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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삶을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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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내게 그를 처음 인식시킨 영화는 흔히 말하는 "서부영화"였다. 다양한 서부영화의 "총잡이"로 워낙 익숙했던 인물이었고, 특유의 찡그린 얼굴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로 인식되는 배우였다.  어린 시절, 나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보게 되었던 영화의 주인공이었고, 좋아한다거나 싫어할 이유 조차 없는 그냥 "유명한 배우"였다.그러던 그가 영화배우에서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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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내게 그를 처음 인식시킨 영화는 흔히 말하는 "서부영화"였다. 다양한 서부영화의 "총잡이"로 워낙 익숙했던 인물이었고, 특유의 찡그린 얼굴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로 인식되는 배우였다.  어린 시절, 나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보게 되었던 영화의 주인공이었고, 좋아한다거나 싫어할 이유 조차 없는 그냥 "유명한 배우"였다.



그러던 그가 영화배우에서 영화감독의 길을 간다고 했을 때, 돈 많은 배우가 감독이 하고 싶었나보다...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내가 미국인도 아니고 허리우드에서 그의 영향력이나 위치까지 꽤고 있어야 할 것도 아니었기에 영화를 좋아하고 꾸준히 공부했던 입장에서도 내 관심 밖의 인물이었다.



그러다... 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된다.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이라는 영화였다. 항공기 영화였기 때문에 고민의 여지도 없이 선택했고, 배우의 연기는 물론 연출과 추가영상의 기록까지 감상하고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그가 만든 영화를 역주행하기 시작했고,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한 번...  그리고 오늘 소개할 영화 "Gran Torino"에서 또 한 번의 충격을 받게 된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소개할 대 대표작이 되어버린 작품 "밀리언달러 베이비"와 함께 늘 언급이되는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을 갑자기 다시 꺼내들게 된 이유는 지난 연휴에 보게 되었던 "The Straight Story" 때문이다. 2차 대전의 악몽을 안고 살아가는 "앨빈"과 한국전쟁과 월남전을 통해 아픔은 갖게 된 "월트"는 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고,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조금 달라도 주인공 둘의 아픔과 풀어내는 과정에 대한 공감은 큰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앨빈"이 나의 할아버지를 대변한다면, "월트"는 나의 아버지를 대변하는 모습이다. 역사적 경험의 기준으로 따지면 10여년의 차이가 있는 인물이지만, 2차대전과 한국전쟁이라는 인류사에 굵직한 전쟁의 참전을 통해 한 인간으로 이겨내기 힘든 일생의 과오가 남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며 우리내 선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농부로 살아가는 앨빈과는 달리, 월트는 포드 자동차에서 영화의 제목에 해당하는 미국인의 "위대한 유산"인 Gran Torino 를 만들며 살아오다, 직접 1972년에 제작한 차여한 차량을 소장하며 살아간다. 당시로 생각하면 대기업에 해당하는 포드에서 평생을 일하며 살다가 말년에 부인을 잃고 장례식장에서 못마땅한 자식과 손자들을 보며 특유의 찌푸린 인상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우리식 표현으로 괴팍하고 고집불통인 노인이 이웃은 물론 자식들과도 불편한 관계를 만들며 살아오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아시아계 이민자 "몽족"들과 인연이 만들어지면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장면은 이웃에 사는 내성적인 소년의 인성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의식하고 돕게 되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결국에는 이웃 가족 전체와 교류하며 삶에 대한 시선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Gran Torino 를 대하는 월트의 감정이 표현되는데...  영화상에서 그렇게 아끼며 관리하는 차를 정작 주인이 타는 장면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볕이 좋은 날, 깨끗하게 닦은 애마를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장면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명차를 소유했다는 자랑이자 자존심이었다. 이 차를 탐내는 동내 패거리들이 등장하고, 존 윅의 머스탱을 탐내는 조폭들과 같이 사건이 점점 커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영화의 내용이 차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차에 대한 감정이 나올 뿐... 이 영화에서 Gran Torino 는 주인공 월트 그 자신이라 생각하면 된다. 내가 보는 과점에서 이 영화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젊은 신부와의 대화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언급이 자주 반복되는데, 전쟁을 경험했던 월트는 삶은 몰라도 죽음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삶의 의미를 자신보다 모른다는 27세 신부의 말에 불꽃이 일었고,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게 된다.



결국...  영화의 결론에서 월트는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정의했고, 스스로 만들어낸 트라우마를 극복했으며, 웃으며 맞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긍정적 해석을 보여주었다.



앨빈이 고행을 통해 사람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면, 월트는 아시아게 이민자들을 이해하는 경험을 통해 괴팍했던 성격이나 인종차별적 생각에 대한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삶을 돌아보게 된다. 정작 자신의 자식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자신을 더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남은 삶을 의미있게 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의외의 결말이었다. 그래서 더 감동이었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적 자질까지 높이 평가하는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있을 것 같은 노인 캐릭터...  다만 그들이 배우고 좋아했던 것을 경험의 차이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소통의 한계를 만들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변화에 대응이 어려워 힘들게 살아가는 노인들이 많을 수 있다. 조금만 노력해서 다른 세대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이어갈 수 있다면, 월트와 같이 마지막은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영화에 등장하는 손주 나이의 소년 타오와의 우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 지금의 청년들이 노년 세대와 소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곳곳에 등장하는 재미있는 장면들이나 "남자들의 언어" 관련 표현들이 반갑고 뿌듯한 장면들이지만, 이 역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 싶다. 그렇게 보면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듯 싶은데...  이 영화도 토론 주제로 삼아서 제자들과 함께 봐야겠다.



영화 중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이 깜짝 등장하는 반가운 장면도 놓이지 말자.





YES마니아 : 플래티넘 p*****2 2026.02.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