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은 우리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들어와 이미 생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하루라도 컴퓨터가 되지 않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업무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그 불편함과 피해가 심각할 정도로 인터넷과 우리 생활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전세계적 확산을 틈타 철저한 분석과 검증없이 사회적 통념화 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인터넷이 권위주의적 체제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인터넷과 민주주의를 연결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던 관계로 이 책에서 소개한 인터넷과 민주주의에 관한 사회적 통념이란 것이 생소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정보화기술의 확산과 컴퓨터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가 되면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주의적인 국가 내에서 민주적 잠재력이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가 국민들이 접하는 정보를 통제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 전체주의라는 골리앗은 마이크로칩이라는 다윗과의 싸움에서 결국 쓰러지게 될 것입니다. - 로널드레이건, 1989년 6월 14일 런던 길드홀 연설 중에서 (P.17)
조지W.부시 대통령은 인터넷이 중국에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단언했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민주주의의 부상과 정보혁명의 힘은 서로 지렛대 효과를 발휘하여 상승작용을 한다." 고 주장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인물이다.(P.18)
하지만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가져온다는 신념은 위의 사례와 같이 미국의 정관계 지도자들에 의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이러한 민주주의의 세계적 확산을 통해 인터넷을 자유와 동일시하는 것은 맹목적 낙관주의라고 저자들은 비판하고 있다. ![]() 카네기연구재단에서 3년 동안 수행한 연구결과를 정리한 이 책의 저자 산티 칼라틸과 테일러 보아스는 8개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인터넷 이용을 주의깊게 검토하여 사회적통념화 된 인터넷과 권위주의체제의 관계를 신랄하게 분석하고, 사회적 통념의 함정을 피하는 접근방법을 채택하면서 권위주의 체제에서 인터넷의 영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권위주의체제에서 인터넷 정책은 활용과 통제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인터넷의 미디어 기능이 체제의 정당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면 통제 중심의 인터넷 정책을 시행하고, 인터넷 기술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면 활용 중심의 인터넷 정책을 따르게 된다는 것을 각국의 사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터넷이 민주주의에 역행하여 오히려 독재체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은 가능성까지 이 책은 시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인터넷기술발달이 활발한 정보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민주주의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지만, 권위주의체제라는 특수한 환경하에서는 인터넷이 체제에 부합하게끔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강대국으로부터 출발한 인터넷에 대한 이러한 신념은 분명히 인터넷이 발달하지 못한 후진국에 대한 이권 챙기기의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서 책의 주요논점은 아니지만 이런 사회적통념의 배경에 대한 자세한 연구분석도 다루어진다면 좀더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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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믿음처럼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는 것일까? “자유의 바이러스는 …… 전자적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확산된다.”1)와 같은 사회적 통념은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어떠한 모순된 말도 거리낌없이 수용하는 소위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 혹은 언론에 종사한다는 사람들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냉정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어떠한 과학적(!)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누군가의 필요성에 의해 주장된 말에 불과하다. 어떠한 사물 혹은 관념도 사용하기에 따라서 ‘약(藥)’도 되고 ‘독(毒)’도 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藥)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이 책의 저자들은 인터넷이라는 과학기술의 산물이 가지는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중국, 쿠바, 싱가포르, 버마,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라는 6개의 권위주의 국가의 인터넷 이용과 관리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인터넷 이용이 권위주의 체제에 대해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검토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인터넷 등 IT기술의 발전 및 확산과 권위주의 체제의 붕괴는 아무 상관이 없을까?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는 또는 진행할 수 있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보아왔던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에 대한 무의식적인 동의속에서 몇 가지 유명한 사례만 보면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가장 효율적인 정부들에서도 인터넷이 도전적 요소가 되는 변화의 시대에 권위주의 정권의 구시대적인 관료들과 노쇠한 독재자들에게 인터넷이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일면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정책담당자들과 활동가들은 인터넷이 권위주의 체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통념에 따라 인터넷의 활용을 추구하고 있다.2) 그런데 오히려 귄위주의 국가에서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시키고 정부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주도의 인터넷 발전을 꾀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이상하지 않은가.