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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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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제목이 너무 강렬하다. 그보다 표지가 더 강렬하다.  러시아 군복같은 옷을 입을 조금큰 군인과 작은 청년. 그리고 휭환 눈밭. 책을 덮는 순간... 도둑들의 도시라... 그래... 모두 도둑이다.   도둑들의 도시.  그리고 허탈하고 화가나고, 감탄했다.  아~ 시나리오 작가는 글을 써도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쓰는구나.   1942년 겨울, 전쟁이 삼켜버린 레닌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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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제목이 너무 강렬하다. 그보다 표지가 더 강렬하다.  러시아 군복같은 옷을 입을 조금큰 군인과 작은 청년. 그리고 휭환 눈밭. 책을 덮는 순간... 도둑들의 도시라... 그래... 모두 도둑이다.   도둑들의 도시.  그리고 허탈하고 화가나고, 감탄했다.  아~ 시나리오 작가는 글을 써도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쓰는구나.

 

1942년 겨울, 전쟁이 삼켜버린 레닌그라드.  개와 고양이는 물론 비둘기도 잡아먹고, 베란다에는 사람의 넙적다리가 걸려있는곳. 너무나 무섭지만, 악~하는 소리마저 나오지 않는곳. 살아야 하니까. 그곳에 작고 소심한 유대소년 레프가 있다. 그리고, 러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 앞마당의 하운드'를 쓰고 싶어 하는 금발에 잘생긴 콜야. 그들은 운명처럼 만나서, 말도 안대는 계란 열두개를 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어디에도 없을 계란을 찾아 최전선을 넘으면서 전쟁이 할퀴고 간 참혹한 풍경들을 보고, 그 속에 사람들의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과 삶을 본다. 이 속에서 그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다.

 

너무나 자신만만한 콜야. 그리고 소심한 레프 "걱정 마, 친구. 널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열입곱 살이었고 어리석었고 그의 말을 믿었다. - p. 160

"마르코프는 중요하지 않아. 나도 마찬가지야. 너도 안 중요해. 전쟁에서 이기는 것. 그것만이 중요한 일이야." 비카가 말했다. "아뇨. 나는 동의할 수 없어요. 마르코프는 중요해요. 그러니까 나도 중요하고 그러니까 당신도 중요해요. 그게 우리가 이 전쟁을 이겨야 되는 이유라고요." - p.290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저런 혼자만의 상상을 했다. 콜야가 레프를 버리는 구나 하고.  콜야가 레프와 함께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버린것은 아니다.  <1942년이 시작되고 첫 일주일 동안,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만났고 최고의 친구를 사귀었으며 독일인 두 명을 죽였다> 이 한문장으로 이 글은 모든 이야기를 해준다.  그 할아버지가 레프인지 콜야인지만 알면된다. 

 

죽을 고비를 넘어서 구해온 12개의 달걀이 산해진미의 장부에 '추가'되었을때, 어땠을까?  정말 얼어붙은 심장이 바지직 쪼개질것 같았을 것이다. 읽는 내가 그랬다. 너무나 슬프고 무섭게 쓰여져 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소스라치게 소리지르고 화를 낼 수 없었던 것은, 전쟁의 참혹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숨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레프가 비타에게 한 말처럼 목숨이 중요하기에 전쟁을 이겨야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다.  끔찍하게 무서운 성장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전쟁속에서 자라난다. 전쟁과 생존과 공포와 용기와 우정.  재밌고 슬프고 끔찍한 이야기... 그럼에도,  재미있다. 시나리오 작가의 저력이 여실히 나타나는 <도둑들의 도시> 



d****2 2011.04.12. 신고 공감 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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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 데이비드 베니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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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42년 독일군과 대치중이던 러시아를 배경으로 어린 소년 레프와 탈영병 콜야가 계란 12개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일주일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감옥에서 우연히 만난 레프와 콜야는 러시아 고위 군사 간부로부터 일주일 후까지 계란 12개를 얻어오면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계란을 구하기 위해 출발한다. 이미 전쟁으로 먹을 물 한 방울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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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42년 독일군과 대치중이던 러시아를 배경으로 어린 소년 레프와 탈영병 콜야가 계란 12개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일주일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감옥에서 우연히 만난 레프와 콜야는 러시아 고위 군사 간부로부터 일주일 후까지 계란 12개를 얻어오면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계란을 구하기 위해 출발한다. 이미 전쟁으로 먹을 물 한 방울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마당에 계란이라는 것이 남아있을 턱이 없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서 그들은 계란이 있을 만한 곳으로 나아간다.

