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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에서 만난 인연. 참 이상하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중에서도 연락된 사람은 그녀 뿐이다. 하긴 사람의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만나고 인연이 이어지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것이지. 길 위에서 만난 인연....
이후 나는 그녀의 블로그에 자주 들락거렸더랬다. 그리고 그녀가 풀어놓는 재미있는 길 이야기와 책, 세상사 이야기에 흠뻑 즐거워지곤 했더랬다.
물론 실제로 만나 생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며 더 생생하고 유쾌상큼발랄한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던 이야기는 이 리뷰를 읽을 많은 사람들의 질투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으므로 너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유쾌한 만남이 이어지던 어느 날,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길을 그토록 좋아하는 그녀의 길 이야기이니 재미있을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한글자 한글자 읽어내려갈 때마다 내 예감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미 그녀의 사람의 마음을 선동하는 '글발'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정말 책으로 그녀의 글을 만나니 그야말로 마치 둘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됐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다녀왔다고 말하는 길들에 대한 호기심에 신발 속의 발들이 간질간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출근길 버스 안에 있는데 내 마음은 자꾸만 콩밭으로 떠나는 이 현실이라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녀와 함께 그녀가 걸은 그 길 위에 있었다. 함께 땀을 흘리고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싱그러운 햇살을 받는다. 다리가 무거워져서 혹은 악천후에 좌절했다가도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회복한다. 추운 겨울에 찬 방바닥에서 자야 하는 일은 정말 끔찍하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다가도 다시 길이 불러들이는 소리에 홀려 짐을 꾸려 길 위로 나선다.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게 만드는 이 책의 마력은 결국 나를 밖으로 내보냈다.
가까이 있는 한강변부터 걷자.
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 문득 하루에 20km씩을 걷던 시절도 있었는데....하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나마 걸을 수 있는 길과 내 마음을 움직여준 그녀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됐다. 열심히 걸어야지. 그리고 주말마다 그녀가 소개해준 길들을 찾아 걸어봐야겠다. 벌써부터 발들이 즐거움에 까르르 웃는 것 같다.
흥, 나중에 힘드니 그만 걸으라고 아우성이나 지르지 말라구!
솔직해서 유쾌한 길과의 만남! 당신에게도 권하는 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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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9년에 출판되었으니, 비교적 걷기 열풍 초창기의 책일 것이다. 과연 인용 문구처럼 ‘길을 떠나보라, 세상이 달라 보이고 너 자신을 만날거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러나 왜 그렇게 발톱까지 빠지는 고생을 하면서 걷기에 나섰는지 그 내적인 동기가 전혀 쓰여있질 않아 감동이 덜하고, 글에 끌려들지 않는다. 저자의 걷기 의도가 뭔지 아리송하다. 그저 좋아서? 걷기 전도사가 되어보려고? 탐구심? 그런 설명이 없이 그저 떠나라고만 하니, 독자들에게 떠나고픈 열망을 불러일으키기엔~ 또 걸은 길과 만났던 사람들과 흔적들 , 그들과의 교감이 그렇게 크게 있어 보이진 않는다.
2) 개인 블로그의 글을 모아서 책을 편 것 같다. 요즘 검색하면 어마어마하게 뜨는 개인 블로그의 여행기들과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3) 서울 수도권 코스는 전철을 이용하여 갈 수 있는 코스들인데다, 여정도 다양하여 유용한 정보를 준다. 또 저자는 마주치는 역사적 유적에 대한 감상은 짧은 편이나, 식물군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이 작아 시원스럽지가 않다.
4) 제주올레길에 대해 저자는 ‘여자 혼자 걷기 참 좋은 길이다’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것 같고, 숙소와 식당 안정하고, 안전 장비 없는 무대뽀 여행을 감행한 용기가 놀랍다. 아이 딸린 주부가 5박 6일 여행을 별 갈등 없이 떠날 수 있는 것도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직업이 기자라서 가능한가? 그래도 보통의 대한민국 주부라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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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길에 반하다> 출간 기념 이벤트로 저자와 독자와 청계천 걷기 이벤트가 있었다. 저자분과 10여명의 독자, 출판사 직원 세분과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살곶이다리, 살곶이 다리에서 다시 한양대까지 4시간이 넘는 시간을 걸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몸은 무거워져 집에 돌아왔을 땐 파김치가 되다시피 했다. 가을의 초입이었지만 날씨가 더웠고 내 가방은 두 권의 책과 생수와 디카, 파우치 등등 잡다한 것들로 꽤나 무거운 상태였다. 걸으면서 저자분과 이야기도 나누고 처음 만난 독자분들, 출판사 직원분들과 얘기도 나누고 걸으면서 꽃도 보고 이것저것 볼거리가 나름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걷기를 마치고는 한양대 근처에서 저녁도 얻어먹고 처음보는 사람들과의 시간이었지만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
그로부터 한 달여만에 책을 구입하고 또 몇달이 지나 책을 읽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고 좋아하는 남산 산책로부터 저자의 동네의 가까운 공원 산책길을 소개하고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숲길을 걸을 수 있는 다양한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강대교 건너기, 수원화성 성벽길 걷기, 남한산성길 걷기 등 여자 혼자 걷기에 좋고 누군가와 함께해도 좋을 서울과 수도권의 18코스를 소개하고 제주도 올래길을 소개한다. 짧게는 8km에서 길게는 50km나 되는 울트라 도보까지 지도와 사진, 글로써 잘 알려주고 있으며 중간 중간 문화재 등이 있으면 짧게 역사에 대한 소개도 잊지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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