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권위주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는 결정적인 도구의 하나로 여겨왔던 인터넷 등 정보기술 발전을 바로 권위주의 정권이 앞장서서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 국가는 인터넷의 물질적ᆞ정책적 체계의 광범위한 틀의 수립을 통해 인터넷 이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비 국가행위자들에 의한 인터넷 이용은 예상 밖의 미약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생시킬 것이다.3)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볼 때 인터넷은 그 자체로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위협이 된다기 보다는 오히려 효과적인 통제와 억압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을 강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권의 통제와 억압 속에서 기득권자들만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인터넷 등 정보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민주주의가 아무리 확산되어도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처럼 한 줌의 기득권자들만의 리그에 불과한 것일 뿐, 사회전체의 민주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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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으로 권위주의 체제는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으며 정보의 힘은 부상하고 있다. 기술적 진보와 민주화의 연계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통념으로 남아 있으며, 기술이 권위주의적 지배에 도전하는 잠재력이란 생각은 정보를 통제하지 못한 구 소련의 무능력이 동유럽 공산주의 소멸의 원인이 되었다는 해석으로 부터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은 권위주의 체제에 미치는 인터넷의 영향에 관한 이러한 통념이 진실인지의 여부를 권위주의 국가 6개국과 준 권위주의 국가 2개국 등 8개국을 선정하여 그들 국가의 개별사례 및 지역의 환경을 분석하여 판단하고자 연구를 한 것 이라고 한다. 분석방법은 그 국가들의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인터넷 이용, 정치적 영역 및 경제적 영역에서의 이용, 그리고 국제적 영역 즉, 체제의 직접적인 권한밖에 존재 하지만 체제의 정치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이용을 종합하여 분석하고 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선정된 각 국가 에서의 인터넷 이용과 그들 국가의 정치적 안정성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각 국가들의 정치적 영역 에서의 인터넷 이용에 대해서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제적 영역이나, 시민사회적 영역은 책을 보면 더 자세히 나와 있으니까….. 중국 중국의 인터넷이 1993년 개방된 이후 그 이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것은 중국정부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낡은 사고를 일소하고 자유가 확산되리라는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기에 충분 하였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중국 통신산업은 강화된 경쟁 즉, 정부 각 부처 마다의 행정규제에 의한 관할권 경쟁은 해당부문 기업들의 경쟁을 촉발 시켰으나, 그 경쟁에서 승리한 각각의 기업들은 정부 감독기관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야당 부재 속에 정치영역 에서의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의 발전 방향은 전자정부 프로그램과 사상 선전을 위한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정부 프로그램은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를 향상 시키고 행정의 현대화, 자동화를 통한 국정관리 능력의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사상선전을 위한 사업으로는 벌어지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전세계 인터넷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인터넷에 대한 관심은 국가 인트라넷을 부활하여 열려있는 인터넷의 속성을 제한하는 한편 외국사상의 범람을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중국 정부의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가차없는 처벌과 민간에 대한 조종으로 인터넷 에서의 정치적 영향을 관리 하는데 성공한 중국 정부의 정책은 중국 내 IT관련 기업가들로 하여금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는 스스로 다루지 않게 만들었고, 외국의 다국적 언론매체들은 중국 정부의 방침에 순응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정부가 경제적 영역에서의 시장지향적인 인터넷 발전모델을 채택하여 대중적 접촉을 촉진하고, 예상치 못한 국제적 사건에 해외 중국 민족주의 정서가 맞물릴 때 정권에 대한 도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럴 경우 일련의 반격으로 대응 하거나, 선동적이 되어가는 국민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강경한 외교정책으로 선회하여 해결할 것 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이는 일시적으로 나마 중국내 권위주의를 강화 시킬 것 이며, “중국에 인터넷이 뿌리 내리는 경우를 상상해 보십시요. 그리고 자유가 어떻게 확산 되는지를 상상해 보십시요”라던 부시의 연설은 희망사항에 불과 하게 될 것 이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은 중국이라는 국가의 붕괴를 촉진 시키기 보다는 변화에 기여할 것 이라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쿠바 쿠바에 컴퓨터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인터넷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면서, 권위주의 정권에 미치는 인터넷의 영향력이 매우 커질 거라는 일반적 통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주로 미국의 희망사항이며, 쿠바 정부의 인터넷 대응은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과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웹사이트 차단이나 감독의 강화, 자기검열의 확대 등 검열 메커니즘에 따라 인터넷을 통제하지만, 쿠바 정부는 잠재적으로 위험이 높은 특정분야의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여 인터넷 전반에 걸친 통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정치, 경제, 사회목표에 이바지 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타국가와 차이가 없다. 