레프와 콜야는 만난지 하루만에 공동체 운명으로 묶이게 된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만나지 않았을 것 같은 두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의외로 좋은 팀웍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유태인이라는 자신의 핏줄에 대해서 열등감을 가지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는 레프는 항상 큰소리치고 대범하고 잘생긴 콜야를 부러워하는 한편 질투심을 느낀다. 계란을 찾는 여정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번은 계란이 있다는 남자의 말을 듣고 따라간 그의 집에서 사람의 신체를 돼지고기처럼 천장에 매달아 놓은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기도 하고, 독일군들에게 쫓겨서 죽을 뻔 한 적도 여러번이다. 그렇지만 결국 여러 번의 위험 끝에 계란을 구하게 되고 대령에게 돌아가지만 가는 길에 콜야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 책의 맨 뒷장을 보면 이런 말이 적혀 있다.

"걱정 마, 친구. 널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열일곱 살이었고 어리석었고 그의 말을 믿었다.

 

이 말을 보면 콜야가 레프에게 거짓 약속을 한 것 같은 뉘앙스라서 콜야가 혼자 살아 남기 위해서 레프를 배신하는 줄로만 알았다. 책에 등장하는 콜야의 성격이 워낙 허풍이 강하고 무모할 정도로 대범하기 때문에 그다지 진실되지 못해 보이지만 실제로 콜야는 만난지 하루밖에 안 된 레프를 진짜 동료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껴준다. 처음에는 콜야의 성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레프도 점점 콜야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마지막에 가서는 콜야가 누군가에게 죽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자신의 손에 피까지 묻히게 된다. 예전의 레프라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도 다른 사람에게 칼을 휘두르거나 하는 행동은 차마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단 며칠 사이에 레프에게 콜야는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최전선을 넘어서 본 추운 겨울의 전쟁터는 정말 참혹했다. 사람들은 그래도 살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어떤 순간이 오면 결국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걸어가는 도중에 서서 얼어 죽은 사람, 일가족이 발가벗은 채 눈에 파묻혀 있는 모습, 누군가가 죽으면 그 죽음을 애도하기 보다는 달려 들어서 그가 몸에 걸치고 있던 물건들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사람들, 독일군의 성(性) 노리개가 되어버린 러시아 소녀들. 여러가지 방법으로 목숨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도 그들을 욕할 수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끝, 죽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아이러니 한 것은 그들이 구하려 했던 계란 12개의 쓰임새이다. 대령은 자신의 딸의 결혼식을 장식할 케익을 만들기 위해서 두 사람에게 계란을 구해오라고 명령한다. 두 사람분의 목숨이 계란 12개 보다도 못하다는 것이다. 더욱 허무한 것은 콜야가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구했던 계란을 레프가 가지고 돌아가자 이미 대령은 36개의 계란을 가지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이 장면을 읽을 때는 그야말로 허무해서 죽은 콜야가 하늘에서도 대령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을 것만 같았다.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게는 레프와 콜야 두 사람의 우정이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힘 없고 나약한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찼던 레프를 콜야는 단 한번도 탓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레프를 받아 들여준다. 그리고 모든 것에 자신 있던 콜야지만 단 한가지 자신이 쓴 소설에 대해서만은 부끄러워 했던 그가 레프에게만은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고 레프의 의견을 묻기도 하면서 그들은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간다. 이 일주일간의 사건이 끝나고 레프는 크게 성장하게 되고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고, 결국 사랑도 얻게 된다.

작가는 레프가 마치 자신의 할아버지인 것처럼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레프는 자신의 긴 인생에서 아주 짧은 일주일이라는 시간만을 함께 했던 콜야를 죽는 그 순간까지 결코 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YES마니아 : 로얄 m********9 2009.09.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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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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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의 일주일 인생을 바꾸기엔 충분한 시간이다.'작가인 손자 데이비드에게 털어놓는 할아버지의 전쟁경험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데이비드는 처음으로 할아버지에게 전쟁 경험담을 듣게 되고 할아버지는 '그 일주일 동안 할머니를 만났고 최고의 친구를 만났으며 독일인 두명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2차 대전 중의 레니그라드 열 일곱의 소년 레프는 가족들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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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의 일주일 인생을 바꾸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작가인 손자 데이비드에게 털어놓는 할아버지의 전쟁경험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데이비드는 처음으로 할아버지에게 전쟁 경험담을 듣게 되고 할아버지는 '그 일주일 동안 할머니를 만났고 최고의 친구를 만났으며 독일인 두명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2차 대전 중의 레니그라드

열 일곱의 소년 레프는 가족들을 피신시키고 소방대원을 자청하여 도시를 지키고자 홀로 남는다. 어느날 우연히 독일 낙하산병의 소지품을 흠쳤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히고 그곳에서 탈영병 콜야를 만나게 된다.
감옥에서의 하룻밤 후, 독일군 대령은 딸의 결혼식 케이크를 만들기 위한 일주일안에 계란 열두개를 구해오면 목숨을 살려준다는 제안을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제안에 따라 둘만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식량이 없어 애완동믈도 잡아먹는 상황에서 결혼케익을 만들 계란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예초부터 달걀과 맞바꾼 목숨이라는 것이 얼마나 생명을 경시하는 지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전쟁 중의 죽음에는 이유나 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을 잃지 못한다는 이유로도 살인이 자행되는 것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행위만이 존재하는 것이 바로 전쟁이라는 것을...

