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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소설은 학창시절 제목과 작가를 연결하는 암기 공부로만 접했던 것이었다. 따라서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작가의 의도나 서술 배경 등에 대해서도 알기 힘들었다. 그런 까닭에 여러 책들을 리뷰해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서울대학교에서 출판한 한국 신소설선집이 가장 뛰어나 보였다. 특히 이 책은 원본을 주로 따르되, 각각에서 나오는 여러 낯선 단어들에 대한 해설이 곁들어 있어 책 읽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사실 신소설의 여러 가지 특징 중에 지금 와서 새롭게 부각될 수 있는 것은 순수한 우리말의 보고라는 점이 아닐까 한다. 책을 읽다가 북마크를 해 둔 곳이 꽤 될 정도이고, 어떤 것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였으니, 이 아니 책을 읽는 기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하다. 예를 들면, 밤에 내거나 나는 소리를 '밤소리' 순박하고 진실하다를 '숫접다' 덮개 없이 옷을 입은 채로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을 '등걸잠'이라는 단어들이 주옥같기도 하다. 때로는 한자어를 가지고 만든 당시의 조어나 단어들 역시 재미가 솔솔 나기도 한다.
이런 덧 재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 신소설에 취해 봄은 어떠할지. 이인직의 혈의 누와 귀의 성, 치악산을 차례로 읽다 보면, 개화기 때 조선의 문명 개화라는 사명을 띤 이인직의 작가적 의도와 당시의 가족 가치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서 신소설을 읽는다면 조선말 기의 우리 풍속도 또한 읽어 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말지기가 그 새소리를 듣고 춘천집의 원혼이 새가 되었다 하는데, 대체 이상하게 우는 소리라. 시앗 되지 마라. 시앗, 시앗. 시앗 되지 마라. 시앗, 시앗. 시앗새는 슬프게 우는데, 춘천 근처에 시앗 된 사람들은 분을 됫박같이 바르고 꽃 떨어지는 봄바람에 시앗새 구경을 하러 삼학산으로 올라가니, 새는 죽었는지 다시 우는 소리 없고, 적적한 푸른 산에 풀이 우거진 둥그런 무덤 하나 있고, 그 옆에는 조그마한 애총 하나뿐이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