그 결과 인터넷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은 불허 하면서도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국가 인트라넷을 구축하는 중국의 미디어 국가 통제 모델을 따르고 있다. 쿠바 정부는 상업주의의 만연, 잠재적 반정부 활동의 존재 등을 이유로 시장주도적 인터넷 발전 모델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으나, 기관과 일부 허용된 극소수의 사람들 에게는 접속을 허용하고 있다. 그 결과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전화접속 계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지하 인터넷 접속시장의 규모가 확대되어 국가 통제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 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오지만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며 주로 유흥이나 업무, 그리고 해외 친척과의 연락수단으로 사용할 따름이다. 인터넷에 대한 쿠바 지도자들의 생각은 인터넷은 제한적 자원이며, 사회적 이익을 성취하기 위해 국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 공화당 하원의원 제임스 커터는 “인터넷은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구 소련연방을 해체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제 쿠바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바는 인터넷이 권위주의적 통치에 심대한 위협이 될 것 이라는 일반적 통념을 부정하는 사례로써 쿠바의 체제 종식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는 전망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남아시아는 이들 국가들을 특정 짓는 권위주의적 경향 때문에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을 검토 하는데 적절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빠른 경제성장에 따른 민주화에 대한 기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볼수있다. 오히려 싱가포르의 준 권위주의적 체제는 상당히 안정적인 체제로 입증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인터넷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베트남, 버마 3개국의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력을 분석 하면서 이들 지역의 특수한 요인들이 문화적 동질성 때문이 아니라 지역적, 제도적 압력을 서로 공유 한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갖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ASEAN의 전자 커뮤니티 종합계획에 따라 버마와 베트남 정부가 정보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신자유주의 경제개혁의 채택을 요구하는 대외적 압력이 통신부문의 규제완화와 개방으로 이어지며 인터넷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야당이 의회선거에 참여는 하지만 권력을 위한 경쟁은 제약되는 준 권위주의적 국가체제로 분류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국민들이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종간, 집단간 갈등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을 가장 경계하고 있기도 하다. 미디어와 언론은 극단적으로 제한되며, 신속하고 가혹한 처벌은 미디어들이 자기검열을 알아서 실행하도록 작동 시키고 있다. 이렇듯 훌륭하게 조율된 미디어 규제 메커니즘은 인터넷에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정부는 정보통제 방법을 더욱 확대하려 하고 있다. 웹사이트 허가권을 통하여 인터넷 콘텐츠를 규제하고, 인터넷 접속 컴퓨터에 대한 불시 시찰은 이용자가 정부검열을 회피 하려는 자기검열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에서 인터넷 사용의 증가가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거나 촉진 하는데 별다른 영향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베트남 1975년 통일전쟁 승리 이후 공산주의 일당체제에 의해 통치되어온 베트남은 전체주의적 공산주의 체제에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체제로 이행되는 과정에 있는 나라로 성격 지워 지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베트남 정부 역시 인쇄매체와 전자매체를 감독 하면서 이들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언론매체의 보도는 정보의 정확성에 관계없이 비방이라는 항목만으로 기소되며 인터넷 활동은 베트남 문화를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실정이다. 1997년 인터넷이 공공부문에 보급된 이래 베트남 정부는 자기검열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베트남 데이타통신에 의해서만 인터넷이 연결 가능하게 했을 뿐 만 아니라 전송속도도 느리고 이용료도 비싸 일반국민의 이용을 극히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베트남 에서의 인터넷은 여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자정부등의 서비스는 발전 될 것으로 보이나 사회, 경제부문의 경우는 광범위한 경제개혁은 물론 통신개혁이 이루어진 후에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긴 여정으로 보인다고 한다. 버마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체제국가 중 하나인 버마는 인터넷에 대한 대중의 접근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통신부문은 군사정권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놓여 있으며 버마에서 유일한 인터넷 서버도 정부가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도 외국인이나 무역관련협회, 전문가단체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정부에 등록해야 접근할 수 있다. 일부 단체들은 국제적인 인터넷 이용을 통하여 그들의 주장을 발표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의 조직은 체제에 의해 물리적 제약을 받기 때문에 그 힘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버마의 경우 인권단체들과 반정부 단체들은 국경 밖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국제적인 협력과 관심을 얻을 수는 있으나 이것이 권위주의적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인식의 문제일 따름이다. 