끝나지 않을 것같은 일주일의 시간동안 제프는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며 콜야와는 다시없을 친구가 된다.

그럼에도 결말은 허탈하다. 제프가 목숨을 걸고 구한 계란 또한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체프와 콜야가 달걀을 구하러 떠나지 않았다면 그 둘은 살아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살기위한 선택. 그것이 전쟁의 유의미성이나 전쟁의 잔혹성을 알리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이라고 본다. 

d****a 2009.08.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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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반짝 반짝하고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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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반짝 반짝하고 빛난다. 읽은 즐거움을 넘어서서, 그것을 발견하고 찾아내었다는 사실에 기뻐할 수 있는 글이 있다. 갯벌에서 진흙에 묻힌 보석을 찾아내듯 귀중한 것의 진가를 찾아낸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종류의 기쁨 말이다. 유명한 레닌그라드 포위전을 배경으로, 1441년 6월 독일군이 도시를 포위하고 이듬해 겨울, 도시를 탈출하지 못한(또는 않은) 사람들은 굶주림을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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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반짝 반짝하고 빛난다. 읽은 즐거움을 넘어서서, 그것을 발견하고 찾아내었다는 사실에 기뻐할 수 있는 글이 있다. 갯벌에서 진흙에 묻힌 보석을 찾아내듯 귀중한 것의 진가를 찾아낸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종류의 기쁨 말이다.

 

유명한 레닌그라드 포위전을 배경으로, 1441년 6월 독일군이 도시를 포위하고 이듬해 겨울, 도시를 탈출하지 못한(또는 않은) 사람들은 굶주림을 견디는 자기만의 기술을 터득해 간다.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던 역사 깊은 도시의 문화재는 땔감으로 불태워지고, 장서는 "도서관 캔디"로 가공된다. 

 

태반이 굶주려 죽고 남은 자들은 그 굶주려 죽은 사체의 인육으로 아사를 모면하는 상황에서도, 삶이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는 철갑상어의 알, 고급 와인, 소고기 편육이 대접되는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생명을 담보로 그 결혼식 케이크에 쓰일 달걀을 구해오라는 임무를 받고.  그러나 그들은 분노하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어떠한 긍정적인 효력도 있지 못한 감정의 소진에 낭비할 열량이 그들에겐 없다. 다만 그들은 문학에 대하여, 체스에 대하여, 여자에 대하여, 또 배고픔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전선으로 나가기엔 너무 어려 옥상에 올라가 망이나 보고 폐허가 되어가는 도시의 허드렛일이나 하던, "신체 건강한 모든 영혼들이 도망쳐 버린다면 레닌그라드는 파시스트에게 함락당할거에요. 그리고 레닌그라디가 없다면 러시아에 무슨 희망이 있겠어요!"라고 외치던 정의감에 불타는 소년, 그러나 자신의 핏 속의 두려움이 수챗구멍 사이로 오수가 빠져나가듯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걸 알고 있는 시니컬한 소년은 어느 날 밤 추락하는 독일군병을 발견한 것으로 계기로 어처구니없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모험이라는 단어가 적당한지 잘 모르겠다. 그 단어가 함의하고 있는 설렘, 용기, 희망 같은 것과는 너무나 멀어서. 다만 그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도시를 걷고, 도시 밖을 걷고, 전선을 걷는다. 그 여정 속에서 비로소 소년은 배고픔을 넘어선 전쟁, 날 것의 잔혹함과 비극을 보게 된다.

 

열일곱 소년은 그 모든 것을 아주 담담하게 담백하고도 해학적인(시니컬하면서도 위트있달까) 이야기로 전달한다.

소년이 모든 상황을 보고 겪으면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이 그와 여정을 함께한 친구의 존재감이었듯, 미친 전쟁통에서도 조증 상태를 유지하는 그 별난 캐릭터 덕분에, 독자도 소년이 전달하는 모든 것들을 함께 바라보고 겪으면서도 그 무게에 질색하지 않을 수 있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 보석같고, 몰입감, 문장, 완급조절, 엔딩처리까지 모두 내 취향에 딱 맞는 책이라 이런 보석같은 책을 내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책장에 꽂아둔 채 읽지 않았을까 한탄했다. 간만에 별 다섯짜리 책 발견. 

