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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 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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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구원과 새로운 존재"에 대한 눈뜸을 기뻐하며― 틸리히의 Systematic Theology II를 읽고 ―도대체 어떤 연유에서인가. 폴 틸리히의 언어는 마치 조용한 호수의 침묵 혹은 깊이 처럼 그 잔잔함과 깊은 울림을 나에게 일으키는 것일까. 단지 잘 정제되고 배치된 형식논리의 언어라고 치부해도 좋을 사유의 직조물들이 어찌도 이렇게 논리와 이성을 넘어서서 나의 마음을 건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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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구원과 새로운 존재"에 대한 눈뜸을 기뻐하며
― 틸리히의 Systematic Theology II를 읽고 ―

도대체 어떤 연유에서인가. 폴 틸리히의 언어는 마치 조용한 호수의 침묵 혹은 깊이 처럼 그 잔잔함과 깊은 울림을 나에게 일으키는 것일까. 단지 잘 정제되고 배치된 형식논리의 언어라고 치부해도 좋을 사유의 직조물들이 어찌도 이렇게 논리와 이성을 넘어서서 나의 마음을 건드는 것일까. 왜 폴 틸리히의 언어를 만나면서 그의 신실하고 뜨겁고 놀라운 신앙이 이렇게 나의 가슴에 속속들히 박혀 들어오는 것일까.

인간은 구원을 그리워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언제나 불안과 고통과 죄악과 가까운, 불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 실존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이면, 혹은 인간의 그림자를 다른 방식으로 진솔하게 설명하는 방식일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 실존은 구원을 끊임없이 갈망하고 희구하고, 그리워한다.

내가 틸리히의 조직신학 II를 만나면서 가장 주목하고 음미하려 했던 대목은 바로 <구원>과 <새로운 존재>였다. 왜냐하면 인간의 실존에 대한 진솔한, 혹은 처절한 고백은 인간에 대한 구원의 문제를 절박하게 요청하고, 성찰하도록 인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죄성과 유한성과 모호성, 불안에 둘러쌓인 인간에 있어서 구원은 진실로 인간 근원의 문제이다.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혹은 그들이 알든 알지 못하든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러한 인간의 문맥에서 구원의 문제를 성찰해 볼 때 틸리히가 언급하고 직시한 '구원'은 매우 중요한 면을 터치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틸리히에 의하면 구원은 낡은 존재로부터 새로운 존재로 나아가는, 아니 회복하는 단계이다. 이는 또한 자기 실존의 궁극적인 차원의 충실, 진실, 헌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존이라는 그늘에서 우리가 소망하고 기도하고, 고난과 역경 가운데에서 희망이 되는 인류의 구원자가 바로 새로운 존재로서의 예수, 곧 그리스도인 것이다. 그 새로운 존재가 인류에게 있어서 구원의 힘과 의미인 것이다.

진실로 틸리히의 저 고백은 우리가 신학을 한다는 것, 아니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욱 큰 눈으로, 큰 마음으로 바라보게 한다. 새로운 존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인간 실존의 얼룩과 눈물과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인류를 향해 새롭게 치유와 변혁과 갱신의 '새로운' 영적 공동체를 세우기 위하여 묵묵하게 살아가는 것이 신학의 길, 신앙인으로서의 길이 아니겠는가. 마치 '새로움'에 감추어진 그 헤아릴 수 없는 깊이를 다 드러내는 것과 같은 큰 의미와 깨달음을 주는 저 틸리히의 신학적 조언은 나에게, 어떠한 존재론적 설명이나 어떠한 윤리도덕 강령보다 더욱 확고하고 구체적이며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종교는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찾는 여정이다. 신학은 새로운 존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이해하고 선포하는 여정이다. 진정, 인간의 삶은 일그러지고 병든 어두운 실존을 훌훌 털어버리고 하나님의 은총을 따스한 햇살 삼아 새롭게 자신의 삶을 깁고 열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서글픈 인간의 시간 안에 깃든 그 놀라운 영원과 은총을 느끼고 맛보고 기뻐 웃으며 혹은 눈물을 흘리며, 진실과 선함과 아름다움, 새로움을 구현하기 위하여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이번 학기 틸리히 신학의 견고한 언어가 나의 삶에 착상되고 뿌리 내려진 소중한 무늬들인 것이다.

 

c****i 2007.06.08. 신고 공감 0 댓글 0