왜냐하면 버마의 권위주의적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권위주의 체제의 국민들과 지도자들 모두에게서 경제적 영역에서의 인터넷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넷(net)을 비롯한 관련기술은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게 해주기 때문에, 통제에 의존해 왔던 각국 정부들은 높은 수준의 자유를 허용하게 되고, 이것은 인터넷이 최고의 민주주의 옹호자가 되리라”는 통념은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볼 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축적된 효과들을 통해서만 겨우 파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이 중동국가들로 확산 되면서 오랫동안 권위주의적 지배가 득세해 온 이곳도 정치적 변화를 촉진 시킬 것 이라는 신념은 더욱 강화되어 왔다. 중동지역은 인터넷 보급율이 비록 제한적 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는 나라마다 편차가 크다. 또한 인터넷 보다는 지역뉴스 네트워크인 “알 자지라 방송”이나 위성TV에 대한 대중적 접근이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 이기도 하다. 여기서 살펴볼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은 수많은 정치적 도전을 물리쳐온 안정적인 권위주의 체제들로써 인터넷으로 제기되는 도전은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 이기도 하다. UAE 아랍에미레이트는 이 지역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중의 하나이며, 전 국민의 2/3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두바이는 비즈니스와 자유무역을 위한 중동의 허브로 육성되고 있다. UAE는 경제정책은 자유주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정치부문은 권위주의적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랍국가 중 가장 높은 인터넷 이용률을 보이고 있지만 UAE 국민들은 광범위한 부의 영향에 따라 정부 비판의 동기가 거의 없다. UAE정부는 검열 메커니즘을 이용하고 있으나 위성TV에 대한 접근이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은 국민들의 정보접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대중의 인터넷 이용은 체제의 안정성에 거의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 제공하는 전자정부 서비스는 국민들의 만족도를 더욱 증가 시키고 있으며 UAE정부는 경제부문의 인터넷 발전을 촉진 하는데 매우 적극적 이다. UAE는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인터넷이 부정적인 정치적 효과 없이도 도입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으로 UAE 권위주의 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해주는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되며 시민적, 정치적 자유는 거의 없는 나라이다. 국가가 경제를 지배하며 기초재화에 대한 보조금과 분배는 사우디 체제에 대한 대중적 충성을 유지하는 핵심기제 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터넷에 대한 대중적 접근을 아랍국가 중 가장 늦은 1999년에야 허용 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접속 통제를 하고, 검열 메커니즘을 점점 더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인들의 제한적인 교육수준, 이슬람 특유의 구술문화, 가까운 친구로부터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으로 볼 때 인터넷 이용 그 자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집트 이집트는 군주국도 아니며 엄격한 권위주의 체제도 아니다. 다당체계와 의회의원 선출제도를 갖추었지만 선거를 통한 권력변동의 가능성은 거의 없는 준 권위주의 체제이다. 이집트의 시민단체는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활동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외국언론은 검열을 당하고 국내언론은 스스로 광범위한 자기검열을 행하고 있다. 이집트에서의 인터넷 연결은 아랍국가들 중 빠른 편 이었고 곧바로 대중들 에게 접근이 허용 되었다. 그러나 중동지역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인터넷 검열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확대 하려는 특별한 국가이다. 이집트에서의 모든 정치부문은 체제 내로 수용되고 관리되기 때문에 인터넷 이용의 정치적 영향은 불확실 하다. 오히려 비기술적인 요인들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에서의 인터넷 이용은 각 국가들의 검열 하에 있으며 인터넷의 정치적인 영향은 이들 권위주의 체제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동에서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현 상황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며 또한 각국 정부는 많은 온라인 정보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인터넷 활용의 가장 중요한 영역은 경제적 영역이며 세계 다른 국가들과는 대조적으로 이들 국가에서는 인터넷 성장을 형성하는 비상업적인 관심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넷과 세계화는 아랍세계의 개방을 촉진하고 아랍 민주주의 자들의 영향력을 확대 시킬 수 있는 새로운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으리라는 통념”은 이들 권위주의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아직까지 중대한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터넷은 많은 권위주의 국가들에서 현상타파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파급효과는 단선적 이지만은 않다고 한다. 저자는 8개국 사례에서 살펴본 대로 인터넷이 태생적으로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권위주의 정권에게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하며, 이는 인터넷의 영향력에 대한 단순화 된 관념에서 탈피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한다. 이 책은 2003년에 출간 되었다. 저자가 한국을 사례로 삼았다면 어떠한 주장을 했을지 궁굼하다. 인터넷 한 카페에서 시작된 제안이 오프라인에서 수십만이 참여하는 촛불시위로 연결되는 한국사회의 인터넷 이용에 관한 논문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책 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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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지 않으면 다음 책에 손이 가질 않는다. 뭔가 마무리를 안한 것 같은 느낌때문에. 오늘 야구장을 오가며 들고간 이 책. '권위주의적 지배와 인터넷 그리고 민주주의'.