b****i 2024.08.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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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12개와 목숨과 우정에 대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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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레닌그라드를 포위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도시에 물자는 떨어져간다. 이 와중에 대령의 딸은 결혼을 하고, 대령의 부인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케이크를 꼭 만들어야 되겠다고 하는데, 밀가루와 설탕, 버터는 배급을 모아 구해놓았지만, 굶고 있는 도시에서 계란 열두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단 말인가. 탈영병 콜야와 하늘에서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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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레닌그라드를 포위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도시에 물자는 떨어져간다. 이 와중에 대령의 딸은 결혼을 하고, 대령의 부인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케이크를 꼭 만들어야 되겠다고 하는데, 밀가루와 설탕, 버터는 배급을 모아 구해놓았지만, 굶고 있는 도시에서 계란 열두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단 말인가. 탈영병 콜야와 하늘에서 떨어진 얼어죽은 독일병사의 물품을 털다가 걸린 레프는 계란 12개를 구해오면 살려주겠다는 말에 굶주린 도시에서 계란찾기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콜야, 이렇게 멋진 녀석이 어디 있으랴. 죽음의 앞에서 당당하고 불의를 보면 입을 열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누구와도 친해지며 여자를 꼬시는 법을 아는 남자 중의 남자다. 다만 12일째 똥을 못눠서 말이지. 그의 탓만은 아닌 것이, 먹을 것이 극도로 모자랐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창의적은 재료로 만들어진 배급품을 먹었던 대부분이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 콜야의 옆에 서서 정상적이고 보통의 소년인 레프는 그에게 매료되기도 하고, 어이없어하면서 계란을 찾는 여정을 계속하게 된다.

 

 목숨이 걸린 와중이지만 둘 다 호기심 왕성한 소년이라, 여자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티격대격된다. 비일상적인 환경 아래 둘 다 제정신으로 버티기 위해 더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고기파이의 고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얼어죽은 사람은 옷을 다 벗겨가고, 부드러운 엉덩이살마저 베어간다. 그리고 도시 안에는 식인종이 살고 있고, 감자 한 알은 수류탄 두 개보다도 더 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도시 바깥에선 전쟁 중에 태연하게 학살이 벌어지고 있고, 인권이란 말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한다.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도 두 사람은 꾸준히 계란을 찾고, 콜야는 문학에 대한 꿈을 포기 하지 않으며, 레프는 좋아하는 여자를 만난다. 심지어 독일군의 포로가 된 와중에도 말이다. 이토록 슬프고 암담한 배경을 유머러스하게 그릴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유머러스하고, 슬프고, 안타깝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얘기다.



a***a 2010.10.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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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과 탈영병의 기묘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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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니오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런데 <트로이>며 <엑스맨의 탄생>은 재밌게 본 영화다. 이런 할리우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베니오프란다. 갑자기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 재밌는 영화의 줄거리를 다듬은 사람이니 그 사람이 쓴 글은 오죽 재밌겠느냐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베니오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구소련 출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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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니오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런데 <트로이>며 <엑스맨의 탄생>은 재밌게 본 영화다. 이런 할리우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베니오프란다. 갑자기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 재밌는 영화의 줄거리를 다듬은 사람이니 그 사람이 쓴 글은 오죽 재밌겠느냐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베니오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구소련 출신의 유대계 후손이다. <도둑들의 도시>는 그의 할아버지인 레프가 겪은 2차 세계대전을 그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나치 독일군의 맹공과 포위를 겪어낸 적도(赤都) 레닌그라드가 주무대다. 소련의 절반을 순식간에 석권한 나치의 포위전이 시작되기 전에 부녀자들은 모두 시골로 소개되고, 레닌그라드는 나치 공군과 포격으로 쑥대밭이 되어 간다.

 

그 와중에 우리의 주인공 레프는 소방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낙하산을 타고 강한한 죽은 독일군을 약탈하다가 붉은군대에게 사로잡힌다. 시인이었던 레프의 아버지 역시 비밀경찰에게 끌려가 아무런 연락이 끊겼다. 레프는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지하감옥에서 대학생 출신의 탈영병 콜야를 만난다. 도둑과 탈영병의 만남으로도 기묘한데, 이 둘에게 비밀경찰 대령은 자기 딸의 결혼식에 사용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계란 열두 개를 구해 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조건은 즉결처분당할 수도 있는 레프와 콜야의 사면이다.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식량의 수급도 어려운 마당에 도대체 어디에 가서 싱싱한 계란을 구해 오란 말인가. 정말 볼셰비키다운 발상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령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레프와 콜야는 계란 수급에 나선다. 추위와 굶주림에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독일군의 포탄과 공습은 죽음의 항상성으로 다가온다. 아버지를 잃은 17살의 유대인 소년은 오로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철부지로, 문학과 연애 그리고 체스를 운운하는 20세의 콜야는 만인의 연인으로 그려진다. 레프는 콜야를 통해 알게 된 소냐에게 연정을 품기도 한다.

