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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도 모자라 쓰리잡,포잡까지 거뜬히 해내는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전 한가지 일도 똑소리나게 해내지 못하고 있어요. 책을 즐기면 집안에 먼지가 쌓여가고 집안을 말끔히 치우는 날엔 자연스레 책과 멀어지는 식으로 말이죠. 비단 일뿐만 아니라 평소 취미생활도 바보스러울만큼 한번에 한가지씩밖에 즐기지 못하는 제게 CD1은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블로그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한번에 두가지 일이 가능하다니 정말 희소식이네요. ^^
앞서 말했던대로 CD1은 잔잔하고 상큼한 음악들로 가득 채워져있어서 다른 일할 때 음악을 들어도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답니다. 마치 여행 가서 처음으로 맞이한 아침에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상큼한 공기를 욕심있게 들이마시며 햇살 가득한 아침을 여는 기분이랄까요 평소 음악을 들으면서는 책도 못 읽고 덧글놀이도 불가능한 제게 음악과 독서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준 아주 신선한 음악들로 가득합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서 주연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직접 부르기도 했던 CD1의 1번 트랙, Moon River는 처녀시절, 22인치의 잘록한 허리를 자랑하시던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추억하게 해줘서 제겐 아주 더 의미있는 음악이었습니다.
CD1이 상큼하고 고요한 아침을 연상시킨다면 CD2는 낭만과 열정이 가득한 밤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치 세계 각국으로 여행 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레스토랑의 무대 앞에서 현지인들이 그간 갈고 닦은 솜씨, 맵시를 뽐내며 이런 음악을 연주해주진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게도 만들어줍니다.
CD1은 잔잔해서 독서와 함께 듣기에도 그만이었다면 CD2는 저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어깨춤을 절로 추게 만들어서 독서하면서는 도저히 들을 수가 없을 정도로 신이 나더라구요. 뒤로 갈수록 잔잔한 음악도 수록돼있지만 CD1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침의 고요와 밤의 고요함이 미묘하게 다르듯이 말이죠. ^^
CD1을 들으며 읽던 책장을 잠시 덮고 CD2를 들을 때는 밤의 낭만에 취해보기도 하고 책상에서 장단 맞춰 손가락을 두드려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4번 트랙의 Historia De Un Amor는 지하철 역사 광장에 마련된 자그마한 무대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는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악사들을 떠올리게 했어요. 바쁜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딱 그 음악이 떠오르게 만드네요. 에스파냐어를 쓰는 멕시코인들의 감미로운 음악이 귓가를 간질이듯 혀끝에 놓인 달콤한 초콜릿을 살살 녹여먹는 기분이었습니다.
2장의 CD로 아침과 밤, 이렇게 하루의 느낌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요한 아침과 열정과 낭만으로 넘실대는 밤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저녁스케치, vol 3.도 정말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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