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지은이들의 이력이 아닐까 싶다. 어떤 이는 자전거 메신저를 지향하는 삶을 영유하고 있고, 어떤 이는 미술 평론가 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대중음악 평론가이고 어떤 이는 카투니스트, 샐러리맨, 유학생, 지역 방송국 디제이. 그리고 인터넷 카페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다. 그래서 자전거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음악처럼 혹은 미술처럼, 그리고 진정한 삶의 측면에서 자전거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읊어내고 있다. 처음엔 그래, 그래. 하기도 했다. 또 이 책 재미있게 되어 있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자전거를 예찬하고 있다고 할까. 어떤 이는 그림으로, 어떤이는 많은 보여주기로, 어떤 이는 삶을 응용해서 그려냈다. 그래서 가끔 정독을 못하는 이들은 그냥 뽑기 하듯 그렇게 읽고 싶은 이의 이야기를 읽어내면 된다. 다소 처음부터 끝까지를 고집하는 지겨움은 없다. 그리고 자전거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한동안 딸아이 자전거를 어떤 것으로 살까 고민하던 참에 이 책에서 보여준 카투니스트의 자전거 이야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전거의 특징과 더불어 모양까지. 그림으로 보고 정보도 들으니 금상첨화다. 만약 자전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싶은 이라면, 진정 자전거 마니아가 되고 싶은 이라면 한번쯤 만나봐야할 책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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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님의 자전거 여행을 먼저 소개하려 했지만, 비도 오는데 좀 소프트하게 가자는 마음에 표지도 싱그러운 이 책을 들었다.
아홉명의 공동저자인데, 자주 듣던 이름도, 처음 듣는 이름도 있다.
책은 굉장히 자유로운 형식을 갖고 있다. 위의 사진처럼 웹툰을 그리는 임익종님은 짤막한 카툰으로 웃음을 준다.
각기 다른 직업, 전공, 성향, 가치관, 인생관을 가진 사람들이 '자전거' 이야기를 한다.
아니 정정,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요즘 자꾸 주객이 전도되서 자전거가 사람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누군가에게는 취미, 누군가에게는 직업, 누군가에게는 자연, 누군가에게는 사회, 그렇게 누군가에게 무엇인 자전거.
뭐 그런 내용이다. 스포일은 여기까지 ㅋㅋ
그리고 참! 여기 반가운 분도 나온다. '싱글기어' 매니져 '림형'이다. ㅋㅋㅋ 실존하셨을 줄이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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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 도서관 사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다니다가 온라인게임에 중독이 되어 버리는 어떤 여성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궁금증에 도서관 컴퓨터로 한번 해 본 게임에 푹 빠져서, 나중에는 아예 아이들은 집에 두고 혼자 와서 하루종일 게임만 하다 간다. 이 아줌마도 그 전까지는 분명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 거다. 궁금증에 한번 해본 게임이 그런 아줌마를 심각한 중독자로 만들어 버렸다. 세상에는 열정을 바쳐서 몰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것들이 참 많다. 그 매력에 눈을 돌릴 계기가 없었을뿐, 한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내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었나 스스로도 의아할 정도로 겉잡을수 없이 빠져들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홉명의 저자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도무지 헤어나올수 없는 자전거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린시절 만사 재쳐놓고 패달을 밟아 재끼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부터, 영화에서나 보던 자전거 메신저와, 자전거 메신저가 말하는 자전거, 파리의 빌리는 자전거 벨리브 문화, 자전거 광들에게는 일종의 성지라는 자전거 영화 퀵실버 이야기, 그리고 픽시드 기어 자전거에 대한 세밀한 지식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놀거리, 볼거리, 첨단제품의 물결속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사이 서서히 잊혀져 가던 자전거의 향수와 그 매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자전거 찬양으로 가득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필시 자전거가 타고 싶어진다. 자전거 예찬론자들의 경험담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매연과 교통체증으로 대변되는 자동차와는 다른 그 건강한 매력에 흠뻑 취한다. 적어도 최신 유행 디자인의 자전거를 소유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지는 못하리라. 바로 내가 그랬으니까. 자전거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이 무턱대고 읽기 시작한 이 한권의 책때문에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자전거의 종류, 가격, 장단점 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넘쳐나는 욕구로 봐서는 아마도 한종류의 자전거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될 듯 싶다. 교통법 상, 차도로 다니게 되어 있는 자전거를 타고 도로로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심의 발로인것처럼 되어 있는 실정은 자전거 매니아들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참담하게 느껴질 만도 하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국가가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자전거 문화가 완전히 정착한 파리의 경우나, 자전거의 그 상상한 것 이상의 패셔너블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주 실하고 예쁜놈으로 한대 장만하려 한다. 한 필자의 경험담처럼 바람을 맞으며 한강둔치를 달리다가, 그러다 운좋게 미니벨로를 탄 예쁜 여자들과 마주치면 묵묵히 그녀들을 따라 안양천쪽으로 정처없이 달려보고 싶다. (써놓고보니 왠지 스토커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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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중국 출장에서 돌아왔다. 이번 중국 출장에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바로 자전거였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많은 나라에서 자전거는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여겨져왔고, 차가 많이 다니는 지금도 자전거는 생활 속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였다. 따라서 도로 한쪽에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환경이나 연료 문제 등으로 인해 자전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정치쪽에서도 이러한 자전거 타기를 독려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자전거 타기는 항상 2%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도로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막상 자전거를 끌고 나와도 매연 등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면 해쳤지,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집 근처에 자전거를 탈만한 공원이나 강변이 있으면 쌩유~한 그런 움직임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런 사람들을 움직이는 매력이야말로 자전거의 진짜 매력일텐데... 건강에 좋다고, 자연 친화적이다고... 전혀 와닿지 않은 말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9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전거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매일 듣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자전거가 원래 품고 있던 이야기도 있었고, 자전거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만들어 나간 이야기도 이 책은 알려주었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으로, 자전거를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개최하게 된 자전거 콘서트, 어떻게 보면 그리 주목받지 못하던 일상 생활의 경범죄로 느꼈던 자전거 도둑 이야기, 그리고 항상 동경해온 프랑스의 벨리브 이야기.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단순히 자전거에 대한 감상적인 느낌, 개인적인 경험담이 담겨져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반쯤 맞았고, 반쯤 틀렸다. 각 지은이들의 경험담이 녹아져서 이야기는 더욱 감칠맛있었고,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까지 엮어 충분히 배우고, 알아야할 정보들도 전달해주었다.
얼마 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동료를 길에서 보았다. 작은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모습이 사무실에서 늘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그런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자전거, 지금까지 모르던 자전거의 매력에 폭 빠져볼 수 있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