 

계란을 구하기 위해 암시장을 전전하다 만난 식칼을 휘두르는 식인종으로부터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하고, 가까스로 구한 닭이 달걀을 낳은 암탉이 아니라 수탉이라는 지적에 당장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풍성한 ‘달링’ 수프로 배를 채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대령이 정한 기한은 다가오고 하는 수 없이 독일군과 대치한 전선을 넘어 계란 구하기에 나선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탐 행크스가 이끄는 일단의 미군은 그나마, 유일하게 살아남은 라이언 가문의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라도 하지 레프와 콜야는 계란을 구하기 위해 전선을 돌파한다.

 

눈밭을 헤매던 이 기묘한 듀엣은 러시아 소녀들이 독일 학살 부대인 아인자츠그루펜의 노리개로 잡혀 있는 오두막을 발견한다. 무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그녀들로부터 전해 들은 아인자츠그루펜의 리더 아벤드로트의 악랄한 만행에 레프와 콜야는 그들에 대한 습격을 모의한다. 이때 홀연히 유격대원이 등장해서, 듀엣을 대신해서 아인자츠그루펜을 응징한다. 아쉽게도 최고 악당 아벤드로트는 오지 않았고, 보복에 나선 독일군이 잡은 포로 무리에 이 엉성한 듀엣과 냉혈한 저격수 비카가 잠입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나마 작가의 할아버지가 들려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가 유지되는가 싶었는데, 악당 아벤드로트와 체스 대결이라는 판타지 같은 할리우드판 스릴과 액션이 개입하면서 소설은 안드로메다로 향하기 시작한다. 뭐 그래도 괜찮다, 뒤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면서 비극과 해피엔딩이라는 극적 요소들이 잘 버무리되었으니 말이다.

 

<도둑들의 도시>는 17살 난 소년이 전쟁이라는 최악의 폭력을 통해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낱낱이 까발린다. 아버지의 부재와 가족의 피난은 소년 레프에게 살아남는 것만이 최고의 선이라는 정글의 법칙을 깨닫게 해준다. 떠버리 콜야는 쉴새 없이 입을 놀리면서, 레프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법을 알려준다. 소년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시간이 되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삶의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진화한다. 다만, 레프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전쟁이라는 강압적인 환경과 자신의 생살여탈을 쥔 비밀경찰 대령의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두툼한 두께에 적잖이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 군상에 대한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의 스케치가 잘 어우러지면서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 미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디 무비의 형식을 따르면서, 박진감 넘치는 스릴을 창조한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낸다.

h******1 2010.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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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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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하자면,       <75세에 나는 두 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대에 입대했다.>       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는데 나는 딱, 한 방에 이 문장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한 번에 뻑이 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아직도 이 작품을 읽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실망할까봐. 차암,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경험인데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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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하자면,

      <75세에 나는 두 가지 일을 했다. 아내의 무덤에 들렀고, 군대에 입대했다.>

      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는데 나는 딱, 한 방에 이 문장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한 번에 뻑이 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아직도 이 작품을 읽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실망할까봐. 차암,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경험인데 아무튼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이 역시도 뻑이 갔던 문장이다. 짧은 문장 하나가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느낌이 주다니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이 작품은 읽었는데 전체가 첫문장의 포스를 따라가진 못했다.    

      그리고 이 작품,

 

      <1942년이 시작되고 첫 일주일동안,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만났고 최고의 친구를 사귀었으며 독일인 두 명을 죽였다.>

 

       물론 이것이 이 작품의 첫번 째 문장은 아니었지만 에필로그나 다름없는 서두에서 시작되는 문장이었고 역시, 나는 이 문장에 뻑이 갔는데 막판 역자의 글에서 이 문장이 등장하길래 나름 전율이 일기도 했다. 역자도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는가 보지. 단순한 우연인데도 정말 이 문장이 세계 최고의 명문장이라도 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내가 이 작품에 노벨 문학상이라도 수여한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는 뭐랄까, 독서 후에 치솟는 아드레날린이 아무 곳으로나 분출되는 현상중에 하나일 것이다.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작품이 그리 흔치는 않은 관계로 이 작품은 딱, 내 스타일인 거다.

 

      작가의 이력을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소개했길래 나는 절반쯤 실망한 상태에서 책을 잡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개 시나리오 작가가 쓴 소설이란 게 나랑은 좀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촘촘하고 밀도가 높은 소설을 좋아하는데 시나리오 작가들의 작품은 대개 듬성듬성 늦가을 잔디 같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베니오프 라는 양반의 시나리오는 적잖이 유명해서 -트로이, 카이트 러너, 엑스맨의 탄생 등- 두 가지 다 잘하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와우, 딱, 내 스타일이야.

 

     이야기는 위에 소개한 기가 막힌 문장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된다. 저것에 관한 디테일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아주 좋다. 조이고 당기고 풀고, 아주 능란하며 내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어하는 건 그가 구사하는 표현이다. 다시 말해 문장인데 이것은 작가로부터 비롯되어 역자가 구사하는 문장이기도 하니 둘 다 마음에 쏙, 든다고 해야겠다. 