인간사랑이란 출판사가 새삼 새롭게 보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때론 지나치기까지 하는 그런 문제들을 역으로 풀어나가는 문제적 책들을 연달아 접했다. 벼랑위에 선 미국이 그랬고, 또 이 책이 그랬다.
예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때, 노사모를 비롯한 네티즌의 힘이 컸다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허나 인터넷이 과연 풀뿌리 민주주의로 가는 또는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을까? 이 책의 출발은 여기에 있다. 중국, 쿠바, 베트남, 싱가포르, UAE, 사우디아라비아, 버마, 이집트 등 소위 권위주의적 체제를 가진 나라에서 인터넷이 과연 그들 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맹목적 낙관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의미있는 작업이 이 책에 담겨있다.
199%는 아니지만, 위 국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대부분은 인터넷의 접근을 통제하고, 다양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반체제, 국가 전복 성향의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물론 지역적, 종교적, 경제적 차이에 따라 이러한 통제 양상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띠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동일하다. 바로 적절한 통제를 통한 체제 유지, 즉 인터넷의 경제적 이익에 주목하여 ICTs에 적극 투자를 하되, 언론 장악을 통해 체제 우호적인 정보만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등의 접근 통제를 균형있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선제적 통제'를 통해 더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인터넷 카페에 '공산당 타도'란 글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교사도 있다. 중동의 경우 포르노그래피와 반이슬람주의에 대한 접근 통제를 거의 완벽하게 진행하고 있다. UAE와 싱가포르의 경우는 권위주의적 체제이긴 하나 넉넉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인터넷의 정치적 역할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내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현 정권이 지향하는 바가 혹시 싱가포르가 아닐까?하는 것이었다. 모든 언론을 장악하고, 경제만 잘 살린다면 아무 문제될 게 없다는 조금은 무서운 생각. IT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인터넷 환경은 전 정권이랑은 너무나 차이가 있다. 바로 준엄한 자기 검열을 유도하는 것. 미네르바 체포와 같은 엄포를 통해 알아서 순종하라는 암묵적 강요. 작금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향하는 밑거름이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문화의 다양성,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나아간다는 것엔 이의를 달지 않겠다. 다만 저자의 얘기처럼, 권위주의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도 크게 수긍하진 않는다. 일단 변화의 속도가 그렇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정 시대 속에서, 이 책이 나온 시점이 2003년이고, 번역된 시점이 2009년이니 아마도 그 사이에 많은 부분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버마나 베트남의 상황은 당시와 큰 차이는 없지만, 다른 국가들의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다시 한번 되뇌이지만, 우리가 너무 쉽게 믿고 이해하는 부분들을, 때론 다른 방향에서 바라봤을때 그게 진실이 아닌 경우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인식의 범위와 방향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터넷은 정보화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일 뿐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을 통한 세계화, 지구촌화는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인터넷을 철저히 거부했던 북한마저도... 그 변화의 큰 틀에 동참하고 있으니 말이다. 짧은 시간에,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이 인터넷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발견한 것 또한 값진 경험이었다.
PS) 출판사가 밝힌대로, 상단 부분에 심각한 오타가 있다. 본문에는 55P 첫번째 줄 그러항-> 그러한 이라는 작은 오타가 있다. 이런 소소한 부분을 빼고, 전체적인 편집은 가독성 있게 잘 정리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