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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쿨리지는 19세기 미국의 아동문학가입니다. 이분의 창작물 중 가장 잘 알려진 게 "케이티" 시리즈인데, 케이티는 아직은 모든 면에서 서투르고 자신의 현재와 장래에 대해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찬 어린이 주인공입니다. 이 아이에게는 언제나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가사와 육아에 신경 쓸 틈이 없는 의사 선생님인 아빠(필립 카)가 있고, 이분은 얼마 전 아내와 사별했습니다. 현재 이분의 여섯 아이들을 돌보는 이는 그의 누나(아이들의 고모)인데, 성격이 이상하고 까다로워서 과연 아이들의 건강한 인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분인지는 의문입니다. 여섯 아이들 중 가장 맏이가 바로 케이티인데, 아직 자신의 일도 스스로 못 챙기는 단계면서도 어린 동생들에게 엄마 구실까지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더 갈팡질팡입니다.
어느 집에서나 맏이는 의젓하고 사려 깊은 역할을 해 줄 것이 기대되기 때문에, 아직은 장난도 치고 싶은데다 타고난 품성이 그리 진득하거나 침착하지 못한 케이티는 더욱 부담을 느낍니다. 맏이로서 주위의 기대를 충족하기는커녕, 하는 일마다 말썽을 부르고 누구하고 엮이든 큰 싸움이 벌어지는 사고뭉치에 가까운데, 차라리 철이 없어 마음에 갈등이나 없으면 모르겠으나 본심은 착한 애라 혼자 남겨진 후에는 폭폭 한숨만 내쉬며 후회에 빠진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케이티는 성격도 불안정하고 외모도 못난 자신이 갈수록 마음에 안 드는데, 반면 사촌인 헬렌은 (이름 그대로?) 우아한 처신에 아름다운 외모로 볼 때마다 주눅이 들게 하는 아이입니다. 이쯤 되면 이 동화가, 성장기를 맞아 한창 갈등에 휩싸일 나이인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 읽고 힘내라고 사려 깊은 작가에 의해 고안된 이야기임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힘든 유년기를 거친 케이티 카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끝내는 친척 헬렌보다 더 성숙하고 더 예쁜 여성으로 자라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튼 이 1권에서 케이티는 고생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친구들하고는 맨날 싸움박질이고, 동생들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성격 이상한 고모와도 티격태격인데다, 자신과의 대화에서도 평정을 찾지 못합니다. 고모가 그렇게 주의를 줬건만, 고장난 낡은 그네를 타다 걸쇠가 부러지는 바람에, 가장 높은 고도에서 멀리 튕겨져 나가 큰 부상을 당합니다. 사실 아이 본인이나 그 부모들이나, 신나게 그네를 타다 이런 사고를 당하는 게 상상만으로도 가장 끔찍한 악몽이죠. 이런 일을 실제로 당한 아이(아니라 어른이라 해도) 육체적 상처가 나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 말고도, 정신적으로 회복되기란 꽤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몸도 아프지만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자체가 너무 싫은 케이티는, 지금 자신의 상태도 짜증이 날 뿐더러 병문안을 오는 친구, 형제들한테도 화풀이를 하느라 상대는 물론 자신까지 힘들게 합니다. 그러던 중 언제나 어렵게 여기던 헬렌의 방문을 받고,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곁에 아무도 없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합니다. 남들이 나의 기분을 맞출 게 아니라, 내가 먼저 다른 이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케이티는 힘든 대로 몸을 움직여 병실도 단장하고 청소도 깨끗이 해 둡니다. 환경이 말끔한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손님을 맞는 자신이 타인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그녀는 이제 자발적 확신으로 마음에 다집니다. 헬렌의 덕분도 있지만, 병상에 누워 보니 영영 쓸모 없는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각성으로부터 성숙한 결론을 내린 건 케이티 본인입니다. 분위기가 환한 그녀의 병실은 이제 친구들 사이에서 "명소" 취급을 받습니다. 위로를 해 주려고 왔다가 다들 잔뜩 기분이 좋아져서 나가니 그녀의 인기는 어느때보다 높아집니다.
케이티라는 주인공의 이름과 책 제목은 명사 katydid를 파자(破字)한 재담이죠. katydid는 우리가 "여치"라고 부르는 곤충에 가까운데, 알고보면 이 곤충의 이름부터도, 그 울음소리가 "Katy did."라는 문장처럼 들린다고 고안된 의성어이기 때문에, 이 책 제목은 돌고돌아 어원으로 복귀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영어권에서 널리 읽힌 동화이며, 우리 나라에서도 초급 영어 교재로 조금씩 알려지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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