     이 작품의 문장은 세련되었다. 아주 좋은 묘사도 있지만 내면 묘사라든가 기타 평이한 표현의 방법도 좀 더 세련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우리가 흔히 말할 때 문학적 표현이라고 하는 느낌이 드는 그런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사실 나는 이야기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았어도 이 작품을 마음에 들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도 매우 훌륭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내가 유독 좋아하는 문체를 가진 작품들, 이를테면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 <매카시의 작품들>, <이언 매큐언의 작품들>, 사폰의 <천사의 게임>처럼 문체 자체가 작품의 전체 분위기를 조율하는 듯한 포스를 풍기니 일단 그것으로 상당 부분을 제압하고 들어간다. 이 말을 바꾸어 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문장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독자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고 이 말을 한 번 더 씹어보면 누구에게나 재미있을 보편적인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이런 문장을 가진 작품들만 읽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흡족했다. 물론 백 퍼센트는 아니었다. 가끔 튀어나오는 턱없는 유머가 거슬리기는 했어도 전반적으로 이 아이가 가진 포스가 매우 훌륭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용서가 돼, 상황으로 전개된 것이다. 

 

      특히, 독일군 장교와 체스를 두는 장면은 가히, 올해 읽은 소설 중 명장면 베스트 10에 들어갈만큼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 작가는 스티븐 킹의 말처럼 독자를 약간 지루하게 만드는 듯 싶다가 확, 끌어당기고 다시 스물스물 풀어주고 하는데 아주 능수능란하다. 그리고 전후좌우의 구성미가 돋보여서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난 후에 그 자리에서 다시 처음부터 훑어보게 만드는 그런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그 진한 감동을 탁, 털고 일어나기가 아쉬워서 이기도 하지만 서두에 풀어놓은 사소한 문장들이 후반부에 등장하는 문장들과도 마치 톱니처럼 맛물려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400쪽을 이루는 문장의 대부분이 쓸모 없는 것이 없다. (가끔 깨는 유머 빼고) 

      <할머니는 요리를 하지 않는다. 시리얼보다 복잡한 음식은 만들지 않겠노라고 선언한 우리 집안의 유명인사다.> 라는 15쪽의 그저 평범한 이 문장이,

      <나에 대해 알아 둘 게 있는데 말이야, 료바, 난 요리는 안 해.>

       라는 396쪽의 문장과 맛물리면서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이 참 감동적이라는 건 책을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 마무리만 기가 막힌게 아니다. 소설의 전체로 보아도 다시 뒤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절묘한 구성미가 돋보이는 것이다.

 

      이 작품은 중간부분 다소 지루한 면이 없질 않다. 그러나 마치 처음과 끝이 좋으면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느껴진다는 사실이, 사실이라고 확인이라도 시켜주는 듯 깔끔하게 똑 떨어진다. 그리고 연주 말미에 작게 남아 흐르는 잔음처럼 갸날픈 파동 또한 가지고 있는데 그게 또 일품이다.

      혹독한 겨울의 나라 러시아와 독일군의 전쟁 사이에서 말 한마디면 목숨이 날아가거나 그것이 아니라도 굶어죽거나 다른 한편으로 얼어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던 그 시절에, 그래서 죽음에 태연한 그 모습이 오히려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시절에, 계란 열두 개가 갖는 해학적인 유머가 가슴 한켠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주인공이 잃어버린 어떤 것들과 비밀 경찰 대령의 곳간에 추가된 열두 개의 계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면서도 눈물이 고이는 느낌을 동시에 갖게 만드는 수작이다. 



b******k 2009.10.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둑들의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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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니오프 지음 / 김이선 옮김 / 민음사 출판 / 13,000     도둑들의 도시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책을 받자마자 빈민가에서 생활하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다룬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보자마자 나의 생각이 틀린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책은 잔혹했던 전쟁의 기록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였다. 사실 책의 도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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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베니오프 지음 / 김이선 옮김 / 민음 출판 / 13,000

 

 

도둑들의 도시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책을 받자마자 빈민가에서 생활하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다룬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보자마자 나의 생각이 틀린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책은 잔혹했던 전쟁의 기록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였다.

사실 책의 도입부에 보면 러시아인인 저자의 할아버지가 세계2차 대전에 참전했으며

아는 사실이라곤 독일인 2명을 죽였으며, 전쟁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안 꺼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삼고 그 생생했던 현장을

할아버지에게 직접 듣고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아까 잠시 표현했던 생생하게 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실 도입부분에 Prologue라는 말도 없이 현재의 작품 과정을 밝힌것이

이야기가 시작될때 살짝 헷갈렸는데 이부분에서 살짝 작가의 센스가 아쉬웠다.

 


레닌그라드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이야기의 주 무대는 세계2차대전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레닌그라드에서 벌어진다.

독일군이 점령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도시민들의 저항에 정복하지 못한 도시였고,

당시 시민들은 아픈 기억을 가진채 살아가지만 2차대전 당시 연합군에게는

그들의 모습에서 더욱더 용기와 힘을 냈다고 한다.

레닌그라드는 레닌의 이름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최근에야 다시 이름을 회복한 도시이기도 한데

그만큼 아픔과 역사가 깊게 배여 있기 때문에 배경으로 삼지 않았나 싶다.

 

모 어찌되었든간에 이야기는 전쟁속에 가족들도 모두 피난을 갔지만

소방대원을 하겠다며 도시에 남았던 17살 레프는 통금시간을 어기고

죽어있는 독일군의 물건을 탈튀한 혐의로 도시비밀경찰에 잡혀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20살 문학가였던 탈영병 콜야와 함께

경찰대령은 임무를 하나 내린다. 계란 12개를 구해오라는것.

때는 겨울이였고, 계란은 이미 몇달전 자취를 감춘 후였지만

대령의 딸 결혼식에 케익을 만들기 위해 계란이 필요했고

도둑과 탈영병으로 사형감인 그들에게 사면의 기회로 임무를 내린 것이다.

험난한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많이 꼬인다.

성격부터가 너무 달랐고 ( 레프는 지나치게 조심적이였고 콜야는 지나치게 낙천적이였다 )

게다가 레프는 한쪽 유태인이였고 콜야는 세계적인 책을 써내고 싶어했기 때문에

유명한 시인의 아들이였던 레프를 시종일관 괴롭힌다.

 

어찌되었던 레프는 콜야덕분에 죽음의 고비를 많이 넘긴다.

그리고 전쟁속의 긴 여정속에서 독일군과의 싸움도 있었고 죽을 고비도 많이 넘긴다.

특히 마지막에는 독일군의 장군 군단 지휘관을 술수로 꼬여 죽일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레프의 어리숙함이 그 위기에서 빛날 수 있었던 순간이였다.

하지만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그렇게 힘들게 계란을 얻었고 이제 남은건 평화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독일군이 아닌 같은 러시아군에 의해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책 맨 뒤에도 쓰여져 있는 이 구절이다.

"걱정마, 친구. 널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열일곱살이였고, 어리석게도 그의 말을 믿었다. 

몬가 씁쓸함과 마지막까지 읽으면 알 수 있는 둘 사이의 끈끈함 때문일까.

그리고 왠지 이말을 끝까지 지킨 그의 말이 또다른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소설인데다 직접 경험자가 아닌사람이 쓴 소설이라기에는

당시 현장을 너무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사전조사는 물론 할아버지를 통해 생생한 내용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리라,,

매 사건이 위기였고, 목숨과 직결되었던 탓인지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소설이였다.

 

j******i 2009.08.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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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의 도시』- 전쟁은 모두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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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 내가 책 속의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꼭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내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나 닮고 싶은 인물, 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매력적이거나 독특한 인물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되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재미를 안고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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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 내가 책 속의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꼭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 내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나 닮고 싶은 인물, 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매력적이거나 독특한 인물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되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재미를 안고 책을 읽어 나간다면 '지켜보는' 것이 아닌 '경험하는' 것이 되면서, 더 많은 느낌들을 얻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음.. 모두가 당연히 하는 책읽기 방법인가..?! ㅎㅎㅎ 어쨌든, 이번에는 전쟁 속의 한 인물로 나를 소설 속으로 밀어넣어본다 ㅡ.
 

 

전쟁은 모두를 변화시켰다.  - P362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무 뻔 한 질문을 했나?! 그렇다면, 전쟁이 잔혹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터 질문하고 답해야 겠다. 전쟁이 잔혹한 이유는 역시 모두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 어디에도 승자는 없이 말이다. 흔히 치열한 전투나 대결을 치르고 나서 별 소득도 없이 이겼을 때,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을 쓰고는 한다. 하지만, 전쟁은 그런 영광조차도 남아있지 않은 「처절한 패배」의 다른 말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도둑들의 도시』에서도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부분으로 나오기도 했었지만, 누군가의 이념을 위해서, 혹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저런 권력만을 탐하는 자들로 인한 전쟁은, 그 따위 것들과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만을 남길 뿐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생명은 관심 없다는 듯 ㅡ. 전쟁터로 내몰려 직접 싸워야만 하는 군인들은 총알받이 아니면 살인기계가 되어야 하는 선택의 길에 놓이고, 가만히 숨어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전쟁을 통해 평생을 트라우마에 빠져 살아가야 한다. 결국엔 삶을 파괴하고, 인류 자체를 파괴시킬지도 모르는 전쟁 ㅡ. 그 어디에도 승리의 기쁨은 보이지 않고, 상처와 아픔만을 간직해야 할 인생들이 놓여진다. 그 어디에도 승자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는 것 ㅡ.

 

이런 잔혹한 전쟁에 열일곱 소년 "레프"와 스무 살의 탈영병 "콜야"가 만나 어이없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때는 1942년 겨울, 러시아의 레닌그라드는 독일 군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모든 생물들은 사람들의 음식이 되어버리고, 심지어 사람마저 먹히는 레닌그라드.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독일군의 물건을 훔치다 잡혀온 "레프"와 탈영으로 잡혀온 "콜야"는 비밀경찰 소속의 대령이 딸의 결혼식에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계란 열두 개를 며칠 내로 구해오라는 임무를 받게 된다. 당장에 죽을 수도 있는 목숨을 면하게 해준다는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임무가 아닌가?! 당연히 먹을 것이 없는 레닌그라드를 벗어나, 두 사람은 독일군이 점령하고 있는 곳을 향해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삶과 죽음을 아슬아슬하게 경계 짓고 있는 찰나의 순간들과 끔찍함, 그리고 잔인함 ㅡ.

 

 

"밤은 왜 어두운 거야?"

"뭐?"

"별들이 수억 개고, 대부분 태양처럼 밝고,

빛은 영원히 날아가는데 왜 늘 밝지 않은 거냐고."

- P272

 

냥 하는 생각들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이 존재한다. 다 똑같은 인간인데, 인간이 인간위에 선다는, 자연에 상반되는(이 자연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행동을 계속 해야만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극단적이지만 언제나 공존하는 삶과 죽음, 공포와 용기를 담고 있는, 그리고 이해와 사랑, 웃음과 감동이 담겨있는 『도둑들의 도시』ㅡ.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레닌그라드, 그 책 속의 세상을 (혹은 현실 속의 세상일지도 모르는..)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ㅡ.



b****j 2009.08.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둑들의 도시〉 - 데이비드 베니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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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과거를 보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으며 ‘전쟁’의 결과로 희생을 비롯하여 많은 흔적과 변화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에 이어서 다른 나라의 식민지이기도 했던 대한민국의 참혹하고 마음마저 아려오게 하는 내가 사는 나라는 과거의 아픔과 슬픔에 대한 기억을 짊어진 채 지금은 IT강대국이라는 타이틀로 21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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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과거를 보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으며 ‘전쟁’의 결과로 희생을 비롯하여 많은 흔적과 변화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쟁에 이어서 다른 나라의 식민지이기도 했던 대한민국의 참혹하고 마음마저 아려오게 하는 내가 사는 나라는 과거의 아픔과 슬픔에 대한 기억을 짊어진 채 지금은 IT강대국이라는 타이틀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다른 국가들도 전쟁으로 말미암아 많은 생명과 아픔을 남겼다. ‘전쟁’은 일어나서도 안될뿐더러 일어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런 전쟁을 소재로 한 「도둑들의 도시」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우리나라가 생각이 났다. 이 책에서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어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창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가운데 1942년 겨울, 전쟁으로 말미암아 독일군에게 포위된 ‘노동자들의 도시’라 불리는 러시아의 도시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900여 일 중 일주일이라는 시간의 일을 기록하고 있다. ‘레닌그라드’는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이다. 이야기는 열일곱 살 소년 ‘레프’와 스무 살 병사 ‘콜야’는 도둑과 탈영병으로 감옥에서 만나게 된다.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던 이들에게 비밀경찰 소속인 ‘브레치코’대령은 자신의 딸 결혼식 케이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계란 열두 개를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주며 금요일 새벽까지 구해오라고 한다. 그리하여 ‘유령과 식인종의 도시’에서 계란 찾아 헤매던 중 최전선까지 가게 된다.

 

 전쟁을 통한 고통과 아픔과 슬픔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전쟁에서 일어난 비극만 비추는 것은 아니었다. 비극 뒤에 가려진 그들의 우정과 용기를 통해서 차츰 서로의 마음을 열면서 목숨을 건 도박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 계란을 구하러 갔지만, 전쟁으로 말미암아 식량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전쟁이라는 공포는 삶과 죽음을 깨닫게 해주었고 바로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었으며 잔혹함의 끝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어떤 고통을 받았으며 어떤 일을 당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은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와 미래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결과는 서로에게 참혹함과 아픔만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전쟁을 통한 고통을 충분히 만나보았다. 책을 읽는 동안 생생함을 방불케 했던 계란 열두 개와 그들의 목숨은 책을 읽으면서 치를 떨게 하였다. 계란 열두 개에 그들의 목숨이 달렸었기 때문이었다. 가끔 전쟁 영화를 볼 때면 참혹한 상처와 인간의 또 다른 면을 비추어준다. 비록 영화이긴 했지만 보고 나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는 생각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도 그랬다. 전쟁으로 말미암아 피해와 고통은 불 보듯 뻔했지만,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l*******0 2009.08.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